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ARC (SPPARC)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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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PARC는 트레버 모리스(Trevor Morriss)가 런던에서 세운 건축 및 도시 설계 스튜디오다. 공식 프로필은 설립 시점을 2007년으로 밝힌다. 영국 Companies House에는 SPPARC Architecture LLP가 2006년 11월 30일 설립된 유한책임조합으로 등록돼 있다.

한국어에서는 보통 원문 SPPARC로 표기한다. 발음은 영어 단어 spark와 맞닿아 있어 ‘스파크’로 옮길 수 있다. 이름은 스탠리 피치 앤드 파트너스(Stanley Peach and Partners)에서 갈라져 나온 이력과도 연결된다. 트레버 모리스는 SPPARC가 개인 이름보다 팀 작업을 잘 드러내는 약어라고 설명했다.

SPPARC는 새 건물을 크게 내세우기보다, 오래된 건물과 막혀 있던 부지에 새 길과 용도를 넣는 작업으로 알려졌다. 보로 야즈(Borough Yards), 사우스웍스(Southworks), 그레이코트 스토어스(Greycoat Stores), 더 뮤직 박스(The Music Box), 캔들 팩토리(The Candle Factory), 올림피아(Olympia),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Ravenscourt Park Hospital), 세빌 극장(Saville Theatre), 캠든 필름 쿼터(Camden Film Quarter)가 대표 작업으로 꼽힌다.

스튜디오의 작업은 런던의 보전구역, 철도 아치, 오래된 창고, 전시장, 극장, 병원, 산업 부지를 자주 다룬다. 기존 벽돌과 골조를 남기고, 새 유리와 금속 프레임을 덧붙이며, 닫힌 블록 안에 보행자가 지나는 길을 넣는 방식이 반복된다.

약력·연혁

스탠리 피치 앤드 파트너스에서의 출발

트레버 모리스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스탠리 피치 앤드 파트너스의 파트너로 일했다. 스탠리 피치 앤드 파트너스는 정부 관련 작업을 해 온 오래된 영국 건축 조직이며, 윔블던 센터 코트와도 연결되는 이력을 갖는다.

모리스는 17세 때 런던 샤드 템스(Shad Thames)의 창고 개조 프로젝트에 참여해 첫 건물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JLL에서 일했고, 30세에 스탠리 피치 앤드 파트너스의 파트너가 됐다. 2007년에는 이 조직에서 분리돼 SPPARC를 독립 스튜디오로 세웠다.

SPPARC라는 이름은 이때 생긴 약어다. 모리스는 한 사람의 이름을 앞세우는 방식보다 팀 작업을 드러내는 이름을 원했다. 건축은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이름에도 반영돼 있다.

2010년대의 혼합 용도 건축

2010년대 SPPARC는 런던 안에서 교육, 주거, 숙박, 업무, 문화 시설이 섞인 건물을 여럿 맡았다. 더 뮤직 박스는 런던 칼리지 오브 컨템포러리 뮤직(LCCM, 당시 London College of Creative Media로 표기)의 캠퍼스와 주거 시설을 한 건물 안에 넣은 작업이다. 베어 가든스는 뱅크사이드 보전구역의 19세기 창고를 아파트호텔로 고쳤다.

캔들 팩토리는 켄싱턴 처치 스트리트(Kensington Church Street)의 촛불 제조 역사에서 외장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사우스웍스는 사무실 건축에 센서, 앱,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넣은 사례다. 이 시기 작업에서는 벽돌, 금속, 유리, 기존 골조를 함께 쓰는 입면이 자주 나온다.

보로 야즈와 보전형 도시 재생

보로 야즈는 SPPARC의 이름을 널리 알린 프로젝트다. 런던 보로 마켓 옆 빅토리아 시대 철도 아치와 창고를 고쳐 상점, 레스토랑, 문화 공간, 사무실, 영화관이 들어가는 보행 구역으로 바꿨다.

프로젝트는 2021년에 완공됐고, 리테일 공간은 2022년에 단계적으로 열렸다. SPPARC는 8,500제곱미터 규모의 기존 철도 아치를 다시 쓰고, 철도 고가 때문에 끊겼던 옛 중세 거리 흔적을 보행로와 마당으로 되살렸다.

보로 야즈 이후 SPPARC는 오래된 대형 부지에 새 동선과 프로그램을 넣는 작업을 더 자주 맡았다. 올림피아, 세빌 극장,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 캠든 필름 쿼터는 모두 보전, 개발 수익, 일반인의 접근, 지역 반응이 함께 걸린 프로젝트다.

올림피아와 대형 문화 지구

SPPARC는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와 함께 런던 올림피아 재개발을 맡았다. 올림피아는 웨스트 켄싱턴의 역사적 전시장 부지이며, 그랜드 홀과 필러 홀, 내셔널 홀 등 보호 건축물이 포함돼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 1월 해머스미스 앤드 풀럼 자치구에서 계획 승인을 받았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전체 마스터플랜과 일부 건물을 맡았고, SPPARC는 건축 설계와 실행 단계를 깊게 맡았다. 특히 브리티시 에어웨이스 아크(British Airways ARC) 음악 공연장, 웨더비 펨브리지 스쿨(Wetherby Pembridge school), 하얏트 리젠시 호텔(Hyatt Regency hotel) 같은 새 건물에서 리드 아키텍트로 참여했다.

올림피아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문을 여는 문화 지구로 계획됐다. 기존 전시장 기능을 유지하면서 극장, 음악 공연장, 호텔, 사무실, 식음료, 학교, 상부 보행 공간을 더한다. 행사가 있는 사람만 들어가던 전시장 부지를, 평소에도 사람들이 걷고 머물 수 있는 동네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0년대의 대형 보전 프로젝트와 창작 산업 지구

2020년대 중반 SPPARC는 더 큰 규모의 도시 프로젝트를 맡았다.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은 1933년에 문을 연 옛 로열 메이소닉 병원(Royal Masonic Hospital)을 주거, 요양, 커뮤니티 용도로 바꾸는 작업이다. 세빌 극장은 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 건물을 다시 공연장으로 되돌리는 프로젝트다.

캠든 필름 쿼터는 SPPARC가 2024년 마스터플랜 설계자로 지정된 켄티시 타운(Kentish Town)의 대형 창작 산업 지구다. 2026년 6월 캠든 의회에서 계획 승인을 받았다. 도심 산업 부지 안에 영화·TV 제작 시설, 교육 시설, 주거, 공원,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넣는 계획이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장소에서 단서를 찾는 방식

SPPARC는 프로젝트를 ‘스토리’라고 부른다. 트레버 모리스는 초기 몇 달 동안 건축가가 탐정처럼 장소의 단서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단서는 주변 건물, 지역 역사, 기존 구조, 동네가 쓰던 길, 주민 반응에서 나온다.

이 접근은 보전 작업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보로 야즈에서는 빅토리아 시대 철도 아치와 붉은 벽돌을 그대로 보이게 했다. 그레이코트 스토어스에서는 1950년대 렌더 마감에 가려졌던 빅토리아식 창고 이미지를 새 벽돌 입면으로 되살렸다. 캔들 팩토리에서는 켄싱턴 일대의 촛불 제조 역사를 석영 골재가 들어간 프리캐스트 패널의 반짝임으로 옮겼다.

SPPARC는 옛 건물을 그대로 흉내 내지 않는다. 기존 재료와 새 재료를 구분해서 쓰고, 새 프로그램이 들어간 뒤에도 예전 장소의 벽돌, 아치, 창, 길 흔적이 남아 보이게 한다.

벽돌과 유리, 금속의 대비

SPPARC 작업에는 벽돌과 유리, 금속을 함께 쓰는 입면이 자주 나온다. 오래된 벽돌은 남기고, 새로 넣는 창과 문은 검은 금속 프레임이나 유리로 처리해 새 부분과 옛 부분을 구분한다.

보로 야즈의 철도 아치에는 유리 파사드를 뒤로 물려 넣었다. 이 때문에 기존 벽돌 아치의 두께와 윤곽이 거리에서 바로 보인다. 그레이코트 스토어스의 새 입면은 손으로 쌓은 벽돌 기둥, 곡선형 프리캐스트 스팬드럴, 타원형 창, 원형 창을 조합했다.

사우스웍스의 입구에는 이탈리아산 결정질 주조 유리 벽돌이 쓰였다. 길이 65미터에 이르는 사무실 전면은 곡선과 깊은 창틀로 나뉜다. 좁은 거리에서 긴 사무실 입면이 한 덩어리로 보이지 않게 만든 처리다.

닫힌 부지에 길을 넣는 도시 설계

SPPARC가 다루는 대형 프로젝트는 건물 한 동보다 보행로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보로 야즈는 템스강과 보로 마켓 사이를 잇는 보행로와 마당을 만들었다. 올림피아는 차량과 물류가 차지하던 지상부를 줄이고, 보행자가 지나는 올림피아 웨이와 상부 공공 공간을 만들었다.

캠든 필름 쿼터도 같은 문제를 다룬다. 기존 레지스 로드(Regis Road) 산업 지대는 철도와 물류 시설 때문에 주변 주거지와 떨어져 있었다. SPPARC의 계획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지나는 새 길을 넣고, 영화 제작 시설과 주거, 학교, 공원을 한 동네 안에 배치한다.

SPPARC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로 들어가고, 어디를 지나가며, 어느 곳에서 멈출 수 있는가다. 입면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막힌 땅을 사람이 지나는 도시 공간으로 다시 바꾸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러 용도를 한 건물에 넣는 방식

SPPARC는 한 건물 안에 성격이 다른 용도를 겹쳐 넣는 작업을 자주 한다. 더 뮤직 박스는 하부에 음악 학교와 공연 공간을 넣고 상부에 주거 시설을 올렸다. 세빌 극장은 극장과 호텔을 같은 건물에 넣는다. 사우스웍스는 사무실에 환경 센서와 사용자 앱을 결합했다.

캠든 필름 쿼터에서는 이 방식이 더 커진다. 일반 영화 스튜디오는 도시 외곽의 넓은 땅에 낮게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캠든 필름 쿼터는 도심의 제한된 땅을 쓰기 위해 스튜디오 시설을 위로 쌓고, 교육 시설과 주거, 업무 공간, 공공 공간을 같은 지구 안에 넣는다.

상업 개발과 보전 규제 사이의 조정

SPPARC가 맡는 프로젝트는 개발 수익과 보전 규제가 동시에 걸린 경우가 많다. 보로 야즈는 리테일과 사무실을 넣으면서도 철도 아치와 중세 거리 흔적을 남겼다. 올림피아는 보호 건축물이 많은 전시장 부지에 새 공연장, 호텔, 사무실, 공공 공간을 추가했다. 세빌 극장은 오래된 극장 입면과 장식을 복원하면서 상부에 호텔을 올린다.

이 지점에서 SPPARC의 작업은 순수한 보전도, 완전한 신축도 아니다. 가치가 남은 부분은 보수해 남기고, 새 수익 구조가 필요한 부분은 현대적 프로그램으로 채운다.

주요 작업

베어 가든스

베어 가든스는 런던 뱅크사이드 보전구역 안의 19세기 창고를 네이티브 뱅크사이드 아파트호텔로 바꾼 프로젝트다. SPPARC는 다섯 동 중 세 동을 연결하고 고쳐 75실 규모의 부티크 아파트호텔을 만들었다.

기존 창고는 한때 직조기용 카드 패턴을 만들던 E. Newman & Sons가 쓰던 건물이었다. SPPARC는 이 배경을 상층부 입면에 반영했다. 로즈 앨리(Rose Alley) 쪽 상층부에는 청동색 타공 스크린을 넣어 예전 직물 패턴을 떠올리게 했다.

1층에는 글로브 극장(Globe Theatre) 관련 공간과 어학 학교가 들어갔다. 내부에는 더블 하이트 로비, 노출 벽돌, 보드폼 콘크리트, 금속 창이 함께 쓰였다. 프로젝트는 BREEAM Excellent 등급을 받은 아파트호텔로 소개된다.

더 뮤직 박스

더 뮤직 박스는 런던 사우스워크 유니언 스트리트(Union Street)에 지어진 혼합 용도 건물이다. 하부에는 LCCM 캠퍼스가 들어가고, 상부에는 임대 방식이 다른 주거 시설이 올라간다.

건물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덩어리를 바탕으로 계획됐다. SPPARC는 황금비(Phi’s Golden Section)를 참고해 학교와 주거를 가르는 세로 방향의 선을 만들었다. 하부에는 리허설실, 공연 공간, 녹음 스튜디오, 실습실, 카페, 지하 음악 공연장이 들어간다.

음악 학교 위에 주거 시설을 올렸기 때문에 방음이 중요했다. SPPARC는 독립된 강철 구조를 이용해 ‘방 안의 방’처럼 떠 있는 공간을 만들고, 공연과 연습 소리가 위층 주거 공간으로 전달되지 않게 했다.

입면에는 음악을 직접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들어간다. 하부는 큰 흰색 글레이즈드 벽돌을 플랑드르식 쌓기로 마감했다. 일부 입면의 돌출 패턴은 기타 태블러처처럼 보이도록 만들었고, SPPARC는 이 패턴이 건물을 돌려 보면 크림(Cream)의 곡 White Room에 나오는 에릭 클랩튼의 리프와 맞닿는다고 설명했다. 상부의 세로 핀은 피아노 건반을 떠올리게 한다.

더 뮤직 박스는 사우스워크역과 테이트 모던 남쪽 입구 사이에 새 문화 동선을 만드는 건물로 계획됐다. Evening Standard New Homes Awards 2018에서 Home or Development of Outstanding Architectural Merit 부문 Highly Commended에 올랐다.

캔들 팩토리

캔들 팩토리는 켄싱턴 처치 스트리트의 17,000제곱피트 규모 혼합 용도 개발이다. SPPARC는 19세기 중반 켄싱턴이 영국 가톨릭 교회용 양초 공급지로 알려졌던 배경을 외장 아이디어로 삼았다.

건물 외벽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한 프리캐스트 패널이 쓰였다. 패널에는 석영 골재가 들어가며, 빛을 받으면 표면이 은은하게 반짝이도록 설계됐다. 이 효과는 양초 제작 과정에서 녹은 왁스가 표면에 남기는 느낌과 연결된다.

저층부는 주변 보전구역의 건물 높이와 창 비례를 참고했다. 2층부터 5층까지는 주거 공간이 들어가며, 바닥부터 천장까지 열리는 창을 넣었다. 옥상에는 일부 세대가 쓰는 테라스가 있고, 켄싱턴 처치 스트리트 쪽 업무 공간에는 자전거 보관실과 샤워 시설을 지하에 배치했다.

사우스웍스

사우스웍스는 런던 사우스워크 러시워스 스트리트(Rushworth Street)에 들어선 7층, 70,000제곱피트 규모 사무실 건물이다. 여러 노후 건물을 대체해 지어졌고, 좁은 거리와 마주한 65미터 길이의 전면을 곡선과 깊은 창틀로 나눴다.

입구는 이탈리아산 결정질 주조 유리 벽돌로 만들었다. 낮에는 반투명한 표면이 외부에서 보이고, 밤에는 내부 빛이 거리 쪽으로 새어 나온다. 내부는 풍화된 철, 유리, 셔터 콘크리트, 검은색 디테일을 함께 썼다.

사우스웍스는 건물 운영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쓰는 사무실로 알려졌다. 센서 플랫폼이 공기질, 점유 밀도, 온도, 조명, 소음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는 앱을 통해 난방과 조명, 회의실 예약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건물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Smart Building Certification Platinum을 받은 건물로 소개됐다.

프로젝트는 2021년 Futureproof Awards People’s Choice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건물’로 선정됐다. SPPARC 공식 소개는 BREEAM Excellent 디자인 등급을 밝힌다.

보로 야즈

보로 야즈는 런던 보로 마켓 옆 철도 아치와 창고를 새 보행 지구로 바꾼 프로젝트다. 개발 규모는 약 3억 파운드로 소개됐으며, 2021년에 완공되고 2022년부터 리테일 공간이 열렸다.

SPPARC는 빅토리아 시대 철도 고가 아래 8,500제곱미터 규모 아치를 상점, 레스토랑, 갤러리, 문화 공간으로 고쳐 썼다. 아치 안쪽에는 유리 파사드를 뒤로 물려 넣어 기존 벽돌 아치가 정면에서 그대로 보이게 했다. 내부는 노출 벽돌을 살려 높은 아치 공간이 느껴지게 했다.

도시 설계에서 중요한 부분은 보행로였다. 철도 고가가 막아 버린 옛 중세 거리 흔적을 조사해 새 골목과 마당으로 다시 연결했다. 이 보행 네트워크는 템스강, 보로 마켓, 런던 브리지 주변을 잇는다.

입면 디테일도 주변 건물에서 가져왔다. 일부 벽돌 패턴은 보로 마켓과 인근 랜드마크를 참고했고, 다른 입면에는 맞은편 서더크 대성당(Southwark Cathedral)의 디테일을 변형해 넣었다. 프로젝트에는 폴 스미스 매장, Everyman 영화관, 레스토랑, 사무실, 갤러리 등이 들어갔다.

보로 야즈는 RIBA London Award 2023, AJ Architecture Awards 2023 Mixed-use Project, MIPIM Awards 2022 Best Urban Project, Planning Awards 2022 Placemaking Design Excellence, New London Awards 2022 Retail and Hospitality 부문에서 인정받았다.

그레이코트 스토어스

그레이코트 스토어스는 웨스트민스터 그레이코트 플레이스(Greycoat Place)의 모서리에 있는 1890년대 건물을 고친 프로젝트다. 건물은 처음에 백화점으로 쓰였고, 제2차 세계대전 뒤에는 Army and Navy Co-operative Society의 창고로 바뀌었다.

1950년대 개조 때 주요 붉은 벽돌 입면이 시멘트 렌더로 덮였다. SPPARC는 이 마감을 걷어내는 대신 새 벽돌 입면을 설계해 건물의 빅토리아식 창고 분위기를 다시 만들었다.

리노베이션 뒤 건물은 90,000제곱피트 규모의 혼합 용도 개발이 됐다. 8개 층에는 업무 공간이 들어가고, 5,000제곱피트 규모 리테일·레저 시설과 4,000제곱피트 레스토랑이 더해졌다. 옛 지하 차량 주차 공간에는 자전거 시설이 들어갔다.

입면에는 손으로 쌓은 벽돌 기둥, 곡선형 프리캐스트 스팬드럴, 두 층 높이의 타원형 창, 5층 원형 창이 들어갔다. 내부의 주요 철골과 벽돌 구조는 남겼고, 리셉션에는 외부 벽돌 패턴과 이어지는 벽돌 코어를 배치했다.

더 힌드

더 힌드(The Hinde)는 런던 뱅크사이드의 골든 하인드(Golden Hinde) 복제선을 위한 박물관 및 방문자 센터 계획이다. 골든 하인드는 프랜시스 드레이크(Sir Francis Drake)의 16세기 항해와 연결되는 갤리언을 본뜬 배다.

SPPARC의 계획안은 1,125제곱미터 규모이며, 두 개 층으로 구성된다. 새 시설에는 티켓 홀, 교육 공간, 전시 공간, 외부 지붕 보행로, 선박을 바라보는 갤러리, 화장실, 직원 사무 공간이 들어간다.

재료는 배와 직접 연결된다. 방문자 센터는 영국산 참나무와 유리를 주요 재료로 쓰며, 배를 둘러싸는 형태로 계획됐다. 전시 공간에서는 유리를 통해 선박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고, 목재 구조가 만드는 빛과 그림자로 항해 경로를 나타내는 연출도 계획됐다.

올림피아

올림피아는 런던 웨스트 켄싱턴의 역사적 전시장 부지를 문화·상업 복합 지구로 바꾸는 대형 재개발이다. SPPARC는 헤더윅 스튜디오와 함께 설계했고, 프로젝트는 약 13억 파운드 규모로 보도됐다.

부지에는 Grade II* 보호 건축물인 그랜드 홀과 필러 홀, Grade II 보호 건축물인 내셔널 홀 등이 포함된다. 새 계획은 전시장 기능을 유지하면서 공연장, 극장, 호텔, 사무실, 식음료, 학교, 새 공공 공간을 넣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부 보행 공간이다. 올림피아 웨이에서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면 전시장 사이에 새 길과 광장, 정원이 이어진다. 이 공간은 곡선 유리 캐노피로 덮인다. 캐노피의 유리 패널은 역사적 전시장 지붕의 주름과 리듬을 이어받으면서도, 새 구조물임을 바로 알 수 있게 한다.

차량과 물류 동선은 지상에서 줄이고 지하 물류 시설로 옮겼다. 기존 올림피아가 행사가 없는 날에는 들어가기 어려운 시설이었다면, 새 올림피아는 행사 티켓이 없어도 걷고 머물 수 있는 문화 지구를 목표로 한다.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은 해머스미스의 옛 로열 메이소닉 병원을 주거와 요양, 커뮤니티 용도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이 건물은 Grade II* 보호 건축물이며, 오랫동안 비어 있던 아르데코 병원 건물이다.

병원은 1933년 조지 5세가 개원했으며, 당시 유럽 최대 규모의 독립 급성기 병원으로 소개됐다. 설계는 스코틀랜드 건축가 토머스 S. 테이트(Thomas S. Tait)가 맡았다. 붉은 벽돌, 평지붕, 절제된 장식, 반원형 선 발코니, 유리 브리지가 특징이며, 1933년 RIBA Gold Medal Building of the Year를 받았다.

SPPARC의 계획은 주요 병원 블록을 다시 쓰는 방식이다. 2025년 계획 승인 뒤, 부지는 140가구 주거, 65실 요양 시설, 커뮤니티 용도 공간으로 바뀌게 됐다. 기존 병동과 치료 블록은 아파트로 바뀌고, 원래의 유리 브리지는 세 개 블록을 다시 연결한다.

반원형 선 발코니는 주거용 발코니로 다시 쓰인다. 행정동은 커뮤니티 이용 공간으로 바뀌며, 내부 장식과 입구 양쪽 조각상은 보수해 남긴다. 1970년대 증축부는 철거되고, 새 요양 시설과 주거동이 들어간다.

세빌 극장

세빌 극장은 런던 샤프츠베리 애비뉴(Shaftesbury Avenue)에 있는 Grade II 보호 건축물이다. 1931년 토머스 베넷(Sir Thomas Bennett)이 설계했으며, 전면에는 길이 약 130피트의 길버트 베이즈(Gilbert Bayes) 조각 프리즈가 남아 있다.

이 건물은 극장, 음악 공연장, 영화관으로 용도가 바뀌어 왔다. 1960년대에는 비틀스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Brian Epstein)이 소유했고, 지미 헨드릭스와 더 후(The Who) 같은 음악가의 공연과 연결되는 장소로 알려졌다.

SPPARC는 이 건물을 다시 공연장으로 되돌리는 재개발을 맡았다. 2025년 계획 승인을 받은 안은 최대 622석 규모의 유연한 극장을 다시 넣는다. 좌석은 세 개 층으로 배치되며, 공연 형식에 따라 원형 무대, 돌출 무대, 프로시니엄 무대로 바꿀 수 있다. 관객은 샤프츠베리 애비뉴 쪽 역사적 입구로 들어간다.

상부에는 citizenM 호텔이 추가된다. 이 호텔은 극장 위에 올라가는 새 매스이며, SPPARC는 무대 커튼의 접힘을 떠올리게 하는 벽돌 입면을 계획했다. 프로젝트는 서커스 제작사 시르크 뒤 솔레이유(Cirque du Soleil)의 런던 공연 거점으로도 소개됐다.

캠든 필름 쿼터

캠든 필름 쿼터는 런던 켄티시 타운 레지스 로드 일대의 대형 창작 산업 지구 계획이다. SPPARC는 Yoo Capital을 위해 마스터플랜과 스튜디오 시설 설계를 맡았다.

SPPARC는 2024년 이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 건축가로 지정됐다. 2025년 상세 계획 신청이 제출됐고, 2026년 6월 캠든 의회에서 계획 승인을 받았다. 전체 개발 규모는 10억 파운드로 보도됐다.

공식 프로젝트 소개는 8개의 사운드스테이지와 3개의 오케스트라·제작 스튜디오를 밝힌다. 일부 건설·방송 매체는 이를 11개 스튜디오 시설 또는 11개 사운드스테이지로 묶어 보도했다. 운영은 Oxygen Studios가 맡는다고 공개됐다.

계획에는 제작 및 후반 제작 시설, 70,000제곱피트 규모의 소규모 스크린 산업 업무 공간, 전문 교육 시설, 주거, 공원, 커뮤니티 시네마, 야외 원형극장, 방문자 시설이 들어간다. 주거는 485가구이며, 절반이 저렴 주거로 계획됐다. Places for People은 이 중 243가구 저렴 주거를 맡는다.

도시 설계에서는 공공 공간과 연결성이 강조됐다. 계획에는 1.1헥타르 규모의 공개 공지, 301그루의 새 나무, 보행·자전거 동선, 새 재활용센터, Grade II 보호 건축물인 켄티시 타운 경찰서 복원이 포함된다.

가장 큰 특징은 도심형 스튜디오다. 일반적인 영화 스튜디오는 넓은 외곽 부지에 낮고 넓게 펼쳐진다. 캠든 필름 쿼터는 도심의 제한된 땅을 쓰기 위해 스튜디오 시설을 위로 쌓는 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은 뉴욕 와일드플라워 스튜디오(Wildflower Studios)와 자주 비교된다.

영향 관계

스탠리 피치의 유산

SPPARC는 이름과 조직 이력에서 스탠리 피치 앤드 파트너스의 흔적을 갖고 있다. 다만 2007년 이후에는 별도 스튜디오로 운영된다. 이 배경은 보전과 대형 공공·상업 부지에 익숙한 영국 건축 실무와 연결된다.

트레버 모리스는 SPPARC라는 약어가 개인보다 팀 작업을 더 잘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 태도는 스튜디오의 결과물에도 이어진다. SPPARC 작업은 강한 작가적 조형보다 개발자, 보전 당국, 사용자, 지역 동선을 조정한 결과가 더 크게 보인다.

영국식 보전 개발

SPPARC의 주요 작업은 영국의 보전구역, 보호 건축물, 역사적 산업 시설과 자주 맞닿아 있다. 보로 야즈는 철도 아치와 중세 거리 흔적을 다뤘고,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은 1930년대 모더니즘 병원을 다시 쓰는 작업이다. 세빌 극장은 웨스트엔드의 역사적 극장 입면과 장식을 남기면서 새 공연장과 호텔을 넣는다.

이런 작업은 ‘무엇을 새로 지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남기고 어디에 새 부분을 붙일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SPPARC의 입면 디테일과 동선 계획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헤더윅 스튜디오와 Yoo Capital

올림피아는 SPPARC가 헤더윅 스튜디오와 함께 맡은 대표 협업이다. 두 스튜디오는 역사적 전시장 지붕 위와 사이에 새 공공 공간을 넣는 방식으로 부지를 다시 열었다.

Yoo Capital은 올림피아, 세빌 극장, 캠든 필름 쿼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발 파트너다. 이 세 프로젝트는 모두 런던의 문화 산업 부지를 새 상업·공공 프로그램과 엮는 성격을 갖는다. SPPARC는 이 과정에서 보전 설계, 마스터플랜, 혼합 용도 건축을 맡았다.

런던 도시 재생 담론

SPPARC의 작업은 런던 도시 재생에서 자주 나오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낡은 산업 부지와 보호 건축물은 새 용도를 찾지 못하면 비어 있거나 막힌 공간으로 남는다. 반대로 개발 압력이 너무 커지면 기존 건물의 규모와 동네 질감이 쉽게 사라진다.

SPPARC는 두 위험 사이에서 기존 재료와 새 프로그램을 동시에 쓰는 방식을 택한다. 보로 야즈처럼 세밀하게 열린 공간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캠든 필름 쿼터처럼 규모가 큰 계획은 지역 주민의 우려도 함께 부른다.

수상·전시 이력

보로 야즈는 SPPARC의 수상 이력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다. 2022년 MIPIM Awards에서 Best Urban Project를 받았고, 같은 해 New London Awards에서는 Retail and Hospitality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Planning Awards 2022에서는 Placemaking Design Excellence 부문에서 인정받았다.

2023년 보로 야즈는 RIBA London Award를 받았다. RIBA는 이 프로젝트를 빅토리아 시대 창고와 역사적 철도 아치의 리트로핏 작업으로 설명했다. 같은 해 AJ Architecture Awards에서는 Mixed-use Project 부문 수상작이 됐다.

사우스웍스는 2021년 Futureproof Awards People’s Choice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건물’로 선정됐다. 같은 프로젝트는 영국 최초의 Smart Building Certification Platinum 사례로 소개됐다.

더 뮤직 박스는 Evening Standard New Homes Awards 2018에서 Home or Development of Outstanding Architectural Merit 부문 Highly Commended에 올랐다.

SPPARC는 전시용 파빌리온보다 실제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이 소개된 스튜디오다. 건축 매체에서는 보로 야즈, 사우스웍스, 올림피아, 세빌 극장, 캠든 필름 쿼터가 반복적으로 다뤄졌다.

반응과 평가

보로 야즈에 대한 호평

보로 야즈는 SPPARC의 강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RIBA는 이 작업이 단일 건물을 넘어 전체 마스터플랜으로 커졌고, 새 상점과 레스토랑, 사무실, 영화관을 보행 동선으로 묶었다고 봤다.

이 프로젝트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벽돌을 남겼기 때문이 아니다. 기존 철도 아치를 열어 보행자가 지나갈 수 있게 했고, 끊겼던 중세 거리 흔적을 새 길로 다시 만들었다. 개발 수익을 만드는 상업 시설과 공공 보행 공간이 같은 개발 안에 함께 들어갔다.

건축 매체와 시상 기관은 보로 야즈를 기존 도시 구조를 되살린 리테일·문화 지구로 받아들였다. 이 평가는 이후 SPPARC가 올림피아와 캠든 필름 쿼터 같은 대형 부지를 맡는 근거가 됐다.

사우스웍스와 스마트 빌딩

사우스웍스는 건축 형태보다 운영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센서와 앱,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사무실 환경을 조절하는 건물이라는 점이 차별점이었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건물’이라는 표현은 수상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 이 평가는 2021년 Futureproof Awards People’s Choice 부문에서 나온 결과다. 기술을 많이 넣었다는 사실과 장기적인 사용자 만족은 같은 뜻이 아니다. 사우스웍스는 팬데믹 이후 사무실 건축이 공기질, 밀도, 조명, 소음 데이터를 더 직접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시점의 사례다.

보전과 상업성

SPPARC 작업은 보전과 상업 개발이 만나는 지점에서 힘을 얻는다. 보로 야즈, 그레이코트 스토어스, 레이븐스코트 파크 병원, 세빌 극장은 모두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두기 어렵고, 완전히 새로 짓기도 어려운 장소다.

좋게 보면 SPPARC는 비어 있던 건물과 막힌 부지를 다시 쓰게 만든다. 낡은 철도 아치, 창고, 병원, 극장에 사람이 들어오고, 새 길과 프로그램이 생긴다.

반대로 보면 이 방식은 고급 상업 시설과 부동산 개발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보전의 명분이 강하더라도, 실제 결과는 호텔, 레스토랑, 고급 사무실, 리테일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다. SPPARC 작업을 볼 때는 복원된 벽돌과 새로 생긴 공공 동선뿐 아니라, 그 공간을 누가 쓸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올림피아의 기대와 우려

올림피아는 런던 서부의 큰 변화를 예고한 프로젝트다. 새 극장, 음악 공연장, 호텔, 학교, 사무실, 식음료 공간이 들어가면서 전시장 중심 부지가 하루 종일 운영되는 지구로 바뀌고 있다.

긍정적 반응은 접근성에서 나온다. 기존 올림피아는 행사가 없으면 들어가기 어려운 시설에 가까웠다. 새 계획은 거리, 광장, 테라스, 상부 보행로를 통해 표가 없어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우려도 있다. 방문객과 야간 운영이 늘어나면 소음, 교통, 치안, 지역 임대료 문제가 따라올 수 있다. 올림피아의 평가는 개장 직후의 시각적 완성도보다, 실제 운영이 지역 생활과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세빌 극장과 공연장 복귀

세빌 극장은 보전과 상업성이 가장 노골적으로 만나는 사례다. 긍정적으로 보면, 오래전 영화관으로 바뀌었던 웨스트엔드 극장이 다시 라이브 공연장으로 돌아온다. 전면 조각 프리즈와 역사적 입구도 다시 주목받는다.

동시에 이 프로젝트는 극장 위에 호텔을 올린다. 공연장 복원만으로는 개발비와 장기 운영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PPARC는 호텔 입면을 무대 커튼처럼 접힌 벽돌 표면으로 계획했지만, 이 새 매스가 역사적 극장 위에 얹히는 방식은 보전 개발의 전형적인 논점을 만든다.

캠든 필름 쿼터 논쟁

캠든 필름 쿼터는 영국 영화·TV 산업을 위한 도심형 제작 인프라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지지하는 쪽은 스튜디오 시설, 교육 시설, 일자리, 저렴 주거, 공공 공간을 한 부지에 모으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반대 의견은 규모에서 나온다. 계획안에는 20층을 넘는 대형 매스가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지역 단체는 공사 기간의 소음, 먼지, 진동, 인프라 부담, 관광객 증가를 우려했다.

이 논쟁에서는 SPPARC가 앞으로 더 자주 마주할 문제가 확인된다. 오래된 산업 부지를 창작 산업 지구로 바꾸는 일은 도시 경제에는 매력적이지만, 기존 주민에게는 높이, 소음, 교통, 생활비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