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리너 (Mulliner)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01033327-dff37140236eab59.webp" alt="Bentley Batur Convertible" data-orientation="free"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01034925-1ace80a939c52f9a.webp" data-source-url="https://www.bentleymotors.com/en/models/mulliner/coachbuilt.html" width="600" />

출처: bentley motors

뮬리너는 벤틀리의 개인 주문 제작과 코치빌딩을 맡는 조직이다. 고객이 외장 색상, 가죽, 스티치, 베니어, 자수, 금속 마감, 휠 디테일, 오디오 그릴, 어린이 시트 같은 세부 사양을 고를 수 있게 돕고,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차체까지 새로 만든다.

뮬리너는 벤틀리 안에서 새로 만든 장식 부서가 아니다. 뿌리는 16세기 영국의 운송업자와 안장 제작자 가문까지 올라간다. 18세기에는 영국 로열 메일 마차 제작과 관리에 관여했고, 자동차 시대에는 고객이 산 섀시에 차체와 실내를 따로 얹는 코치빌더로 활동했다.

벤틀리와 뮬리너의 관계는 1923년 런던 올림피아 쇼에서 시작됐다. 뮬리너는 벤틀리 3 리터 섀시에 2인승 차체를 얹어 전시했고, 1920년대에만 240대가 넘는 벤틀리 차체를 만들었다. 1952년 R 타입 콘티넨탈, 1957년 콘티넨탈 플라잉스퍼를 거쳐 1959년 벤틀리 내부 조직으로 들어갔다.

오늘날 뮬리너는 크게 세 영역으로 움직인다. 클래식은 과거 벤틀리를 복원하거나 다시 제작한다. 컬렉션은 기존 벤틀리 라인업을 바탕으로 한 한정판과 개인 주문 사양을 다룬다. 코치빌트는 바칼라, 바투르, 바투르 컨버터블처럼 극소수 고객을 위한 차체와 실내를 만든다.

뮬리너가 흥미로운 이유는 오래된 코치빌딩 방식이 현대 고급차 안에서 계속 살아 있다는 점에 있다. 과거에는 빈 섀시에 차체를 얹었다. 지금은 완성차 플랫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디지털 설계, 수작업 마감을 함께 써 고객 한 명의 취향을 차 한 대의 사양으로 만든다.

역사·연혁

마차 제작에서 자동차 차체로

뮬리너의 기원은 1559년 영국의 운송업자와 안장 제작자 가문까지 올라간다. 1760년 F. 뮬리너는 영국 로열 메일의 마차 제작과 관리를 맡았다. 이때부터 뮬리너라는 이름은 고급 이동 수단 제작과 연결됐다.

1870년 로버트 부버리 뮬리너는 뮬리너 런던 리미티드를 세웠다. 이후 H.J. 뮬리너가 회사를 런던 메이페어로 옮기고 H.J. Mulliner & Co.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다.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전 고급 이동 수단은 마차였다. 고객은 좌석 배치, 실내 장식, 외장 마감을 주문했고, 제작자는 그 요구에 맞춰 차체와 실내를 만들었다. 이 주문 제작 방식은 20세기 초 자동차 코치빌딩으로 이어졌다.

벤틀리와 첫 협업

20세기 초 고급차는 지금처럼 완성차 형태로만 팔리지 않았다. 제조사가 엔진, 섀시, 변속기, 바퀴를 갖춘 롤링 섀시를 공급하면, 고객은 코치빌더에게 차체를 따로 주문했다.

뮬리너는 1923년 런던 올림피아 쇼에서 벤틀리 3 리터 섀시에 2인승 차체를 얹은 차를 선보였다. 벤틀리가 1919년에 세워진 지 4년 만에 나온 초기 협업이었다. 이후 1920년대에만 240대가 넘는 벤틀리 섀시에 뮬리너 차체가 올라갔다.

같은 벤틀리 섀시라도 주문자와 차체 제작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졌다. 뮬리너는 투어러, 쿠페, 살룬처럼 고객의 쓰임에 맞는 차체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벤틀리는 빠른 고급차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R 타입 콘티넨탈과 플라잉스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산업은 공장에서 완성한 차체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옮겨 갔다. 그래도 고급차 시장에서는 별도 차체 제작 수요가 남아 있었다.

1952년 뮬리너는 벤틀리 R 타입 콘티넨탈의 차체를 만들었다. 이 차는 208대만 제작됐지만 벤틀리 그랜드 투어러의 기준으로 남았다. 긴 보닛,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뒤쪽 펜더의 부피는 훗날 컨티넨탈 GT 디자인에도 이어졌다.

R 타입 콘티넨탈은 이반 에버든과 존 블래츨리가 이끈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H.J. Mulliner & Co.는 알루미늄 차체를 제작했고, 벤틀리는 이 차를 당시 가장 빠른 4인승 럭셔리 살룬으로 설명한다.

1957년에는 콘티넨탈 플라잉스퍼가 나왔다. 벤틀리 콘티넨탈 섀시를 바탕으로 한 4도어 살룬이었고, 빠른 그랜드 투어러의 성격을 뒷좌석이 있는 차체로 옮겼다. 플라잉스퍼라는 이름은 훗날 벤틀리의 4도어 그랜드 투어러 모델명으로 다시 쓰였다.

벤틀리 내부 조직으로 편입

뮬리너는 1959년 벤틀리 모터스의 일부가 됐다. 작업장은 영국 크루에 자리 잡았다.

이후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공장에서 완성한 스틸 바디를 주로 썼다. 고객이 섀시와 차체를 따로 주문하던 전통적 코치빌딩은 줄어들었다. 뮬리너의 일도 완전한 차체 제작에서 고급 사양, 실내 마감, 특별 주문, 한정판 제작으로 옮겨 갔다.

뮬리너 이름은 사라지지 않았다. 벤틀리는 고객 주문 가죽, 목재 베니어, 자수, 특별 색상, 고급 파생 모델에 뮬리너 이름을 붙였다. 이 과정에서 뮬리너는 독립 코치빌더에서 벤틀리 안의 비스포크 조직으로 바뀌었다.

왕실 리무진과 코니시 복원

2002년 벤틀리는 엘리자베스 2세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스테이트 리무진을 만들었다. 이 차는 여왕, 에든버러 공작, 왕실 운전 담당자의 의견을 받아 제작된 원오프 모델이다.

스테이트 리무진은 뒷좌석 탑승자를 기준으로 실내를 설계했다. 벤틀리는 여왕과 같은 키의 모델을 써 뒷좌석 위치를 정했고, 여왕이 쓰던 핸드백 크기에 맞춰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뮬리너는 이 차에서 의전차의 쓰임을 탑승자의 몸과 실제 소지품에 맞췄다.

2019년에는 1939년형 벤틀리 코니시 복원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원래 코니시는 프랑스에서 테스트 중 사고를 겪었고, 수리를 위해 보내던 차체가 전쟁 중 디에프 항구 폭격으로 사라졌다. 벤틀리는 기존 도면과 원본 부품을 바탕으로 차체를 다시 만들었고, 뮬리너 클래식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적 복원 작업을 맡기 시작했다.

현대 뮬리너의 재정비

2020년 벤틀리는 뮬리너를 클래식, 컬렉션, 코치빌트 세 영역으로 정리했다. 클래식은 과거 벤틀리를 복원하거나 다시 제작하고, 컬렉션은 기존 벤틀리 라인업을 바탕으로 한 한정판과 고객 주문 사양을 다룬다. 코치빌트는 새 차체와 실내를 만드는 극소수 모델을 맡는다.

같은 해 공개된 바칼라는 현대 뮬리너가 코치빌딩을 다시 전면에 세운 모델이다. 바칼라는 12대만 제작된 2인승 오픈톱 모델이고, 고객과 뮬리너 디자인팀이 색상, 소재, 마감을 함께 정했다.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시리즈는 클래식 영역을 대표한다. 뮬리너는 벤틀리가 보유한 1929년 팀 블로워를 분해하고 레이저 스캔과 손 측정으로 데이터를 만들었다. 이후 12대의 새 차를 제작했다. 벤틀리는 이 프로젝트를 전쟁 이전 레이스카를 다시 만든 세계 첫 컨티뉴에이션 시리즈로 설명한다.

2022년에는 바투르가 공개됐다. 바투르는 18대 한정 쿠페였고, 벤틀리의 새 디자인 언어를 먼저 적용했다. 바칼라 다음에 나온 현대 뮬리너 코치빌트 모델이자, 벤틀리 전동화 모델의 전면 디자인을 미리 적용한 차다.

2024년에는 바투르 컨버터블이 공개됐다. 이 모델은 현대 뮬리너의 세 번째 코치빌트 벤틀리다. 16대만 제작되며, 벤틀리 W12 엔진을 얹은 마지막 벤틀리 중 하나로 소개됐다.

개인 주문의 확대

2020년대 중반 이후 뮬리너는 극소수 코치빌트 모델만 맡는 조직에서 벤틀리 전체 개인 주문을 넓히는 조직으로 커졌다. 2022년 벤틀리는 뮬리너 디자인팀이 12개월 동안 500건의 개인 주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오브레 바이 뮬리너 외장 마감이 공개됐다. 오브레는 두 가지 색을 차체 길이 방향으로 이어 붙이는 수작업 페인트 기법이다. 차체 앞과 뒤에 다른 색을 먼저 칠하고, 중간 영역을 단계적으로 섞어 색이 부드럽게 넘어가도록 만든다.

이 페인트 작업에는 두 명의 페인트 장인이 약 56시간을 쓴다. 같은 색 조합이라도 색이 섞이는 방식과 도장 표면의 반응이 달라, 각각의 차는 조금씩 다른 결과를 갖는다. 뮬리너는 외장 색상까지 고객 주문의 핵심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현대 코치빌딩

뮬리너의 코치빌딩은 과거처럼 빈 섀시에 차체를 새로 얹는 방식만 뜻하지 않는다. 현대 뮬리너는 벤틀리의 기본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차체 패널, 실내 구성, 색상, 소재, 마감, 디지털 사양을 고객 주문에 맞춘다.

바칼라에서 이 방식이 가장 뚜렷하다. 이 차는 컨티넨탈 GT와 도어 핸들만 공유하고, 외장 패널은 새로 만들었다. 지붕을 없앤 바르케타 형태, 좌석 뒤 카울, 운전석과 조수석을 감싸는 실내, 별도 수하물 공간이 한 차 안에 들어갔다.

바투르는 벤틀리의 다음 전면 디자인을 먼저 적용했다. 전면 그릴은 낮고 곧게 섰고, 헤드램프는 한쪽에 큰 램프 하나를 두는 형태로 바뀌었다. 차체 측면은 복잡한 선을 줄이고, 굽은 면이 빛을 받으며 부피를 만드는 쪽으로 정리됐다.

바투르 컨버터블은 같은 언어를 오픈톱 차체로 옮겼다. 전동 소프트톱, 좌석 뒤 에어브리지, 테이퍼드 카울을 더해 쿠페와 다른 뒷모습을 만들었다. 지붕이 열렸을 때 실내 색상과 외장 색상이 함께 보이는 점도 설계 단계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세 단계의 주문 제작

현재 뮬리너의 주문 제작은 크게 세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컬렉션은 벤틀리 장인과 디자이너가 미리 고른 색상, 소재, 기능 선택지를 제공한다. 일반 옵션보다 범위가 넓지만, 고객은 정해진 메뉴 안에서 고른다.

비스포크 주문은 고객이 뮬리너 디자인팀과 직접 사양을 만드는 방식이다. 고객은 크루 공장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상담하며 외장색, 실내 가죽, 스티치, 베니어, 금속 장식, 자수 같은 요소를 조합한다. 이 단계에서는 선택보다 조율이 더 중요하다.

코치빌트는 차체와 실내를 더 크게 바꾸는 영역이다. 바칼라, 바투르, 바투르 컨버터블처럼 제작 수량이 작고, 고객이 제작 과정에 깊게 들어간다. 이 차들은 벤틀리 양산 라인업의 최상위 사양이라기보다 별도 프로젝트에 가깝다.

벤틀리 비례의 유지

뮬리너는 고객 취향을 넓게 받아들이지만 차의 기본 비례는 벤틀리 안에 묶어 둔다. 긴 보닛, 뒤로 물러난 캐빈, 강한 리어 펜더, 낮게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뮬리너 모델에서도 유지된다.

고객이 색상과 소재를 자유롭게 고를수록 차는 장식 과잉으로 흐르기 쉽다. 뮬리너는 외장 페인트와 실내 소재 선택지를 열어 두되, 벤틀리의 그랜드 투어러 비례와 큰 차체 면을 기본으로 둔다.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티넨탈 GT 컨버터블 뮬리너, 플라잉스퍼 뮬리너는 기존 라인업의 최상위 사양이다. 이 모델들은 별도 차체를 만들지는 않지만, 전용 그릴, 전용 휠, 셀프 레벨링 휠 뱃지, 3색 실내 가죽 구성을 통해 일반 사양과 구분된다.

다이아몬드 패턴

현대 뮬리너에서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장식은 다이아몬드 패턴이다. 외장에서는 더블 다이아몬드 또는 플로팅 다이아몬드 그릴로 나타나고, 실내에서는 다이아몬드 인 다이아몬드 퀼팅으로 이어진다.

컨티넨탈 GT 뮬리너 계열의 실내 퀼팅은 약 40만 번의 스티치로 완성된다. 각 다이아몬드에는 712개의 스티치가 들어가며, 이 자수 공정을 개발하는 데 18개월이 걸렸다.

이 패턴은 가죽 시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벤틀리의 매트릭스 그릴, 금속 마감, 스피커 그릴, 센터 콘솔 패턴까지 다이아몬드 모티프를 반복한다. 뮬리너는 같은 무늬를 겉과 안에 나눠 써 맞춤 사양의 통일감을 만든다.

소재와 마감

뮬리너는 전통 소재와 새 소재를 함께 다룬다. 가죽, 우드 베니어, 양모, 트위드, 금속 장식처럼 오래된 고급차 소재를 쓰면서도, 카본 파이버, 3D 프린팅 금속, 저탄소 가죽, 천연 섬유 복합재를 같이 적용한다.

바칼라에는 쌀겨 재를 활용한 페인트 안료, 영국산 울, 이스트 앵글리아 펜랜드에서 나온 5,000년 된 리버우드가 쓰였다. 바투르에는 천연 섬유 복합재, 저탄소 가죽, 3D 프린팅 18캐럿 금 장식이 적용됐다.

오픈 포어 베니어도 현대 뮬리너에서 중요한 선택지다. 뮬리너는 얇은 무광 래커를 써 나무 표면 질감을 남긴다. 이 방식은 고광택 마감보다 래커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나무를 두껍게 덮기보다 손끝으로 결을 느끼게 한다.

색을 입힌 카본 파이버도 추가됐다. 기존 블랙 카본 대신 댐슨, 킹피셔 블루, 임페리얼 블루, 컴브리안 그린 같은 색을 입혀 실내 가죽과 맞출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개인화

뮬리너의 개인화는 눈에 띄는 외장 색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가족 문장, 풍경, 레이스카 그림 같은 이미지를 베니어 상감이나 자수로 옮길 수 있다.

고객용 어린이 시트도 차량 실내와 같은 가죽, 스티치, 퀼팅, 파이핑으로 맞출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은 차 안의 모든 물건을 하나의 사양으로 묶고 싶은 고객에게 중요하다.

뮬리너는 고객이 고른 색과 소재를 그대로 붙이지 않는다. 실제 제작 가능 여부, 내구성, 품질 기준, 벤틀리 실내와의 조화를 확인한 뒤 사양으로 확정한다. 그래서 뮬리너의 일은 취향을 받아 적는 일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실제 자동차로 만들 수 있는 설계로 바꾸는 일에 가깝다.

주요 작업

R 타입 콘티넨탈

R 타입 콘티넨탈은 뮬리너가 벤틀리 역사에 남긴 대표 차체다. 1952년에 등장했고, 208대만 제작됐다. 벤틀리는 이 차를 당시 가장 빠른 4인승 럭셔리 살룬으로 설명한다.

이 차에서 중요한 부분은 낮고 긴 측면 비례다. 앞 휠에서 시작되는 파워 라인, 뒤쪽 펜더의 부피,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차체를 빠르게 보이게 만든다.

R 타입 콘티넨탈은 현대 컨티넨탈 GT 디자인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자주 언급된다. 벤틀리 그랜드 투어러가 가져야 할 긴장감과 우아함을 한 차체 안에서 보여준 모델이다.

콘티넨탈 플라잉스퍼

1957년 콘티넨탈 플라잉스퍼는 벤틀리 콘티넨탈 섀시를 바탕으로 만든 4도어 살룬이다. 이름은 나중에 벤틀리 플라잉스퍼로 이어졌다.

이 모델은 빠른 그랜드 투어러의 성격을 4도어 차체로 옮긴 사례다. 뒷좌석과 승차감을 중시하면서도 긴 보닛과 낮은 차체 비례를 유지했다.

플라잉스퍼라는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모델은 뮬리너의 과거 차체 제작이 벤틀리 현대 라인업의 이름과 성격에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트 리무진

스테이트 리무진은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원오프 벤틀리다. 뮬리너는 이 차에서 의전차의 기능과 탑승자 맞춤 설계를 함께 다뤘다.

뒷좌석은 여왕이 긴 시간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좌석 위치를 정할 때 여왕과 같은 키의 모델을 썼고, 핸드백 수납공간도 실제 사용 물건의 크기에 맞췄다.

외부에서는 높은 지붕과 넓은 유리 면적 덕분에 의전차의 쓰임이 바로 보인다. 개인화가 단순한 취향 표현이 아니라, 특정 탑승자의 몸과 의전 동선에 맞춰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코니시 복원

1939년형 벤틀리 코니시는 양산되지 못한 프로토타입이었다. 테스트 중 사고를 겪은 뒤 차체가 전쟁 중 사라지면서 오랫동안 실물이 남지 않았다.

뮬리너 클래식은 기존 기술 도면과 원본 기계 부품을 바탕으로 차체를 다시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 복원보다 사라진 차를 기록과 부품으로 되살리는 작업에 가까웠다.

벤틀리는 코니시가 전후 R 타입 콘티넨탈과 현대 컨티넨탈 GT로 이어지는 유선형 디자인의 중요한 앞 단계였다고 설명한다. 뮬리너 클래식은 이 작업을 통해 벤틀리 디자인사의 끊어진 고리를 다시 이어 붙였다.

바칼라

바칼라는 2020년에 공개된 12대 한정 2인승 오픈톱 모델이다. 현대 뮬리너가 코치빌딩을 다시 전면에 세운 첫 모델이다.

차체는 바르케타 형태다. 지붕을 없애고, 두 좌석 뒤쪽에 카울을 세웠으며,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감싸는 형태로 만들었다. 컨티넨탈 GT와 공유하는 외장 부품은 도어 핸들뿐이라고 벤틀리가 밝혔다.

바칼라는 EXP 100 GT 콘셉트의 조형과 소재 실험을 실제 고객 차량으로 옮겼다. 쌀겨 재를 활용한 페인트, 천연 울, 리버우드 베니어를 적용했고, 6.0리터 W12 엔진은 659PS와 900Nm을 냈다.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시리즈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시리즈는 뮬리너 클래식 영역의 대표 프로젝트다. 벤틀리가 보유한 1929년 팀 블로워를 기준으로 12대를 새로 만들었다.

뮬리너는 원본 차를 분해한 뒤 레이저 스캔과 손 측정으로 부품과 어셈블리를 디지털 CAD 데이터로 옮겼다. 이 작업에는 두 명의 CAD 엔지니어가 1,200시간을 썼다.

새 차들은 원본 팀 블로워와 기계적으로 같은 사양을 따랐다. 4,398cc 4기통 16밸브 엔진과 루츠 타입 슈퍼차저 복제품을 사용했고, 전쟁 이전 벤틀리 레이스카의 구조를 현대 제작 환경에서 다시 만들었다.

스피드 식스 컨티뉴에이션 시리즈

스피드 식스 컨티뉴에이션 시리즈는 블로워 다음에 나온 뮬리너 클래식 프로젝트다. 원형은 1929년과 1930년 르망 24시에서 벤틀리 우승을 이끈 스피드 식스다.

이 프로젝트는 12대의 새 차를 원본 레이스카 사양에 맞춰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뮬리너는 벤틀리 헤리티지 컬렉션의 1930년 스피드 식스와 르망 출전차 올드 넘버 3을 참고했다. W.O. 벤틀리 메모리얼 파운데이션이 제공한 원본 도면과 정비 메모도 쓰였다.

첫 고객 인도차는 2024년에 완성됐다. 벤틀리는 이를 1930년 이후 처음 고객에게 전달되는 새 스피드 식스로 설명했다.

바투르

바투르는 2022년 공개된 18대 한정 2도어 그랜드 투어러다. 바칼라 다음에 나온 현대 뮬리너 코치빌트 모델이고, 벤틀리 새 디자인 언어를 가장 먼저 적용했다.

전면 그릴은 더 낮고 곧게 섰다. 헤드램프는 한쪽에 큰 램프 하나를 둔 형태로 바뀌었고, 후면에는 새 테일램프와 전동 리어 스포일러가 들어갔다. 차체는 복잡한 캐릭터 라인을 줄이고, 굽은 면이 빛을 받으며 부피를 만드는 쪽으로 바뀌었다.

바투르는 고객이 외장, 실내, 금속 장식, 소재를 폭넓게 고를 수 있게 했다. 천연 섬유 복합재, 저탄소 가죽, 3D 프린팅 18캐럿 금 부품 같은 선택지가 들어갔다.

바투르 컨버터블

바투르 컨버터블은 2024년 공개된 현대 뮬리너의 세 번째 코치빌트 벤틀리다. 16대만 제작된다.

이 차는 바투르 쿠페의 전면 디자인과 2인승 비례를 이어받되, 전동 소프트톱을 얹었다. 지붕은 19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으며, 시속 50킬로미터까지 조작할 수 있다.

실내 뒤쪽에는 에어브리지와 테이퍼드 카울이 들어간다. 이 부품은 두 좌석 뒤쪽 형태를 만들고, 지붕이 열렸을 때 차체 뒤쪽을 낮고 길게 보이게 한다. 6.0리터 트윈터보 W12 엔진은 750PS와 1,000Nm을 낸다.

현행 뮬리너 라인업

현행 양산 파생 모델에서 뮬리너 이름은 각 차종의 최상위 사양을 뜻한다.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티넨탈 GT 컨버터블 뮬리너, 플라잉스퍼 뮬리너, 벤테이가 EWB 뮬리너가 대표적이다.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티넨탈 GT 컨버터블 뮬리너, 플라잉스퍼 뮬리너는 새 하이브리드 그랜드 투어러 계열의 최상위 모델로 소개된다. 울트라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782PS와 1,000Nm을 내며, 벤틀리는 이 차들을 강력한 뮬리너 모델로 내세운다.

이 차들은 별도 코치빌트 모델과 달리 기존 차체를 바탕으로 한다. 대신 플로팅 다이아몬드 그릴, 전용 휠, 셀프 레벨링 휠 뱃지, 3색 실내 가죽, 뮬리너 퀼팅, 웰컴 램프, 전용 키 박스 같은 요소를 더한다.

오브레 바이 뮬리너

오브레 바이 뮬리너는 차체 앞쪽과 뒤쪽에 서로 다른 색을 칠하고, 중간에서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수작업 외장 마감이다. 2025년 벤틀리는 컨티넨탈 GT 스피드 개인 주문 모델을 통해 이 기법을 공개했다.

이 작업은 단순한 투톤 페인트가 아니다. 두 색을 차체 길이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섞어야 하며, 페인트 장인이 각 색상의 반응을 보며 농도와 경계를 조정한다.

오브레는 뮬리너가 실내 가죽과 스티치뿐 아니라 차체 전체를 개인 주문의 캔버스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색상이 차체 면을 따라 흐르면서 벤틀리의 큰 차체 볼륨을 강조한다.

조직·인물

뮬리너는 독립 스튜디오가 아니라 벤틀리 안의 비스포크·코치빌딩 조직이다. 현대 뮬리너에서는 고객, 뮬리너 디자인팀, 벤틀리 외장 디자인팀, 실내 디자인팀, 컬러·트림 팀, 크루 공장 장인들이 함께 움직인다.

초기 뮬리너에서 중요한 이름은 H.J. 뮬리너다. 그는 회사를 런던 메이페어로 옮기고 H.J. Mulliner & Co.를 운영했다. 이 회사는 고객 주문 마차와 자동차 차체를 만들었고, 1923년부터 벤틀리 섀시에 차체를 얹었다.

R 타입 콘티넨탈은 이반 에버든과 존 블래츨리가 이끈 벤틀리 내부 프로젝트였고, H.J. Mulliner & Co.가 차체를 제작했다. 이 차는 벤틀리 엔지니어링과 뮬리너의 경량 차체 제작이 맞물린 결과물이었다.

바칼라 시기에는 스테판 시엘라프가 벤틀리 디자인을 이끌었다. 바칼라는 EXP 100 GT의 조형과 벤틀리 오픈콕핏 역사, 1920년대 블로워에서 가져온 분위기를 현대 오픈톱 차체로 옮겼다.

바투르 시기에는 안드레아스 민트가 벤틀리 디자인 디렉터였다. 민트와 그의 팀은 바투르에서 낮고 곧게 선 그릴, 단일 헤드램프형 전면부, 더 단순한 차체 면을 적용했다. 이 디자인은 이후 벤틀리 전동화 모델을 준비하는 기준으로 쓰였다.

2023년 9월부터 벤틀리 디자인은 로빈 페이지가 이끌고 있다. 페이지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벤틀리 실내 디자인을 맡았고, 1세대 컨티넨탈 GT 실내, 뮬산, 스테이트 리무진 작업에 참여했다.

뮬리너 디자인팀은 고객과 직접 사양을 정한다. 바투르와 바투르 컨버터블에서는 전용 비주얼라이저를 써 외장, 실내, 표면 마감, 소재를 함께 골랐다. 고객이 고른 색상과 소재는 실제 제작 가능 여부와 벤틀리 품질 기준을 거쳐 한 대의 사양으로 정해진다.

영향 관계

영국 코치빌딩의 현대화

뮬리너는 영국 코치빌딩 전통을 현대 벤틀리 안으로 옮긴 조직이다. 과거 코치빌더는 섀시 위에 차체를 따로 만들었다. 오늘날 뮬리너는 완성차 플랫폼 위에서 고객 주문 사양, 차체 변경, 실내 마감, 클래식 복원을 함께 다룬다.

이 변화는 코치빌딩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역할을 바꿨다는 점을 보여준다. 빈 섀시에 차체를 얹던 시대는 끝났지만, 고객 한 명을 위한 차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다.

뮬리너는 그 일을 벤틀리의 생산 시스템 안에서 처리한다. 과거의 수제작 방식과 현대의 품질 관리, 인증, 디지털 설계를 함께 쓰는 조직인 셈이다.

벤틀리 그랜드 투어러 디자인

뮬리너가 벤틀리 디자인에 남긴 가장 큰 영향은 R 타입 콘티넨탈이다. 이 차의 파워 라인, 리어 펜더, 낮은 루프라인은 현대 컨티넨탈 GT로 이어지는 그랜드 투어러 비례의 기준이 됐다.

벤틀리의 그랜드 투어러는 빠르지만 과격하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 긴 보닛과 낮은 루프, 힘 있는 뒤쪽 볼륨은 속도와 고급감을 함께 만든다.

뮬리너는 이 비례를 코치빌딩 시대에 먼저 정리했다. 현대 벤틀리는 플랫폼과 전자 장비가 크게 달라졌지만, 그랜드 투어러의 기본 자세는 R 타입 콘티넨탈에서 이어진다.

클래식 복원과 헤리티지

뮬리너 클래식은 벤틀리의 과거 차를 복원하거나 다시 제작한다. 코니시 복원,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스피드 식스 컨티뉴에이션은 단순한 기념 사업이 아니다.

이 작업들은 벤틀리의 디자인 기억을 현재의 제작 기술로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다. 사라진 차체를 도면과 부품으로 다시 만들고, 레이스카의 구조를 디지털 데이터로 복원하며, 과거의 마감 방식을 현재 품질 기준 안에서 재현한다.

헤리티지를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실제 차로 다시 만드는 점이 뮬리너 클래식의 의미다. 벤틀리는 이를 통해 과거의 디자인 자산을 현재 고객과 행사, 컬렉션에 다시 연결한다.

개인 주문 시장의 확대

뮬리너는 고급차 시장에서 개인 주문의 의미를 넓혔다. 과거에는 특별 색상이나 실내 가죽 선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차체 색상 흐름, 자수, 베니어 상감, 금속 마감, 전용 시리즈, 코치빌트 모델까지 범위가 커졌다.

이 변화는 럭셔리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고객은 비싼 차 자체보다, 자기만의 사양을 가진 차를 원한다. 뮬리너는 이 요구를 벤틀리 생산 체계 안에서 처리한다.

뮬리너 콘텐츠가 벤틀리 양산차에 넓게 들어가는 것도 이 흐름의 결과다. 극소수 고객을 위한 장인 조직에서, 벤틀리 전체 고객 경험을 높이는 개인화 조직으로 역할이 커졌다.

소재 실험과 지속가능성

뮬리너는 전통적인 가죽과 나무만 쓰지 않는다. 리버우드, 천연 울, 쌀겨 재를 활용한 페인트, 천연 섬유 복합재, 저탄소 가죽, 색을 입힌 카본 파이버 같은 소재를 함께 다룬다.

이 접근은 럭셔리 소재의 기준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짝이는 광택과 희귀한 소재만이 고급스러움을 만들던 시대에서, 소재의 출처와 촉감, 제작 방식, 환경 부담이 함께 평가되는 방향으로 옮겨 가고 있다.

다만 지속가능한 소재라는 표현은 실제 공급 과정과 내구성, 생산 규모까지 함께 봐야 한다. 뮬리너의 소재 실험은 상징성이 크지만, 그것이 벤틀리 전체 생산량에 얼마나 넓게 적용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수상·전시 이력

뮬리너의 주요 작업은 모터쇼, 콩쿠르, 럭셔리 자동차 행사에서 공개됐다. 바칼라는 2020년 벤틀리 본사가 있는 크루에서 공개됐고, 현대 뮬리너 코치빌딩의 재출발을 알렸다.

바투르는 2022년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 공개됐다. 벤틀리의 새 디자인 언어를 미리 보여준 차였고, 18대만 제작됐다. 이후 바투르 컨버터블은 2024년에 공개됐고, 2025년에는 공개 행사와 개발 과정을 거치며 고객 인도 준비 단계로 들어갔다.

R 타입 콘티넨탈은 벤틀리 헤리티지 컬렉션 안에서 중요한 차로 보존된다. 2025년에는 벤틀리 헤리티지 컬렉션의 R 타입 콘티넨탈이 살롱 프리베 콩쿠르에서 H.J. Mulliner 차체 클래식카 부문 베스트 인 클래스를 받았다.

1939년형 코니시는 뮬리너의 도움으로 복원된 뒤 벤틀리 헤리티지 컬렉션의 핵심 모델이 됐다. 2025년에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제조사가 직접 출품한 차량으로 본심사를 받은 첫 사례로 소개됐다.

바투르는 2024년 로브 리포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어워즈에서 인테리어 부문 수상작으로 알려졌다. 이 평가는 뮬리너가 코치빌트 차체뿐 아니라 실내 소재와 마감에서도 현대 럭셔리 자동차의 최상위 영역을 맡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뮬리너의 위상은 두 층위에서 나온다. 하나는 벤틀리 역사에 남은 코치빌더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벤틀리의 개인 주문과 최고가 프로젝트를 맡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R 타입 콘티넨탈은 이 위상을 가장 먼저 굳힌 모델이다. 208대만 제작됐지만, 컨티넨탈 GT가 참고한 파워 라인, 리어 펜더, 루프라인을 남겼다. 벤틀리 그랜드 투어러 디자인을 말할 때 빠지기 어려운 기준점이다.

현대 뮬리너에서는 바칼라와 바투르가 중요하다. 바칼라는 벤틀리가 코치빌딩을 다시 꺼낸 모델이고, 바투르는 새 벤틀리 디자인 언어를 가장 먼저 적용한 차다. 뮬리너는 단순 옵션 부서가 아니라, 벤틀리가 미래 디자인을 시험하는 작은 무대 역할도 맡는다.

디자인 반응

뮬리너에 대한 긍정적 반응은 희소성과 참여감에서 나온다. 바칼라 12대, 바투르 18대, 바투르 컨버터블 16대,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12대처럼 수량이 작다. 고객은 완성된 차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을 산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소재와 손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테일이 강점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이아몬드 퀼팅, 목재 베니어, 3D 프린팅 금 장식, 리버우드, 트위드, 색을 입힌 카본 파이버는 고급차에서 눈과 손이 함께 확인하는 차이를 만든다.

다만 뮬리너 이름이 붙는 범위가 넓다는 점은 반응을 갈리게 만든다. 바칼라나 바투르처럼 차체를 크게 바꾼 모델과 컨티넨탈 GT 뮬리너 같은 파생 사양은 제작 범위가 다르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뮬리너의 코치빌딩 성격이 흐려질 수 있다.

브랜드와 수익성

뮬리너는 벤틀리의 수익 구조에서도 중요해졌다. 2022년 벤틀리는 뮬리너 디자인팀이 12개월 동안 500건의 개인 주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 1,000건이던 개인 주문이 2022년 한 해에만 500건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 수치는 뮬리너가 극소수 고객만을 위한 특별 조직에서 벤틀리 전체 주문 경험을 키우는 조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고객은 벤틀리를 고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자기 차의 색상과 소재, 마감, 상징을 함께 정한다.

브랜드 가치나 판매 순위는 보통 벤틀리 브랜드 또는 벤틀리 모터스 단위로 집계된다. 뮬리너만 따로 분리한 글로벌 브랜드 순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대신 뮬리너는 벤틀리 안에서 옵션 수익, 개인 주문, 한정판, 코치빌트 모델을 통해 최고가 영역을 맡는다.

품질과 안전의 평가 범위

뮬리너는 독립 완성차 브랜드가 아니라 벤틀리 안의 주문 제작 조직이다. 따라서 충돌 안전 등급과 장기 신뢰도 조사는 대개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 같은 베이스 차종 단위로 공개된다.

뮬리너만 따로 분리한 유로 NCAP, IIHS, J.D. Power 장기 신뢰도 평가는 일반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코치빌트 모델은 제작 수량이 적고 고객 주문 사양이 달라 일반 양산차 평가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는 벤틀리의 크루 공장 기준을 따른다. 뮬리너 사양은 고객 주문 범위가 넓기 때문에 색상, 소재, 자수, 베니어, 금속 마감이 실제 사용 조건에서 유지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비판

뮬리너의 가장 큰 논점은 희소성과 확장 사이에 있다. 현대 벤틀리에서 뮬리너 콘텐츠가 많이 쓰일수록 고객 접점은 늘어난다. 그러나 뮬리너 이름이 흔해지면, 극소수 코치빌트 모델이 가진 특별함은 약해질 수 있다.

디자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고객 주문을 폭넓게 받아들이면 색상, 가죽, 자수, 금속 장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차가 많아진다. 이때 차체 비례와 실내 구성이 장식보다 뒤로 밀리면, 벤틀리의 단정한 그랜드 투어러 성격이 흐려질 수 있다.

코치빌딩이라는 표현에도 논점이 있다. 과거 코치빌딩은 섀시에 완전히 새 차체를 얹는 일이었다. 현대 뮬리너는 차체를 새로 만드는 코치빌트 모델과 기존 차종을 고급화한 파생 사양을 함께 운영한다. 그래서 뮬리너를 전통 코치빌더로만 설명하면 현재 활동 범위를 제대로 담기 어렵다.

관련·혼동 용어

H.J. Mulliner & Co.

H.J. Mulliner & Co.는 뮬리너가 자동차 코치빌더로 활동하던 시기의 주요 회사명이다. 벤틀리 섀시에 차체를 얹었고, R 타입 콘티넨탈 차체 제작으로 특히 잘 알려졌다.

현대의 Bentley Mulliner는 이 전통을 벤틀리 내부 조직으로 이어받은 형태다.

Bentley Mulliner

Bentley Mulliner는 현재 벤틀리 안에서 쓰는 공식 조직명이다. 개인 주문 제작, 한정판, 클래식 복원, 코치빌트 모델을 맡는다.

한국어로는 벤틀리 뮬리너 또는 뮬리너로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코치빌딩

코치빌딩은 섀시 위에 고객 주문 차체를 만드는 작업을 뜻한다. 원래는 마차 차체 제작에서 온 말이고, 자동차 시대에는 고급차와 특수 차체 제작에서 많이 쓰였다.

현대 뮬리너의 코치빌딩은 완성차 플랫폼 위에서 차체와 실내를 크게 바꾸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비스포크

비스포크는 고객 주문에 맞춰 제작한다는 뜻이다. 자동차에서는 외장 색상, 실내 가죽, 스티치, 베니어, 자수, 금속 마감, 휠 디테일까지 고객이 정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뮬리너는 벤틀리의 비스포크 영역을 담당한다.

큐레이티드

큐레이티드는 브랜드가 미리 고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안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벤틀리와 뮬리너가 조합한 색상과 소재 범위 안에서 고른다.

뮬리너 컬렉션과 한정판 사양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코치빌트

코치빌트는 뮬리너가 차체와 실내를 더 크게 바꿔 만드는 극소수 모델을 가리킨다. 바칼라, 바투르, 바투르 컨버터블이 대표적이다.

기존 양산차의 옵션을 고급화한 뮬리너 사양과는 제작 범위가 다르다.

뮬리너 클래식

뮬리너 클래식은 과거 벤틀리를 복원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영역이다. 코니시 복원,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시리즈, 스피드 식스 컨티뉴에이션 시리즈가 대표 사례다.

이 영역은 벤틀리 헤리티지와 현재 제작 기술을 연결한다.

뮬리너 컬렉션

뮬리너 컬렉션은 기존 벤틀리 라인업을 바탕으로 한 한정판과 고객 주문 사양을 다루는 영역이다. 지역별 한정판, 특별 색상, 실내 조합, 기념 모델이 여기에 들어간다.

완전한 코치빌트 모델보다 제작 범위는 좁지만, 고객이 벤틀리를 더 개인적으로 만들 수 있게 한다.

바칼라

바칼라는 현대 뮬리너가 코치빌딩을 다시 전면에 세운 12대 한정 2인승 오픈톱 모델이다. EXP 100 GT의 조형과 소재 실험을 실제 고객 차량으로 옮겼다.

현대 뮬리너 코치빌트 계열의 시작점에 가깝다.

바투르

바투르는 18대 한정 2도어 그랜드 투어러다. 벤틀리의 새 디자인 언어를 먼저 적용한 뮬리너 코치빌트 모델이다.

낮고 곧게 선 그릴, 단일 헤드램프형 전면부, 단순해진 차체 면이 특징이다.

바투르 컨버터블

바투르 컨버터블은 바투르 쿠페의 디자인 언어를 오픈톱 차체로 옮긴 모델이다. 16대만 제작되며, 벤틀리 W12 엔진을 얹은 마지막 벤틀리 중 하나로 소개된다.

전동 소프트톱, 에어브리지, 테이퍼드 카울이 차체 뒤쪽의 핵심 요소다.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시리즈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시리즈는 1929년 팀 블로워를 기준으로 새로 제작한 12대 한정 프로젝트다.

뮬리너 클래식이 과거 벤틀리 레이스카를 디지털 측정과 수작업 제작으로 다시 만든 대표 사례다.

스피드 식스 컨티뉴에이션 시리즈

스피드 식스 컨티뉴에이션 시리즈는 르망 우승 벤틀리 스피드 식스를 바탕으로 다시 만든 프로젝트다.

블로워 컨티뉴에이션 다음에 나온 뮬리너 클래식 작업이며, 벤틀리의 레이스 헤리티지를 현재 제작 기술로 되살린 사례다.

오브레 바이 뮬리너

오브레 바이 뮬리너는 두 가지 외장 색상이 차체 길이 방향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칠하는 수작업 페인트 기법이다.

단순 투톤이 아니라 차체 면을 따라 색이 점진적으로 바뀌는 방식이며, 뮬리너의 개인 주문 외장 마감 중 하나다.

R 타입 콘티넨탈

R 타입 콘티넨탈은 H.J. Mulliner 차체를 얹은 벤틀리 그랜드 투어러다. 1952년에 등장했고, 208대만 제작됐다.

현대 컨티넨탈 GT 디자인의 중요한 참고점으로 자주 언급된다.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티넨탈 GT 뮬리너는 현행 벤틀리 컨티넨탈 GT의 최상위 뮬리너 사양이다. 별도 코치빌트 모델은 아니지만, 전용 그릴, 휠, 실내 가죽, 퀼팅, 마감으로 일반 모델과 구분된다.

뮬리너 이름이 코치빌트 모델뿐 아니라 양산차 최상위 개인화 사양에도 쓰인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