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RDV (MVRDV)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22063854-e303c84503037f68.webp" alt=""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22065499-8394506203430125.webp" data-source-url="https://www.mvrdv.com/" width="600" />

MVRDV는 1993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문을 연 건축·도시 설계 사무소다. 이름은 창립자 세 사람 비니 마스, 야콥 판 레이스, 나탈리 드 프리스의 성에서 머리글자를 따 만들었다. 세 사람은 델프트 공과대학에서 공부했고, 1991년 베를린 유로판 공모전에서 Berlin Voids로 1등을 받은 뒤 사무소를 세웠다.

MVRDV는 한 가지 양식을 반복하는 사무소가 아니다. 이들은 부지에 걸린 조건을 자료로 바꾸고, 그 자료가 요구하는 형태를 건축으로 옮긴다. 용적률, 일조 규정, 건축법, 예산, 기후, 이용자 요구를 분석한 뒤 그 결과가 만든 공간을 설계로 밀어붙인다. 사무소는 이 방식을 데이터스케이프라고 부른다.

작업에서는 밀도, 적층, 픽셀화, 녹화, 재생이 반복된다. 건물을 위로 쌓고, 큰 덩어리를 작은 칸으로 나누고, 외벽과 옥상에 식물을 붙이며, 오래된 인프라와 건물을 헐지 않고 바꿔 쓴다. WoZoCo, 하노버 엑스포 2000 네덜란드관, 실로담, 로테르담 마켓홀, 서울로 7017, 톈진 빈하이 도서관, 데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 밸리가 이 성격을 잘 보여준다.

2026년 기준 MVRDV는 로테르담을 중심으로 상하이, 파리, 베를린, 뉴욕에 거점을 둔다. 창립 파트너 세 사람과 프란스 더 비터, 포케 무렐, 원치안 시, 베르트랑 시팡 등이 조직을 이끈다. 더 와이 팩토리는 비니 마스가 델프트 공대와 함께 운영하는 미래 도시 연구 조직이고, MVRDV NEXT는 사무소 안에서 컴퓨테이셔널 설계와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팀이다.

약력·연혁

델프트와 유로판

비니 마스, 야콥 판 레이스, 나탈리 드 프리스는 델프트 공과대학 건축·도시계획 과정에서 만났다. 마스는 조경을 먼저 공부한 뒤 건축으로 옮겼고, 판 레이스와 마스는 렘 콜하스의 OMA에서 일했다. 드 프리스는 메카누에서 실무를 쌓았다.

세 사람의 협업은 1991년 베를린 유로판 공모전에서 본격화됐다. Berlin Voids는 베를린의 빈 공간을 도시의 가능성으로 다룬 제안이었다. 이 공모전 수상은 세 사람이 함께 사무소를 열 수 있는 직접 계기가 됐다.

1993년 MVRDV는 로테르담의 옛 인쇄소 건물에서 정식으로 출범했다. 초기부터 설계와 연구를 함께 밀고 갔다. 건물을 짓기 전에 도시의 밀도, 규정, 수치, 다이어그램을 책과 전시로 먼저 제시한 점이 다른 신생 사무소와 달랐다.

1990년대의 부상

1997년 완공된 힐베르쉼의 빌라 VPRO와 암스테르담의 WoZoCo는 MVRDV를 국제 건축계에 알린 초기 대표작이다. 빌라 VPRO는 방송사 사옥을 흐르는 바닥과 경사로로 구성했고, WoZoCo는 부지에 다 들어가지 못한 세대를 외벽 밖으로 매달아 밀도와 규정의 문제를 형태로 드러냈다.

같은 시기 MVRDV는 연구서를 통해 이론적 입지를 다졌다. 『FARMAX』는 네덜란드 국토와 밀도의 문제를 다뤘고, 『MetaCity/Datatown』은 자료만으로 도시를 묘사하는 사고 실험을 제시했다. 이 책들은 사무소가 건축물을 예쁜 오브제로 보기보다, 도시 조건을 압축한 결과로 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00년대의 국제 확장

2000년 하노버 엑스포 네덜란드관은 MVRDV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인 작업이다. 좁은 부지 안에 여섯 개의 풍경을 층층이 쌓아, 땅이 부족한 나라가 공간을 어떻게 늘릴 수 있는지를 건물 하나로 보여줬다.

2000년대에는 실로담, 미라도르, 라그나로크, KU.BE 같은 주거·문화 프로젝트가 이어졌다. 실로담은 물 위에 뜬 화물선 같은 주거 블록으로, 여러 주거 유형을 하나의 큰 덩어리 안에 쌓아 넣었다. 미라도르는 주거동 한가운데를 비워 공중 광장을 만들며 픽셀화와 공용 공간을 함께 다뤘다.

이 시기 MVRDV는 네덜란드 건축의 SuperDutch 흐름 안에서 콜하스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사무소로 자리를 잡았다. 데이터와 다이어그램, 밀도와 도시 실험을 실제 건물로 옮기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됐다.

2010년대의 랜드마크

2014년 로테르담 마켓홀은 MVRDV의 스케일을 크게 키운 프로젝트다. 시장과 주거, 상업 시설을 하나의 말굽형 건물 안에 묶었고, 거대한 천장 벽화와 시장 공간을 결합해 새로운 도시 명소를 만들었다. 마켓홀이 문을 연 뒤 사무소의 규모도 커졌다.

2016년 크리스털 하우스는 암스테르담 명품 거리의 기존 벽돌 입면을 유리 벽돌로 다시 만든 매장이다. 유리 벽돌과 투명 접착제로 옛 건물의 외관을 재해석하며, 보존과 상업 공간 사이의 경계를 다뤘다.

2017년에는 서울로 7017과 톈진 빈하이 도서관이 공개됐다. 서울로 7017은 1970년에 지은 서울역 고가를 보행로와 식물 공간으로 바꿨고, 톈진 빈하이 도서관은 거대한 구체와 계단식 책장으로 온라인에서 큰 반응을 얻었다. 두 작업 모두 인프라와 공공 공간, 이미지의 힘을 동시에 보여줬다.

2020년대의 재생과 기술 조직

2020년대 MVRDV는 도시 재생과 변형 작업을 더 적극적으로 다뤘다. 2021년 문을 연 데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일반에 공개되는 미술품 수장고라는 새 유형을 제시했다. 2022년 완공된 밸리는 암스테르담 자위트아스 업무지구 한복판에 바위 계곡 같은 테라스와 식재를 넣었다.

2023년 티라나 피라미드 개조 프로젝트는 알바니아 독재자의 기념물을 청소년 교육 시설로 바꿨다. 2025년에는 헤이를런의 교회를 공공 수영장과 행사장으로 바꾸는 작업이 이어졌다.

사무소 안에서는 MVRDV NEXT가 컴퓨테이셔널 설계, 인공지능 이미지 도구, 데이터 기반 설계를 다룬다. 기술은 형태를 대신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설계 조건을 빠르게 탐색하고 비교하는 보조 수단으로 쓰인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데이터스케이프

MVRDV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부지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먼저 모은다. 용도지역 규정, 일조와 채광 기준, 예산, 소음, 기후, 발주처 요구를 자료로 바꾸고, 그 자료가 강제하는 형태를 설계로 가져온다. 이 방식이 데이터스케이프다.

다른 건축가가 규정을 창작의 장애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면, MVRDV는 규정을 형태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WoZoCo에서 외벽 밖으로 밀려나온 주거 세대, 마켓홀에서 시장 위를 덮은 주거 아치, 밸리에서 각 세대의 채광을 계산한 테라스 배치가 모두 같은 태도에서 나온다.

이 방식은 차갑지만 설득력이 있다. 형태가 먼저 있고 이유를 나중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먼저 있고 형태가 그 결과처럼 드러난다.

밀도와 적층

MVRDV의 가장 오래된 관심사는 밀도다. 도시는 더 넓게 퍼지는 대신, 더 조밀하고 입체적으로 쌓일 수 있다고 본다. 이 관점은 『FARMAX』와 『MetaCity/Datatown』에서 이론으로 정리됐고, 하노버 엑스포 네덜란드관과 실로담에서 건물로 구현됐다.

적층은 이 사무소의 대표적인 조형 방식이다. 기능을 한 층씩 쌓고,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한 건물 안에 포갠다. 하노버 엑스포 네덜란드관은 풍경을 층으로 쌓았고, 실로담은 주거 유형을 색색의 블록처럼 겹쳤다. 마켓홀은 시장과 주거를 위아래로 결합했다.

픽셀화

MVRDV는 큰 덩어리를 작은 칸으로 쪼개는 방식도 자주 쓴다. 미라도르는 주거 블록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그 가운데를 비워 공중 광장을 만들었다. 톈진 빈하이 도서관은 책장, 계단, 외벽 차양을 하나의 반복된 선으로 연결했다.

픽셀화는 장식적인 표면 처리만을 뜻하지 않는다. 건물 안에서 서로 다른 기능, 가구, 동선, 빛의 조건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다시 묶는 방식이다. 그래서 MVRDV의 건물은 멀리서 보면 큰 이미지로 보이고, 가까이 가면 작은 단위의 반복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

녹화와 재생

MVRDV는 식물을 건축과 도시 인프라 안으로 자주 끌어들인다. 서울로 7017은 고가도로 위에 식물을 심어 보행로를 만들었고, 밸리는 테라스와 식재를 통해 업무지구 안에 인공 계곡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재생 역시 중요한 축이다. 오래된 건물을 부수는 대신 다른 용도로 바꾼다. 티라나 피라미드는 정치적 기념물에서 청소년 교육 시설로 바뀌었고, 헤이를런의 교회는 공공 수영장과 행사장으로 전환됐다. MVRDV의 재생은 얌전한 보존이 아니라, 기존 구조를 새로운 공공 기능으로 강하게 다시 쓰는 방식에 가깝다.

주요 작업

빌라 VPRO

빌라 VPRO는 1997년 네덜란드 힐베르쉼에 완공한 공영방송 VPRO의 사옥이다. MVRDV가 처음 지은 건물로 알려져 있다.

건물은 일반적인 사무실처럼 층을 뚜렷하게 나누지 않는다. 바닥은 경사와 단차로 이어지고, 업무 공간은 흐르는 내부 지형처럼 연결된다. 칸막이로 나눈 방보다 움직임과 시야가 먼저 보이는 사옥이다.

WoZoCo

WoZoCo는 1997년 암스테르담에 완공한 노인 주거동이다. 55세 이상 거주자를 위한 100세대 주거로 계획됐다.

일조 규정상 부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세대 수에는 한계가 있었다. MVRDV는 남은 13세대를 북쪽 외벽 밖으로 돌출시켰다. 이 캔틸레버 주거는 규정 때문에 생긴 문제를 숨기지 않고, 건물의 가장 강한 이미지로 바꾼 사례다.

하노버 엑스포 2000 네덜란드관

하노버 엑스포 2000 네덜란드관은 MVRDV의 적층 개념을 국제 무대에 각인시킨 작업이다. 네덜란드의 풍경을 여러 층으로 쌓아, 숲, 물, 농지, 전시 공간이 한 건물 안에 겹치도록 만들었다.

외벽을 닫아 완성된 박스를 만드는 대신, 각 층의 풍경이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땅이 부족한 나라가 공간을 수평으로 넓히지 않고 위로 쌓을 수 있다는 생각을 건물 자체로 보여줬다.

실로담

실로담은 2002년 암스테르담 IJ 강가에 완공한 복합 주거 건물이다. 주거, 상점, 사무실, 공용 공간이 한 덩어리 안에 들어간다.

입면은 색과 재료가 다른 주거 블록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물 위에 떠 있는 거대한 화물선 같은 형태는 암스테르담 항만의 기억과도 맞닿는다. 한 건물 안에 다양한 주거 유형을 넣는 실험이면서, MVRDV의 픽셀화된 입면 언어를 잘 보여준다.

미라도르

미라도르는 2005년 마드리드 산친아로에 완공한 주거동이다. 주거 블록을 작은 단위로 쌓고, 중간을 크게 비워 높은 곳의 공중 광장을 만들었다.

이 비워진 공간은 주민을 위한 공용 공간이자 도시를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된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프레임처럼 작동하며, 주거동 안에 광장을 넣는 방법을 보여준다.

북 마운틴

북 마운틴은 2012년 네덜란드 스페이케니서에 완공한 도서관이다. 유리 피라미드 안에 벽돌로 만든 계단식 책장을 산처럼 쌓았다.

책장은 단순한 수납 가구가 아니다. 관람자가 오르내리는 동선이 되고, 도서관 안의 풍경이 된다. 유리 외피는 내부의 책산을 거리에서 바로 보이게 한다.

글라스 팜

글라스 팜은 2013년 네덜란드 스헤인덜에 지은 상업 건물이다. 비니 마스의 고향에 있는 전통 농가 이미지를 실제보다 크게 키워 유리 외벽에 인쇄했다.

건물은 오래된 농가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상점과 식당이 들어간다. 전통 건축의 이미지를 그대로 복원하지 않고, 도시 중심부의 새 프로그램을 담는 유리 표면으로 바꾼 작업이다.

로테르담 마켓홀

로테르담 마켓홀은 2014년 완공한 시장, 주거, 상업 복합 건물이다. 네덜란드에서 야외 식품 판매 규정이 바뀌면서, 기존 시장을 실내로 옮길 필요가 생겼다. MVRDV는 시장 위에 주거를 얹는 말굽형 아치를 제안했다.

아치 안쪽에는 거대한 천장 벽화 풍요의 뿔이 들어갔다. 아르노 쿠넌과 이리스 로스캄이 만든 이 이미지는 채소, 과일, 꽃, 곡물, 생선을 과장된 크기로 보여준다. 벽화는 구멍 뚫린 알루미늄 패널에 인쇄됐고, 흡음 기능도 함께 맡았다.

마켓홀은 시장을 보호하는 건물에 머물지 않았다. 로테르담 도심의 관광 명소가 됐고, 시장과 주거를 결합한 새로운 도시 건축 유형으로 받아들여졌다.

크리스털 하우스

크리스털 하우스는 2016년 암스테르담 PC 호프트스트라트에 완공한 매장 프로젝트다. 기존 벽돌 건물의 입면을 유리 벽돌로 다시 만들었다.

아래쪽은 투명한 유리 벽돌로 쌓이고, 위로 갈수록 전통 테라코타 벽돌로 바뀐다. 옛 거리의 비례를 유지하면서도 매장 안이 보이도록 만든 작업이다. 보존과 상업적 개방성을 한 입면 안에 겹쳐 놓은 사례다.

서울로 7017

서울로 7017은 2017년 서울역 고가를 보행로로 바꾼 프로젝트다. 1970년에 세운 자동차 고가도로가 2017년에 보행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의미가 이름 안에 들어 있다.

MVRDV는 고가 위에 한국 식물을 심은 원형 화분들을 배치했다. 식물은 단순한 조경이 아니라, 높은 콘크리트 인프라를 보행자가 천천히 지나가는 정원으로 바꾸는 장치였다. 뉴욕 하이라인과 자주 비교됐지만, 서울로 7017은 서울역 주변의 복잡한 보행 연결과 식물 도감 같은 구성에 더 큰 비중을 뒀다.

톈진 빈하이 도서관

톈진 빈하이 도서관은 2017년 중국 톈진에 문을 연 문화시설이다. 중앙에는 거대한 구체가 놓이고, 그 주변을 계단식 책장이 감싼다. 구체는 “디 아이”로 불리며, 멀리서 보면 눈동자 같은 이미지를 만든다.

책장은 앉는 자리, 계단, 벽, 차양의 역할을 함께 맡는다. 다만 빠른 공기 때문에 위쪽 책장에 실제 책을 꽂을 수 없는 문제가 생겼고, 일부는 책 이미지가 인쇄된 패널로 처리됐다. 이 프로젝트는 MVRDV의 강한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퍼진 사례이면서, 이미지와 실제 사용 사이의 간극이 비판을 받은 사례이기도 하다.

데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

데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2021년 로테르담에 문을 연 미술품 수장고다. 보통 관람객이 볼 수 없던 보관, 복원, 이동 과정을 공개하는 유형으로 설계됐다.

건물은 둥근 그릇 같은 형태를 갖고, 외벽에는 거울 패널을 붙여 주변 공원을 비춘다. 내부에서는 소장품을 재료와 보존 조건에 따라 나누고, 관람객은 수장고와 복원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미술관의 “뒤편”을 공공 프로그램으로 바꾼 작업이다.

밸리

밸리는 2022년 암스테르담 자위트아스에 완공한 복합 건물이다. 업무지구의 매끈한 유리 건물 사이에 바위 계곡처럼 부서진 테라스와 식재를 넣었다.

바깥쪽은 유리로 업무지구의 맥락을 받고, 안쪽은 자연석과 식물로 다른 풍경을 만든다. 피트 아우돌프가 식재를 맡았고, 각 세대가 받을 빛을 계산해 테라스 형태를 조정했다. 도시 중심부의 고층 건물이 정원과 산책 공간을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업이다.

티라나 피라미드

티라나 피라미드는 알바니아의 정치적 기념물을 청소년 교육 시설로 바꾼 재생 프로젝트다. 기존 건물을 없애지 않고, 경사면과 구조를 시민이 오를 수 있는 공공 공간으로 바꿨다.

MVRDV는 닫힌 기념물을 열린 교육 시설로 전환했다. 이는 낡은 건물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상징을 시민 프로그램으로 다시 쓰는 작업이다.

영향 관계

OMA와 SuperDutch

MVRDV의 출발에는 렘 콜하스와 OMA의 영향이 있다. 마스와 판 레이스가 OMA에서 일했고, 도시를 자료와 다이어그램으로 읽는 방식은 콜하스의 작업과 연결된다. 드 프리스가 거쳐 온 메카누는 네덜란드의 실용적이고 공공적인 건축 흐름을 더했다.

MVRDV는 1990년대 네덜란드 건축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던 시기에 등장했다. 콜하스 다음 세대의 건축가들과 함께 SuperDutch로 묶였고, 자료와 개념을 강한 건축 이미지로 바꾸는 능력으로 구분됐다.

도시 밀도 연구

MVRDV가 후대에 남긴 영향은 설계 방법에서 크다. 이들은 건축을 형태와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밀도, 규정, 환경, 이용자, 수치를 조합하는 문제로 다뤘다. 『FARMAX』와 『MetaCity/Datatown』은 이 태도를 책으로 정리했고, 더 와이 팩토리는 이를 교육과 연구로 확장했다.

이 방식은 이후 데이터 기반 설계, 파라메트릭 설계, 도시 시뮬레이션과도 연결된다. MVRDV의 건물이 항상 기술적으로 복잡해서가 아니라, 설계 조건을 도식으로 바꾸고 그 도식을 다시 공간으로 옮기는 태도가 넓게 퍼졌기 때문이다.

재생과 도시 인프라

MVRDV는 낡은 인프라와 건물을 도시의 새 자원으로 바꿔 왔다. 서울로 7017, 티라나 피라미드, 헤이를런 교회 전환 작업은 모두 기존 구조를 지우기보다 다른 쓰임으로 바꾸는 사례다.

이 접근은 도시 재생 담론과 맞닿는다. 건물을 새로 짓는 일보다, 남아 있는 구조를 어떻게 다시 쓰는지가 더 중요한 도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MVRDV는 이 문제를 조용한 보존이 아니라 강한 이미지와 공공 프로그램으로 풀어 왔다.

수상·전시 이력

초기 수상

WoZoCo는 네덜란드 건축협회의 J.A. 판 에크상과 베를라헤상을 받았다. 이 수상은 MVRDV의 초기 주거 실험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밀도와 규정 문제를 해결한 건축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5년에는 마커스 건축상을 받았다. 이 상은 MVRDV가 젊은 사무소를 넘어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건축 조직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력이다.

디자인상과 건축상

북 마운틴은 2013년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았다. 크리스털 하우스는 2016년 유리 혁신상과 2017년 베르사유상 특별상을 받았다. 밸리는 2020년 MIPIM 미래 프로젝트상과 2021년 엠포리스 마천루상을 받았다.

마켓홀과 글라스 팜은 유럽연합 현대건축상, 흔히 미스 반 데어 로에상으로 부르는 상의 후보에 올랐다. MVRDV는 이 상에 여러 차례 후보로 지명됐다.

창립자 개인 이력

비니 마스는 2009년 미국건축가협회 명예 펠로, 2011년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2015년 네덜란드 사자 훈장을 받았다. 야콥 판 레이스와 나탈리 드 프리스도 설계, 교육, 공공 자문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 왔다.

드 프리스는 네덜란드 철도청 총괄 건축가로도 일했다. 판 레이스는 미라도르와 여러 문화시설 프로젝트를 이끌며 사무소의 국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전시와 출판

MVRDV는 건물을 짓는 사무소이면서 전시와 출판을 중요하게 다뤄 왔다.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타이베이의 버티컬 빌리지 전시, 파리의 행동하라 전시, The Language of MVRDV 전시 등을 열었다.

더 와이 팩토리는 미래 도시 연구를 출판물로 꾸준히 냈다. 『Visionary Cities』, 『The Vertical Village』, 『(w)Ego』 같은 책은 사무소의 설계가 개별 건물에 머물지 않고 도시 연구와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MVRDV는 1990년대 네덜란드 건축의 국제적 부상과 함께 성장한 대표 사무소다. OMA 이후 세대가 도시, 규정, 데이터, 밀도를 어떻게 건축으로 바꾸는지 보여준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사무소의 영향은 완공작과 연구 양쪽에서 나온다. 마켓홀은 로테르담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고, 데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공개형 수장고라는 미술관 유형을 널리 알렸다. 더 와이 팩토리는 데이터와 미래 도시를 다루는 건축 교육에 영향을 줬다.

디자인 반응

MVRDV의 작업은 호불호가 강하다. 지지하는 쪽에서는 규정, 예산, 도시 조건 같은 딱딱한 요소를 유쾌하고 강한 공간으로 바꾸는 능력을 높게 본다. WoZoCo의 돌출 세대, 마켓홀의 주거 아치, 데포의 거울 외피처럼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장면을 만든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대로 비판하는 쪽에서는 MVRDV의 건축이 이미지와 다이어그램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강한 렌더링과 아이콘성이 실제 사용성, 맥락, 장기 유지관리보다 앞에 서는 순간이 있다는 지적이다.

비판과 한계

2011년 서울 용산 드림허브에 제안한 더 클라우드는 큰 논란을 불렀다. 두 개의 주거 마천루를 잇는 가운데 부분이 2001년 9·11 당시 세계무역센터 붕괴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미국에서 나왔다. MVRDV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사과했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지어지지 않았다.

톈진 빈하이 도서관은 이미지와 실물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 사례다. 개관 당시 강한 사진으로 세계적으로 퍼졌지만, 위쪽 책장 일부가 실제 책을 꽂는 공간이 아니라 책 이미지를 인쇄한 패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았다. 빠른 공기와 설계 변경이 만든 결과였지만, 강한 이미지가 실제 사용성을 압도했다는 논점은 남았다.

녹화 건축에 대한 비판도 있다. 밸리 같은 프로젝트는 식물과 테라스를 통해 강한 자연 이미지를 만들지만, 시공 과정의 탄소 배출, 유지관리, 식물 생육 상태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MVRDV의 장점은 조건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드러내는 데 있고, 약점도 바로 그 강한 이미지가 실제 운영의 복잡성을 가릴 때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