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윌리엄스 빌리 치엔 아키텍츠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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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윌리엄스 빌리 치엔 아키텍츠(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스튜디오다. 공식 표기는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 | Partners다.
토드 윌리엄스(Tod Williams)와 빌리 치엔(Billie Tsien)이 1986년 공동 설립했다. 두 사람은 1977년부터 함께 작업했고, 이후 미술관, 대학, 문화기관, 비영리기관, 외교 시설, 공공 캠퍼스를 중심으로 건축 작업을 이어 왔다.
이 스튜디오는 눈에 띄는 형태보다 장소, 빛, 재료, 디테일, 사용 경험을 오래 다루는 태도로 알려져 있다. 건축을 조형물로만 보지 않고, 기관의 가치와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을 담는 그릇으로 본다. 겉모습으로 한 번에 설명되는 건축보다, 안으로 들어가 걸을수록 재료와 동선, 빛의 변화가 천천히 드러나는 건축에 가깝다.
대표 작업으로는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American Folk Art Museum), 반스 파운데이션(Barnes Foundation),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Asia Society Hong Kong Center), 시카고대학교 로건 센터 포 더 아츠(Logan Center for the Arts), 프린스턴대학교 앤들링거 센터 포 에너지 앤드 더 인바이런먼트(Andlinger Center for Energy and the Environment), 다트머스 칼리지 후드 미술관 증축·리노베이션(Hood Museum of Art), 미국 멕시코시티 대사관,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Obama Presidential Center)가 있다.
약력·연혁
두 창립자의 출발점
토드 윌리엄스는 1943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학부와 건축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1960년대 후반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일했다. 이후 독립적으로 활동하다가 빌리 치엔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빌리 치엔은 1949년 미국 뉴욕주 이타카에서 태어났다. 예일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UCLA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1977년부터 함께 작업했고, 1986년 뉴욕에서 공동 사무소를 세웠다.
두 사람의 배경은 스튜디오의 성격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줬다. 윌리엄스의 건축 훈련과 치엔의 미술 배경은 재료, 전시, 동선, 사용 경험을 함께 다루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뉴욕 사무소 설립과 초기 작업
1986년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가 출범했다. 같은 해 프린스턴대학교 파인버그 홀(Feinberg Hall)을 작업했다. 초기 작업은 주거, 인테리어, 대학 시설, 소규모 문화공간이 섞여 있었다.
1988년에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 다운타운 분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Downtown Branch)을 작업했다. 1990년대에는 버지니아대학교 헤리퍼드 칼리지, 캘리포니아 라호야의 뉴로사이언스 인스티튜트, 크랜브룩 나토리엄 등 교육·연구기관 작업을 이어 갔다.
이 시기의 작업은 이후 스튜디오의 성격을 굳혔다. 큰 제스처보다 재료와 빛을 다루는 방식, 외부 형태보다 내부 경험을 중시하는 태도, 기관이 오래 쓸 수 있는 건축을 만들려는 방향이 자리 잡았다.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과 국제적 주목
2001년 완공된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은 스튜디오를 국제적으로 알린 대표작이다. 뉴욕 53번가의 폭 40피트, 길이 100피트에 가까운 좁은 대지에 지어진 8층 규모 미술관이었다.
건물은 백색 청동 합금 패널을 접힌 면처럼 사용한 입면으로 주목받았다. 패널 표면은 콘크리트 질감에서 본뜬 모래 주형으로 만들었다. 작은 미술관이었지만, 재료의 무게감과 손으로 만든 표면 덕분에 주변 고층 건물 사이에서도 독립적인 존재감을 가졌다.
이 건물은 2003년 AIA Institute Honor Award for Architecture를 받았다. 하지만 2011년 뉴욕 현대미술관이 건물을 매입했고, 2014년 모마 확장 과정에서 철거됐다. 완공 13년 만에 사라진 이 사건은 뉴욕 건축계에서 보존과 기관 확장의 충돌을 상징하는 사례로 남았다.
문화기관과 대학 프로젝트의 확장
2012년은 스튜디오의 작업이 한꺼번에 넓어진 해였다. 반스 파운데이션,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 시카고대학교 로건 센터 포 더 아츠가 모두 이 시기에 완성됐다.
반스 파운데이션은 필라델피아 벤저민 프랭클린 파크웨이에 들어선 미술관이다. 기존 메리언 시설의 전시 배열과 분위기를 존중하면서도, 새 도시 부지에는 교육, 전시, 공공 프로그램을 더했다. 스튜디오는 이 프로젝트를 정원 속 갤러리, 갤러리 속 정원이라는 구조로 풀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는 홍콩 애드미럴티의 옛 군사 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작업이다. 19세기 중반과 20세기 초 군사 건물을 보존·개조하고, 새 건물과 다리, 지붕 정원을 더해 경사진 대지를 연결했다. 수직 도시 홍콩 안에 낮고 수평적인 문화공간을 만든 점이 특징이다.
시카고대학교 로건 센터 포 더 아츠는 시각예술, 영화, 음악, 연극 프로그램을 한곳에 모은 복합 예술센터다. 낮은 수평 건물과 10층 타워를 결합했고, 미드웨이 플레장스와 시카고의 도시 규모를 함께 고려했다.
연구시설과 미술관 리노베이션
2016년 프린스턴대학교 앤들링거 센터 포 에너지 앤드 더 인바이런먼트가 완공됐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연구를 위한 연구시설이지만, 연구동을 폐쇄적인 실험실로만 두지 않았다. 실험실, 강의실, 사무공간, 회의시설을 정원과 연결했고, 지하 공간까지 빛이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2019년에는 다트머스 칼리지 후드 미술관 리노베이션과 증축을 마쳤다. 찰스 무어와 채드 플로이드가 설계한 1985년 건물을 고치고, 갤러리, 로비, 오브젝트 기반 학습 공간을 늘렸다.
후드 미술관은 기존 포스트모던 건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교육 미술관의 기능을 강화한 사례가 됐다. 이 프로젝트는 TWBTA가 기존 건축 유산과 새 프로그램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는지 보여준다.
외교 시설과 대통령 센터
미국 멕시코시티 대사관은 데이비스 브로디 본드와 함께 설계한 대형 외교 시설이다. 멕시코시티 누에보 폴랑코 지구의 8.5에이커 부지에 들어선 프로젝트로, 높은 보안 조건을 맞추면서도 석재 입면, 중정, 차양, 조경을 통해 멕시코 건축 전통과 기후 조건을 반영했다.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는 시카고 사우스사이드 잭슨 파크에 들어선 대형 공공 프로젝트다. 스튜디오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아키텍츠와 함께 설계팀을 구성했다. 이 센터는 미술관, 포럼, 도서관, 광장, 조경을 하나의 캠퍼스로 묶은 프로젝트다.
기존 대통령 도서관이 과거 업적을 보관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는 시민 참여와 공공 프로그램을 전면에 둔 복합 문화공간으로 계획됐다. TWBTA에게는 조용하고 촉각적인 기관 건축의 태도를 국가적 상징을 가진 대형 프로젝트로 확장한 사례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예술과 쓰임을 함께 다루는 태도
스튜디오는 건축을 예술과 쓰임이 만나는 일로 본다. 형태가 먼저 있고 기능이 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다. 프로그램, 재료, 빛, 동선, 기관의 성격이 함께 맞물릴 때 건축이 완성된다고 본다.
이 태도는 미술관과 교육시설에서 특히 분명하다. 반스 파운데이션은 소장품 배열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그대로 존중하면서, 관람객이 도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 시설을 만들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는 옛 군사 시설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새 동선과 공공 프로그램을 얹었다.
안에서 밖으로 만드는 건축
TWBTA의 건물은 외관보다 내부 경험에서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동선, 계단, 중정, 채광, 재료가 손으로 느껴지는 방식이 중요하다. 그래서 사진 한 장으로 건물을 설명하기보다, 실제로 걸을 때 공간이 조금씩 열리도록 만든다.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은 좁은 대지 안에서 층마다 틈과 니치를 만들었다. 관람객은 여러 경로로 층을 오르내리며 작품과 마주했다. 로건 센터 포 더 아츠 역시 수직 동선을 단순한 이동 장치로 두지 않고, 학생과 방문객이 서로 마주치는 장면을 만드는 구조로 썼다.
재료의 표면과 손의 흔적
이 스튜디오의 건축은 재료의 촉감이 강하다. 석재, 콘크리트, 목재, 금속, 벽돌을 매끈한 배경재로만 쓰지 않는다. 표면을 손으로 다듬거나, 질감을 남기거나, 반복되는 단위가 빛에 따라 달라 보이게 만든다.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의 백색 청동 합금 패널, 반스 파운데이션의 회색·금색 라몬 석회암, 로건 센터의 미주리 석회암, 앤들링거 센터의 선형 회색 벽돌은 모두 이런 태도를 보여준다. 재료는 장식이 아니라 장소의 기억과 사용감을 만드는 수단이 된다.
느린 동선과 머무는 시간
TWBTA의 건축은 빠르게 통과하는 공간보다 천천히 머무는 공간을 선호한다. 입구, 계단, 중정, 복도, 라운지는 단순한 이동 장치가 아니라 사용자가 건물과 관계를 맺는 장소가 된다.
반스 파운데이션에서는 정원과 아트리움, 갤러리가 순서대로 이어진다. 관람객은 바로 전시실에 던져지지 않고, 정원과 빛을 지나 작품과 만난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에서는 경사진 대지를 따라 보존 건물과 새 건물이 다리와 테라스로 연결된다. 이동 자체가 공간 경험이 된다.
조용한 기념비성
TWBTA는 대체로 과시적인 건축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작게 숨는 건축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처럼 상징성이 큰 프로젝트에서는 기념비적 규모를 다룬다.
다만 그 경우에도 건물을 단일 조형물로 끝내지 않고, 광장, 도서관, 포럼, 조경을 연결해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캠퍼스로 만들려는 태도가 유지된다. 기념비성은 압도하는 형태보다, 장소를 오래 쓰게 만드는 공공성 안에서 만들어진다.
주요 작업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American Folk Art Museum, 2001)은 뉴욕 53번가의 좁은 대지에 들어선 약 4만 제곱피트 규모 미술관이었다. 완공 당시 뉴욕에서 30여 년 만에 지어진 새 미술관 건물로 소개됐다.
가장 강한 요소는 입면이었다. 백색 청동 합금 패널을 접힌 평면처럼 배열해 손바닥을 추상화한 듯한 표면을 만들었다. 내부에서는 자연광이 계단과 틈을 따라 아래층까지 내려오도록 설계됐다. 이 건물은 작고 복잡한 민속미술 컬렉션을 위해, 큰 흰 상자형 미술관과 다른 밀도 높은 관람 경험을 만들었다.
반스 파운데이션
반스 파운데이션(Barnes Foundation, 2012)은 필라델피아의 대표적인 문화기관 건축이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이전이었다. 반스 컬렉션은 원래 메리언의 시설에 있었고, 창립자 앨버트 C. 반스가 남긴 전시 배열은 기관 정체성과 강하게 묶여 있었다.
TWBTA는 기존 갤러리의 비율과 배열을 존중하면서, 새 부지에는 정원, 아트리움, 교육공간, 특별전 공간을 더했다. 건물은 라몬 석회암 외장과 유리 캐노피를 사용했고, 관람객이 정원을 지나 갤러리로 들어가는 흐름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보존과 접근성 사이에서 건축이 어느 정도까지 중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Asia Society Hong Kong Center, 2012)는 홍콩의 빽빽한 도시 조건 안에서 낮게 이어지는 건축을 만들었다. 옛 빅토리아 병영지의 탄약고와 군사 시설을 개조하고, 새 건물과 다리를 더해 상부와 하부 부지를 연결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새 건물이 오래된 건물을 밀어내지 않는 방식이다. 보존 건물, 숲, 수로, 경사, 도시 고층 건물이 동시에 보이는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지붕 테라스와 브리지는 단순한 연결로가 아니라, 도시를 내려다보는 공공 공간으로 쓰인다.
로건 센터 포 더 아츠
로건 센터 포 더 아츠(Logan Center for the Arts, 2012)는 시카고대학교의 예술 교육과 공연 프로그램을 묶은 복합 시설이다. 낮은 건물과 타워를 결합한 구성은 시카고의 높은 도시 풍경과 중서부의 낮은 지형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건물 안에는 블랙박스 극장, 메인 스테이지, 리허설 공간, 아트 스튜디오, 갤러리, 강의실, 사무공간이 들어갔다. 예술 전공자만 쓰는 닫힌 시설이 아니라, 학생과 지역 주민이 오가며 프로그램을 만나는 장소로 계획됐다.
앤들링거 센터 포 에너지 앤드 더 인바이런먼트
앤들링거 센터 포 에너지 앤드 더 인바이런먼트(Andlinger Center for Energy and the Environment, 2016)는 에너지와 환경 연구를 위한 프린스턴대학교 시설이다. 높은 에너지 사용량을 요구하는 연구시설이면서도, 환경 부담을 줄이는 설계를 목표로 했다.
연구동 일부를 지하에 배치해 진동과 외부 영향을 줄였고, 여러 중정과 정원을 통해 빛과 외부 공간을 끌어들였다. 실험실, 강의실, 사무실, 회의시설은 연구자만의 공간으로 닫히지 않고, 캠퍼스 안 보행 흐름과 연결된다.
후드 미술관
후드 미술관(Hood Museum of Art, 2019)은 다트머스 칼리지의 교육 미술관을 증축·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기존 건물은 찰스 무어와 채드 플로이드가 설계한 1985년 건축이었다.
TWBTA는 주요 갤러리를 유지하면서도, 전면부와 로비, 학습 공간을 바꿔 교육 미술관의 성격을 강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건축 유산을 어디까지 남기고 어디부터 바꿀 것인지 논쟁을 낳았다. 포스트모던 건축의 표현성을 약화했다는 비판과, 미술관의 교육 기능과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함께 나왔다.
미국 멕시코시티 대사관
미국 멕시코시티 대사관(U.S. Embassy Mexico City)은 데이비스 브로디 본드와 함께 설계한 대형 외교 시설이다. 멕시코시티 누에보 폴랑코 지구의 8.5에이커 부지에 들어섰다.
높은 보안 조건을 맞추면서도, 석재 입면, 중정, 차양, 조경을 통해 멕시코 건축 전통과 기후 조건을 반영했다. 외교 시설이 요구하는 통제와 도시 속 공공성을 함께 다루려 한 작업이다.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Obama Presidential Center)는 시카고 사우스사이드 잭슨 파크에 들어선 대형 공공 프로젝트다. TWBTA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아키텍츠와 함께 디자인 팀을 구성했다.
캠퍼스는 미술관 타워, 포럼 건물, 도서관, 공공 광장, 조경 공간으로 구성된다. 스튜디오의 기존 작업이 낮고 촉각적인 밀도에 강했다면, 이 프로젝트는 대통령 기념시설의 상징성과 도시 공공공간의 쓰임을 동시에 다룬다. TWBTA 작업 안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영향 관계
루이스 칸 이후의 물성 중심 건축
TWBTA의 건축은 미국 전후 모더니즘, 루이스 칸 이후의 물성 중심 건축, 대학 캠퍼스 건축, 미술관 건축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루이스 칸은 이 스튜디오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영향 관계다.
다만 TWBTA는 칸의 기념비적 질서를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더 작고 촉각적인 재료와 세밀한 동선을 통해 기관 건축을 다룬다. 질서와 물성을 중시하지만, 건물의 권위보다 사람이 머무는 시간과 손에 닿는 재료를 더 앞에 둔다.
공동 작업과 장기 관여
토드 윌리엄스와 빌리 치엔은 스타 건축가식 단독 저자성보다 공동 작업과 장기 관여를 강조해 왔다. 초기 스케치부터 완공까지 직접 참여하는 태도를 스튜디오 정체성으로 삼는다. 이런 방식은 빠른 이미지 생산보다 느린 조율과 세부 완성도를 중시한다.
스튜디오의 강점은 대형 문화기관을 다루면서도 건물의 규모와 재료를 사람이 직접 느끼는 감각에 맞추는 데 있다.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은 작은 대지에서도 밀도 높은 관람 경험을 만들었고, 반스 파운데이션은 민감한 컬렉션 이전 문제를 건축적으로 중재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는 보존 건축과 새 건축, 도시와 숲, 상부와 하부 부지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었다.
문화기관 건축의 다른 방향
TWBTA는 2000년대 이후 미국 문화기관 건축에서 다른 방향의 가능성을 보여준 스튜디오다. 같은 시기 많은 미술관과 공공 프로젝트가 큰 아이콘 형태와 도시 마케팅 효과를 앞세웠다면, 이들은 재료, 장소, 기관의 성격, 실제 사용 경험을 더 오래 붙잡았다.
이 방향은 반스 파운데이션과 후드 미술관에서 특히 분명하다. 두 프로젝트 모두 단순히 새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기존 기관의 역사와 교육 프로그램, 관람 경험을 다시 정리하는 일이었다. TWBTA는 문화기관 건축을 이미지 생산보다 제도와 사용 경험을 다루는 작업으로 풀어 왔다.
대통령 센터로 확장된 작업 범위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는 이 흐름 안에서 특별한 예외이자 확장이다. 스튜디오가 지켜 온 촉각적이고 조용한 건축 언어가 대통령 기념시설이라는 강한 상징성과 만났다.
이 프로젝트는 TWBTA가 작은 규모의 장인적인 건축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가적 상징을 가진 대형 공공 프로젝트까지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만큼 기존의 조용한 태도가 대형 기념시설 안에서 어떻게 바뀌는지도 평가 대상이 됐다.
수상·전시 이력
TWBTA는 2013년 AIA Architecture Firm Award를 받았다. 이 상은 미국건축가협회가 건축 사무소에 주는 대표적인 상 가운데 하나다.
토드 윌리엄스와 빌리 치엔은 2013년 미국 National Medal of Arts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국 국립예술기금은 두 사람의 건축과 교육 활동이 건축과 예술 교육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는 2003년 쿠퍼 휴잇 내셔널 디자인 어워드 건축 디자인 부문을 받았다. 2014년에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 국제 펠로십을 받았고, 2019년에는 일본예술협회의 프리미엄 임페리얼 건축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프로젝트별로는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 반스 파운데이션,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 로건 센터 포 더 아츠, 르프락 센터 앳 레이크사이드, 앤들링거 센터, 후드 미술관 등이 AIA와 AIANY 계열 상을 받았다.
전시 디자인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관의 마틴 퍼리어 전시 《Liberty/Libertà》에서 전시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TWBTA는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보다 오래 머무는 공간 경험을 중시하는 스튜디오로 평가된다. 대표작들은 큰 형태를 외부에 내세우기보다, 재료의 질감, 빛의 이동, 몸의 동선, 기관이 가진 태도를 통해 설득력을 만든다.
2013년 AIA Architecture Firm Award와 National Medal of Arts 수상은 이 스튜디오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개별 프로젝트의 성과가 아니라, 교육기관과 문화기관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이어 온 설계 태도에 대한 인정으로 볼 수 있다.
TWBTA의 영향은 문화기관 건축을 다루는 방식에서 뚜렷하다. 미술관을 흰 상자나 도시 아이콘으로만 만들기보다, 기관의 역사와 소장품, 관람자의 이동, 재료의 촉감을 함께 다루는 방향을 보여줬다.
디자인 반응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은 TWBTA의 디자인 반응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완공 직후에는 작은 대지에서 만든 밀도 높은 미술관으로 호평을 받았다. 백색 청동 합금 패널과 자연광이 내려오는 내부 동선은 뉴욕의 좁은 필지에서도 강한 관람 경험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마 확장 과정에서 철거되면서, 이 건물은 건축의 수명과 문화기관의 확장 논리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놓였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사라진 뒤에 더 자주 언급되는 건축이 됐다.
TWBTA의 건축은 한눈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대신 재료를 만지고, 빛을 따라 걷고, 시간이 지나도 기관이 계속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쪽에 가깝다. 이 느린 태도는 유행과 거리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소모되지 않는 건축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보존과 새 프로그램 사이의 균형
반스 파운데이션은 컬렉션 이전 자체가 민감한 사안이었다. 건축은 원래 시설의 분위기와 전시 배열을 존중하면서도, 새 도시 부지의 접근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려 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건축이 역사적 원본을 복제하는 일이 아니라, 제도와 관람 경험 사이를 조율하는 일임을 보여준다.
후드 미술관 리노베이션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기존 찰스 무어 건축을 바꾼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고, 보존을 중시한 쪽에서는 원래 건물의 포스트모던 성격이 약해졌다고 봤다. 다른 쪽에서는 교육 미술관으로서 기능과 접근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두 프로젝트는 TWBTA가 기존 건축과 기관의 요구 사이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지를 보여준다. 보존과 새 프로그램은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TWBTA의 작업은 그 사이에서 건축이 어디까지 중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기념시설이 요구한 규모의 변화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는 스튜디오의 기존 이미지보다 더 기념비적인 작업이다. 미술관 타워와 대형 캠퍼스 구성은 TWBTA의 조용한 건축 언어가 국가적 상징을 다룰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시민 참여를 위한 공공 캠퍼스라는 평가와 함께, 대형 기념 조형을 둘러싼 엇갈린 반응도 함께 얻었다. 작은 재료감과 세밀한 동선에 강했던 스튜디오가 더 큰 상징성과 공공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평가의 핵심이 됐다.
TWBTA에게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는 단순한 대표작 추가가 아니다. 문화기관과 교육시설을 다뤄 온 태도가 대통령 기념시설이라는 대형 공공 프로젝트 안에서 시험받는 사례다.
대표작의 철거가 남긴 논쟁
TWBTA를 둘러싼 비판은 주로 보존과 기관 확장의 충돌에서 나온다.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 철거는 스튜디오가 통제할 수 없는 사안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대표작이 문화기관의 확장 논리 앞에서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 사건은 건축계에서 큰 논쟁을 남겼다. 완성도 높은 현대 건축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면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미술관 같은 문화기관조차 자신의 확장을 위해 다른 문화 건축을 지울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논쟁은 TWBTA 작업의 역설을 만든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그 사라짐 때문에 오히려 현대 미술관 건축과 보존 논의에서 더 중요한 사례가 됐다.
관련·혼동 용어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는 미국 뉴욕 기반의 건축 스튜디오다. 공식 표기는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 | Partners다. 한국어로는 토드 윌리엄스 빌리 치엔 아키텍츠로 표기한다.
TWBTA
TWBTA는 Tod Williams Billie Tsien Architects의 약칭이다. 국제 건축 매체와 프로젝트 자료에서 자주 쓰인다.
토드 윌리엄스
토드 윌리엄스는 TWBTA의 공동 창립자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빌리 치엔과 함께 1986년 뉴욕에서 사무소를 세웠다.
빌리 치엔
빌리 치엔은 TWBTA의 공동 창립자다. 예일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UCLA에서 건축학 석사를 받았다. 토드 윌리엄스와 함께 문화기관과 교육기관 건축을 중심으로 작업해 왔다.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
아메리칸 포크 아트 뮤지엄은 TWBTA의 대표작이다. 2001년 뉴욕 53번가에 완공됐으나, 모마 확장 과정에서 2014년 철거됐다. 현대 건축 보존 논쟁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례다.
반스 파운데이션
반스 파운데이션은 필라델피아의 문화기관 건축이다. TWBTA는 기존 메리언 시설의 전시 배열을 존중하면서 새 도시 부지에 교육과 공공 프로그램을 더한 건물을 설계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 센터는 홍콩 애드미럴티의 옛 군사 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프로젝트다. 보존 건물, 새 건물, 다리, 지붕 정원을 통해 경사진 대지를 연결했다.
후드 미술관
후드 미술관은 다트머스 칼리지의 교육 미술관이다. TWBTA는 기존 포스트모던 건축을 증축·리노베이션하면서 교육 기능과 접근성을 강화했다.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
오바마 프레지덴셜 센터는 시카고 잭슨 파크에 들어선 대형 공공 프로젝트다. TWBTA가 설계팀을 이끌고, 인터랙티브 디자인 아키텍츠가 협력 건축가로 참여했다.
루이스 칸
루이스 칸은 20세기 미국 건축가다. 물성, 빛, 기념비적 질서, 기관 건축을 다룬 방식 때문에 TWBTA를 설명할 때 자주 비교되는 선행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