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즈프로젝트 (fuseproject)
개요
퓨즈프로젝트는 이브 베하르가 199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디자인·혁신 스튜디오다. 가구와 전자제품, 헬스케어, 로봇, 모빌리티를 다루지만 산업디자인만 제공하는 회사와는 조금 다르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제품의 외형과 CMF, 이름과 로고, 앱과 인터페이스, 패키지와 시장 포지션까지 함께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SNOO와 August, TELO처럼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제품과 회사 자체를 동시에 만드는 작업도 반복된다.
2026년 현재도 베하르가 Founder & CEO로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홈,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 픽업과 가구처럼 물리제품과 소프트웨어가 다시 결합되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설립·전개
1999년 샌프란시스코
이브 베하르는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과 소비자 제품을 가까이에서 다룰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퓨즈프로젝트를 설립했다.
초기부터 제품의 껍데기만 만드는 산업디자인 사무소보다 제품과 브랜드를 함께 구축하는 모델을 지향했다. 회사 이름의 `fuse` 역시 서로 다른 분야를 결합한다는 방향을 보여준다.
제품과 브랜드를 함께 만들다
2000년대에는 Jawbone 같은 소비자 전자제품과 여러 스타트업에서 제품·브랜드를 동시에 맡았다.
이후 Herman Miller와의 Sayl Chair, Samsung과의 The Frame처럼 대기업과 장기간 협업하면서 가구와 가전까지 분야를 넓혔다.
스타트업과 함께 만드는 회사
August Smart Lock과 SNOO에서는 완성된 제품을 의뢰받아 스타일링하는 수준보다 초기 제품 전략과 브랜드 형성에 깊게 참여했다.
베하르가 일부 기업의 공동창업이나 투자에 참여하는 방식도 사용하면서 디자인 스튜디오와 벤처 창업의 경계가 가까워졌다.
AI·로봇·모빌리티로
최근에는 TELO의 소형 전기 픽업 MT1과 Doma 스마트홈 플랫폼, Kind Humanoid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통점은 기술을 전면에 과시하기보다 사용자가 기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물건과 환경으로 바꾸려 한다는 점이다.
디자인 철학·작업 방식
제품과 브랜드를 동시에
퓨즈프로젝트는 산업디자인이 완성된 뒤 그래픽팀이 이름과 로고를 붙이는 순서를 선호하지 않는다.
제품의 목적과 사용자, 이름, 외형과 인터페이스를 초기에 함께 정한다. 이 때문에 하나의 스튜디오가 제품디자인과 브랜드, UX까지 이어서 맡는 경우가 많다.
기술을 생활 속에 숨기기
SNOO는 로봇 기술을 사용하지만 병원 장비처럼 보이지 않고, The Frame은 디스플레이지만 사용하지 않을 때 그림처럼 보인다.
최근 Doma 역시 센서와 모터를 벽에 붙인 별도 기기로 보여주기보다 문과 창문 구조 안에 넣는다. 기술의 존재감을 줄여 생활공간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하는 방식이다.
재료를 줄이는 구조
Sayl Chair에서는 등판을 둘러싼 단단한 프레임을 없애 부품과 재료를 줄였다. 작은 구조 변화가 외형과 가격, 환경 부담을 동시에 바꾸게 만든다.
지속가능성을 재활용 소재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보다 제품 구조와 부품 수까지 다시 설계하는 문제로 접근한다.
창업자와 장기간 협업
퓨즈프로젝트는 짧은 디자인 프로젝트보다 창업자와 오랫동안 제품을 발전시키는 관계를 많이 만든다.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의 관계가 제품 외형을 납품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사업 전략과 후속 제품까지 이어진다.
주요 작업
Sayl Chair
Herman Miller의 Sayl Chair는 프레임이 없는 탄성 등판을 사용한다. 금문교의 케이블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필요한 부분마다 장력을 다르게 배치했다.
단단한 외곽 프레임을 줄이면서 재료 사용량과 무게를 낮추고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등판이 변형되도록 했다.
고가 인체공학 의자의 구조를 더 적은 부품으로 다시 풀어낸 퓨즈프로젝트의 대표작이다.
SNOO
SNOO는 아기의 움직임과 울음을 감지해 침대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소리를 내는 스마트 베시넷이다.
기계 부품을 노출하지 않고 목재와 패브릭, 금속으로 일반 가구에 가까운 외형을 만들었다. 제품뿐 아니라 이름과 브랜드, 앱과 사용자 경험까지 퓨즈프로젝트가 함께 개발했다.
기술 제품을 신생아가 자는 침실에 어떻게 들여놓을 것인지가 산업디자인 전체를 결정한 사례다.
삼성 더 프레임
더 프레임은 TV를 사용하지 않을 때 검은 직사각형 화면으로 남겨두지 않고 디지털 작품을 보여주는 액자로 바꿨다.
교체 가능한 베젤과 벽에 가까이 붙는 설치 방식, 주변 밝기에 맞춰 작품 화면을 조정하는 기능을 결합했다.
TV의 기능을 더 늘린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을 어떻게 처리할지 다시 설계하면서 라이프스타일 TV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줬다.
TELO MT1
TELO MT1은 대형 픽업트럭의 적재 능력을 훨씬 짧은 전기차 차체 안에 넣으려는 프로젝트다.
전기차 플랫폼에서 엔진룸이 필요 없다는 점을 이용해 캐빈과 적재공간 비례를 다시 정리했다. 미국 픽업의 크기가 계속 커지는 흐름과 반대로 도시에서 다룰 수 있는 작은 폼팩터를 제안한다.
Doma
Doma는 2026년 퓨즈프로젝트가 참여하고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센서와 모터를 작은 전자기기로 벽에 추가하는 대신 문과 창호에 직접 통합한다.
문이 사람을 인식해 열리고 창이 공기질과 보안을 관리하지만 실내에서는 기술기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홈을 가전제품의 집합이 아니라 건축 부품 안에 내장된 인프라로 바꾸려는 최근 퓨즈프로젝트의 방향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영향 관계
퓨즈프로젝트의 방향은 이브 베하르 개인의 작업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 베하르는 산업디자이너이면서 창업자와 브랜드 전략가 역할까지 함께 맡으며 제품디자인의 업무 범위를 넓혔다.
Herman Miller와 Samsung 같은 대기업에서는 기존 제품군에 새로운 유형을 제안했고, Harvey Karp와 Jason Johnson 같은 창업자와는 SNOO와 August·Doma처럼 새로운 사업 자체를 만드는 관계를 구축했다.
산업디자이너가 스타트업의 초기 지분과 사업 구축에 참여하는 모델이 확산되는 과정에서도 퓨즈프로젝트는 자주 언급되는 사례다.
수상·전시 이력
Sayl Chair는 IDEA와 GOOD Design, D&AD 등 여러 디자인상을 받았고 미술관 컬렉션에도 포함돼 있다.
SNOO 역시 IDEA와 Good Design, CES 관련 상을 받았으며 런던 디자인뮤지엄과 V&A, SFMOMA 등에서 동시대 디자인 사례로 전시됐다.
삼성 더 프레임은 2017년 CES Best of Innovation을 비롯한 여러 디자인상을 받으며 라이프스타일 TV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퓨즈프로젝트는 산업디자인 스튜디오가 제품과 브랜드, 디지털 서비스와 사업 전략을 한 번에 맡을 수 있다는 모델을 보여줬다.
Sayl과 SNOO, The Frame처럼 기존 제품군의 사용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제품으로 볼 것인지부터 다시 정의한 프로젝트가 강하다.
디자인 반응
베하르의 제품은 기술을 그대로 보여주기보다 가구와 생활제품에 가까운 형태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복잡한 기술을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데 강점을 보인다.
반면 서로 다른 클라이언트에서도 부드러운 곡면과 절제된 색, 매끈한 생활가전 이미지가 반복돼 창업자의 성향이 강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비판
회사 정체성이 이브 베하르 한 사람에게 매우 강하게 묶여 있다. 파트너가 세대를 바꾸며 조직을 이어가는 펜타그램과 달리 창업자 이후에도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 구조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타트업과 초기 단계부터 깊게 얽히는 방식도 성공할 경우 큰 결과를 만들지만 디자인 결과와 사업 성과가 강하게 묶인다. 좋은 콘셉트라도 시장과 제조, 자본조달이 따라오지 않으면 실제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
같이 보기
이브 베하르
산업디자인
스마트홈
Herman Miller
삼성 더 프레임
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