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 (Parametric Dynamics)
개요·정의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Parametric Dynamics)는 현대자동차가 기하학적인 선과 면, 반복 패턴으로 차체에 움직임을 표현하는 디자인 언어다. 2020년 공개된 7세대 아반떼와 4세대 투싼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파라메트릭’은 일정한 규칙과 변수를 바탕으로 형태를 만들고 변화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현대자동차는 이 개념을 차체 표면(Surface)에 적용해 여러 선이 한 지점에서 만나거나, 작은 면이 연속해서 꺾이고, 그릴과 램프의 패턴이 하나로 이어지게 했다.
‘다이내믹스’는 차가 멈춰 있어도 앞으로 움직이는 듯한 긴장감을 만드는 데서 나왔다. 직선과 삼각형, 다각형 면이 차체를 따라 이어지고, 보는 위치와 빛의 방향에 따라 밝고 어두운 부분이 빠르게 달라지도록 구성했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현대자동차의 상위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였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비례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을 함께 다루는 전체 방향이었다면,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차체의 선과 면, 그릴과 램프 그래픽을 만드는 조형 방식에 가깝다.
특징
여러 선이 만나는 차체 표면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차체에 하나의 긴 캐릭터 라인을 긋기보다 여러 선이 교차하고 갈라지는 구성을 사용했다. 선과 선 사이에는 삼각형이나 다각형 면이 생기며, 각 면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빛을 반사하게 했다.
비전 T(Vision T) 콘셉트의 측면에서는 세 개의 선이 한 지점에서 만나며 여러 개의 날카로운 면을 만들었다. 차가 움직이지 않아도 표면이 비틀리고 앞으로 뻗는 듯한 긴장감이 생기는 이유다.
이러한 면 처리는 차체 표면에 단순히 장식선을 얹는 방식과는 달랐다. 선이 차체의 볼륨을 실제로 나누기 때문에, 이후 이 개념을 양산차에 구현할 때는 프레스 공정과 패널 구조, 도어와 펜더가 만나는 위치까지 함께 조정해야 했다.
빛에 따라 달라지는 입체감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차체에 고정된 그래픽을 새기는 대신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표면이 계속 달라 보이게 만들었다. 밖으로 볼록한 면은 빛을 강하게 받고, 안으로 꺾인 면은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었다. 운전자가 차 주변을 걷거나 차량이 움직이면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의 위치가 빠르게 바뀌었다.
현대자동차가 이를 보석처럼 움직이는 표면으로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실제 부품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각도로 나뉜 면이 빛을 번갈아 반사하면서 차체가 계속 변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은 작은 기하학적 요소를 보석의 절단면처럼 반복하는 그래픽이다. 그릴과 램프, 휠, 범퍼에 적용하며 차체 표면에 사용한 다각형 구성을 세부 부품까지 이어줬다.
7세대 아반떼의 그릴은 작은 다각형 패턴을 촘촘하게 배열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면이 반짝이게 했다. 투싼에서는 이 패턴을 더 크게 키우고 주간주행등(DRL)과 결합해 전면부 전체를 하나의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모든 요소를 같은 크기로 반복하지는 않았다. 위치에 따라 패턴의 크기와 밀도, 각도를 바꿔 중심부와 가장자리의 밝기와 깊이를 조절했다.
그릴 안에 숨긴 램프
파라메트릭 히든 라이트(Parametric Hidden Lights)는 조명이 꺼져 있을 때 램프가 그릴 패턴의 일부처럼 보이고, 불이 켜지면 주간주행등이 드러나는 조명 방식이다.
4세대 투싼은 반투과 금속층을 적용한 램프 커버를 그릴 안에 배치했다. 시동을 끄면 램프와 그릴의 경계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불이 켜지면 양쪽에서 여러 개의 밝은 조각이 나타났다.
램프를 별도의 부품처럼 붙이지 않고 그릴 그래픽 안에 넣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파라메트릭 패턴이 표면 장식에 머물지 않고 조명이 켜지고 꺼지는 과정까지 포함하게 된 것이다.
차체와 부품을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측면 캐릭터 라인이나 그릴 한 부분에만 적용되지 않았다. 차체 면과 램프, 그릴, 휠, 범퍼의 그래픽이 같은 기하학적 규칙을 공유하도록 구성했다.
투싼은 전면부의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을 테일램프와 차체 측면까지 이어 전후면의 관계를 만들었다. 아이오닉 5도 앞뒤 차체가 도어에서 만나는 날카로운 선과 면을 통해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의 일부를 보여주었다.
다만 모든 현대자동차가 같은 형태를 반복한 것은 아니었다. 차종의 비례와 성격에 따라 선의 각도와 면의 크기, 패턴의 밀도를 다르게 적용했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와의 관계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현대자동차가 2018년부터 사용한 상위 디자인 철학이다. 비례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을 함께 조정해 감성적이고 역동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방향을 뜻한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이 철학 가운데 스타일과 기술을 차체 표면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디자인 언어였다. 기하학적인 면은 차체에 긴장감을 만들고, 히든 라이팅은 조명 기술을 그릴 패턴과 결합했다.
따라서 두 용어를 같은 뜻으로 사용하면 옳지 않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현대자동차 전체의 디자인 방향이고,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특정 시기의 양산차에서 이를 표현한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파라메트릭 픽셀과의 차이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s)은 아이오닉 전기차에 적용하는 작은 사각형 조명과 그래픽을 뜻한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의 앞뒤 램프와 충전 표시 등에 반복해서 사용됐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가 차체의 선과 다각형 면, 보석처럼 꺾인 표면을 다룬다면 파라메트릭 픽셀은 작은 사각형을 반복해 전기차의 시각적 정체성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두 표현 모두 일정한 기하학 요소를 반복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적용 범위는 달랐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차체 표면과 그릴, 램프를 아우르는 조형 방식이고, 파라메트릭 픽셀은 현대자동차 전기차의 램프와 디지털 그래픽을 중심으로 사용했다.
사례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를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린 대표적인 모델은 7세대 아반떼(CN7)였다. 측면 도어 패널에서 세 개의 캐릭터 라인이 하나의 꼭짓점으로 모이며 만들어내는 예리한 기하학적 조형이 특징이었다. 이는 기존 자동차 양산 공정에서 구현하기 까다로웠던 프레스 기술의 결과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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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라인업에서는 4세대 투싼이 전면부 그릴과 주간주행등을 통합한 파라메트릭 쥬얼 히든 램프를 적용해 새로운 익스테리어 인상을 구현했다. 아울러 측면부의 날카로운 선과 휠 아치를 감싸는 각진 펜더 볼륨을 통해 역동적인 스탠스를 강조했다.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역시 측면을 가로지르는 사선 형태의 캐릭터 라인으로 차체 면을 기하학적으로 나누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위에서도 시각적 긴장감을 만들어낸 사례였다.
관련·혼동 용어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상위 개념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다. 이는 현대자동차 디자인 전반을 아우르는 최상위 철학으로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조화를 뜻한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이 중 주로 스타일과 기술을 차체 표면에 구체화하는 하위 조형 방식에 해당했다. 이와 명칭이 유사해 혼동하기 쉬운 용어로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이 있었다. 두 표현 모두 일정한 기하학 요소를 반복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적용 범위가 다르다.
파라메트릭 픽셀이 아이오닉 라인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2차원 사각형 조명과 디지털 그래픽 요소라면,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는 차체 전반의 입체적인 굴곡과 기하학적인 면 처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구별되었다. 한편, 이전 시대를 이끌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와 비교하면 디자인 언어의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유기적으로 흐르는 곡면을 중시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기하학적이고 예리한 엣지를 강조하는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와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