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험프리스 (Simon Humphries)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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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토요타 타임즈
사이먼 험프리스(Simon Humphries)는 토요타와 렉서스의 글로벌 디자인을 이끄는 영국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다. 1994년 토요타에 입사했을 때 일본 본사 디자인 부문의 유일한 비일본인 디자이너였고, 이후 토요타 안에서 글로벌 디자인 전략을 맡는 자리까지 올라갔다.
험프리스는 2002년 토요타와 렉서스의 디자인 철학을 정리하는 일을 주도했다. 토요타의 바이브런트 클래리티(Vibrant Clarity)와 렉서스의 L-피네스(L-finesse)는 이 시기 정리된 핵심 개념이다. 그는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과 이후 렉서스 디자인 방향을 제안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2018년부터 토요타와 렉서스의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2023년에는 오퍼레이팅 오피서와 최고 브랜딩 책임자(CBO)가 됐고, 같은 해 6월 이사회에 합류해 2025년 6월까지 이사로 활동했다. 2026년 기준 오퍼레이팅 오피서, 최고 브랜딩 책임자,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으며 브랜드 크리에이션 오피스도 담당한다.
험프리스의 디자인 평가는 개별 차 한 대보다 조직 변화와 브랜드 방향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 그는 렉서스를 무난한 고급차 브랜드에 머물게 하지 않고, 강한 전면부 디자인과 도발적인 조형으로 호불호를 만들더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로 밀어붙였다. 토요타에서는 실용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되, 더 감정적이고 차종별 성격이 분명한 디자인을 허용하는 방향을 이끌었다.
약력·연혁
영국에서 시작한 디자인 교육
험프리스는 1967년 3월 30일 영국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 때 한 학교 교사가 디자이너가 되어 보라고 권한 것이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
그는 레스터 폴리테크닉, 현재의 디몬트포트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고 1988년에 졸업했다. 같은 해 소니가 후원한 영국 왕립예술협회 장학금을 받아 도쿄에서 소니에 머무는 기회를 얻었다.
이 경험은 험프리스가 일본 디자인 문화와 일찍 접촉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자동차만 공부한 디자이너가 아니라, 산업디자인과 제품 디자인의 관점에서 토요타에 들어온 인물이었다.
제품 디자인과 일본 생활
토요타에 오기 전 험프리스는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다. 영국에서는 런던 지하철 전동차와 병원 침대 등을 디자인했고, 이후 일본의 디자인 회사에서도 일했다.
이 시기 경험은 자동차 디자인에도 영향을 줬다. 전동차와 병원 침대는 모두 형태만 예쁘게 만드는 제품이 아니다. 사람이 타고, 눕고, 움직이고, 안전하게 써야 하는 제품이다. 험프리스가 이후 자동차를 하나의 이동 제품이자 사용자 경험으로 보게 된 배경에는 이런 산업디자인 경험이 깔려 있다.
1994년 일본인 아내와 결혼했고, 일본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타 본사 디자인 조직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능력뿐 아니라 일본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방식을 이해하는 능력도 필요했다.
토요타 입사
험프리스는 1994년 9월 토요타에 입사해 선행 디자인 부문에 들어갔다. 당시 토요타의 일본 본사 디자인 부문에서 비일본인 디자이너는 그뿐이었다.
토요타는 해외 디자인 문화 경험과 컴퓨터 그래픽 지식을 갖춘 인력을 원했고, 험프리스는 그 조건에 맞는 인물이었다. 일본 본사에 들어온 외국인 디자이너라는 위치는 쉽지 않았지만, 동시에 토요타가 더 넓은 시장 감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초기에는 선행 디자인과 콘셉트 작업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 시기 작업은 양산 직전의 세부 조정이라기보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앞으로 어떤 디자인 언어를 가져갈 수 있는지 탐색하는 성격이 강했다.
디자인 철학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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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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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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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험프리스는 토요타와 렉서스의 디자인 철학을 정리하는 일을 주도했다. 토요타에는 바이브런트 클래리티, 렉서스에는 L-피네스라는 방향이 제시됐다.
바이브런트 클래리티는 토요타가 가진 실용성과 명료함에 더 생동감 있는 조형을 더하려는 개념이었다. 토요타가 신뢰성과 효율만으로 보이지 않게 하면서도, 브랜드의 합리성을 잃지 않으려는 시도였다.
L-피네스는 렉서스의 고급차 디자인 방향을 정리한 개념이었다. 섬세함, 선명함, 예측 가능한 고급스러움보다 한발 앞선 조형을 강조했다. 이후 렉서스가 스핀들 그릴과 날카로운 램프 그래픽을 통해 더 강한 브랜드 얼굴을 갖게 되는 흐름과 이어진다.
조직 내 역할 확대
험프리스는 이후 토요타 디자인 조직 안에서 단계적으로 책임을 넓혔다. 2007년 1월 글로벌 디자인 관리 부문 책임자가 됐고, 2011년 6월 토요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책임자를 맡았다.
2012년 6월에는 토요타 디자인 부문 책임자가 됐다. 이후 승용차와 SUV, 미니밴, 스포츠카를 다루는 여러 디자인팀을 관리하며 양산차 디자인 전반으로 책임 범위를 넓혔다. 해리어와 알파드, 캠리, C-HR, 코롤라, RAV4처럼 이 시기에 개발된 모델들은 험프리스가 직접 혼자 디자인한 차가 아니라, 그가 책임진 조직 안에서 여러 프로젝트 책임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만든 결과다.
2016년 7월에는 프랑스 니스에 있는 토요타 유럽 디자인 개발센터 ED2 사장으로 약 18개월간 일했다. 유럽 디자인 거점 경험은 험프리스가 일본 본사, 북미, 유럽을 함께 보는 글로벌 디자인 리더로 자리 잡는 데 영향을 줬다.
글로벌 디자인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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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Motor Corporation
2018년 1월 험프리스는 선행 기술 개발 조직에서 디자인을 맡으며 토요타와 렉서스 전체를 관리하는 역할로 올라섰다. 2019년에는 공식적으로 디자인 총괄이 됐고, 2020년 직책 명칭이 현재의 수석 디자인 총괄로 바뀌었다.
그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서로 다른 얼굴을 갖도록 관리했다. 토요타에서는 차종별 쓰임과 성격을 더 분명하게 만들었고, 렉서스에서는 일본 브랜드라는 배경과 강한 전면부를 결합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다른 인상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2023년에는 오퍼레이팅 오피서와 최고 브랜딩 책임자가 됐고, 6월부터 이사회에도 참여했다. 이사직은 2025년 6월까지 맡았으며, 이후에는 오퍼레이팅 오피서로서 디자인과 브랜드 업무를 계속 이끌고 있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미래를 보이게 만드는 디자인
험프리스는 디자인을 미래를 눈에 보이게 하는 일로 본다. 자동차 회사가 어떤 기술과 사업 방향을 갖고 있더라도, 소비자는 먼저 제품의 형태와 경험을 통해 그 미래를 만난다.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모빌리티 서비스는 추상적인 말로만 전달되기 어렵다. 차체 비례, 실내 구성, 화면, 조작 방식, 브랜드 얼굴이 함께 바뀌어야 소비자가 변화를 체감한다. 험프리스가 디자인을 단순한 스타일링보다 브랜드의 미래 언어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발적인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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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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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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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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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프리스는 렉서스가 무난한 쪽보다 앞서가고 도발적인 쪽에 서야 한다고 봤다. 그는 렉서스의 도발성을 앞으로 더 아름답게 다듬는 것이 과제라고 밝혀 왔다.
이 말은 스핀들 그릴과 렉서스 디자인 반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스핀들 그릴은 모두에게 편한 디자인이 아니었다. 큰 그릴과 날카로운 램프, 강한 전면부는 호불호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렉서스는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을 얻었다.
험프리스에게 중요한 것은 모두에게 무난하게 받아들여지는 고급차가 아니었다. 렉서스가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독일 브랜드와 다른 긴장감, 다른 얼굴, 다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복제판이 아닌 라인업
험프리스는 렉서스 차들이 서로의 복제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브랜드는 하나의 취향과 믿음을 갖되, 각 차는 저마다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관점은 자동차 브랜드 디자인에서 중요한 균형이다. 모든 차가 너무 비슷하면 브랜드 식별은 쉽지만 차종별 성격이 약해진다. 반대로 차마다 너무 다르면 브랜드 통일감이 사라진다.
험프리스는 렉서스에서 스핀들 그릴과 램프 그래픽 같은 공통 요소를 두되, 세단, SUV, 쿠페, 전기차가 각자 다른 비례와 성격을 갖도록 하는 방향을 택했다.
발상의 혁명
험프리스는 미래 자동차 디자인에는 발상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해 왔다. 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 보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자동차는 더 이상 엔진, 좌석, 바퀴, 외관으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전기차에서는 바닥 배터리와 모터 배치가 차체 비례를 바꾸고, 소프트웨어는 사용 경험을 바꾸며,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서비스는 실내의 역할을 바꾼다.
이런 변화 속에서 디자인은 기존 자동차의 아름다운 표면을 만드는 데 머물 수 없다. 차 안에서 사람이 무엇을 하고, 어떤 정보를 보고, 어떻게 쉬고, 어떤 관계를 맺는지까지 다뤄야 한다.
도요다 아키오와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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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험프리스는 디자인 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도요다 아키오와 가까이 일했다. 도요다 아키오는 더 이상 지루한 차를 만들지 않겠다는 방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방향은 토요타와 렉서스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줬다. 토요타는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브랜드였지만, 동시에 지루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험프리스의 디자인 조직은 이 한계를 넘기 위해 차종별 개성을 더 분명히 만들었다.
C-HR, 5세대 RAV4, 수프라, 크라운 계열, 렉서스 LC 같은 모델에서는 낮고 넓은 스탠스, 각진 펜더, 선명한 램프처럼 이전보다 강한 형태가 사용됐다.
주요 작업
아래 모델들은 험프리스가 외관을 단독으로 디자인한 작업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가 선행 디자인과 양산 디자인 부문을 맡거나 글로벌 디자인 조직을 이끌던 시기에 진행된 프로젝트를 함께 다룬다. 개별 차량의 형태는 프로젝트 책임자와 외장·실내 디자이너, 엔지니어가 함께 만들었고, 험프리스는 조직 책임자로서 브랜드 방향과 최종 디자인을 관리했다.
초기 콘셉트와 펀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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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험프리스의 초기 작업으로는 펀카고와 시엔타의 콘셉트가 언급된다. 이 모델들은 토요타가 작은 차 안에서 실내 활용성과 생활성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펀카고는 일본 내수 시장의 소형 생활차 흐름 안에 있다. 작은 차체 안에 높은 실내와 넓은 적재 공간을 넣고, 사용자가 쉽게 오르내리고 짐을 실을 수 있게 했다.
이런 작업은 험프리스가 스포츠카나 고급차만이 아니라, 일상 제품으로서의 자동차를 다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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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시엔타는 소형 미니밴 성격의 모델이다. 가족, 어린이, 노년층, 도시 사용자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차종이다. 디자인은 크기보다 쓰임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
험프리스가 관여한 초기 시엔타 콘셉트는 토요타가 작은 차 안에서 문, 좌석, 적재 공간, 시야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후 시엔타는 일본 시장에서 실용성과 친근한 외관을 함께 가진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P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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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는 2001년 소니와 함께 만든 쇼카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사용자 감정 표현을 결합하려 한 콘셉트였다.
이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보다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기계에 가까웠다. 외부 조명과 표정, 인터페이스를 통해 차가 사용자의 감정과 상태에 반응하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POD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실험적이었다. 오늘날 자동차가 화면, 음성, 앱,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흐름을 생각하면, POD는 차를 감정적 인터페이스로 보려 한 초기 사례로 다시 볼 수 있다.
사이언 ccX와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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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사이언 ccX와 bB는 토요타가 젊은 소비자와 북미 시장을 겨냥해 실험한 소형차 흐름과 연결된다. bB는 박스형 차체와 넓은 실내, 튜닝 가능성으로 주목받았다.
이 차들은 토요타가 전통적인 세단과 해치백만으로 젊은 소비자를 잡기 어렵다고 본 결과였다. 각진 차체, 단순한 면, 실내 활용성, 커스터마이징 가능성은 이후 사이언 브랜드와 소형 박스카 문화로 이어졌다.
험프리스의 초기 작업은 토요타가 자동차를 생활 도구이자 개성 표현 수단으로 보는 방향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바이브런트 클래리티
바이브런트 클래리티는 2002년 정리된 토요타 디자인 철학이다. 명료함과 생동감을 함께 담으려는 개념이다.
토요타는 대중 브랜드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격한 디자인만 택할 수 없다. 차는 오래 타야 하고, 여러 연령대와 시장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하지만 너무 무난하면 브랜드가 지루해진다.
바이브런트 클래리티는 이 사이에서 나온 개념이다. 토요타의 실용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차체 비례와 램프, 실내에서 더 생동감 있는 표현을 넣으려는 방향이었다.
L-피네스
L-피네스는 2002년 정리된 렉서스 디자인 철학이다. 렉서스가 독일 고급차를 단순히 따라가지 않고, 일본적 섬세함과 미래적 긴장감을 결합하려 한 개념이다.
이 철학은 렉서스 디자인을 더 날카롭고 복잡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부드럽고 무난한 고급차에서 벗어나, 날 선 램프와 긴장감 있는 면, 강한 전면부를 갖춘 차로 이동하는 바탕이 됐다.
L-피네스는 이후 스핀들 그릴, LF-LC, LC, NX, RX 등에서 더 강한 조형으로 나타났다.
스핀들 그릴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 디자인에서 가장 강한 식별 요소다. 위아래가 넓고 가운데가 잘록한 형태로, 모래시계 또는 방추형 윤곽을 만든다.
험프리스는 스핀들 그릴과 오늘의 렉서스를 만든 디자인 방향을 제안했다고 밝혀 왔다. 이 그릴은 렉서스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면부를 갖게 한 장치다.
스핀들 그릴은 호불호도 컸다. 일부 소비자에게는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보였고, 일부에게는 렉서스가 드디어 강한 얼굴을 얻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반응 자체가 렉서스가 무난한 고급차에서 의견을 가르는 브랜드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해리어와 RA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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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프리스가 토요타 디자인 부문을 맡은 시기에는 해리어와 RAV4 같은 SUV 프로젝트도 중요했다. SUV는 승용차보다 차체 높이, 휠아치, 전면부 인상이 강하게 보이는 차종이다.
RAV4는 특히 세대가 바뀌며 더 각지고 견고한 이미지로 이동했다. 이전의 부드러운 크로스오버 느낌보다, 오프로더에 가까운 스탠스와 강한 전면부를 강조했다.
이 변화는 토요타 SUV가 북미 시장에서 더 강한 존재감을 갖게 하는 방향과 맞물린다.
알파드와 노아
알파드와 노아는 토요타 미니밴 디자인의 서로 다른 층위를 보여준다. 알파드는 고급 미니밴이고, 노아는 더 실용적인 가족용 미니밴에 가깝다.
알파드는 큰 그릴, 높은 차체, 넓은 실내, 고급스러운 2열 좌석으로 쇼퍼드리븐 성격까지 갖는다. 노아는 가족, 적재, 승하차, 시야, 실내 편의를 더 중시한다.
험프리스가 책임진 프로젝트 목록에 이런 차종이 들어간다는 점은 그의 디자인 관리가 스포츠카나 렉서스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토요타의 핵심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실제로 쓰는 차종에 있다.
캠리와 코롤라
캠리와 코롤라는 토요타의 글로벌 대중차를 대표한다. 두 차는 과격한 실험보다 신뢰, 실내 공간, 가격, 내구성, 브랜드 안정성이 중요하다.
험프리스 체제에서 토요타는 이런 대중차에서도 더 강한 전면부와 측면 캐릭터를 넣었다. 캠리는 과거보다 더 낮고 스포티한 자세를 취했고, 코롤라도 차체 면과 램프 그래픽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대중차에서 디자인은 과하면 부담이 되고, 약하면 지루해진다. 험프리스의 토요타 디자인은 이 균형을 계속 조정했다.
수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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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 TOY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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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 TOY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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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 TOY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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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는 토요타 스포츠카 계보에서 상징성이 큰 모델이다. 5세대 수프라는 BMW Z4와 플랫폼을 공유했지만, 토요타 스포츠카로 받아들여져야 했다.
험프리스가 디자인 부문을 맡은 시기에 수프라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차체는 긴 후드, 뒤로 물러난 캐빈, 강한 펜더, 더블 버블 루프를 갖췄다. 토요타 2000GT와 이전 수프라의 기억을 현대적으로 다시 조정한 결과다.
수프라는 디자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논쟁도 안았다. 플랫폼 공유와 파워트레인 정체성 논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외관 디자인은 수프라라는 이름에 필요한 스포츠카 이미지를 만드는 핵심 장치였다.
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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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은 토요타가 소형 크로스오버에서 과감한 형태를 시도한 모델이다. 높은 차체에 뒤로 낮아지는 루프라인을 얹고, 앞뒤 펜더와 도어 주변의 면을 여러 방향으로 꺾었다.
이 차는 토요타가 실용성과 신뢰성만으로 젊은 소비자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본 결과였다. 디자인은 명확히 호불호를 만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C-HR은 토요타 라인업 안에서 강하게 기억되는 모델이 됐다.
센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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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추리는 토요타의 최상위 쇼퍼드리븐 모델이다. 큰 그릴과 곧게 세운 차체, 넓은 뒷좌석을 사용하며 과격한 장식보다 격식과 안정된 비례를 앞세운다.
험프리스가 책임진 프로젝트 목록에 센추리가 포함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토요타 디자인은 C-HR처럼 과감한 차도 만들지만, 센추리처럼 거의 의식에 가까운 차도 만든다. 험프리스의 역할은 이처럼 서로 다른 브랜드·차종의 기준을 분리해 관리하는 데 있었다.
재팬 택시
재팬 택시는 일본 택시 문화를 현대적으로 다시 만든 모델이다. 높은 지붕, 낮은 바닥, 넓은 도어, 휠체어 접근성, 큰 창문이 특징이다.
이 차는 겉모습의 세련미보다 공공 교통수단으로서의 쓰임이 중요했다. 도시에서 누구나 쉽게 타고 내릴 수 있어야 했고, 일본 택시의 인상도 유지해야 했다.
재팬 택시는 험프리스가 말한 발상의 혁명과도 연결된다. 자동차를 개인 승용차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이동 도구로 보는 디자인이다.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험프리스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제품과 공간, 소재, 사회 문제를 다루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제안을 평가했다.
기존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는 2023년 행사를 끝으로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렉서스는 2025년 프로그램을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디스커버 투게더(Lexus Design Award―Discover Together)로 개편해 다시 시작했다. 현재 프로그램에서 험프리스가 심사위원을 계속 맡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영향 관계
영국 산업디자인 교육
험프리스의 출발점은 자동차 디자인보다 산업디자인에 가까웠다. 레스터 폴리테크닉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고, 전동차와 병원 침대 같은 제품을 다뤘다.
이 배경은 자동차를 단순한 조형물로 보지 않게 했다. 자동차도 사람이 쓰는 제품이다. 문을 열고, 앉고, 보고, 조작하고, 이동하고, 내리는 일련의 경험이 중요하다. 험프리스의 디자인 언어에는 이런 제품 디자인적 시선이 남아 있다.
소니와 일본 디자인 경험
1988년 소니 장학금으로 도쿄에 머문 경험은 험프리스가 일본 디자인 문화에 들어가는 첫 계기였다. 소니는 당시 전자제품 디자인에서 강한 브랜드였고, 일본 산업디자인의 정밀함과 사용자 경험을 보여주는 회사였다.
토요타에 입사하기 전 일본 디자인 회사에서 일한 경험도 중요하다. 그는 외국인이었지만 일본 조직과 문화 안에서 일하는 방법을 익혔다. 토요타 본사에서 장기간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적응력이 있었다.
히라이 와헤이
히라이 와헤이는 험프리스보다 앞서 토요타와 렉서스 디자인을 이끈 인물이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대중차와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뉘어 운영되는 동안 각 브랜드의 디자인 조직과 제품 체계를 정리했다.
험프리스는 히라이 체제에서 정리된 글로벌 디자인 조직을 이어받아, 렉서스의 전면부를 더 강하게 만들고 토요타에서는 차종별 성격을 넓혔다. 히라이 체제에서 갖춰진 글로벌 디자인 조직을 이어받아 렉서스의 전면부를 더 강하게 만들고, 토요타에서는 차종마다 다른 성격을 허용하는 쪽으로 디자인 범위를 넓혔다.
후쿠이치 도쿠오
후쿠이치 도쿠오는 험프리스 이전에 토요타와 렉서스 디자인을 총괄한 인물이다. 험프리스는 2018년 1월 후쿠이치에게서 디자인 총괄직을 넘겨받았다.
후쿠이치 시기 렉서스는 이미 스핀들 그릴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며 강한 브랜드 얼굴을 만들고 있었다. 험프리스는 이 흐름을 이어받아 더 넓은 브랜드 전략과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으로 확장했다.
도요다 아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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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YOTA (© TOYOTA)
도요다 아키오는 험프리스의 디자인 활동을 이해할 때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사장 재임기부터 더 이상 지루한 차를 만들지 않겠다는 방향을 강조했다.
이 말은 토요타 디자인 조직에 큰 힘을 줬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안보다 더 과감한 디자인을 선택할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험프리스는 도요다 아키오와 가까이 일하며, 토요타와 렉서스가 더 선명한 디자인을 갖게 하는 방향을 추진했다.
글로벌 디자인 조직
험프리스는 일본 본사, 유럽 ED2, 북미 디자인 거점과 함께 움직이는 글로벌 디자인 조직을 이끌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일본 브랜드지만, 시장은 전 세계에 있다.
이 때문에 디자인은 일본 본사 시각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 미국의 SUV와 픽업트럭 문화, 유럽의 도시형 차와 고급차 감각, 중국과 아시아 시장의 실내 경험, 일본의 공공성과 효율성이 모두 고려된다. 험프리스는 이 여러 감각을 하나의 디자인 조직 안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수상·전시 이력
험프리스 개인의 수상 이력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이끈 토요타와 렉서스 디자인 프로젝트의 공개와 평가다.
2001년 POD는 소니와 토요타의 협업 쇼카로 공개됐다. 감정 표현과 자동차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실험으로, 자동차가 전자제품과 사용자 경험 쪽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02년에는 토요타의 바이브런트 클래리티와 렉서스의 L-피네스가 디자인 철학으로 정리됐다. 이 두 개념은 이후 토요타와 렉서스 디자인을 설명하는 공식 언어가 됐다.
2010년대 이후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과 L-피네스 기반 디자인은 브랜드 정체성의 중심이 됐다. 렉서스 LC, 렉서스 UX, NX, RX, LS, 전동화 콘셉트들은 이 흐름 속에서 공개됐다.
험프리스는 2020년부터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공모전은 렉서스가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디자인 문화와 젊은 창작자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3년 험프리스는 토요타의 오퍼레이팅 오피서와 최고 브랜딩 책임자가 됐고, 같은 해 6월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사직은 2025년 6월까지 맡았으며, 이후에도 오퍼레이팅 오피서와 디자인 총괄, 최고 브랜딩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디자이너가 제품 외관을 관리하는 자리를 넘어 기업의 브랜드 전략과 경영에 직접 참여한 사례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험프리스는 토요타의 글로벌 디자인을 이끈 첫 비일본인 디자이너다. 일본 제조사의 본사에서 외국인이 디자인 전략을 이끄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의 승진은 토요타가 더 국제적인 디자인 관점을 받아들였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토요타는 세계 여러 시장에서 차를 파는 회사다. 하지만 본사 조직은 일본에 있고, 의사결정도 일본식 제조 문화 안에서 이뤄졌다. 험프리스의 위치는 그 구조 안에서 외부 시각이 내부 전략으로 들어간 사례다.
렉서스 디자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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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 Lexus)
험프리스가 제안했다고 밝힌 스핀들 그릴과 렉서스 디자인 언어는 브랜드를 한눈에 알아보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렉서스는 초기에는 조용하고 잘 만든 고급차로 인식됐지만, 디자인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스핀들 그릴 이후 렉서스는 강한 전면부를 얻었다. 멀리서 봐도 렉서스임을 알아볼 수 있게 됐고, 독일 고급차와 다른 얼굴을 갖게 됐다. 이 변화는 브랜드 식별성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였다.
토요타 디자인의 변화
험프리스 체제에서 토요타는 더 과감한 차종을 허용했다. C-HR, 수프라, 최신 RAV4, 크라운 계열, 재팬 택시처럼 서로 다른 성격의 모델이 나왔다.
토요타는 대중 브랜드이기 때문에 모든 모델을 과격하게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차종별 성격을 더 분명히 하는 방향은 강해졌다. 실용차, SUV, 스포츠카, 택시, 럭셔리 모델이 서로 다른 외관 규칙을 갖게 됐다.
디자인 반응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가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구분되는 얼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차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큰 그릴과 날카로운 램프만으로 렉서스를 알아볼 수 있게 됐고, LC와 NX, RX처럼 차종이 달라져도 브랜드가 이어져 보였다.
험프리스 체제의 토요타도 차종마다 다른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C-HR은 복잡한 차체 면과 쿠페형 루프라인을 사용했고, 5세대 RAV4는 각진 펜더와 넓은 스탠스를 앞세웠다. 재팬 택시는 승하차와 휠체어 이용을 먼저 고려했고, 수프라는 긴 보닛과 뒤로 물러난 캐빈으로 스포츠카의 비례를 강조했다.
모든 차를 하나의 얼굴로 맞추기보다, 각 차종의 쓰임과 구매자가 기대하는 모습을 다르게 잡은 점이 험프리스 체제 토요타 디자인의 장점이다.
비판
험프리스가 이끈 렉서스 디자인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부분은 스핀들 그릴의 크기다. 작은 세단과 대형 SUV에 비슷한 그릴 형태를 적용하면서, 일부 모델에서는 그릴이 보닛과 램프보다 지나치게 크게 보였다. 브랜드를 쉽게 알아보게 만들었지만, 차체 크기와 성격에 맞지 않게 확대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램프와 공기흡입구, 펜더에 여러 선을 겹쳐 사용하면서 전면부와 측면이 복잡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한 형태를 만들려는 의도는 분명했지만, 그릴과 램프, 차체 면이 서로 경쟁해 어디를 먼저 봐야 할지 불분명한 모델도 나왔다.
토요타에서는 차종별 차이가 커지면서 브랜드 전체를 묶는 공통점이 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C-HR과 RAV4, 크라운, 알파드, 재팬 택시는 각자의 성격은 분명하지만, 뱃지를 가렸을 때 모두 같은 회사의 차로 보이게 만드는 형태는 많지 않다. 차종마다 다른 답을 만드는 방식이 다양성을 키운 동시에, 토요타 전체의 통일된 얼굴은 약하게 만들었다.
관련·혼동 용어
Simon Humphries
Simon Humphries는 사이먼 험프리스의 영문명이다. 토요타와 렉서스의 글로벌 디자인을 이끈 영국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다.
스핀들 그릴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의 대표 전면부 디자인 요소다. 위아래가 넓고 가운데가 잘록한 형태로, 모래시계나 방추형 윤곽을 만든다. 험프리스는 이 디자인 방향을 제안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L-피네스
L-피네스는 렉서스의 디자인 철학이다. 2002년 험프리스가 정리한 디자인 철학 가운데 하나로, 일본적 섬세함과 미래적 긴장감을 결합하려는 방향을 담고 있다.
바이브런트 클래리티
바이브런트 클래리티는 토요타의 디자인 철학이다. 명료함과 생동감을 함께 담으려는 개념으로, 토요타가 실용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감정적인 디자인을 갖기 위한 방향이었다.
ED2
ED2는 프랑스 니스에 있는 토요타 유럽 디자인 개발센터다. 험프리스는 2016년부터 약 18개월 동안 이 조직의 사장을 맡았다.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는 렉서스가 2013년 시작한 국제 디자인 프로그램이다. 험프리스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2025년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디스커버 투게더라는 이름으로 개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