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AA (SANAA)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8234474348-f7ad94c07b833888.webp" alt="Sydney Gets a New Modern Art Gallery Designed by SANAA" data-orientation="original"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8234475665-32390109a30b550a.webp" data-source-url="https://hypebeast.com/2022/12/sydney-modern-gallery-by-sanaa-opening-info" width="600" />
© Art Gallery Of South Wales
SANAA는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가 1995년 도쿄에서 설립한 건축 스튜디오다. 정식 명칭은 Sejima and Nishizawa and Associates이며 미술관, 대학, 문화시설, 주거, 상업공간을 세계 각지에서 설계해 왔다.
SANAA의 건축은 얇은 지붕과 기둥, 유리와 금속, 낮게 펼쳐지는 매스처럼 가벼워 보이는 요소를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단순히 흰색과 투명한 재료를 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복도와 방을 명확하게 나누는 대신 여러 공간을 나란히 놓거나 하나의 큰 바닥을 굽이치게 만들면서 사람이 움직이고 머무는 방식을 다시 짠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는 원형 건물의 앞뒤를 없앴고, 롤렉스 러닝센터에서는 하나의 바닥을 언덕처럼 굽혀 벽 대신 높낮이로 공간을 나눴다. 루브르 랑스에서는 낮은 알루미늄 건물이 옛 광산 부지를 따라 길게 놓이고, 그레이스 팜스에서는 하나의 지붕이 언덕을 따라 흐르며 여러 프로그램을 연결한다. 형태는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건축물이 하나의 거대한 물체처럼 서기보다 주변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식은 꾸준히 이어진다.
약력·연혁
세지마 가즈요는 일본여자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이토 도요의 사무소에서 일했고 1987년 자신의 사무소 Kazuyo Sejima & Associates를 설립했다. 니시자와 류에는 요코하마국립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세지마 사무소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1995년 공동 작업을 위한 SANAA를 별도로 설립했으며 이후에도 각자의 개인 사무소를 병행하고 있다.
초기 SANAA는 일본의 소규모 상업시설과 주거, 미술관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건물을 단단한 덩어리로 만들기보다 여러 작은 공간을 떨어뜨려 놓거나 투명한 외벽 안에 넣는 실험을 이어갔다. 1999년 완공된 오가사와라 자료관과 2001년 완공된 이시카와현립 간호대학교 등에서 낮은 매스와 유리, 중정이 반복적으로 사용됐다.
2004년 개관한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SANAA의 작업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린 전환점이 됐다. 지름 113m의 원형 외벽 안에 크기와 높이가 다른 전시실을 흩어 놓고, 어느 방향에서도 진입할 수 있게 했다. 일반적인 미술관처럼 정면 현관에서 순서대로 전시실을 통과하는 구조 대신 방문자가 여러 경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2007년에는 뉴욕 뉴 뮤지엄이 문을 열었다. 좁은 도심 부지에서 크기가 다른 직육면체 전시층을 조금씩 어긋나게 쌓아 올려 SANAA의 수평적인 건축을 수직형 미술관으로 바꿨다. 반투명한 금속 메시가 건물 전체를 감싸면서 내부의 여러 덩어리를 하나의 흐릿한 실루엣으로 묶었다.
2010년에는 스위스 로잔의 EPFL 캠퍼스에 롤렉스 러닝센터가 완공됐다. 약 2만㎡ 규모의 하나로 이어진 공간에서 바닥과 지붕이 완만하게 올라갔다 내려오며 도서관, 학습 공간, 카페와 휴게 공간을 나눈다. 같은 해 세지마와 니시자와는 SANAA의 공동 작업으로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했다.
2012년 개관한 루브르 랑스에서는 프랑스 북부의 옛 탄광 부지 위에 낮고 긴 건물을 배치했다. 반사되는 알루미늄 외벽과 유리를 사용해 주변 풍경이 건물 표면에 비치도록 했고, 높이를 낮춰 멀리 있는 나무와 지형이 건물 위로 계속 보이게 했다.
2015년 미국 코네티컷에 완공한 그레이스 팜스의 리버 빌딩은 하나의 긴 지붕이 언덕을 따라 휘어지는 구조다. 지붕 아래에 유리로 둘러싼 여러 프로그램을 떨어뜨려 배치하면서 건물 사이의 빈 공간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22년에는 호주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 확장 건물인 Naala Badu가 문을 열었다. 서로 다른 높이의 전시 공간을 경사진 부지에 계단처럼 내려놓고, 지붕과 테라스를 통해 시드니 항구와 주변 공원을 계속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25년 12월에는 대만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가 개관했다. SANAA와 대만의 Ricky Liu & Associates가 공동 설계한 프로젝트로, 타이중 시립미술관과 중앙도서관을 하나의 복합문화시설로 묶었다. 서로 다른 크기의 여덟 개 매스를 엇갈려 배치하고 유리와 알루미늄 익스팬디드 메탈을 두른 외피를 사용했다. 5만8천㎡가 넘는 SANAA 최대 규모의 문화시설로, 미술관과 도서관 사이를 분명하게 끊기보다 두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만나는 구조를 만들었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SANAA는 건축의 형태를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사람이 어떤 경로로 들어오고, 만나고, 머무를지부터 공간을 짠다. 그래서 입구 하나와 중심축 하나를 정해 놓기보다 여러 방향에서 들어갈 수 있는 평면이나 여러 갈래로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자주 만든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의 원형 평면은 어느 한쪽을 정면으로 만들지 않으며, 내부에서도 전시실 사이를 여러 경로로 오갈 수 있다.
벽이 맡던 역할을 다른 요소로 바꾸기도 한다. 롤렉스 러닝센터에서는 바닥의 높낮이가 도서관과 휴게 공간을 자연스럽게 구분한다. 벽을 세워 시야를 끊지 않아도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앞 공간과 조금 다른 장소에 들어온 것처럼 느끼게 한다. 안뜰은 구부러진 바닥과 지붕 사이에 빛과 외부 풍경을 끌어들이면서 넓은 내부 공간에 방향을 만든다.
투명성 역시 단순히 유리 건물을 만들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외부에서 내부 활동이 보이고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도 상대방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가나자와에서는 전시실 사이의 복도와 외부 공원이 겹쳐 보이고, 루브르 랑스에서는 유리와 반사되는 알루미늄이 건물과 주변 풍경의 경계를 흐린다.
구조는 최대한 얇고 가볍게 보이도록 다듬는다. 가는 기둥과 얇은 지붕, 넓은 유리 면은 건물이 땅을 무겁게 누르는 인상을 줄이고 사람이 건물 너머의 풍경까지 계속 볼 수 있게 한다. 실제로는 복잡한 구조 계산과 정밀한 시공이 필요하지만 완공된 뒤에는 그 기술이 앞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프로그램을 작은 단위로 나눠 서로 붙이거나 떨어뜨리는 방식도 반복된다. 하나의 큰 건물 안에서 모든 기능을 위계적으로 정리하기보다 각 공간에 필요한 크기와 높이를 따로 정하고 그 사이를 공용 공간으로 연결한다. 이 때문에 SANAA의 미술관과 문화시설은 복도와 전시실, 실내와 외부처럼 일반적으로 구분되는 영역의 경계가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
주요 작업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Taichung Green Museumbrary, 2025)는 타이중 시립미술관과 중앙도서관을 하나의 문화시설로 결합한 프로젝트다. SANAA와 Ricky Liu & Associates Architects+Planners가 공동 설계했다.
여덟 개의 건물을 한 덩어리로 합치지 않고 크기와 높이를 달리해 엇갈리게 배치했다. 일부 매스는 지면에서 들어 올려 아래쪽에 그늘진 광장과 통로를 만들었으며 공원에서 여러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외벽에는 유리와 금속 패널 위에 흰색 알루미늄 익스팬디드 메탈을 한 겹 더 둘렀다. 멀리에서는 단단한 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는 내부와 외부가 겹쳐 보이고 빛과 주변 나무가 외피 사이로 들어온다. 미술관과 도서관이라는 서로 다른 시설을 하나의 거대한 건물에 넣기보다 여러 공간이 서로 연결되는 작은 도시처럼 구성했다.
Naala Badu
Naala Badu(2022)는 뉴사우스웨일스 아트 갤러리의 확장 건물로 SANAA가 호주에서 처음 완공한 프로젝트다. 기존 미술관 북쪽의 경사진 대지에 여러 전시 공간을 낮게 이어 배치했다.
각 매스는 계단처럼 지형을 따라 내려가며 지붕에는 테라스와 외부 공간이 만들어진다. 내부의 대형 아트리움에서는 서로 다른 층과 전시실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유리 외벽 너머로 시드니 항구와 주변 풍경이 이어진다. 하나의 완결된 건물보다 미술관과 공원, 항구 사이를 연결하는 여러 플랫폼에 가깝게 구성했다.
그레이스 팜스
그레이스 팜스의 리버 빌딩(River Building, 2015)은 미국 코네티컷의 약 80에이커 부지에 들어선 문화·커뮤니티 시설이다. 긴 지붕 하나가 언덕의 높낮이를 따라 굽이치며 내려가고, 그 아래에 유리로 둘러싼 여러 공간이 떨어져 있다.
예배와 공연을 위한 공간, 도서관, 식당, 체육시설 등이 하나의 복도로 연결되는 대신 지붕 아래를 걸으며 차례로 만나게 된다. 일부 구간은 벽이 없는 외부 공간으로 남겨 건물과 자연 사이를 분명하게 나누지 않았다. 지붕이 멀리서 하나의 강처럼 이어져 보여 리버라는 이름이 붙었다.
루브르 랑스
루브르 랑스(Louvre-Lens, 2012)는 프랑스 북부 랑스의 폐광 부지에 세운 미술관이다. 거대한 문화시설을 높게 세우는 대신 긴 단층 매스를 완만한 지형을 따라 펼쳤다.
외벽의 아노다이징 알루미늄은 거울처럼 선명하게 반사하지 않고 주변 하늘과 나무, 방문객을 흐릿하게 비춘다. 건물이 풍경 앞에 강한 배경을 만드는 대신 주변 색과 빛을 받아들이는 표면으로 작동한다.
내부의 대표 공간인 Galerie du Temps에서는 벽으로 작은 전시실을 계속 나누지 않고 긴 공간 안에 여러 시대의 작품을 함께 배치했다. 관람객이 하나의 정해진 순서를 따라가기보다 작품 사이의 관계를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롤렉스 러닝센터
롤렉스 러닝센터(Rolex Learning Center, 2010)는 스위스 로잔 EPFL 캠퍼스의 도서관과 학습·문화시설이다. 약 2만㎡에 이르는 내부를 여러 층이나 방으로 세분하지 않고 대부분 하나로 이어진 공간으로 만들었다.
바닥과 지붕이 완만한 언덕처럼 올라갔다 내려가면서 공간을 나눈다. 언덕 너머의 공간은 직접 보이지 않다가 이동하면서 다시 나타나고, 경사와 테라스가 벽을 대신해 서로 다른 사용 영역을 만든다. 곡면 슬래브와 큰 개구부를 구현하기 위해 정밀한 구조 계산과 시공 기술이 필요했다.
뉴 뮤지엄
뉴 뮤지엄(New Museum, 2007)은 뉴욕 맨해튼 바워리의 좁은 부지에 세운 현대미술관이다. 크기가 다른 직육면체 여섯 개를 수직으로 쌓되 각 층을 조금씩 옆으로 밀어 배치했다.
엇갈린 부분에는 천창과 테라스가 생기고, 외부에서는 단순한 상자가 불규칙하게 쌓인 실루엣이 만들어진다. 건물 전체에는 반투명 알루미늄 메시를 씌워 서로 다른 매스를 하나로 묶었다. 낮고 수평적인 SANAA 건축에서 자주 보이던 공간 분리를 뉴욕의 좁은 대지에 맞춰 수직으로 바꾼 사례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21st Century Museum of Contemporary Art, Kanazawa, 2004)은 직경 113m의 원형 평면을 가진 미술관이다. 투명한 유리 외벽 안에 크기와 높이가 다른 전시실과 시설을 작은 건물처럼 흩어 놓았다.
원형 건물에는 명확한 정면과 후면이 없다. 주변 여러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고, 안으로 들어온 뒤에도 하나의 정해진 관람 순서 없이 전시실 사이를 움직일 수 있다. 미술관을 작품을 보기 위한 폐쇄적인 상자보다 도시 안에서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원에 가깝게 만든 프로젝트다.
영향 관계
세지마 가즈요는 이토 도요의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1980년대 일본 건축이 무거운 형태에서 벗어나 가볍고 열린 공간을 탐구하던 흐름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이후 자신의 사무소와 SANAA에서는 형태의 표현을 더 줄이고 사람과 프로그램 사이의 관계를 평면 자체로 조정하는 방향을 발전시켰다.
니시자와 류에는 세지마 사무소에서 활동한 뒤 SANAA의 공동 대표가 됐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개인 사무소도 계속 유지했다. SANAA에서 공동으로 설계하는 대형 프로젝트와 개인 사무소의 소규모 주거·문화시설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아이디어가 서로 오갔다.
SANAA 이후 일본 건축에서는 얇은 구조와 밝은 공간, 느슨하게 연결된 프로그램을 다루는 젊은 건축가가 다수 등장했다. MoMA는 2016년 'A Japanese Constellation: Toyo Ito, SANAA, and Beyond' 전시에서 이토 도요와 SANAA를 중심으로 이시가미 준야, 후지모토 소우, 히라타 아키히사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 일본 건축의 관계를 함께 다뤘다.
SANAA의 영향은 외형보다 건물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미술관을 하나의 중심축과 전시 순서로 정리하지 않고 여러 공간과 경로가 동시에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 공용 공간을 복도가 아니라 머무를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방식은 이후 문화시설과 교육시설 설계에서 널리 참고됐다.
수상·전시 이력
SANAA는 2004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개관한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SANAA의 대표작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2010년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공동 수상했다. 프리츠커 심사위원단은 단순해 보이는 건축 안에서 사람, 활동, 풍경이 서로 관계를 맺도록 만들고 건물 자체의 물리적 존재감을 뒤로 물리는 방식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같은 해 세지마는 제12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다. 여성 건축가로는 최초였으며 'People meet in architecture'를 주제로 건축을 물체보다 사람이 만나는 환경으로 다뤘다.
2016년 뉴욕 현대미술관은 'A Japanese Constellation: Toyo Ito, SANAA, and Beyond'를 열어 SANAA를 현대 일본 건축의 주요 연결점으로 다뤘다. 모형과 도면을 통해 이토 도요에서 SANAA, 이후 세대 건축가로 이어지는 관계를 함께 소개했다.
반응과 평가
현재의 위상
SANAA는 일본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국제 설계사무소 가운데 하나다. 2000년대의 가나자와와 뉴욕, 2010년대의 로잔과 랑스, 2020년대의 시드니와 타이중까지 대형 문화시설을 꾸준히 완공하면서 활동 범위를 유럽·북미·호주·아시아로 넓혀 왔다.
특히 미술관과 교육·문화시설에서 기존 시설 유형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는 작업이 많다. 전시실과 복도, 도서관과 휴게실처럼 프로그램 이름에 따라 공간을 먼저 나누기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이동하고 서로 마주치는 관계부터 다시 설계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디자인 반응
SANAA의 건축은 실제 크기에 비해 가볍고 조용해 보인다는 평가를 자주 받는다. 가나자와의 얇은 유리 외벽과 루브르 랑스의 흐릿하게 반사되는 알루미늄, 그레이스 팜스의 긴 지붕처럼 건물이 주변을 압도하기보다 풍경 사이에 낮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내부에서는 반대의 경험이 나타난다. 겉모습은 단순하지만 이동 경로는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주변 사람과 공간이 계속 겹쳐 보인다. 이용자가 어느 길로 갈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열린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는 입구와 목적지, 이동 방향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비판
투명한 유리와 얇은 구조를 넓게 사용하는 방식은 실제 사용 환경에서 여러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공간 사이의 시각적 경계가 약해지면서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프로그램에는 별도의 가림막이나 가구가 추가될 수 있고, 넓은 유리 면은 일사와 냉난방, 음향을 세심하게 조정해야 한다.
롤렉스 러닝센터처럼 바닥의 경사로 공간을 나눈 건물에서는 자유로운 동선을 만드는 동시에 경사 자체가 이동 조건이 된다. 장애인 접근을 위한 별도 경로와 엘리베이터가 필요하고, 넓게 열린 공간에서는 소음과 시선이 멀리 퍼진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 일부 영역을 가구나 벽으로 다시 구분한 것도 완전히 열린 평면이 모든 프로그램에 그대로 맞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SANAA의 건축이 지나치게 비물질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인다는 비판도 있다. 흰색과 은색, 유리, 얇은 기둥을 반복하면서 서로 다른 도시와 문화적 맥락이 비슷한 시각 언어로 정리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최근 타이중처럼 현지 건축사무소와 협업하고 공원·기후·프로그램을 건물 구성에 적극 반영하는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이 가벼운 형태가 장소와 연결되는 방식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