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이딕 스컬프처 (Fluidic Sculpture)

개요·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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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YUNDAI플루이딕 스컬프처는 현대자동차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 적용한 디자인 언어다. 영어 이름은 Fluidic Sculpture이며, 직역하면 유체 조각에 가깝다. 다만 국내 자동차 문맥에서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표기가 더 자연스럽다.

이 디자인 언어는 자연에서 본 흐르는 곡면을 자동차 차체에 옮기는 데 초점을 둔다. 직선과 평평한 면보다 부풀고 휘어진 표면, 차체 옆면을 가로지르는 굵은 캐릭터 라인, 앞으로 움직이는 듯한 실루엣을 앞세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현대차가 여러 차종을 한 가족처럼 보이게 묶은 초기 자체 디자인 언어였다. 이전 현대차는 차종마다 인상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고, 멀리서 한눈에 브랜드를 구분하게 만드는 조형 단서도 약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이 약점을 줄이기 위해 등장했다.

이 언어는 2009년 전후 투싼 ix와 YF 쏘나타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후 아반떼 MD, 엑센트, 벨로스터, i40 등 여러 차종으로 퍼졌고, 2014년에는 더 절제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 단계에서 현대차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로 디자인 철학을 바꿨다.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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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곡면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가장 큰 특징은 곡면이다. 차체 표면을 평평하게 두기보다, 물결이나 바람이 지나간 듯한 굴곡을 넣는다. 보닛, 펜더, 도어, 리어 펜더는 서로 부드럽게 이어지고, 표면은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바깥으로 부풀어 오른다.

현대차는 이 곡면을 자연에서 온 형태로 설명했다. 물의 흐름, 바람이 만든 선, 협곡의 벽면처럼 자연이 깎아 만든 곡선을 자동차 표면으로 가져오려 했다.

이 방식은 당시 현대차에 강한 변화를 만들었다. 이전 세대 차들이 비교적 단정하고 평범한 면을 썼다면, 플루이딕 스컬프처 세대는 옆면의 굴곡과 램프의 흐름이 훨씬 또렷해졌다.

강한 캐릭터 라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곡면만으로 차체를 만들지 않았다. 부드러운 면 위에 굵은 캐릭터 라인을 얹어 차체에 힘을 줬다. 특히 옆면의 선이 중요했다. 앞 펜더나 헤드램프 근처에서 시작한 선이 도어를 지나 뒤쪽 램프까지 이어지며, 차가 정지해 있어도 앞으로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만든다. 이 선은 차체를 낮고 길게 보이게 하는 역할도 맡았다.

다만 이 강한 캐릭터 라인은 호불호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새롭고 역동적으로 보였지만, 차종에 따라 선이 과하게 많아 보인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문제는 이후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에서 더 절제된 선과 면으로 정리됐다.

헥사고날 그릴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이 적용되던 시기, 현대차의 전면부에는 주로 헥사고날 그릴이 쓰였다. 육각형 형태의 이 그릴은 현대차 디자인에 통일감을 부여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투싼 ix와 YF 쏘나타, 아반떼 MD 같은 모델은 서로 차급이 달랐지만, 전면부 중앙에 넓은 그릴과 흐르는 램프 그래픽을 배치했다. 이 구성 덕분에 현대차는 처음으로 비교적 뚜렷한 패밀리룩을 만들 수 있었다.

헥사고날 그릴은 이후 캐스케이딩 그릴로 이어지는 흐름의 앞 단계로 볼 수 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차체 표면을 다뤘다면, 헥사고날 그릴은 전면부에서 브랜드 인상을 확고히하는 역할을 했다.

쿠페형 실루엣

YF 쏘나타와 아반떼 MD의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쿠페형 실루엣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후면부로 갈수록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짧게 덜어낸 트렁크 데크가 특징이다. 전통적인 세단의 형태를 띠면서도 측면부에서는 영락없는 4도어 쿠페의 역동적인 비례감을 완성했다.

이 비례는 당시 중형 세단과 준중형 세단에서 꽤 공격적인 선택이었다. 실내 공간과 트렁크를 중시하던 전통적인 세단 비례와 달리, 디자인 인상을 먼저 강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 선택은 현대차 이미지를 빠르게 바꿨다. 이전보다 더 젊고 과감해 보였고, 해외 시장에서도 현대차 디자인을 다시 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 반대로 국내 일부 소비자에게는 뒷좌석 머리 공간과 후방 시야, 지나치게 강한 외관이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자연에서 온 조형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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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이딕 스컬프처는 빈번하게 자연의 모티프를 빌려 설명되었다. 흐르는 물이나 바람, 협곡의 곡면 등 자연이 빚어낸 형태를 자동차 표면에 옮긴다는 것이 당시 현대자동차의 설명이었다.

이러한 접근은 당시 자동차 디자인에서 흔히 쓰이던 기계적이고 기술적인 이미지와는 궤를 달리했다. 차체를 단단한 금속 덩어리로만 인식하는 것을 넘어, 흐르는 표면을 지닌 조각물처럼 다루겠다는 뜻에 가까웠다. 다만 자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은 자칫 추상적으로 들릴 여지가 있다. 따라서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관념적인 설명보다 실제 차체에 구현된 조형을 통해 확인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2014년 전후로 등장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이 철학의 다음 단계를 보여준다. 2세대 제네시스와 LF 쏘나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은 1세대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비해 한층 차분해졌다. 굵고 휘어진 선의 사용을 줄이고, 차체 표면의 면을 보다 단정하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 그릴은 수직에 가깝게 세워졌으며, 측면을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 역시 이전보다 절제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자동차가 디자인 방향성을 재조정한 결과였다. YF 쏘나타와 아반떼 MD가 파격적이고 강렬한 인상으로 주목받았다면, LF 쏘나타와 2세대 제네시스는 더 안정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지향했다. 요컨대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과감한 곡면 위주의 조형에서 정제된 비례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였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로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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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르 필 루즈(Le Fil Rouge)' 콘셉트를 기점으로 현대자동차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조화를 중심에 두었다. 이러한 변화는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단순한 연장선이 아니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곡면과 흐름을 강조했다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차종마다 다른 비례와 구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었다.

이후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모든 차를 동일한 얼굴로 묶어내기보다, 차종별 고유의 성격을 더 강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현대자동차를 하나로 묶은 첫 번째 강력한 패밀리룩이었다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개별 모델의 개성을 한층 분명하게 나누는 단계였다.

사례

투싼 ix

투싼 ix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대중에게 알린 초기 SUV 사례였다. 기존 투싼이 비교적 단정한 박스형 SUV에 가까웠다면, 투싼 ix는 루프라인과 측면부를 한층 매끄럽게 다듬었다.

차체 측면에는 굵은 캐릭터 라인과 볼륨을 키운 펜더가 적용되었다. 전면부에는 헥사고날 그릴과 예리한 헤드램프가 자리 잡았다. 현대자동차는 이 모델을 통해 SUV에서도 유려하게 흐르는 곡면과 역동적인 인상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투싼 ix는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세단만의 디자인 언어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전고가 높은 SUV에서도 곡면과 캐릭터 라인을 활용해 한층 역동적인 스탠스를 만들어냈다.

YF 쏘나타

YF 쏘나타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가장 강렬하게 각인시킨 모델이었다. 2009년에 공개된 6세대 쏘나타는 이전 세대보다 한층 과감한 외관을 갖췄다.

측면부는 전면에서 후면까지 강렬한 캐릭터 라인이 흐르고, 루프라인은 쿠페처럼 낮게 떨어졌다. 전면부에는 와이드한 그릴과 뒤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가 적용되었다.

YF 쏘나타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평가를 뒤바꾼 모델이었다. 해외 시장에서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으며, 현대자동차가 더 이상 무난한 차만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외관이 지나치게 파격적이라는 반응도 존재했다. 이러한 양면적인 평가는 이후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아반떼 MD

아반떼 MD는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준중형 세단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차체는 상대적으로 콤팩트하지만, 측면의 캐릭터 라인과 유려한 곡면은 YF 쏘나타 못지않게 대담하게 적용되었다.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은 도어를 가로질러 테일램프까지 예리하게 이어졌다. 측면부는 단순히 한 줄의 선으로 끝나지 않고, 상하 면의 굴곡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차체를 시각적으로 한층 낮고 길어 보이게 연출했다.

아반떼 MD는 콤팩트한 차급에서도 디자인의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다만, 과감한 곡선과 선의 교차가 많아 차체 표면이 다소 복잡해 보인다는 평가를 동반하기도 했다.

벨로스터

벨로스터는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실험성을 여실히 보여준 모델이었다. 비대칭 도어 구조와 해치백 차체, 그리고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을 통해 일반적인 세단과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 차는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유려한 곡면을 가장 젊고 위트 있게 풀어낸 사례에 가까웠다. 볼륨감을 키운 휠 아치와 강렬한 측면 캐릭터 라인, 그리고 짧은 후면부 비례는 콤팩트한 차체에 한층 역동적인 스탠스를 부여했다.

벨로스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보수적인 패밀리카에만 국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이를 통해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쿠페형 세단과 SUV를 넘어, 해치백 형태의 스페셜티 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었다.

i40

i40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왜건과 세단 모델에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접목한 사례였다. 유럽형 중형차의 특성에 맞춰 차체 실루엣을 한층 길고 매끄럽게 정돈했다.

특히 왜건 모델인 i40에서는 루프라인과 후면 적재 공간의 조화가 중요했다. 현대자동차는 왜건 특유의 공간 실용성을 확보하면서도, 측면을 흐르는 유려한 캐릭터 라인과 길게 뻗은 램프 그래픽을 적용해 단순한 패밀리 왜건을 넘어선 세련된 인상을 구현하고자 했다.

i40은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지역별 시장의 취향에 맞춰 유연하게 변주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과 미국 시장 중심이었던 쏘나타와 비교해, 한층 유럽적인 차체 비례(프로포션)와 표면 처리를 구사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과 LF 쏘나타

LF 쏘나타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대표하는 모델이었다. YF 쏘나타가 굵은 곡선과 쿠페형 루프라인을 앞세웠다면, LF 쏘나타는 한층 차분하고 수평적인 구성을 택했다.

전면부는 그릴을 보다 단정하게 세우고, 헤드램프와 보닛 라인을 정돈했다. 측면을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 역시 이전 세대보다 눈에 띄게 절제되었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인상은 한층 안정적이고 고급스러운 중형 세단의 비례에 가까워졌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자동차가 플루이딕 스컬프처 1세대의 강렬한 표현 방식을 그대로 밀고 나가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요컨대 2.0은 유려한 곡면의 기조는 유지하되 과도한 선의 사용을 덜어내고, 보다 폭넓은 차종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적 안정감을 모색한 단계였다.

2세대 제네시스

2세대 제네시스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고급 세단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후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출범하기 전, 현대자동차가 프리미엄 세단의 디자인을 한층 정돈된 문법으로 풀어낸 모델이었다.

1세대 제네시스가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보다는 기존 럭셔리 세단들의 익숙한 요소를 혼합한 인상이 짙었다면, 2세대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 안에서 보다 뚜렷한 전면부 조형과 측면 비례(프로포션)를 완성해 냈다.

이 차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단순히 쏘나타 라인업에서 보여준 보수적인 회귀에 그치지 않고,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영역에서 브랜드 고유의 표면 처리와 비례감을 확립하려 한 의미 있는 시도였음을 보여주었다.

관련·혼동 용어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2014년 전후 등장한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다음 단계다. 굵고 흐르는 선을 더 절제하고, 그릴과 차체 면을 더 단정하게 정리했다.

1세대가 강한 곡면과 역동적인 선으로 현대차 이미지를 빠르게 바꿨다면, 2.0은 그 표현을 더 넓은 차급과 고급 세단에 맞게 다듬은 단계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현대차가 2018년 르 필 루즈 콘셉트와 함께 제시한 후속 디자인 철학이다.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조화를 핵심으로 둔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자연에서 온 흐르는 곡면을 앞세웠다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차종마다 다른 비례와 구조를 더 적극적으로 다룬다.

헥사고날 그릴

헥사고날 그릴은 육각형에 가까운 현대차 전면부 그릴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시기 여러 모델에서 전면부를 묶는 장치로 쓰였다.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차체 전체의 곡면과 선을 다루는 말이라면, 헥사고날 그릴은 그 시기 전면부에서 브랜드 인상을 만든 개별 요소다.

캐스케이딩 그릴

캐스케이딩 그릴은 헥사고날 그릴 이후 현대차가 사용한 전면부 디자인 요소다. 용광로에서 쇳물이 흐르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형태로 설명됐다.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후반부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초기 사이에서 현대차 전면부를 묶는 역할을 했다.

캐릭터 라인

캐릭터 라인은 차체 옆면이나 보닛에 들어가는 선이다. 차체의 길이, 긴장감, 빛의 흐름을 만드는 데 쓰인다.

플루이딕 스컬프처에서는 캐릭터 라인이 특히 강했다. 앞 펜더에서 뒤쪽 램프까지 이어지는 굵은 선이 차체를 움직이는 듯 보이게 했다.

패밀리룩

패밀리룩은 같은 브랜드의 여러 차종이 비슷한 디자인 요소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현대차가 패밀리룩을 강하게 만들기 시작한 초기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이후 현대차는 모든 차를 같은 얼굴로 묶는 방식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이후에는 차종별 개성을 더 크게 남기는 방향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