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 (frog)
개요
frog는 1969년 하르트무트 에슬링거가 독일에서 시작한 디자인 회사다. 소니와 애플의 전자제품 디자인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이후 제품과 브랜드, 디지털 인터페이스, 서비스와 비즈니스 전략까지 영역을 넓혔다.
초기 frog가 남긴 가장 강한 문장은 `Form Follows Emotion`이다. 기능만 정확하면 된다는 산업제품에서 벗어나 전자기기도 사람이 애착을 느끼는 형태와 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frog는 독립 스튜디오가 아니라 Capgemini Invent의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조직이다. 2,000명이 넘는 디자이너와 기술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전략가가 여러 국가의 디자인·혁신 거점에서 함께 일한다. 작은 산업디자인 회사에서 대형 글로벌 컨설팅 조직으로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
설립·전개
에슬링거 디자인의 시작
하르트무트 에슬링거는 1969년 독일 슈바르츠발트 지역에서 esslinger design을 설립했다. 당시 산업제품이 기능주의와 검은색·회색 기계 외형에 치우쳤다고 보고 제품에 감정과 개성을 넣으려 했다.
WEGA와 소니 같은 전자제품 기업과 협업하면서 텔레비전과 오디오, 휴대기기의 형태를 다뤘고 작은 회사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애플과 스노우 화이트
1980년대 초 에슬링거의 작업을 본 스티브 잡스가 애플과의 협업을 시작했고 회사는 미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frog는 애플 전체 제품군을 하나의 가족처럼 보이게 만드는 `Snow White` 디자인 언어를 만들었다. 단순한 컴퓨터 한 대가 아니라 여러 모델의 색과 슬롯, 모서리와 비례를 같은 규칙으로 묶었다.
이 시기 회사명도 frog design으로 바뀌었다.
제품에서 인터랙션으로
이후 NeXT와 Logitech, Sun Microsystems 등 여러 기술기업과 일하면서 산업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드와 인터페이스까지 다뤘다.
컴퓨터가 화면 중심 기기로 바뀌자 물리적인 케이스만 설계해서는 전체 사용 경험을 결정할 수 없었다. frog 역시 디지털 인터랙션과 UX, 서비스 쪽으로 빠르게 확장했다.
Capgemini Invent와 결합
여러 차례의 기업 인수와 조직 변화를 거친 뒤 frog는 2021년 Capgemini Invent에 본격 통합됐다.
기존 frog의 디자인 조직에 전략 컨설팅과 데이터, 기술 개발 역량이 합쳐졌고 현재는 수십 개 도시의 디자인·혁신 조직을 연결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로봇, 모빌리티처럼 물리제품과 소프트웨어가 다시 강하게 만나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디자인 철학·작업 방식
Form Follows Emotion
frog의 출발점은 기능을 그대로 외형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좋은 제품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버튼과 화면, 손잡이가 합리적으로 배치돼 있어도 사람이 갖고 싶고 계속 사용하고 싶은 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초기 소니와 애플 제품의 밝은 색과 부드러운 모서리가 이런 태도를 보여준다.
제품군을 하나의 가족으로
애플 Snow White 프로젝트 이후 frog는 개별 제품보다 전체 포트폴리오를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묶는 작업을 자주 맡았다.
모델마다 형태는 달라도 반복되는 색과 재료, 인터페이스와 그래픽 요소를 지정해 브랜드를 제품 자체에서 알아볼 수 있게 한다.
하드웨어와 디지털의 동시 설계
현재 frog 프로젝트에서는 산업디자이너만 움직이지 않는다. UX와 서비스, 전략, 데이터, 엔지니어링 조직이 함께 들어간다.
새로운 장비가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뿐 아니라 어떤 화면과 행동, 데이터 시스템이 필요한지도 함께 결정한다.
실제 크기로 시험하는 방식
제품과 로봇처럼 사람이 물리적으로 마주하는 대상은 화면 렌더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 frog의 로봇 연구에서도 실제 크기의 모델을 만들어 사람이 어느 정도 거리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자세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확인한다.
기술의 성능보다 기술이 사람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까지 디자인 대상으로 삼는다.
주요 작업
애플 Snow White 디자인 언어
Snow White는 1980년대 애플 컴퓨터와 주변기기의 외형을 통일하기 위해 개발한 디자인 시스템이다.
밝은 색 플라스틱과 가는 수평 슬롯, 일정한 모서리 처리와 제품 비례를 반복해 서로 다른 컴퓨터가 같은 브랜드 제품으로 보이게 했다.
이 규칙은 Apple IIc를 비롯한 여러 제품에 적용됐고 컴퓨터 회사가 개별 제품이 아니라 디자인 언어를 관리하는 초기 대표 사례가 됐다.
Apple IIc
Apple IIc는 기존 데스크톱 컴퓨터보다 작고 가벼운 몸체에 Snow White 디자인 언어를 본격적으로 적용했다.
본체와 키보드를 한 덩어리로 만들고 밝은 외장과 간결한 선을 사용하면서 컴퓨터를 전문기기보다 개인이 집에서 사용하는 제품에 가깝게 보이게 했다.
NeXT Cube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나 설립한 NeXT에서도 frog가 제품디자인을 맡았다. 대표적인 NeXT Cube는 검은 마그네슘 정육면체에 컴퓨터를 넣었다.
밝고 친근했던 애플과 반대로 극도로 기하학적이고 검은 외형을 사용하면서 새 회사의 기술적·전문적인 이미지를 단번에 만들었다.
로지텍
frog는 로지텍과 장기간 협업하며 마우스와 주변기기, 브랜드와 패키지를 함께 다뤘다.
컴퓨터 주변기기를 OEM 부품처럼 보이게 하지 않고 손으로 고르고 쓰는 독립적인 소비자 제품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
Nome
최근 frog가 자체 연구로 개발한 Nome은 가정 안에서 사용하는 물리 AI 로봇 콘셉트다.
단순히 사람처럼 보이는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대신 로봇의 자세와 크기, 이동 방식이 사람에게 어떤 의도를 전달하는지를 연구했다. 능력보다 존재감을 먼저 설계한다는 점에서 초기 `Form Follows Emotion`이 AI 로봇까지 이어진 사례다.
영향 관계
하르트무트 에슬링거는 울름 이후 독일 산업디자인이 지나치게 합리성과 기능에 집중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frog의 `Form Follows Emotion`은 산업제품에도 브랜드와 감정적 애착이 필요하다는 흐름을 강하게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와의 협업은 이후 애플이 제품 전체를 하나의 디자인 언어로 관리하는 데 중요한 전례가 됐다.
frog 출신 디자이너들도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기술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인 조직으로 이동하며 제품디자인과 UX를 연결하는 방식을 확산시켰다.
수상·전시 이력
Apple IIc는 1984년 《TIME》의 Design of the Year로 선정됐고 뉴욕 휘트니 미술관 컬렉션에도 들어갔다.
frog가 디자인한 Yamaha 모터사이클 콘셉트 등 여러 프로젝트는 SFMOMA를 비롯한 디자인·미술관 컬렉션에서 보존되고 있다.
2019년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frog의 제품과 인터랙션 디자인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와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frog는 산업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인을 결합해 기술기업 전체의 제품군을 설계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줬다.
현재는 제품 하나를 만드는 회사에서 브랜드·서비스·데이터·AI까지 맡는 조직으로 변했지만 하드웨어와 인터페이스를 연결한다는 강점은 계속 남아 있다.
디자인 반응
frog의 초기 제품은 당시 전자기기의 무겁고 기술적인 외관과 달리 색과 비례, 표면을 통해 소비자 제품다운 성격을 강하게 드러냈다.
최근 프로젝트에서는 특정한 frog 스타일보다 클라이언트의 서비스와 시스템에 맞춰 결과가 훨씬 다양해졌다.
비판
Capgemini Invent에 통합된 이후 frog는 과거의 독립 산업디자인 스튜디오와 조직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 대형 컨설팅 조직의 규모와 기술 역량을 얻은 대신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시대처럼 한 스튜디오의 강한 디자인 목소리가 약해졌다고 볼 여지도 있다.
전략과 데이터, 서비스 범위가 넓어진 만큼 결과물에서 무엇이 정확히 frog의 디자인이고 무엇이 Capgemini의 컨설팅 결과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점도 현재 조직의 특징이자 과제다.
같이 보기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애플 Snow White 디자인 언어
산업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IDEO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