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너 팬톤 (Verner Panton)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640451955-caffff86ab82faa4.webp" alt="A Portrait of Verner Panton in 1997 alongside miniatures of the Vitra Panton Chair, 1958, Design by Verner Panton."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30931464-14025d5373afd5f1.webp" data-source-url="https://www.architecturaldigest.com/story/verner-panton-bday-retrospect" width="600" />
© Courtesy of Verner Panton Design AG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 1926년부터 1998년까지)은 전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절제된 문법을 정면으로 거스른 덴마크의 가구·인테리어 디자이너다. 같은 시기 덴마크 디자인이 원목, 수공예, 은은한 색을 미덕으로 삼을 때, 팬톤은 플라스틱과 합성소재, 원색, 기하 형태로 정반대 길을 갔다.
그는 색을 장식이 아니라 공간을 설계하는 도구로 다뤘다. 바닥, 벽, 천장, 가구, 조명, 직물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방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통합 환경을 추구했다. 이 태도는 독일어로 게잠트쿤스트베르크(Gesamtkunstwerk), 즉 여러 예술과 디자인 요소를 하나로 묶는 총체예술 개념과 닿아 있다.
대표작은 한 덩어리로 성형한 플라스틱 캔틸레버 의자 팬톤 체어(Panton Chair)다. S자로 흐르는 이 의자는 다리, 좌판, 등받이의 경계가 없는 단일 구조로, 20세기 의자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그밖에 플라워팟(Flowerpot), 판텔라(Panthella), VP 글로브(VP Globe) 같은 조명, 비조나(Visiona) 설치 환경, 함부르크 슈피겔 사옥 인테리어가 그의 이름을 대표한다.
팬톤은 생전에 회색빛에 안주한 순응을 거부했다. 덴마크 디자인의 주류가 나무, 비례, 절제를 중심에 둘 때 그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몰입형 색채 공간으로 나아갔다. 사후 한동안 1960년대 스타일에 묶인 디자이너로 보이기도 했지만, 2000년대 이후 주요 작품이 다시 생산되며 색과 플라스틱을 공간 설계의 언어로 끌어올린 인물로 재평가됐다.
약력·연혁
퓐섬에서 코펜하겐으로
팬톤은 1926년 2월 13일 덴마크 퓐섬의 가므토프테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작은 여관을 운영했다. 18세에 오덴세로 옮겨 군 복무를 했고, 1944년부터 1947년까지 오덴세 기술학교에서 제도와 공학 기초를 익혔다.
1947년 코펜하겐 왕립덴마크미술아카데미 건축학교에 들어가 1951년 건축가로 졸업했다. 재학 중 조명 디자이너 포울 헨닝센(Poul Henningsen) 아래에서 배우며 색채와 빛에 관심을 키웠다. 1950년에는 헨닝센의 의붓딸 토베 켐프와 결혼했으나 1년 만에 갈라섰다. 결혼은 짧게 끝났지만, 헨닝센과의 사제·동료 관계는 헨닝센이 세상을 떠난 1967년까지 이어졌다.
아르네 야콥센 사무소
1950년 졸업과 함께 팬톤은 당대 덴마크 건축의 거장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의 사무소에 들어가 1952년까지 일했다. 처음에는 제도 같은 단순 업무를 맡다가 차츰 가구 스케치와 모형 작업으로 옮겼고, 야콥센의 대표작 앤트 체어(Ant Chair) 개발에도 참여했다.
팬톤은 훗날 그 누구에게서도 아르네 야콥센에게서만큼 배운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야콥센에게서 배운 것은 단순한 형태 감각만이 아니었다. 건축, 가구, 조명, 그래픽, 실내를 하나의 전체로 보는 태도도 이 시기에 익혔다.
유럽 여행과 독립
1953년 팬톤은 폭스바겐 캠퍼밴을 사들여 3년간 유럽 곳곳을 돌았다. 그는 제조사, 디자이너, 딜러를 직접 만나며 인맥을 쌓았다. 덴마크 안에서만 활동하기보다, 유럽 전체의 생산과 유통 환경을 직접 살핀 셈이다.
1955년 자신의 건축·디자인 사무소를 차렸고, 같은 해 덴마크 가구 회사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을 통해 첫 양산 의자 바첼러 체어(Bachelor Chair)와 적층형 티볼리 체어(Tivoli Chair)를 내놓았다. 두 의자는 강관과 직조 플라스틱을 쓴 점에서 당시로서는 낯선 시도였다. 다만 형태는 이후의 급진적 실험에 비하면 아직 절제돼 있었다.
콘 체어와 색채 공간의 출발
전환점은 1958년이었다. 팬톤은 퓐섬 랑게쇠 공원의 부모 여관 콤이겐을 개조하며 콘 체어(Cone Chair)를 설계했다. 실내는 다섯 가지 빨강 계열로 채웠고, 기하 패턴 직물을 천장에서 늘어뜨려 공간을 나누는 가변 시스템을 짰다.
이 작업에서 가구 회사 플러스링에, 직물 회사 우니카 베브, 조명 회사 루이스 폴센(Louis Poulsen)과의 협업이 시작됐다. 1960년에는 노르웨이 트론헤임의 아스토리아 호텔 레스토랑 인테리어를 맡았다. 이 시기부터 팬톤은 의자 하나를 디자인하는 사람을 넘어, 방 전체의 감각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위스 정착과 팬톤 체어
1960년대 초 팬톤은 덴마크의 제약을 벗어나 파리와 칸을 거쳐 스위스 바젤에 정착했다. 1963년 스위스 가구 제조사 비트라(Vitra)의 빌리 페흘바움을 만나면서, 오래 구상해 온 플라스틱 캔틸레버 의자 개발이 본격화됐다.
1967년 팬톤 체어 시제 생산이 이뤄졌고, 덴마크 디자인지 《모빌리아》에 처음 공개돼 화제가 됐다. 1968년에는 바이엘(Bayer)의 의뢰로 쾰른 가구박람회 전시선 비조나 0을 설계했고, 같은 해 플라워팟 조명이 생산됐으며, 함부르크 슈피겔 출판사 사옥 인테리어 작업이 시작됐다.
비조나와 슈피겔
1969년 팬톤은 루브르에서 열린 공동 전시에 리빙 타워(Living Tower)를 선보였고, 함부르크 슈피겔 사옥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1970년에는 비조나 2의 판타지 랜드스케이프(Phantasy Landscape), 덴마크 오르후스의 바르나 레스토랑, 출판사 그루너+야르 사옥을 잇따라 내놨다.
1971년에는 직물 컬렉션 미라엑스(Mira-X)와 판텔라 조명을 발표했다. 이 시기 팬톤의 작업은 가구, 조명, 직물, 실내, 전시를 모두 하나로 묶는 방향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후기 작업과 사후 전시
1979년 바젤 스위스 가구박람회에서 단색 색채 공간을 다룬 특별전 판토라마(Pantorama)를 열었다. 이후로도 바젤을 거점으로 색채 실험을 이어갔고, 1996년 바젤 리트만 갤러리에서 여덟 개의 단색 원형 방을 잇는 색채 공간 설치를 선보였다.
1998년 9월 5일 팬톤은 코펜하겐에서 72세로 사망했다. 그가 직접 구상한 마지막 전시 빛과 색(Light and Colour)은 12일 뒤인 9월 17일 콜딩의 트라폴트 미술관에서 열렸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색을 공간의 구조로 쓰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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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ivisare팬톤 디자인의 출발점은 색이다. 그에게 색은 마지막에 입히는 마감이 아니라 분위기, 지각, 동선을 좌우하는 설계 도구였다. 그는 한 가지 색조가 방 전체를 지배하도록 단색 실내를 즐겨 구성했고, 색을 통해 사람의 기분을 무대 조명처럼 조절하려 했다.
사람들이 대부분 회색빛 순응 속에서 색을 두려워하며 산다는 그의 말은 이 태도를 압축한다. 팬톤은 색을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감각을 바꾸는 문제로 봤다.
통합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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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nothermag두 번째 축은 통합 환경이다. 팬톤은 바닥, 벽, 천장, 가구, 조명, 직물, 법랑이나 플라스틱 벽판까지 한 방의 모든 요소를 하나의 몸짓으로 묶었다.
비조나 2에서는 시각에 더해 나이팅게일 울음, 올빼미 소리, 벌 소리, 파도 같은 청각 요소까지 공간에 깔았다. 방을 눈으로만 보는 장소가 아니라, 몸 전체로 겪는 풍경으로 만든 것이다.
소재의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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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ivemodern세 번째 축은 소재의 해방이다. 원목과 수공예에 묶인 덴마크 전통과 달리, 팬톤은 플라스틱, 유리섬유, 합성섬유 같은 신소재를 형태의 한계를 푸는 수단으로 봤다.
나무라는 재료를 버리자 형태의 관습도 함께 풀렸다. 그 결과가 다리, 좌판, 등받이가 한 덩어리로 흐르는 S자 의자다. 팬톤은 플라스틱이 단지 값싼 대체재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의자 구조를 가능하게 하는 재료라고 봤다.
눈부심 없는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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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rchitectural digest (© Adele Makulova)조명에서 팬톤의 시그니처는 눈부심 없는 빛이다. 플라워팟과 판텔라는 광원을 직접 노출하지 않고, 큰 반구나 버섯형 갓에 빛을 반사시켜 부드럽게 퍼뜨린다.
갓 안쪽 면을 색면으로 처리해 빛 자체에 색을 입히는 방식도 그의 특징이다. 포울 헨닝센에게서 배운 빛의 제어 방식이 팬톤의 원색, 둥근 형태, 합성소재와 만나 더 대담한 조명 언어로 바뀌었다.
기하 패턴과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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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kowskis직물에서는 순색 위주의 색 체계와 동심원, 격자, 반복되는 기하 패턴을 정밀하게 모듈화했다. 미라엑스 직물은 단순한 패턴 제품이 아니라, 팬톤이 공간 전체를 색채와 기하로 조직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가구와 조명이 입체라면, 직물은 그가 벽과 바닥, 천장까지 확장한 평면 언어였다. 팬톤의 공간은 이 입체와 평면이 한꺼번에 작동할 때 완성된다.
주요 작업
콘 체어와 하트 콘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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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oddflat콘 체어(Cone Chair, 1958)와 하트 콘 체어(Heart Cone Chair, 1959)는 팬톤이 자기 스타일을 찾은 출발점이다. 부모 여관 콤이겐을 위해 설계한 원뿔형 콘 체어는 스테인리스 받침에 깔때기 모양 좌면을 얹은 형태로, 플러스링에가 생산했다.
후속작 하트 콘 체어는 하트 모양 좌면을 얹어 기하 형태에 감정적 인상을 더한 변주다. 콘 체어는 1950년대 말 가구박람회에서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전시되며 화제를 모았다.
팬톤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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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candinaviandesign팬톤 체어(Panton Chair)는 그의 가장 유명하고 결정적인 작업이다. 1956년 WK-뫼벨 공모를 계기로 단일 소재 캔틸레버 의자를 구상했고, 1957년 무렵 스케치에 이미 그 윤곽이 잡혔다. 1965년 양산된 S 체어(S Chair)가 선행 모델로 꼽힌다.
1963년 비트라와의 협업이 시작된 뒤, 유리섬유 강화 폴리에스터를 손으로 적층한 시제품 열 개를 거쳐 1967년 형태가 확정됐다. 같은 해 비트라는 냉간 성형 유리섬유 강화 폴리에스터로 150개의 파일럿 시리즈를 만들었다. 이는 한 덩어리, 외팔보 구조의 플라스틱 의자로 산업 디자인사에 남았다.
팬톤 체어의 핵심은 곡선이 아니라 구조다. 다리, 좌판, 등받이가 따로 조립되지 않고 하나의 S자 흐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의자는 앉는 물건이면서 동시에 플라스틱이라는 재료가 어디까지 휘고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 됐다.
플라워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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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candinaviadesign플라워팟(Flowerpot, 1968)은 지름이 2 대 1인 두 반구를 마주 보게 포갠 펜던트·테이블 조명이다. 아래 반구가 전구를 가리고 그 안쪽 면이 색 반사판이 되어 눈부심 없는 빛을 만든다.
플라워 파워 운동의 시대정신을 담아 강한 원색으로 출시됐고, 처음에는 루이스 폴센이, 현재는 앤트라디션(&Tradition)이 생산한다. 단순한 반구 두 개로 빛, 색, 시대 분위기를 함께 담은 작업이다.
VP 글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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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auslondonVP 글로브(VP Globe, 1969)는 투명 아크릴 구 안에 다섯 개의 반사판을 넣은 펜던트 조명이다. 빛은 구 내부에서 반사돼 퍼지고, 반사판은 기능 장치이면서 동시에 조명의 중심 이미지가 된다.
이 제품은 팬톤이 조명을 물체와 빛의 중간에 놓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투명한 외피 안에서 광원과 반사판이 노출되지만, 직접적인 눈부심은 줄어든다.
판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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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candinaviandesign판텔라(Panthella, 1971)는 트럼펫형 받침 위에 큰 버섯형 갓을 얹은 조명이다. 갓에 빛을 반사시키는 점에서 플라워팟의 연장선에 있다.
판텔라는 조명 자체가 작은 건축처럼 보인다. 받침은 빛을 위로 밀어 올리고, 갓은 그 빛을 부드럽게 퍼뜨린다. 둥근 실루엣과 간접광 때문에 팬톤 조명 중에서도 가장 오래 생산되는 대표작 중 하나가 됐다.
리빙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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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quittenbaum리빙 타워(Living Tower, 1968/1969)는 내부에 기대 앉을 수 있는 벽감을 품은 조형적 가구다. 의자와 구조물, 작은 방의 경계를 흐린다.
사람은 이 가구 안에 앉거나 기대거나 누울 수 있다. 팬톤이 가구를 독립된 물건으로 보지 않고, 몸이 들어가는 작은 공간으로 다뤘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조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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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ivisare비조나 2(Visiona 2)의 판타지 랜드스케이프(Phantasy Landscape, 1970)는 팬톤 공간 작업의 정점이다. 바이엘이 쾰른 가구박람회에 맞춰 빌린 라인강 유람선 로렐라이의 본갑판에, 창문 없는 동굴 같은 유기적 풍경을 만들었다.
바닥, 벽, 천장, 가구가 한 덩어리로 주조된 듯 이어지고, 바깥쪽은 파랑 계열, 안쪽으로 갈수록 밝아지는 빨강 계열로 처리했다. 공간은 안에서 빛나는 듯 보였다. 기능별로 방을 나누는 전통적 공간 개념을 버리고, 휴식, 교감, 이완을 위한 환경으로 설계한 점에서 20세기 후반 공간 디자인의 주요 사례로 평가된다.
슈피겔 사옥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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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allpaper함부르크 슈피겔 사옥 인테리어(Spiegel Publishing House Interior, 1969)는 현존하는 팬톤의 대표 인테리어다. 1969년 이전한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신사옥에서, 팬톤은 입구와 안뜰·로비, 구내식당과 바, 지하 직원 수영장, 편집회의실과 라운지, 사무동 복도 색 배열까지 맡았다.
빨강, 주황, 분홍으로 뒤덮인 구내식당은 당시 독일에서 가장 급진적인 사무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영장은 화재로 사라졌고, 입구는 1990년대 개수로 없어졌지만, 구내식당은 원형이 남았다. 2011년 슈피겔이 하펜시티로 옮긴 뒤에는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으로 이전돼 보존되고 있다.
미라엑스 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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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sjonalmuseet미라엑스 직물(Mira-X, 1971)은 팬톤의 색과 기하 감각을 모듈로 정리한 작업이다. 1971년 첫 미라엑스 세트는 순색 여덟 가지를 기반으로 한 색 체계로 짜였고, 비조나 2 전시와 함께 공개됐다.
팬톤에게 직물은 단순한 패턴 상품이 아니었다. 벽과 가구, 바닥과 천장을 색으로 이어 붙이는 도구였다. 미라엑스는 그가 공간 전체를 그래픽과 색으로 조직하는 방식을 제품화한 사례다.
판토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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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ezeen판토노바(Pantonova, 1971)는 금속 와이어 구조로 만든 가구 시스템이다. 프리츠 한센이 생산했다. 곡선형 와이어 모듈은 여러 개를 이어 배치할 수 있어, 의자 하나보다 공간 안의 앉는 방식을 바꾸는 시스템에 가깝다.
금속 선재만으로 볼륨을 만들면서도, 팬톤 특유의 유기적 곡선과 미래적인 분위기를 유지한 작업이다.
영향 관계
포울 헨닝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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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tudio-balestra팬톤의 초기 작업에는 포울 헨닝센의 영향이 짙게 남아 있다. 헨닝센은 코펜하겐 아카데미에서 그를 가르친 조명 디자이너로, 광원을 가리고 빛을 반사·확산시키는 눈부심 없는 조명 철학을 물려줬다.
헨닝센은 팬톤을 고집스럽고 영원히 젊은 인물로 봤고, 그의 조명 감각과 어둠을 다루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팬톤의 조명은 헨닝센의 원리를 더 강한 색과 둥근 형태, 합성소재로 밀어붙인 결과다.
아르네 야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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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rne jacobsen아르네 야콥센은 졸업 직후 2년간 팬톤을 고용한 건축가다. 팬톤은 야콥센 사무소에서 가구 개발의 실무와 자기 작업에 대한 확신을 배웠다.
다만 팬톤은 야콥센의 절제된 모더니즘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배운 통합 설계 태도를 더 과감한 색채와 플라스틱, 몰입형 실내로 바꿨다.
덴마크 모더니즘과의 거리
팬톤의 자리는 스승들이 속한 덴마크 모더니즘의 정반대 편이다. 카레 클린트 계열의 절제된 인체공학과 정교한 목공이 지배하던 흐름에서, 그는 한스 베그너처럼 원목 의자를 다듬는 길을 따르지 않았다.
팬톤은 플라스틱, 합성소재, 원색으로 갈라섰다. 이 때문에 덴마크 안에서는 기인처럼 보였지만, 바로 그 거리 때문에 그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다.
팝 아트와 스페이스 에이지
팬톤의 작업은 팝 아트, 옵 아트, 스페이스 에이지의 시대 감각과 맞물렸다. 강한 원색, 반복 패턴, 우주선 같은 실내, 합성소재의 매끈한 표면은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시각 문화를 압축한다.
비조나 연작에서는 조 콜롬보, 올리비에 모르그 같은 동시대 미래주의 디자이너들과 나란히 놓였다. 그는 북유럽의 조용한 가구 전통보다, 당시 유럽 전역의 미래적 생활 실험과 더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후대에 남긴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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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cff후대에 팬톤은 색과 플라스틱을 구조의 언어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남았다. 단일 성형 플라스틱 의자라는 발상, 방 전체를 하나의 환경으로 짜는 통합 설계, 색을 마감이 아니라 뼈대로 다루는 태도는 이후 디자인에 깊이 스며들었다.
1998년 사망 직후 한동안 시대에 묶인 스타일로 치부되기도 했으나, 2000년대 들어 재조명되며 비트라, 루이스 폴센, 앤트라디션, 베르판, 몬타나, 프리츠 한센 등 여러 제조사를 통해 다수의 클래식이 다시 생산되고 있다.
수상·전시 이력
팬톤은 활동기에 국제 디자인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미국 국제디자인상(International Design Award, 1963·1968), 독일 로젠탈 스튜디오상(Rosenthal Studio Prize, 1966), 덴마크 포울 헨닝센상(1967), 이탈리아 에우로도무스 2(Eurodomus 2, 1968), 오스트리아 빌딩센터 메달(1968), 제4회 오스트리아 가구전 명예상(1969) 등이 확인된다.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그의 평생 작업에 다네브로 기사십자훈장을 수여했다.
전시 측면에서 그의 작업은 직접 설계한 환경 자체가 전시였다. 1968년과 1970년 쾰른 가구박람회의 비조나 연작, 1969년 파리 루브르 공동 전시의 리빙 타워, 1979년 바젤 판토라마, 1996년 바젤 리트만 갤러리 색채 공간 설치가 대표적이다.
마지막 전시 빛과 색은 1998년 9월 17일 트라폴트 미술관에서 열렸고, 트라폴트는 그의 가구, 직물, 설치를 아우르는 주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사후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은 2000년 회고전 베르너 팬톤: 빛과 색을 열어 런던 디자인 미술관 등으로 순회시켰다. 팬톤 체어는 2006년 덴마크 문화 캐넌에 올랐고, 그의 작업은 뉴욕 현대미술관,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뉴욕 쿠퍼 휴잇,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탄생 100주년인 2026년에는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이 회고전 베르너 팬톤: 형태·색·공간(Form, Colour, Space)을 비트라 샤우데포에서 2026년 5월 23일부터 2027년 5월 9일까지 연다. 판타지 랜드스케이프의 워크인 재현이 중심에 놓인다. 같은 100주년을 맞아 루이스 폴센은 판텔라를 원색 복각으로, 비트라는 하트 콘 체어를 투톤 블루로 재출시했다.
반응과 평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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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straforma팬톤은 활동기에 미국 국제디자인상, 로젠탈 스튜디오상, 포울 헨닝센상, 에우로도무스 2, 오스트리아 빌딩센터 메달 등 국제 디자인상을 잇따라 받으며, 스칸디나비아 주류 바깥에서도 형태 혁신을 공인받았다.
팬톤 체어는 2006년 덴마크 문화 캐넌에 등재돼 국가가 인정한 디자인 유산이 됐고, 뉴욕 현대미술관, 스테델릭 미술관, 쿠퍼 휴잇,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 소장품에 올랐다.
컬렉터와 대중문화에서의 아이콘 지위도 분명하다. 1970년 영국 잡지 《노바》가 팬톤 체어를 화보에 등장시켰고, 1995년 1월에는 영국판 《보그》 표지에 올라 S자 의자의 상징성이 패션 영역까지 확장됐다.
장인성·완성도
팬톤 체어에서 중요한 것은 형태만이 아니었다. 한 덩어리로 휘어진 의자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가 더 큰 문제였다.
1967년 파일럿 시리즈는 냉간 성형 유리섬유 강화 폴리에스터로 150개만 만들어졌는데, 수작업 마감이 많아 비싸고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1968년 바이엘의 경질 폴리우레탄 폼으로 양산이 시작돼 미국에서는 허먼 밀러가 유통했으나, 여전히 손마감이 필요했다.
1971년부터는 BASF의 열가소성 폴리스티렌 루란 S 사출 성형으로 비용을 크게 낮췄다. 다만 당시 기술로는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없어 좌면과 받침 사이 전이부에 보강 리브가 생기는 등 형태가 일부 수정됐다. 이 소재는 예상보다 노화와 풍화에 약해 의자가 깨지는 문제가 드러났고, 비트라의 이미지를 위협하면서 1979년 생산이 중단됐다.
1983년 경질 폴리우레탄 폼으로 돌아와 팬톤 체어 클래식(Panton Chair Classic)으로 재생산됐고, 1999년에는 팬톤이 승인한 폴리프로필렌 사출 버전이 더해졌다. 한 디자인이 30여 년에 걸쳐 소재를 갈아 끼우며 형태를 지켜낸 과정 자체가, 팬톤 체어가 도면이 아니라 양산 가능한 완성품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기록이다.
브랜드·인물
팬톤은 마르그레테 2세 여왕에게서 다네브로 기사십자훈장을 받으며 국가적으로 공인된 디자이너로 남았다. 덴마크 디자인사가 이다 엥홀름과 안데르스 미켈센은 그를 늘 새 도전을 찾아 떠도는 덴마크 디자인의 유목민이라 불렀다.
인물로서의 위상은 사후 시장에서도 이어진다. 비트라, 루이스 폴센, 앤트라디션, 베르판, 몬타나, 프리츠 한센 등 여러 제조사가 그의 클래식을 정식 복각해 생산하고,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은 2000년 회고전을 런던 등으로 순회시켰다.
2012년 비트라 캠퍼스가 있는 독일 바일암라인은 캠퍼스로 이어지는 길을 베르너 팬톤 길(Verner-Panton-Weg)로 명명하고 색색의 기둥 열두 개를 세웠다.
디자인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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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cketandrail팬톤의 강한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에 대한 평가는 오늘날에도 엇갈린다. 어떤 쪽에서는 이를 지나치게 연극적이고 과한 표현으로 본다. 다른 쪽에서는 그 과감함을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시각 문화를 앞서 보여준 특징으로 본다.
팬톤 체어 역시 지금은 익숙한 디자인 아이콘이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기존 의자와 완전히 다른 구조와 재료를 보여준 제품이었다. 지금의 익숙함은 이 의자가 얼마나 널리 복제되고 인용됐는지를 보여준다.
비판
팬톤을 향한 디자인 비판은 시기마다 달랐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카레 클린트 계열의 절제된 목공 전통이 지배하던 덴마크 디자인계가 그의 플라스틱과 원색 실험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기인으로 불렸고, 플라스틱 캔틸레버 의자는 여러 제조사에게 거절당했다.
한 미국 유명 디자이너는 그런 것은 의자라 부를 수 없으며 앉기에 적합하지 않다고까지 했다. 결국 팬톤은 본국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해 스위스로 활동 무대를 옮겨야 했다.
1970년대 후반 스페이스 에이지의 열기가 식자, 그의 작업은 한 시대의 스타일로 묶여 한동안 외면당했다. 지나치게 1960년대적이라는 인식 속에서 그의 디자인은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는 평을 받았고, 실제로 사망 직후까지 그 평가가 따라다녔다.
이 흐름은 2000년대 재조명과 다수의 복각을 거치며 다시 뒤집혔다. 다만 그의 미감이 시대 의존적이라는 논점 자체는 지금도 평가의 한 축으로 남아 있다.
관련·혼동 용어
팬톤 체어
팬톤 체어는 베르너 팬톤의 대표작이자, 한 덩어리로 성형한 플라스틱 캔틸레버 의자의 상징적 사례다. 1967년 비트라와 함께 시제 생산에 들어갔고, 이후 소재를 여러 차례 바꾸며 오늘날까지 생산되고 있다.
판톤 체어
판톤 체어는 영어 Panton을 그대로 옮긴 표기다. 국내에서는 팬톤 체어와 판톤 체어가 함께 쓰이지만, MODY에서는 인물명 표기와 맞춰 팬톤 체어를 우선 표기로 둔다.
게잠트쿤스트베르크
게잠트쿤스트베르크는 여러 예술과 디자인 요소를 하나의 전체로 묶는 총체예술 개념이다. 팬톤의 경우 바닥, 벽, 천장, 가구, 조명, 직물, 소리까지 한 방 안에 묶는 통합 환경 작업과 연결된다.
스페이스 에이지
스페이스 에이지는 우주 개발 시대의 미래적 이미지와 합성소재, 유선형, 원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1960년대와 1970년대 디자인 흐름을 가리킨다. 팬톤의 플라스틱 가구와 몰입형 색채 공간은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