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닝 라르센 (Henning Larsen)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59911927-6f304c0a6d675486.webp" alt="The Wave in Vejle | Henning Larsen" data-orientation="free"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59913004-ea21607279a5d8c2.webp" data-source-url="https://henninglarsen.com/projects/the-wave-in-vejle" width="600" />
헤닝 라르센(Henning Larsen)은 1959년 덴마크 건축가 헤닝 라르센이 코펜하겐에 세운 건축·조경·도시 설계 스튜디오다. 2026년 기준 건축, 조경, 도시 설계, 인테리어를 함께 다루며, 8개국 스튜디오에 600명 넘는 구성원이 있다.
스튜디오의 출발점은 창립자 헤닝 라르센이 평생 이어 간 자연광 연구였다. 그는 빛을 장식이나 분위기 요소로만 보지 않았다. 빛이 벽, 천장, 바닥, 동선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살폈고, 리야드 외교부 청사, 말뫼 시립도서관,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확장, 덴마크 왕립 오페라 같은 작업에서 이 태도를 이어 갔다.
2019년 람볼 그룹(Ramboll Group)에 합류하면서 헤닝 라르센은 엔지니어링, 물, 에너지, 생태, 도시 인프라 분야와 더 가까워졌다. 인수 효력은 2020년 1월 2일 발생했다. 2021년 9월부터는 람볼의 건축, 조경, 도시개발, 그래픽, 인테리어, 조명 디자인 인력이 헤닝 라르센 브랜드 아래로 모였다. 이 변화 뒤 스튜디오는 건축물 하나를 설계하는 사무소에서 건축, 조경, 도시를 함께 다루는 통합 디자인 조직으로 확장됐다.
대표작은 리야드 외교부 청사, 말뫼 시립도서관, 덴마크 왕립 오페라, 하르파 콘서트홀 컨퍼런스 센터, 모에스고르 뮤지엄, 키루나 시청, 월드 오브 볼보 등이 있다. 주요 수상 이력은 1989년 아가 칸 건축상, 2012년 프리미엄 임페리얼 건축 부문, 2013년 유럽연합 현대건축상 미스 반 데어 로에상, 2019년 유럽 올해의 건축가상으로 이어진다.
약력·연혁
헤닝 라르센의 출발과 설립
헤닝 라르센은 1925년 덴마크 서부 유틀란드의 옵순드에서 태어났다. 1949년부터 1952년까지 덴마크 왕립미술아카데미 건축학교에서 공부했다. 1950년부터 1951년까지 런던 AA 스쿨에서 공부했고, 1952년에는 미국 MIT 건축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1951년부터 1952년까지는 아르네 야콥센 사무소에서 일했다.
이 시기의 경험은 덴마크 복지국가 건축,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 국제 모더니즘을 함께 받아들이는 바탕이 됐다. 헤닝 라르센은 덴마크 안에 머무는 건축보다 외부 세계와 맞닿는 건축을 지향했다. 1959년 그는 코펜하겐에 자신의 건축 사무소를 세웠다.
덴마크 공공건축과 교육 활동
초기 작업은 학교와 도서관 같은 공공 건축에서 시작됐다. 1965년에 문을 연 클로스터마르크스스콜렌(Klostermarksskolen)은 헤닝 라르센이 독립 건축가로 완성한 첫 건물로 꼽힌다.
그는 1968년부터 1995년까지 덴마크 왕립미술아카데미 교수로 일하며 설계와 교육을 병행했다. 이 시기 라르센은 건축 실무자이면서 동시에 덴마크 건축 교육과 담론 안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자리 잡았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와 국제적 부상
1980년대 초 리야드 외교부 청사는 스튜디오를 국제적으로 알린 전환점이었다. 프로젝트는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진행됐고,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를 위한 정부 청사로 완성됐다.
두꺼운 외벽, 작은 창, 마슈라비야, 안뜰, 천창은 강한 햇빛과 열을 조절하는 장치였다. 내부에는 돔이 덮인 광장과 정원을 배치해 바깥의 닫힌 인상과 안쪽의 열린 공간을 대비시켰다. 이 건물은 1989년 아가 칸 건축상을 받았다.
빛의 건축과 문화시설
1985년 헤닝 라르센은 건축 갤러리와 건축·디자인 저널 SKALA를 시작했다. SKALA는 1994년까지 30개 호가 발행됐고, 덴마크와 북유럽 건축 담론을 국제적 대화로 넓히는 역할을 했다.
1990년대에는 문화시설과 교육시설이 스튜디오의 중심축이 됐다.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Ny Carlsberg Glyptotek) 확장은 1996년 완공됐다. 기존 미술관의 자연광 전통을 이어 가면서 현대 회화 전시 공간을 더한 작업이다.
말뫼 시립도서관(Malmö City Library) 확장은 1997년 문을 열었다. 새 도서관, 중앙 입구, 기존 르네상스 양식 건물을 유리 복도로 잇고, 공원과 호수를 향해 열린 열람실을 만들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덴마크 왕립 오페라는 코펜하겐 항구의 축을 바꾼 대형 문화시설이다. 41,000㎡ 규모의 건물은 1,700석 규모 대공연장과 200석 블랙박스 무대를 갖췄다. 유리 파사드 뒤에는 목재로 감싼 공연장 볼륨이 보이고, 항구 쪽으로 길게 뻗은 지붕은 관객이 도착하는 공간을 만든다. 포이어는 공연 전후에 사람들이 모이는 실내 광장처럼 쓰인다.
하르파와 국제 스튜디오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하르파 콘서트홀 컨퍼런스 센터(Harpa Concert Hall and Conference Centre)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항구에 들어선 문화시설이다. 건물은 헤닝 라르센, Batteríið Architects,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Studio Olafur Eliasson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파사드는 아이슬란드 해안의 현무암 주상절리를 참고했다. 기하학적 유리 모듈은 낮에는 바다와 하늘을 반사하고, 밤에는 조명과 함께 항구의 풍경을 바꾼다.
하르파는 2008년 아이슬란드 금융위기 때 공사가 멈출 위기를 겪었다. 완공 뒤에는 금융위기 이후 레이캬비크가 다시 공공문화를 세우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2013년 유럽연합 현대건축상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을 받으며 스튜디오의 국제적 위상을 굳혔다.
창립자 헤닝 라르센은 2013년 6월 22일 코펜하겐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무소는 그의 이름을 유지하면서 팀 기반 국제 조직으로 전환을 이어 갔다.
람볼 합류와 통합 디자인 조직
2019년 헤닝 라르센은 덴마크 엔지니어링·컨설팅 기업 람볼 그룹에 합류했다. 인수 효력은 2020년 1월 2일 발생했다. 합류 배경에는 건축 초기 단계부터 에너지, 물, 생태, 도시 인프라, 디지털 설계를 함께 다루려는 전략이 있었다.
2021년 9월부터 람볼의 건축, 조경, 도시개발, 그래픽, 인테리어, 조명 디자인 인력이 헤닝 라르센 브랜드 아래로 모였다. 이때부터 스튜디오는 건축 설계를 넘어 공원, 생태 기반 도시계획, 대형 복합지구, 기존 건물 전환까지 더 넓게 다루게 됐다.
오랫동안 스튜디오를 이끈 메테 키네 프란센(Mette Kynne Frandsen)은 2024년 8월 말 매니징 디렉터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2003년부터 스튜디오를 이끌며 80명 규모의 코펜하겐 사무소를 여러 나라에 스튜디오를 둔 국제 조직으로 키웠다. 2024년 9월 1일부터는 야코브 쿠렉(Jakob Kurek)이 매니징 디렉터를 맡았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자연광을 설계 재료로 쓰는 방식
헤닝 라르센의 핵심은 자연광이다. 창립자는 빛을 공간을 밝히는 조건으로만 보지 않았다. 빛이 벽, 바닥, 천장, 동선을 드러내는 방식을 설계의 중심에 뒀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의 천창과 안뜰, 말뫼 시립도서관의 투명한 열람실,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확장의 유리 지붕과 대리석 계단이 이 흐름에 놓인다.
빛은 건물 형태를 과시하기보다 사람이 머무는 방식을 바꾼다. 말뫼 시립도서관에서는 계절과 날씨가 열람실 분위기를 바꾼다. 하르파에서는 유리 모듈 사이로 들어온 북유럽의 낮은 빛이 로비 안쪽까지 들어온다. 월드 오브 볼보에서는 목구조와 지붕 정원이 빛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며, 전시 공간과 외부 산책로를 자연스럽게 나눈다.
닫힌 외피와 열린 내부
스튜디오는 외부와 내부를 무조건 투명하게 잇지 않는다. 기후와 장소가 요구하면 바깥은 닫고 안쪽을 연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는 강한 햇빛을 막기 위해 바깥을 두껍고 낮게 만들었다. 대신 내부에는 안뜰, 정원, 간접광이 머무는 방을 배치했다. 이 대비는 이후 여러 공공건축에서도 반복된다.
코펜하겐 오페라에서는 항구를 향한 유리 포이어가 도시와 공연장을 잇는다. 하르파에서는 결정처럼 쌓은 유리 외피가 도시의 빛과 바다의 색을 받아들이고, 내부 로비는 주민과 여행객이 머무는 공공 공간이 됐다. 키루나 시청에서는 원형 외피 안에 금속성 내부 코어를 두어 행정 건물과 시민 거실을 한 건물 안에 겹쳐 놓았다.
장소와 기후 중심의 설계
헤닝 라르센의 건축은 같은 형태를 여러 곳에 반복하지 않는다. 장소의 빛, 바람, 지형, 사회적 조건을 먼저 살핀다. 리야드에서는 열과 사막의 빛이 출발점이었다. 말뫼에서는 공원과 계절 변화가 중요했다. 레이캬비크의 하르파는 현무암 지형과 항구의 빛을 파사드로 바꿨고, 키루나 시청은 도시 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건물의 상징과 동선에 반영했다.
이 태도는 최근 조경과 도시계획에서 더 뚜렷해졌다. 다운스뷰 프레임워크 플랜은 토론토의 옛 비행장 부지를 녹지와 주거, 일자리, 이동이 연결되는 도시지구로 바꾸는 구상이다. 건물 한 채를 세우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람들이 걷고 모이고 자연과 만나는 큰 구조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현재 스튜디오의 방향을 보여준다.
공공 포이어와 머무는 공간
헤닝 라르센의 문화시설은 공연장이나 미술관 내부 기능만 강조하지 않는다. 덴마크 왕립 오페라의 포이어, 하르파의 로비, 모에스고르 뮤지엄의 경사 지붕, 키루나 시청의 중앙 공간은 모두 사람들이 머무는 장소로 계획됐다.
이 공간들은 건물의 주 기능과 도시 사이에 놓인다. 공연을 보지 않는 사람도 포이어와 로비를 통해 건물을 경험하고, 박물관을 관람하지 않는 사람도 지붕과 외부 동선을 통해 장소를 쓸 수 있다. 스튜디오는 공공건축을 닫힌 시설보다 도시 안의 머무는 공간으로 다루는 경향이 강하다.
목구조와 생물 유래 재료
람볼 합류 이후 스튜디오는 목구조, 생물 유래 재료, 재사용 재료를 더 적극적으로 다룬다. 월드 오브 볼보는 집성재와 CLT를 주요 구조로 삼고, 세 개의 나무 기둥 같은 구조가 지붕 하중을 받는다. 곡선형 목구조는 디지털 설계와 구조 계산을 함께 맞춰 완성됐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전시 Changing Our Footprint는 이런 방향을 공개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전시는 목재, 짚, 잘피, 균사체, 재사용 재료, 분해를 고려한 설계, 3D 프린팅 같은 대안을 다뤘다. 건설 산업의 탄소 배출 문제를 추상적 구호로만 말하지 않고, 실제 재료와 설계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줬다.
주요 작업
클로스터마르크스스콜렌
클로스터마르크스스콜렌(Klostermarksskolen, 1965)은 헤닝 라르센이 독립 건축가로 완성한 첫 건물로 꼽힌다. 덴마크 로스킬데에 들어선 학교 건축으로, 이후 그의 공공건축이 학교, 도서관, 문화시설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됐다.
겐토프테 도서관
겐토프테 도서관(Gentofte Library, 1985)은 자연광을 다루는 헤닝 라르센의 초기 성숙기를 보여준다. 내부 구성은 단순하지만, 빛이 벽과 바닥, 서가 사이를 지나며 공간의 분위기를 만든다. 훗날 말뫼 시립도서관과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확장에서 더 크게 발전하는 빛의 설계가 이 시기에 정리됐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
리야드 외교부 청사(Ministry of Foreign Affairs in Riyadh, 1984)는 헤닝 라르센을 국제 건축계에 본격적으로 알린 프로젝트다. 외부는 낮고 닫힌 형태로 강한 햇빛을 막고, 내부는 안뜰과 정원, 돔이 덮인 광장으로 열린다. 사막 기후에 맞춘 두꺼운 벽, 작은 창, 마슈라비야, 천창은 냉방 부담을 줄이면서 실내 깊은 곳까지 빛을 들이는 장치다.
건물은 1989년 아가 칸 건축상을 받았다. 수상 평가는 서양 모더니즘을 중동에 옮긴 건물이라는 데 있지 않았다. 지역 건축 전통과 현대 사무공간, 빛과 열 조절을 함께 풀어낸 건축이라는 점이 중요했다.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확장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확장(Ny Carlsberg Glyptotek Extension, 1996)은 기존 미술관의 빛 전통을 이어 받은 작업이다. 기존 건물은 겨울정원과 유리 지붕으로 자연광을 중요한 장치로 삼고 있었다. 헤닝 라르센은 옛 미술관의 안뜰에 새 전시 공간을 넣고, 유리로 덮인 대리석 계단을 통해 기존 건물과 새 전시실을 연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 증축을 단순한 면적 확장으로 다루지 않았다. 빛이 작품을 해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도, 방문자가 오래된 건물과 새 건물을 오가며 미술관의 시간층을 느끼게 했다.
말뫼 시립도서관 확장
말뫼 시립도서관 확장(Malmö City Library Extension, 1997)은 헤닝 라르센의 빛 설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작업 중 하나다. 르네상스 양식의 기존 도서관, 새 중앙 입구, 새 도서관 건물을 유리 복도로 연결했다. 열람 공간은 공원과 호수를 향해 열리고, 큰 유리면은 계절과 날씨를 실내로 들인다.
이 건물은 Calendar of Light라는 경쟁안 이름으로도 알려졌다. 1997년에는 스웨덴의 권위 있는 건축상인 카스퍼 살린상을 받았다.
덴마크 왕립 오페라
덴마크 왕립 오페라(Royal Danish Opera, 2004)는 코펜하겐 항구를 대표하는 현대 문화시설이다. 건물은 아말리엔보르 궁전과 마주보는 물가에 놓였고, 캔틸레버 지붕은 항구 쪽으로 길게 뻗어 관객의 도착 공간을 만든다. 유리 포이어 뒤에 보이는 목재 공연장 볼륨은 건물의 중심 장면이 됐다.
규모는 41,000㎡이며, 1,700석 규모 대공연장과 200석 블랙박스 무대를 갖췄다. 공연 전후 관객이 머무는 포이어는 별도의 무대처럼 쓰인다. 사람의 실루엣, 계단, 발코니, 항구의 밤빛이 겹치며 공연장 안팎의 장면을 함께 만든다.
IT 대학교 코펜하겐
IT 대학교 코펜하겐(IT University of Copenhagen, 2004)은 교육시설 안에서 동선과 만남을 강조한 작업이다. 중앙 아트리움과 열린 실내 구성은 학생과 연구자가 계속 마주치도록 짜였다. 업무실과 강의실을 닫힌 방으로만 나누지 않고, 건물 중앙의 큰 빈 공간을 통해 학습과 이동이 보이게 했다.
하르파 콘서트홀 컨퍼런스 센터
하르파 콘서트홀 컨퍼런스 센터(Harpa Concert Hall and Conference Centre, 2011)는 레이캬비크 항구의 문화시설이자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공공건축이다. 파사드는 올라퍼 엘리아슨과의 협업으로 완성됐고, 아이슬란드 해안의 현무암 주상절리를 유리와 철의 모듈로 바꿨다. 남쪽 파사드에는 준벽돌(quasi-brick)이라고 부르는 기하학 모듈이 쓰였다.
하르파는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공사가 멈출 뻔했다. 완공 뒤에는 위기를 지나 다시 열린 공공문화의 상징이 됐다. 2013년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을 받았다.
남덴마크대학교 콜딩 캠퍼스
남덴마크대학교 콜딩 캠퍼스(SDU Kolding Campus, 2014)는 움직이는 외피로 알려진 교육시설이다. 외벽에는 센서가 달린 1,600개의 삼각형 타공 강철 셔터가 붙어 있다. 셔터는 빛과 열을 측정해 열리고 닫히며, 실내 자연광과 열 환경을 조절한다.
이 프로젝트는 헤닝 라르센의 빛 설계가 디지털 제어와 결합한 사례다. 고정된 파사드가 아니라, 하루의 빛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건물 껍질을 만들었다.
모에스고르 뮤지엄
모에스고르 뮤지엄(Moesgaard Museum, 2014)은 덴마크 오르후스 남쪽 구릉지에 들어선 고고학·인류학 박물관이다. 16,000㎡ 규모의 건물은 땅에서 솟아오르는 듯한 경사 지붕을 갖고 있다. 지붕은 언제든 오를 수 있는 야외 공간으로 쓰이며, 전망대, 산책로, 피크닉 장소, 눈썰매 언덕, 야외 무대로도 쓰인다.
전시실은 땅의 층을 걷어낸 듯한 테라스 구조를 갖는다. 이는 고고학 발굴의 지층을 공간으로 옮긴 장치다. 건물은 박물관과 오르후스대학교의 연구·교육 기능을 함께 품고, 300명 넘는 전문가가 일하는 복합 지식 공간으로 쓰인다.
키루나 시청
키루나 시청(Kiruna City Hall, 2018)은 스웨덴 북부 도시 키루나의 도시 이전 과정에서 지어진 새 시청이다. 키루나는 철광산 개발로 지반이 불안정해지며 도시 중심부를 동쪽으로 옮겨야 했다. 새 시청은 이전된 도심의 첫 공공건물로 계획됐다.
건물은 크리스털(Kristallen, The Crystal)로 불린다. 내부 코어는 철광석의 각진 기하를 떠올리게 하고, 원형 외피는 시민이 여러 방향에서 접근하게 한다. 옛 시청의 종탑과 일부 부재를 새 건물 안에 옮겨 온 점도 중요하다. 원형 형태는 바람이 외벽을 돌아 나가게 해 눈이 파사드에 쌓이는 일을 줄이고, 사각형 매스보다 자연광을 더 많이 들이도록 설계됐다.
월드 오브 볼보
월드 오브 볼보(World of Volvo, 2024)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들어선 20,500㎡ 규모의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볼보 그룹과 볼보 자동차가 함께 발주했고, 스웨덴의 자연 접근권인 알레만스레텐(Allemansrätten)을 공간 개념으로 삼았다.
건물은 집성재와 CLT를 주요 구조로 사용한다. 세 개의 큰 나무 기둥 같은 구조가 지붕을 받치고, 원형 평면과 지붕 정원은 방문자가 전시장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게 한다. 2024년 4월 14일, 볼보 창립 97주년에 맞춰 문을 열었다.
다운스뷰 프레임워크 플랜
다운스뷰 프레임워크 플랜(Downsview Framework Plan)은 캐나다 토론토의 520에이커 규모 옛 비행장 부지를 새 도시지구로 바꾸는 계획이다. 헤닝 라르센은 SLA, KPMB Architects와 함께 참여했고, 캐나다 랜즈 컴퍼니와 노스크레스트 디벨롭먼츠가 발주했다.
계획은 옛 활주로와 넓은 부지를 자동차와 항공기의 흔적에만 묶어 두지 않고, 사람과 자연을 잇는 도시 구조로 바꾸는 데 초점을 둔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물 한 채보다 도시의 장기 구조를 설계한다. 지역 주민 의견 수렴과 공공 승인 과정을 거쳐, 기존 부지의 기억과 생태, 이동, 주거를 함께 다루는 계획으로 정리됐다.
영향 관계
아르네 야콥센과 예른 웃손
헤닝 라르센은 아르네 야콥센과 예른 웃손의 영향을 받았다. 야콥센에게서는 덴마크 모더니즘의 정밀한 비례와 생활 가까운 기능을 배웠고, 웃손에게서는 구조와 빛, 장소의 상징을 결합하는 태도를 접했다.
이 영향은 라르센의 건축이 단순한 기능주의에 머물지 않게 했다. 그는 건물의 쓰임을 중요하게 보면서도, 빛과 장소가 만드는 상징을 함께 다뤘다.
덴마크 복지국가 건축
덴마크 복지국가 건축도 중요한 배경이었다. 1950년대 이후 덴마크 건축은 학교, 도서관, 주거, 시청 같은 공공시설을 통해 시민의 일상과 제도를 연결했다.
헤닝 라르센의 작업도 같은 토대 위에서 출발했지만, 그는 덴마크 안의 조용한 기능주의에만 머물지 않았다. 리야드, 말뫼, 코펜하겐, 레이캬비크, 키루나로 이어지는 작업에서 장소마다 다른 빛과 사회적 조건을 설계에 끌어들였다.
창립자의 직관에서 통합 조직으로
창립자 헤닝 라르센은 손으로 그리는 스케치를 끝까지 중시했다. 수많은 스케치북은 건물을 먼저 형태로 고정하기보다, 빛과 동선, 사람의 기억을 반복해서 조정한 흔적에 가깝다. 그는 건축가 개인의 감각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동시에 스튜디오를 여러 분야가 섞이는 조직으로 키웠다.
메테 키네 프란센 체제에서는 이 조직성이 더 커졌다.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리더십 아래 스튜디오는 80명 규모의 코펜하겐 사무소에서 600명 넘는 국제 조직으로 확장됐다. 루이스 베커(Louis Becker)는 글로벌 디자인 프린시펄로 여러 국제 프로젝트에서 스튜디오의 공공건축과 도시 설계 방향을 이끌었다. 2024년부터는 야코브 쿠렉이 매니징 디렉터를 맡아 람볼과 결합한 통합 설계 조직을 이끈다.
람볼 합류와 설계 범위 확장
스튜디오가 람볼 그룹에 합류한 뒤 활동 범위는 건축을 넘어 조경, 도시, 생태, 에너지로 넓어졌다. 이 변화는 단순한 조직 규모 확대가 아니라, 설계 초기부터 엔지니어링과 기후 조건을 함께 다루려는 방향 전환에 가깝다.
하르파와 모에스고르가 문화시설의 공공성을 보여줬다면, 다운스뷰와 월드 오브 볼보는 도시와 자연, 목구조, 브랜드 공간까지 다루는 현재의 방향을 보여준다.
후대에 남긴 태도
헤닝 라르센의 영향은 건물의 외형보다 설계 태도에 남았다. 자연광을 설계 재료로 삼는 방식, 도시 축과 공공 포이어를 중요하게 보는 방식, 기후와 장소 조건을 형태보다 먼저 살피는 방식이 후대 작업에 이어졌다.
이 태도는 북유럽 건축의 차분한 모더니즘과 국제 공공건축의 상징성을 함께 잇는다. 헤닝 라르센은 건물을 강한 조형물로 세우기보다, 빛과 공공 공간을 통해 오래 쓰이는 장소로 만드는 쪽에 가까웠다.
수상·전시 이력
헤닝 라르센과 스튜디오는 1989년 리야드 외교부 청사로 아가 칸 건축상을 받았다. 이 상은 사우디아라비아 관공서 건물이 지역 건축 전통, 현대 사무공간, 빛과 열 조절을 함께 다뤘다는 점을 인정했다.
1997년 말뫼 시립도서관은 스웨덴의 카스퍼 살린상을 받았다. 자연광과 공원 풍경을 열람 공간으로 끌어들인 점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2012년 헤닝 라르센은 일본예술협회의 프리미엄 임페리얼 건축 부문 수상자가 됐다. 이 상은 건물 한 채보다 그의 전체 작업, 특히 빛과 공간을 다루는 태도를 평가한 성격이 강하다.
2013년 하르파 콘서트홀 컨퍼런스 센터는 유럽연합 현대건축상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을 받았다. 수상 주체는 헤닝 라르센, Studio Olafur Eliasson, Batteríið Architects였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공공문화 시설을 완성했다는 배경, 아이슬란드의 지형과 빛을 건물 외피로 바꾼 협업 방식이 평가의 중심에 놓였다.
스튜디오 공식 수상 목록에는 2019년 유럽 올해의 건축가상, 2021년 ULI 아시아태평양 우수상, 2023년 Fast Company 세계 혁신 기업 건축 부문 선정도 오른다. 2025년에는 월드 오브 볼보와 노르웨이 베르겐의 글라스블로케네 하우켈란 대학병원이 2026년 유럽연합 현대건축상 후보에 올랐다.
전시에서도 스튜디오의 관심은 분명하다. Changing Our Footprint는 건설 산업의 탄소 배출 문제와 대안 재료를 다룬 전시다. 2023년 베를린 아에데스 건축 포럼에서 시작했고, 2023년 1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덴마크 건축센터에서도 열렸다. 목재, 짚, 잘피, 균사체, 재사용 재료, 분해를 고려한 설계, 3D 프린팅을 통해 건축이 재료에서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방향을 보여줬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헤닝 라르센은 북유럽 건축에서 빛을 다루는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공식 소개와 수상 기관 자료도 그를 빛의 대가로 설명한다. 이 평가는 별명에만 머물지 않는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말뫼 시립도서관, 덴마크 왕립 오페라로 이어지는 실제 작업이 그 근거가 된다.
스튜디오는 1980년대 리야드 외교부 청사로 북유럽 밖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0년대에는 하르파와 모에스고르, 키루나 시청, 여러 대학·문화시설을 통해 국제 설계사무소로 자리 잡았다. 프리미엄 임페리얼, 아가 칸 건축상,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은 서로 다른 지역과 기준에서 받은 상이기 때문에, 이 스튜디오의 평가 범위가 특정 국가나 유형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람볼 합류 이후 수상 이력은 건축물에서 도시·조경·생태 기반 프로젝트로 넓어졌다. 이는 헤닝 라르센이 창립자 개인의 건축 언어에만 기대지 않고, 여러 분야를 묶는 국제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뜻한다.
디자인 반응
하르파와 모에스고르 뮤지엄은 공공성과 장소성이 비교적 넓은 지지를 받은 사례다. 하르파는 금융위기 이후 완공된 문화시설이라는 배경까지 더해져, 레이캬비크의 회복을 상징하는 건물로 받아들여졌다. 모에스고르는 지붕을 열린 언덕으로 만든 점 때문에 박물관을 닫힌 전시 상자에서 벗어나게 한 사례로 평가받았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는 강한 햇빛을 차단하면서 간접광을 내부 깊숙이 들이는 방법을 보여줬다. 말뫼 시립도서관은 계절과 날씨를 열람실의 일부로 만들었다. 하르파는 유리 파사드와 조명, 북대서양의 낮은 빛을 결합해 낮과 밤이 다른 공공건축을 만들었다.
공공성 평가
헤닝 라르센의 대표작은 대형 건물일수록 사람의 이동과 머무름을 중요하게 둔다. 덴마크 왕립 오페라의 포이어, 하르파의 로비, 모에스고르의 경사 지붕, 키루나 시청의 중앙 공간은 모두 공연, 전시, 행정 이전에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계획됐다.
이 태도는 건축을 내부 사용자만의 시설로 닫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르파는 공연장이지만 관광객과 시민이 들어와 머물 수 있는 항구의 공공 장소가 됐다. 모에스고르는 박물관이면서도 지붕이 야외 언덕처럼 쓰인다. 키루나 시청은 행정 건물이면서 새 도시 중심부의 거실 역할을 맡았다.
지속가능성 평가
람볼 합류 이후 헤닝 라르센은 지속가능성과 재료 실험을 더 전면에 내세웠다. 목구조, 생물 유래 재료, 재사용 재료, 분해를 고려한 설계는 스튜디오의 최근 방향을 보여준다.
월드 오브 볼보는 목구조와 브랜드 체험 공간을 결합한 사례이고, Changing Our Footprint 전시는 건설 산업의 탄소 배출 문제를 실제 재료와 설계 방식으로 다뤘다. 다운스뷰 프레임워크 플랜은 기존 부지의 기억과 생태, 이동, 주거를 함께 다루려는 도시 설계로 볼 수 있다.
다만 대형 건축과 도시 개발 자체가 많은 자원을 쓰는 분야라는 점은 남는다. 스튜디오가 지속가능성을 말할수록, 실제 시공 규모와 재료 사용, 장기 운영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결과를 만드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비판
가장 큰 비판은 덴마크 왕립 오페라에 집중됐다. 건물은 민간 후원으로 지어졌고, 설계 과정에서 발주자의 요구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논쟁을 낳았다. 건축 자체도 코펜하겐 항구에서 지나치게 크고 무겁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내부 포이어와 공연장 구성, 항구 축을 완성한 도시적 효과는 별도로 인정받았다. 덴마크 왕립 오페라는 헤닝 라르센의 대표작인 동시에, 대형 문화시설이 도시와 후원 구조 속에서 어떤 논쟁을 낳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의 비판은 지속가능성 언어와 실제 건축 산업 사이의 간극에 놓인다. 헤닝 라르센은 목구조, 생물 유래 재료, 재사용 재료를 적극적으로 다루지만, 대형 건축과 도시 개발 자체가 여전히 많은 자원을 쓰는 분야라는 점은 남아 있다. Changing Our Footprint는 이 한계를 인정하고 설계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관련·혼동 용어
Henning Larsen
Henning Larsen는 창립자 개인과 스튜디오 이름이 함께 쓰이는 명칭이다. 문맥에 따라 덴마크 건축가 헤닝 라르센을 뜻하기도 하고, 그가 세운 건축 사무소를 뜻하기도 한다. MODY에서는 스튜디오 항목으로 다룰 때 “헤닝 라르센”을 사무소명으로 쓴다.
Henning Larsen Architects
Henning Larsen Architects는 이전에 널리 쓰이던 사무소 표기다. 현재 공식 브랜드는 Henning Larsen로 정리되어 있지만, 과거 프로젝트와 기사에서는 Henning Larsen Architects 표기가 함께 보인다.
Ramboll
람볼은 덴마크의 엔지니어링·컨설팅 그룹이다. 헤닝 라르센은 2019년 람볼 그룹에 합류했고, 2021년부터 람볼의 건축·조경·도시 설계 관련 인력이 헤닝 라르센 브랜드 아래로 통합됐다.
자연광
자연광은 헤닝 라르센 건축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다. 라르센은 빛을 단순히 공간을 밝히는 조건으로 보지 않고, 벽과 천장, 동선, 공공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설계 재료로 다뤘다.
빛의 건축
빛의 건축은 자연광을 건축의 중심 설계 요소로 삼는 접근을 가리킨다. 헤닝 라르센의 리야드 외교부 청사, 말뫼 시립도서관, 니 칼스버그 글립토테크 확장, 하르파는 이 표현과 자주 연결된다.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은 북유럽의 기능주의, 자연 재료, 절제된 형태, 인간 중심의 공간 감각을 바탕으로 한 건축·디자인 흐름이다. 헤닝 라르센은 이 전통 위에서 출발했지만, 중동과 북유럽, 국제 문화시설을 오가며 더 넓은 공공건축 언어로 확장했다.
미스 반 데어 로에상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은 유럽연합 현대건축상으로도 불리는 유럽의 주요 건축상이다. 하르파 콘서트홀 컨퍼런스 센터는 2013년 이 상을 받으며 헤닝 라르센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아가 칸 건축상
아가 칸 건축상은 이슬람 문화권의 사회적·문화적 조건을 깊이 다룬 건축을 평가하는 국제 건축상이다. 리야드 외교부 청사는 1989년 이 상을 받았다.
목구조
목구조는 목재를 주요 구조재로 사용하는 건축 방식이다. 월드 오브 볼보는 집성재와 CLT를 주요 구조로 사용한 사례로, 헤닝 라르센의 최근 재료 방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