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자인 (Spatial Design)
개요·정의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8072206080-2272d2bbc0a997f7.webp" alt="HAUS NOWHERE SEOUL" data-orientation="original"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8072207835-5d3ba1f7efacb821.webp" width="600" />
공간 디자인(Spatial Design)은 사람이 어디에서 들어오고, 움직이고, 멈추고, 무엇을 보고 경험하는지를 기준으로 공간의 관계를 설계하는 분야다. 실내에 한정되지 않으며 건축, 전시, 매장, 공공공간, 팝업, 행사장처럼 사람이 경험하는 물리적 환경을 폭넓게 다룬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다루는 범위가 더 넓다. 건물 내부의 재료와 가구를 설계할 수도 있고, 여러 건물 사이를 어떻게 이동할지, 실내와 야외를 어떻게 연결할지, 전시나 브랜드 콘텐츠를 공간 안에서 어떤 순서로 접하게 할지도 다룬다.
그래서 공간 디자인에서는 개별 방보다 방과 방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 입구와 출구, 이동 경로, 머무는 장소, 시야가 열리고 닫히는 지점을 연결해 하나의 경험을 만든다.
특징
공간은 사람이 움직이면서 경험한다. 입구에서 전체 모습을 한 번에 보여줄 수도 있고, 통로를 꺾어 다음 공간이 늦게 나타나게 할 수도 있다. 계단과 경사로, 복도, 광장처럼 이동을 담당하는 구조도 공간의 인상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머무는 장소와 지나가는 장소도 구분한다. 사람들이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 곳은 통로를 분명하게 만들고, 쉬거나 대화하는 곳은 좌석과 그늘, 넓은 여유 공간을 둔다. 같은 공간 안에서도 움직이는 속도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시선도 설계 대상이다. 좁은 통로 끝에 큰 공간을 두거나, 낮은 천장을 지나 갑자기 높은 공간으로 들어가게 하면 크기의 차이를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창과 개구부의 위치를 조절하면 특정 풍경이나 설치물을 먼저 보게 만들 수도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콘텐츠도 공간의 일부가 된다. 프로젝션, 센서, 음향, 움직이는 설치물을 건축과 함께 구성해 사람이 접근하거나 이동할 때 공간의 모습이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사례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그랜드 링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그랜드 링(Grand Ring)은 거대한 건축물이 동시에 행사장 전체의 동선 체계가 된 사례다. 후지모토 소우가 구상한 약 2km 둘레의 목조 링은 여러 국가의 파빌리온을 하나의 큰 원 안에 묶는다.
링 아래는 비와 햇빛을 피하면서 행사장을 이동하는 주동선으로 사용하고, 지붕 위에는 스카이워크를 만들어 행사장 전체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길을 안내하는 통로, 휴식 공간, 전망대, 행사장의 상징을 하나의 구조로 합쳤다는 점에서 대규모 공간 디자인을 설명하기 좋은 사례다.
하우스 노웨어 서울
2025년 성수동에 문을 연 하우스 노웨어 서울(HAUS NOWHERE SEOUL)은 일반적인 매장보다 브랜드와 전시, 식음 공간을 하나의 건물 안에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14층 규모의 건물에 젠틀몬스터를 비롯해 탬버린즈, 누데이크 등 여러 브랜드와 설치 작품, 본사 기능이 함께 들어간다.
상품 진열만 반복하지 않고 층마다 거대한 움직이는 조형물과 가구, 향, 음식처럼 서로 다른 요소를 배치했다. 방문자는 건물 안을 이동하면서 브랜드별 매장보다 하나의 연속된 세계를 경험한다. 공간 자체를 브랜드 콘텐츠로 사용하는 최근 리테일 공간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K-컬처 스테이션
서울시는 2026년 8월 서울광장 아래에서 40년 넘게 닫혀 있던 지하공간을 K-컬처 스테이션으로 개방했다.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에 놓인 길이 335m의 긴 지하 구조를 철거해 새 건물을 짓는 대신 기존 콘크리트 벽과 기둥을 그대로 활용했다.
긴 벽면에는 영상과 빛을 투사하고,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음향과 화면을 넣었다. 터널처럼 이어진 구조는 전시와 런웨이, 쇼케이스 같은 프로그램에 맞춰 사용한다. 버려진 공간의 형태를 없애지 않고 그 제약 자체를 새로운 사용 방식으로 바꾼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