세사르 펠리의 마지막 건축 작품, ‘롤라 모라 문화센터’ 개관
펠리 클라크 앤드 파트너스(Pelli Clarke & Partners)가 남은 설계와 건설 과정을 이어 받았다
작성: Jeong Won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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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건축가의 마지막 작품이 궁금한 분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는 건축 설계 방식에 관심 있는 분
아르헨티나 건축가 세사르 펠리(César Pelli)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설계를 이끈 롤라 모라 문화센터(Lola Mora Cultural Center)가 문을 열었습니다. 아르헨티나 북서부 산살바도르 데 후후이(San Salvador de Jujuy)의 안데스산맥 기슭에 자리한 약 3,000㎡ 규모의 문화시설로, 펠리가 세상을 떠난 지 7년 만에 완성됐습니다. 펠리 클라크 앤드 파트너스(Pelli Clarke & Partners)가 남은 설계와 건설 과정을 이어받았으며, 지난달 공식 개관했습니다.
건물 디자인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조각가 롤라 모라(Lola Mora)의 작업과 조각 도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조각에 사용하는 끌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적용해 입구는 좁고 길게 시작하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차 넓어지며 로비와 전시실로 이어집니다. 전시관 위에는 넓은 곡선형 지붕을 띄우고, 아래쪽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글래스로 둘러 기둥 없이 넓은 전시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방문객은 작품 너머로 주변의 융가스(Yungas) 숲과 산을 함께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롤라 모라가 카라라 대리석으로 제작한 대형 조각 6점이 전시됩니다. 작품들은 1906년 아르헨티나 국회의사당을 위해 제작됐지만 약 15년 뒤 철거돼 후후이로 옮겨졌고, 이후 100년 넘게 여러 야외 공간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문화센터가 완공되면서 ‘사자’, ‘자유’, ‘진보’, ‘노동’, ‘평화’, ‘정의’에 해당하는 조각 작품이 처음으로 한 공간에 다시 모였습니다. 전시실은 작품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가까운 세부부터 여러 조각을 한꺼번에 보는 장면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건물의 곡선은 기존 숲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나무 사이를 따라 배치했습니다. 진입부는 계곡 위를 지나는 다리처럼 만들고, 끝으로 갈수록 전시관이 부채처럼 넓어집니다. 중앙의 수평적인 건물과 달리 한쪽에는 높은 타워를 세웠는데, 장식물이 아니라 다섯 개의 풍력 터빈을 수용하는 발전 설비입니다. 옥상과 외부에는 태양광 패널과 태양열 집열기도 설치했습니다.

문화센터는 연간 사용하는 에너지를 현장에서 생산하도록 설계한 넷제로(Net Zero) 건축입니다. 고성능 외피와 설비를 적용해 에너지 소비량을 약 23% 줄이고, 풍력과 태양광 설비를 이용해 필요한 전력을 공급합니다. 빗물은 조경용수로 다시 사용하며, 계곡 곳곳에는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내리지 않도록 작은 둑을 설치해 토양 침식도 줄였습니다. 외벽 석재와 목재 등 일부 건축 재료는 후후이 지역에서 조달했습니다.
프로젝트는 2018년 후후이주 정부가 펠리에게 설계를 의뢰하면서 시작됐고, 2022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펠리는 착공을 보지 못한 채 2019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설계를 바탕으로 펠리 클라크 앤드 파트너스가 프로젝트를 완성했습니다. 초고층 빌딩으로 잘 알려진 펠리의 마지막 건축 여정은 거대한 스카이라인 대신 숲과 여섯 점의 조각을 중심에 둔 작은 문화시설로 끝을 맺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