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 + Partners)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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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ster + Partners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는 영국에서 가장 큰 건축 사무소이며, 런던 본사를 중심으로 세계 여러 도시에 작업 거점을 둔다. 건축뿐 아니라 구조 엔지니어링, 환경 엔지니어링, 도시 설계, 산업디자인까지 사내에서 함께 다루는 종합 설계 조직이다. 가구와 조명 같은 제품, 공항과 교량 같은 인프라, 초고층 오피스, 미술관, 개인 주택을 한 회사가 모두 설계한다.
회사의 일관된 명제는 창업자가 스승으로 꼽는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말, 가장 적은 것으로 가장 많은 것을 한다(doing the most with the least)로 요약된다. 적은 재료로 넓은 공간을 만들고, 기계 설비 의존을 줄이고, 자연광과 바람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진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이 원칙을 지속가능성이 50년 넘게 작업의 중심 주제였다는 말로 설명한다.
규모로 보면 직원 수는 1,500명을 넘고, 누적 수상·표창은 470건 이상, 국제·국내 공모 우승은 86건 이상으로 집계된다. 2024년 기준 연간 설계비 수입은 5억 달러를 넘어섰고, 그중 약 40퍼센트가 중동 클라이언트에서 나왔다. 이 중동 비중은 회사의 최근 성장 동력인 동시에, 뒤에서 다룰 윤리 논쟁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약력·연혁
팀 4와 하이테크 건축의 태동
노먼 포스터의 첫 사무소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아니라 팀 4(Team 4)다. 1963년 영국으로 돌아온 포스터는 예일에서 만난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 그리고 수 브럼웰(Su Brumwell)·웬디 치즈먼(Wendy Cheesman) 자매와 함께 팀 4를 꾸렸다. 포스터와 로저스는 훗날 각각 하이테크 건축을 대표하는 두 거장이 되지만, 출발은 친구들끼리 차린 작은 스튜디오였다.
팀 4의 결정적 작업은 1966년 스윈던에 지은 릴라이언스 컨트롤스 공장(Reliance Controls Factory)이다. 공장, 사무실, 연구실을 한 동의 유연한 조립식 구조에 담았고, 노출된 철골과 가벼운 외장재로 위계 없는 균질한 공간을 만들었다. 이 건물은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구조표현주의(structural expressionism)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힌다. 팀 4는 1967년 해체됐다.
설립과 초기 도약
팀 4가 흩어진 1967년, 포스터는 웬디 치즈먼과 함께 새 사무소 포스터 어소시에이츠(Foster Associates)를 세웠다. 두 사람은 그해 결혼했다.
초기 도약을 만든 건물은 1971년부터 1975년까지 입스위치에 지은 윌리스 페이버 앤드 듀마스 본사(Willis Faber and Dumas Headquarters)다. 부지 모양을 그대로 따라 흐르는 통유리 외피, 영국에서 손꼽히게 이른 개방형 사무실 평면을 선보였고, 옥상 정원, 체육관, 수영장을 넣어 일하는 사람의 삶의 질을 건물 안에 끌어들였다.
1978년에는 노리치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 세인즈베리 시각예술센터(Sainsbury Centre for the Visual Arts)를 완성했다. 회사의 첫 공공 건물이며, 약 150미터 길이의 철골 한 동에 구조와 설비를 통합해 미술관, 강의, 연구를 한 볼륨 안에서 유연하게 수용했다. 로버트 세인즈베리가 자신의 미술 컬렉션을 담으려 의뢰한 건물이다.
글로벌 설계사로의 도약
회사를 세계 무대로 끌어올린 작업은 홍콩의 HSBC 본사다. 1979년 공모에 당선돼 1985년 완공했고, 영국 밖에서 지은 첫 건물이자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이었다.
HSBC 본사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하이테크 건축을 초고층 업무시설로 확장한 결정적인 작업이다. 외부 마스트와 트러스가 건물 하중을 받는 구조, 내부를 크게 비운 아트리움, 자연광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반사 장치는 이후 사무소의 여러 작업에서 반복되는 원형이 됐다.
공공건축의 진화
1990년대 들어 회사의 무게중심은 영국과 일본 개발업체를 위한 속도전 오피스에서, 독일과 프랑스 공공 클라이언트를 위한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옮겨 갔다.
1997년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타워(Commerzbank Tower)는 자연 환기와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하늘 정원을 갖춘, 세계 최초의 친환경 초고층 오피스로 평가받는다. 1998년에는 홍콩 국제공항 첵랍콕 터미널을 완성하며, 여행에 다시 격을 부여하는 공항 건축이라는 회사의 명제를 대규모로 실험했다.
같은 시기 베를린 라이히스타크 개축도 진행됐다. 통일 독일 의회를 담는 이 건물의 투명 유리 돔은 회사의 작업 중에서도 정치적 의미가 가장 짙다.
사무소 이름은 시대마다 바뀌었다. 1992년 서 노먼 포스터 앤 파트너스(Sir Norman Foster and Partners), 1999년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 2006년부터 지금의 표기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가 됐다.
도시 아이콘과 인프라 확장
2000년대 초 런던에서 밀레니엄 브리지, 대영박물관 그레이트 코트, 런던 시청사, 거킨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이 시기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런던의 도시 이미지를 새로 만드는 사무소로 자리 잡았다.
2004년에는 프랑스 밀로 교량으로 토목의 영역까지 들어갔다. 밀로 교량은 초고층 건물의 구조 감각을 도로 인프라로 확장한 사례다. 다리와 공항, 지하철역, 광장 같은 작업이 늘면서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건축 사무소를 넘어 도시 인프라를 함께 다루는 조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개편과 소유 구조 변화
2003년 포스터는 설계 인력을 여섯 개의 디자인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을 파트너가 이끌게 했다. 크기가 중요하다(size matters)는 대규모 동시 수행 능력과,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소규모 팀의 밀도를 한 회사 안에서 양립시키려는 구조였다.
2007년 사모펀드 3i가 지분을 사들였다가, 2014년 140명의 파트너가 회사를 되사들이며 완전한 소유권을 회복했다. 2021년에는 캐나다 투자사 헤닉 앤 컴퍼니(Hennick & Company)가 지분을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됐고, 포스터가 지배 지분을 유지하는 구도가 됐다.
메가 프로젝트와 도시 마스터플랜
2017년은 회사의 한 정점이었다. 애플 파크와 블룸버그 런던 본사가 같은 해 문을 열었다. 두 건물은 각각 빅테크 본사와 지속가능한 업무시설의 대표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2025년에는 뉴욕 270 파크 애비뉴(JPMorganChase 본사)와 아부다비 자이드 국립박물관(Zayed National Museum)을 완성했다.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하타이주 재건 마스터플랜을 맡는 등, 작업의 폭은 건물 한 동을 넘어 도시 단위로 넓어졌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구조표현주의와 하이테크 미학
구조를 숨기지 않는 태도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하이테크 건축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준다. 기둥, 트러스, 케이블 같은 뼈대를 노출해, 건물이 어떻게 서 있는지를 그 자체로 보여준다.
HSBC 본사가 대표적이다. 건물 내부에 받치는 기둥이 없고, 외부의 강철 마스트(mast)에 트러스를 걸어 바닥을 매단 서스펜션 구조(suspension structure)로, 위아래 층을 동시에 지어 올렸다.
이 방식은 기술을 감추지 않고 건축의 표정으로 만든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건축에서 구조는 단순한 공학적 장치가 아니라, 공간을 넓히고 건물의 정체성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최소의 재료, 최대의 공간
적게 써서 넓게 만든다(Doing the most with the least)는 태도는 버크민스터 풀러에게서 온 무게, 에너지, 성능의 사고다. 거킨의 다이아그리드(diagrid) 외골격은 삼각형으로 짜인 강관 격자가 횡력을 받아내, 내부 기둥 없이 넓은 바닥을 만든다.
뉴욕 허스트 타워(Hearst Tower)의 삼각 격자는 같은 원리로 일반 철골보다 강재를 약 20퍼센트 덜 쓴다. 구조가 곧 재료 절감과 공간 확보의 장치가 되는 방식이다.
이 태도는 초고층뿐 아니라 전시장, 공항, 교량에서도 반복된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큰 스팬, 열린 평면, 가벼운 외피를 통해 적은 재료로 더 많은 공간을 만들려 한다.
환경 성능을 형태화하는 설계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에어컨 용량을 키우기보다 건물의 생김새로 바람과 빛을 다루려 한다. 거킨의 둥근 몸체는 바람을 건물 둘레로 흘려보내 지면의 돌풍을 줄이고, 층마다 어긋난 아트리움이 나선으로 이어지며 건물의 허파처럼 공기를 순환시킨다.
그 결과 거킨은 일반 냉방 오피스의 절반 수준 에너지로 운영된다. 회사의 친환경 건축은 설비를 덧붙이는 방식보다 구조와 외피, 단면을 통해 성능을 만드는 쪽에 가깝다.
코메르츠방크 타워의 하늘 정원, 블룸버그 런던 본사의 자연 환기 외피, 라이히스타크의 유리 돔도 같은 흐름에 놓인다. 건물의 형태 자체가 환기, 채광, 열 조절의 장치가 된다.
자연광과 환기의 건축적 장치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자연광을 건물 깊숙이 끌어들이는 장치를 자주 쓴다. 라이히스타크 돔 한가운데에는 거울 360장으로 덮인 거꾸로 선 원뿔(inverted cone)이 매달려, 천장의 빛을 의사당 바닥으로 반사해 내린다.
같은 발상이 HSBC 본사 아트리움의 거대한 반사경에도 있다. 옥상의 선스쿱(sunscoop) 거울이 자연광을 받아 아트리움 아래 광장까지 내려보낸다.
이 장치들은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다. 깊고 큰 건물 안에서도 사람이 빛의 방향과 시간의 변화를 느끼게 만드는 방식이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에게 빛은 공간을 밝히는 조건이면서, 건물의 공공성과 상징성을 만드는 재료다.
산업디자인 수준의 정밀도와 디테일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건물의 디테일을 산업디자인의 정밀도로 다룬다. 애플 파크의 외피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큰 곡면 유리로 짜였고, 스티브 잡스 시어터(Steve Jobs Theater)의 지붕은 80.7톤짜리 세계 최대 탄소섬유 구조물이다.
건물 한 채를 현장에서 대충 맞추는 대상이 아니라, 정교한 제품처럼 설계하고 조립하는 태도다. 부품의 공차, 접합부, 유리 패널, 금속 마감, 조명, 가구까지 하나의 제품 생태계처럼 관리한다.
이 방식은 애플 파크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기업 건축을 단순한 사옥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제품 철학을 건축으로 확장한 대상으로 다뤘다.
클리마트오피스와 통합 외피 시스템
거킨과 코메르츠방크의 출발점에는 클리마트오피스(Climatroffice)라는 미실현 개념이 있다. 버크민스터 풀러와 함께 구상한 프로젝트로, 벽과 지붕을 하나의 삼각 외피로 녹여 자연과 일터의 관계를 새로 짠다는 발상이었다.
이 개념은 이후 다이아그리드, 자연 환기, 외피와 구조의 통합으로 이어졌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고층 건축은 단순한 유리 상자가 아니라, 구조와 환경 성능을 하나의 외피 안에 묶으려는 시도에 가깝다.
주요 작업
릴라이언스 컨트롤스 공장
릴라이언스 컨트롤스 공장(Reliance Controls Factory, 1966)은 팀 4 시절의 대표작이다. 공장, 사무실, 연구실을 한 동의 조립식 구조 안에 담았고, 노출된 철골과 가벼운 외장재를 통해 기능별 위계를 줄였다.
이 건물은 포스터와 로저스가 하이테크 건축으로 나아가기 전, 구조와 설비를 드러내는 태도를 실험한 초기 사례다. 공장 건물을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니라 유연한 업무 환경으로 다룬 점도 중요하다.
윌리스 페이버 앤드 듀마스 본사
윌리스 페이버 앤드 듀마스 본사(Willis Faber and Dumas Headquarters, 1975)는 포스터 어소시에이츠 초기의 대표작이다. 부지의 불규칙한 윤곽을 따라 검은 통유리 외피를 두르고, 내부에는 개방형 사무 공간을 만들었다.
옥상 정원, 직원 식당, 수영장, 체육관이 함께 들어간 점도 당시로서는 이례적이었다. 이 건물은 업무시설을 단순히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직원의 생활과 복지를 함께 담는 환경으로 다룬 사례다.
세인즈베리 시각예술센터
세인즈베리 시각예술센터(Sainsbury Centre for the Visual Arts, 1978)는 노리치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 지어진 미술관·교육 시설이다. 약 150미터 길이의 철골 한 동 안에 전시, 연구, 교육 기능을 담았다.
구조와 설비는 외피 안에 통합됐고, 내부는 큰 열린 공간으로 남았다. 이 건물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공공 문화시설에서도 공장과 격납고 같은 유연한 구조를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HSBC 본사
HSBC 본사(HSBC Main Building, 1985)는 홍콩에 지어진 은행 본사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1979년 공모에 당선했고,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알려졌다.
브리프는 단순했다. 세계 최고의 은행 건물을 지으라는 것이었다. 포스터는 사무소를 차린 지 10년 남짓이었고, 그때까지 지은 가장 높은 건물은 3층짜리 윌리스 페이버였다. 그런 회사가 44층 초고층을, 그것도 영국 밖에서 처음 지었다.
핵심은 서스펜션 구조다. 세 개의 베이에 짝지어 세운 강철 마스트가 건물 전체 하중을 받고, 트러스에 바닥을 매단다. 덕분에 내부에 받침 기둥이나 엘리베이터 코어가 없어, 평면 한가운데가 통째로 비었다.
홍콩에는 당시 이만한 정밀 조립 기술이 없어, 부품을 영국,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맞췄다. 욕실은 변기 휴지걸이와 세면대까지 갖춘 완성 모듈로 봉인돼 배에 실려 왔다. 포스터는 이를 1960년대의 플러그인·조립식 도시라는 꿈을 현실로 만든 일로 회고했다.
엘리베이터를 주 동선으로 쓰지 않은 점도 특이하다. 승강기는 몇 개 층마다 아트리움에만 서고, 층 사이는 에스컬레이터로 잇는다. 층마다 사람이 갇히지 않고 하늘 위의 마을처럼 대화가 흐르게 한 장치다. 완공 당시 62대의 에스컬레이터는 한 건물 기준 세계 최다였다.
옥상의 정비용 크레인이 인근 중국은행 타워의 풍수 기운을 막는 대포라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지만, 크레인은 처음부터 설계에 있던 정비 장비이고 중국은행 타워는 1990년에야 완공돼 시점이 맞지 않는다.
코메르츠방크 타워
코메르츠방크 타워(Commerzbank Tower, 1997)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어진 초고층 업무시설이다. 자연 환기와 하늘 정원을 결합한 친환경 고층 오피스로 평가받는다.
건물은 삼각형 평면을 바탕으로 하며, 여러 층마다 하늘 정원이 나선형으로 배치된다. 이 정원은 직원 휴게 공간이면서 자연 환기와 채광을 돕는 장치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고층 건물을 단순한 밀폐형 유리 상자가 아니라, 바람과 빛을 조절하는 환경 장치로 다루기 시작한 대표 사례다.
홍콩 국제공항
홍콩 국제공항 첵랍콕 터미널(Hong Kong International Airport, 1998)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대표적인 공항 프로젝트다. 거대한 지붕 아래 출발, 도착, 이동, 대기 공간을 명확하게 정리했다.
긴 선형 터미널은 승객이 이동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복되는 지붕 구조와 자연광은 대형 공항의 복잡한 동선을 비교적 단순하게 보이게 만든다. 이 프로젝트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공항 건축을 기술 인프라와 공간 경험이 결합된 유형으로 다뤘음을 보여준다.
라이히스타크 새 독일 의회
라이히스타크 새 독일 의회(Reichstag, 1999)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수도가 본에서 베를린으로 돌아오면서 진행된 독일 의회 건물 개축 작업이다.
이 건물은 1933년 화재로 히틀러의 권력 장악에 빌미를 줬고, 베를린 전투에서 소련군의 표적이 됐던 무거운 역사를 지녔다. 1995년 크리스토와 잔클로드(Christo and Jeanne-Claude)가 건물 전체를 천으로 감싼 직후, 포스터의 개축이 시작됐다.
포스터의 당선안에는 원래 돔이 없었다. 그러나 옛 돔을 복원하자는 의회의 요구가 거세지자, 그는 역사적 복제 대신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유리 큐폴라(cupola)를 제안했다.
이 돔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시민은 두 갈래 나선 경사로를 따라 돔 꼭대기에 오르며, 발밑 유리를 통해 의사당에서 일하는 정치인들을 내려다본다. 국민이 정부 위에 선다는 구도를 건축으로 옮긴 것이다.
가운데 거울 원뿔은 빛을 의사당으로 내려보내고 더운 공기를 위로 뽑아낸다. 소련군이 1945년 남긴 낙서는 일부러 일부를 남겨, 건물이 자기 과거를 지우지 않고 드러내게 했다.
포스터가 나선 경사로와 원뿔이라는 발상을 다시 꺼낸 것이 몇 해 뒤의 런던 시청사다.
대영박물관 그레이트 코트
대영박물관 그레이트 코트(Great Court, 2000)는 런던 대영박물관의 중앙 중정을 다시 공공 공간으로 만든 프로젝트다. 기존 박물관 건물 사이의 중정을 유리 지붕으로 덮어, 방문객이 머무르고 이동하는 큰 실내 광장으로 바꿨다.
이 작업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면서도 새 구조를 덧붙여 공공 공간을 만드는 방식을 보여준다. 유리 지붕은 오래된 석조 건물과 새 구조가 직접 충돌하지 않도록 가볍게 얹히며, 박물관의 동선을 다시 정리한다.
거킨
거킨(30 St Mary Axe, 2004)은 런던의 첫 친환경 초고층으로 불리는 오피스 건물이다. 1992년 IRA 폭탄으로 파괴된 발틱 증권거래소 자리에, 보험사 스위스 리(Swiss Re)를 위해 지었다.
처음 검토된 92층 밀레니엄 타워안이 너무 높고 과밀하다는 이유로 무산된 뒤, 더 작고 효율적인 형태로 다시 설계됐다.
원형 평면에서 출발해 중간이 부풀고 꼭대기로 좁아지는 몸체는, 같은 크기의 사각 건물보다 날씬해 보이고 지면의 공공 공간을 넓힌다. 둥근 외피는 바람을 건물 둘레로 흘려보내 광장의 돌풍을 줄인다.
포스터는 이 형태를 솔방울에 빗대 설명했다. 날씨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솔방울처럼, 외피의 나선형 광정(light well)이 공기를 끌어들이고 내보낸다. 외장은 약 5,500장의 삼각·마름모 유리 패널로 짜였고, 다이아그리드 외골격이 내부 기둥을 없앤다. 일반 냉방 오피스의 절반 에너지로 돌아간다.
2004년 RIBA 스털링 프라이즈(Stirling Prize)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받았다. 한편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향하는 역사적 조망을 가린다는 종교계의 반발도 있었다. 사무소 안에서 이 시기 둥근 형태를 이끈 인물은 파트너 켄 셔틀워스(Ken Shuttleworth)다.
밀로 교량
밀로 교량(Millau Viaduct, 2004)은 프랑스 타른 협곡을 가로지르는 사장교다. 프랑스 구조 엔지니어 미셸 비를로죄(Michel Virlogeux)와의 협업으로, 건축가가 인프라 설계에 본질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A75 고속도로가 타른 협곡을 건너게 하는 다리로, 길이 약 2,460미터, 가장 높은 마스트 꼭대기까지 343미터에 이른다. 에펠탑보다 높고, 완공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었다. 일곱 개의 콘크리트 교각 위에 강철 데크를 얹고, 87미터짜리 마스트 일곱 개에서 케이블로 데크를 매다는 사장교다.
교각은 데크 아래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콘크리트의 수축·팽창을 흡수하면서도 풍경에 닿는 면을 최소화한다. 가늘게 솟은 마스트는 이 지역의 옛 장갑 제조업에서 쓰던 바늘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이 따른다.
시공은 토목사에 가깝다. 데크를 협곡 양끝 평지에서 만든 뒤, 위성으로 유도되는 유압 잭으로 4분에 600밀리미터씩 밀어내 협곡 위에서 양쪽을 맞붙였다.
2004년 12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개통식을 열었고, 2006년 국제교량구조공학회의 우수구조물상(Outstanding Structure Award)을 받았다. 밀로는 20년 넘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로 꼽혔으나, 2025년 9월 개통한 중국 구이저우의 화장 협곡 대교(Huajiang Canyon Bridge, 데크 높이 625미터)에 그 지위를 내줬다.
애플 파크
애플 파크(Apple Park, 2017)는 미국 쿠퍼티노에 지어진 애플의 본사 캠퍼스다. 스티브 잡스가 포스터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면서 일이 시작됐다고 포스터는 회고한다.
잡스는 자신이 자란 캘리포니아의 살구·체리 과수원과 스탠퍼드의 분위기를 일터에 담고 싶어 했다. 포스터는 이 첫 대화에서 건물의 핵심이 정해졌다고 말한다.
결과는 둘레 약 1.6킬로미터의 원형 건물, 이른바 우주선(Spaceship)이다. 부지의 약 80퍼센트가 녹지이고, 잡스가 직접 고른 9,000그루의 가뭄에 강한 나무가 심겼다. 외피는 지금까지 제작된 것 중 가장 큰 곡면 유리로, 내부 어디서나 바깥 풍경이 보인다.
건축비는 약 50억 달러로 알려졌다. 디테일에 대한 집착은 일화로 남았다. 잡스는 목재를 참나무가 좋다는 수준이 아니라, 사분할로 켜고 수액이 가장 적은 1월에 벌목해야 한다고 지정했다.
잡스가 2011년 세상을 떠난 뒤 설계는 조너선 아이브(Jony Ive)와 팀 쿡에게 이어졌다. 언덕 위 스티브 잡스 시어터는 지름 41미터 유리 원통 위에 80.7톤짜리 세계 최대 탄소섬유 지붕을 얹었고, 나선 레일로 171도 회전하는 세계 첫 승객용 엘리베이터를 갖췄다.
블룸버그 유럽 본사
블룸버그 유럽 본사(Bloomberg European Headquarters, 2017)는 런던에 지어진 업무 건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오피스를 목표로 한 건물이다.
600톤의 청동 합금과 더비셔 사암으로 외장을 짰고, 외피의 청동 핀(fin)이 자연 환기 통로 역할을 한다. 일반 오피스보다 물 73퍼센트, 에너지 35퍼센트를 적게 쓰도록 설계됐고, BREEAM에서 당시 최고 등급인 Outstanding을 받았다.
코어를 가장자리로 밀어내 바닥을 트고, 가운데 나선 경사로가 사람들을 잇는다. 2018년 스털링 프라이즈를 받으며,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이 상을 세 번 받은 첫 사무소가 됐다.
270 파크 애비뉴
270 파크 애비뉴(270 Park Avenue, 2025)는 뉴욕에 지어진 JPMorganChase 본사다. 2018년 공모에 당선해 2025년 10월 완공한 60층 초고층이다.
높이 423미터로 뉴욕에서 여섯 번째로 높고, 도시에서 가장 큰 전기 전용(all-electric) 타워이자 운영 단계 탄소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다.
SOM이 1960년에 설계한 유니언 카바이드 빌딩을 헐고 지었는데, 철거 자재의 97퍼센트를 재활용·재사용했다고 회사는 밝힌다. 바닥에서는 부채꼴 기둥(fan-column)과 삼각 브레이싱이 건물을 가볍게 들어 올려, 블록 전체에 이전보다 2.5배 넓은 지면 공공 공간을 내준다.
영향 관계
사상적 기반: 버크민스터 풀러
포스터의 사고에 가장 깊게 닿은 인물은 미국의 발명가이자 사상가 버크민스터 풀러다. 두 사람은 옥스퍼드 세인트피터스칼리지의 지하 베케트 극장 같은 미실현 프로젝트를 함께 작업했고, 포스터는 풀러를 멘토로 부른다.
무게, 에너지, 성능의 관계, 가장 적은 것으로 가장 많은 것을 하는 일이 일관되게 회사의 이야기였다는 포스터의 회고는 풀러의 사상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아키그램과 미국 건축의 영향
1960년대 영국 전위 집단 아키그램(Archigram)의 플러그인·조립식 도시 개념도 초기 작업에 영향을 줬다. HSBC 본사의 조립식 부품과 모듈화된 설비, 외부로 드러난 구조는 이 흐름과 연결된다.
예일 유학 시절 미술사학자 빈센트 스컬리(Vincent Scully)의 권유로 미국 건축을 답사한 경험도 포스터에게 중요했다. 그는 미국의 기업 건축, 캠퍼스, 인프라, 넓은 스팬의 구조를 직접 보며 영국 건축 밖의 가능성을 접했다.
리처드 로저스와의 초기 협업
리처드 로저스와의 협업은 포스터의 초기 경력에서 결정적이었다. 두 사람은 팀 4에서 함께 일하며 조립식 구조, 노출된 철골, 가벼운 외피, 유연한 평면을 실험했다.
이후 포스터와 로저스는 각자 다른 사무소를 이끌었지만, 둘 다 하이테크 건축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포스터가 구조와 성능의 절제된 통합을 강조했다면, 로저스는 설비와 동선을 외부로 드러내는 더 표현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하이테크 건축 세대와의 연대
포스터는 로저스, 렌초 피아노(Renzo Piano), 니컬러스 그림쇼(Nicholas Grimshaw), 마이클·패티 홉킨스(Michael and Patty Hopkins)와 함께 하이테크 건축, 즉 구조표현주의를 20세기 후반의 마지막 주요 양식으로 끌어올린 세대다.
이들은 같은 영국 건축계라는 토양에서 나온 동시대 동료이지, 사제 관계가 아니다. 공통점은 구조, 설비, 산업 재료, 조립 공법을 감추지 않고 건축의 언어로 삼았다는 점이다.
내부 파트너십과 후속 세대 양성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한 세대의 건축가를 길러낸 훈련소이기도 했다. 가장 뚜렷한 사례가 켄 셔틀워스다.
셔틀워스는 1977년 합류해 HSBC 본사 현장을 이끌었고, 거킨, 런던 시청사, 밀레니엄 브리지의 형태를 주도한 파트너였다. 빠른 손놀림 탓에 켄 더 펜(Ken the Pen)으로 불린 그는 2004년 자기 사무소 메이크 아키텍츠(Make Architects)를 차렸다. 창업자 이름을 내걸지 않고 회사를 100퍼센트 직원 소유로 둔 점이, 한 사람의 이름을 내건 거대 사무소에서 나온 그의 반작용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건축 실무와 조직 모델의 혁신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후대에 남긴 것은 하이테크 건축의 시각 언어만이 아니다. 구조, 환경 성능, 설비, 디테일, 제품 디자인, 도시 인프라를 한 조직 안에서 묶는 방식도 큰 영향을 남겼다.
대형 건축 사무소가 자체 엔지니어링과 산업디자인 역량을 갖추고, 공항과 초고층, 교량, 기업 캠퍼스를 동시에 다루는 모델은 포스터 앤 파트너스 이후 더 보편화됐다. 건축가가 건물 외관만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과 도시 시스템을 조율하는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수상·전시 이력
회사와 창업자가 받은 상은 건축계의 거의 모든 정점에 닿는다.
노먼 포스터 개인은 1999년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받았다. 흔히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이다. 이에 앞서 1983년 RIBA 로열 골드 메달(Royal Gold Medal), 1991년 프랑스 건축아카데미 금메달, 1994년 미국건축가협회(AIA) 골드 메달을 받았고, 2002년에는 일본의 프레미엄 임페리얼(Praemium Imperiale) 건축 부문을 수상했다.
1990년 기사 작위, 1999년 종신 귀족 작위를 받아 템스 뱅크의 포스터 경(Lord Foster of Thames Bank)이 됐다. 2025년 9월에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평생공로 메달을 받았다.
사무소 차원에서는 RIBA 스털링 프라이즈를 세 번 받았다. 1998년 더크스퍼드의 아메리칸 에어 뮤지엄(American Air Museum), 2004년 거킨, 2018년 블룸버그 본사다. 세 번 수상은 사무소 단위로 처음 있는 기록이다. 라이히스타크, 코메르츠방크, 그레이트 코트, 캐너리 워프 역 등도 스털링 후보에 올랐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회사의 디자인 평가는 수상 이력으로도 확인된다. 프리츠커, 스털링 프라이즈 3회, RIBA·AIA·프랑스 금메달은 한 사무소가 받을 수 있는 디자인 인정의 상한선에 가깝다.
브랜드와 인물의 위상은 규모와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영국 최대 건축 사무소이며, 누적 수상·표창 470건 이상, 국제·국내 공모 우승 86건 이상을 기록한다. 2024년 기준 연 설계비 수입은 5억 달러를 넘는다.
창업자 노먼 포스터는 현존하는 건축가 가운데 가장 폭넓은 작업 범위와 가장 많은 최정상 수상 이력을 가진 인물로 꼽히며, 작업은 공항, 교량, 초고층, 미술관, 주택, 제품에 두루 걸친다. 회사 규모는 법인 단위, 프리츠커상과 작위 등은 개인 단위로 구분해 봐야 한다.
디자인 반응
작품의 아이콘 지위는 분명하다. 거킨은 완공과 거의 동시에 런던 스카이라인의 21세기 첫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빅벤을 제치고 유럽 뉴스의 단골 배경이 됐다. 애플 파크는 2017년의 중요한 기업 건축으로, 라이히스타크 돔은 베를린에서 가장 많이 찾는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힌다.
찬반이 갈리는 디자인도 있다. 애플 파크는 한쪽에서 그 자체로 애플의 가장 큰 제품이라 불리는 완성도 높은 아이콘으로 평가받지만, 다른 쪽에서는 도심을 떠나 교외 한가운데 고리를 그린 형태가 길찾기에 불리하고 사무 효율보다 상징을 앞세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버클리의 한 조경학자는 이 고리 구조가 오피스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보다 글로벌 기업의 상징적 중심을 만든 것이라고 평했다. 거킨도 한쪽에서는 즉각적인 도시 아이콘으로, 다른 쪽에서는 세인트 폴 대성당 조망을 가린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품질과 성능 평가
건물의 성능과 안전은 친환경 인증과 구조 안전성으로 확인된다. 블룸버그 본사는 BREEAM에서 당시 최고 등급인 Outstanding을 받았고, 허스트 타워는 맨해튼 첫 LEED 골드 등급 오피스로 평가받았다. 회사는 허스트 타워의 성능이 앞서 LEED가 그 건물을 위해 플래티넘 등급을 신설했다고 밝힌다.
애플 파크는 북미에서 가장 큰 LEED 플래티넘 오피스로,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운영된다. 270 파크 애비뉴는 뉴욕 최대 전기 전용 타워로 LEED 플래티넘과 WELL 헬스세이프티를 목표로 했다.
구조 안전 면에서는 스티브 잡스 시어터가 규모 8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됐고, 밀로 교량은 시속 205킬로미터 강풍을 견디도록 풍동 실험을 거쳤다. 각 수치는 회사와 시공 발표 시점 기준으로 봐야 한다.
지속가능성 논쟁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지속가능성을 오랫동안 작업의 중심 주제로 내세웠다. 코메르츠방크 타워, 거킨, 허스트 타워, 블룸버그 본사, 애플 파크, 270 파크 애비뉴는 모두 구조와 외피, 자연 환기, 에너지 성능을 중요한 설계 요소로 다룬다.
다만 하이테크의 통유리 미학이 안고 있는 에너지 역설은 계속 비판을 받았다. 회사는 거킨, 블룸버그, 애플 파크로 통유리 건물도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입증하려 했지만, 유리 외피 자체가 환경적으로 까다롭다는 비판은 남아 있다.
270 파크 애비뉴도 같은 논쟁 안에 놓인다. 새 건물은 전기 기반 운영과 높은 환경 성능을 내세웠지만, 기존 유니언 카바이드 빌딩을 철거한 뒤 새로 지었다는 점에서 탄소와 보존 논쟁을 피하기 어렵다.
윤리와 클라이언트 논란
가장 첨예한 비판은 누구를 위해 짓는가를 둘러싼 것이다. 2018년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5천억 달러 규모 신도시 네옴(NEOM) 자문위원에 합류했다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불거지자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에도 홍해 리조트의 전용 공항인 아말라 등 사우디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2020년 12월에는 기후 행동 단체 아키텍츠 디클레어(Architects Declare)에서 탈퇴했는데, 이 단체가 신규 공항 설계를 평소대로의 관행으로 보고 자제를 요구한 것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포스터는 항공도 다른 분야처럼 가장 지속가능한 인프라가 필요하며,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냈다.
비판 측은 항공이 기후 위기의 주요 배출원이며 회사가 근거로 든 재생에너지 항공기가 아직 시제품 단계라고 반박했다. 이 논쟁은 억압적 체제나 항공 확장을 위해 건축가가 일해도 되는가라는, 이 사무소를 둘러싼 가장 큰 디자인 윤리 담론으로 남아 있다.
스타 건축가 비판
포스터 앤 파트너스에는 전 세계 곳곳에 비슷한 유리·강철 고층이 들어서며 도시의 얼굴이 균질해진다는 스타 건축가(starchitect) 비판도 오래 따랐다. 사무소 규모가 커질수록 한 회사의 어법이 여러 도시에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 비판은 단순히 형태가 비슷하다는 말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자본, 대형 개발, 공항과 초고층, 고급 업무시설이 같은 건축 언어를 통해 도시 곳곳에 반복된다는 문제와 연결된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는 기술과 성능을 앞세워 이 비판에 대응해 왔지만, 대형 글로벌 사무소라는 위치 자체가 계속 논쟁을 부른다.
관련·혼동 용어
Foster + Partners
Foster + Partners는 현재 공식 표기다. 한국어로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로 옮긴다. 2006년부터 지금의 플러스 기호 표기를 사용한다.
Foster Associates
Foster Associates는 노먼 포스터가 1967년 웬디 치즈먼과 함께 세운 사무소의 초기 명칭이다. 이후 사무소명은 Sir Norman Foster and Partners, Foster & Partners를 거쳐 Foster + Partners로 바뀌었다.
Team 4
Team 4는 노먼 포스터, 리처드 로저스, 수 브럼웰, 웬디 치즈먼이 1963년 만든 건축 스튜디오다. 포스터와 로저스가 하이테크 건축으로 나아가기 전의 출발점으로, 릴라이언스 컨트롤스 공장이 대표작이다.
노먼 포스터
노먼 포스터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창업자다. 하이테크 건축을 대표하는 영국 건축가이며, 1999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버크민스터 풀러
버크민스터 풀러는 미국의 발명가, 사상가, 디자이너다. “가장 적은 것으로 가장 많은 것을 한다”는 사고를 통해 포스터의 구조, 에너지, 성능 중심 설계에 큰 영향을 줬다.
하이테크 건축
하이테크 건축은 구조, 설비, 산업 재료, 조립 공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건축 경향이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 리처드 로저스, 렌초 피아노, 니컬러스 그림쇼 등이 이 흐름과 연결된다.
구조표현주의
구조표현주의는 건물의 구조를 숨기지 않고 시각적·공간적 특징으로 드러내는 건축 경향이다. 하이테크 건축과 겹쳐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초기 작업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한다.
다이아그리드
다이아그리드는 대각선 격자로 하중을 받는 구조 시스템이다. 거킨과 허스트 타워에서 보이는 삼각형 외골격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부 기둥을 줄이고 재료 사용을 줄이는 데 쓰인다.
클리마트오피스
클리마트오피스(Climatroffice)는 포스터가 버크민스터 풀러와 함께 구상한 미실현 개념이다. 벽과 지붕을 통합한 삼각 외피로 자연과 일터의 관계를 새로 짜려는 발상이었고, 이후 거킨과 코메르츠방크 같은 친환경 고층 건축으로 이어졌다.
거킨
거킨은 런던 세인트 메리 액스 30번지에 지어진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대표적인 초고층 오피스다. 둥근 몸체, 다이아그리드 구조, 자연 환기 시스템으로 런던의 21세기 스카이라인을 바꾼 건물로 평가받는다.
라이히스타크 돔
라이히스타크 돔은 베를린 독일 의회 건물 위에 올린 유리 돔이다. 시민이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 의사당을 내려다보는 구조로, 통일 독일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장치로 받아들여진다.
애플 파크
애플 파크는 미국 쿠퍼티노에 지어진 애플의 본사 캠퍼스다. 원형 사옥, 대형 곡면 유리, 정밀한 디테일을 통해 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기업 건축을 제품처럼 다룬 대표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