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콜하스 (Rem Koolhaas)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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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arametric Architecture (© parametric Architecture)렘 콜하스(Rem Koolhaas, 1944년 출생)는 건물을 짓기 전에 글로 먼저 이름을 알린 네덜란드 건축가다. 도시를 분석하는 이론가이자 실무 건축가이며, 1975년 설립한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와 연구·디자인 조직 AMO를 함께 이끌고 있다. 미리 정한 외형을 반복하기보다 건물이 담을 프로그램과 대지, 동선에서 형태를 끌어내며 20세기 후반 이후 건축의 흐름을 바꿨다. 2000년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을 받았다.

그의 출발점은 도면보다 글과 영화에 가까웠다. 저널리스트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뒤 건축으로 방향을 틀었고, 1978년 첫 단행본 『정신착란증의 뉴욕(Delirious New York)』을 통해 맨해튼의 밀도와 혼잡을 현대 도시의 생산력으로 해석했다. 건물과 도시를 먼저 관찰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현상을 글과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한 뒤 공간으로 옮기는 방식은 이후 작업 전체를 관통했다.

콜하스의 건물은 하나의 외형으로 묶이지 않는다.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서로 어긋난 프로그램 묶음을 유리와 철골 외피로 감쌌고, 베이징의 CCTV 본사는 두 타워를 상부와 하부에서 연결해 닫힌 고리를 만들었다. 포르투의 카사 다 무지카는 신발상자형 공연장을 비대칭 콘크리트 외피 안에 넣었다. 작품마다 모습은 다르지만, 용도와 동선을 조직한 과정이 외관과 단면에 직접 드러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약력·연혁

로테르담과 자카르타

콜하스는 1944년 11월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안톤 콜하스(Anton Koolhaas)는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였고, 외할아버지 디르크 로젠뷔르흐(Dirk Roosenburg)는 네덜란드 모더니즘 건축가였다. 글과 영화, 건축이 가까이 놓인 가정환경은 훗날 그가 건축을 서사와 이미지, 공간이 결합된 작업으로 다루는 배경이 됐다.

1952년부터 1955년까지 가족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생활했다. 아버지가 독립 이후 인도네시아의 문화 교류 업무를 맡으면서 옮겨간 것이었다. 전후 유럽과 빠르게 변하는 아시아 도시를 모두 경험한 어린 시절은 서구 도시만을 보편적 기준으로 삼지 않는 그의 태도와 이어졌다.

영화와 저널리즘

건축보다 먼저 시작한 일은 저널리즘과 영화였다. 콜하스는 1963년 열아홉 살에 네덜란드 주간지 『하흐서 포스트(Haagse Post)』에서 기자로 일하며 건축가와 영화감독, 예술가를 인터뷰했다. 사실을 조사하면서도 인물과 사건을 하나의 장면으로 구성하는 기자의 방식은 이후 그의 글과 프레젠테이션에도 남았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영화와 시나리오를 공부했고, 영화 제작 집단에 참여했다. 1969년에는 네덜란드 영화 『화이트 슬레이브(The White Slave)』의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장면을 순서대로 배열하고 이동과 긴장을 조절하는 시나리오의 문법은 건물 안의 동선을 서사처럼 조직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AA, 코넬, 뉴욕

1960년대 말 콜하스는 런던의 건축협회 건축학교(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 AA)에서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엘리아 젱겔리스(Elia Zenghelis)를 만났고, 두 사람은 이후 초기 개념 프로젝트와 OMA 창립을 함께했다.

1972년 하크니스 펠로십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코넬대학교에서 오스발트 마티아스 웅거스(Oswald Mathias Ungers)의 도시 형태론을 접했다. 뉴욕의 건축·도시연구소(Institute for Architecture and Urban Studies, IAUS)에서도 연구하며 맨해튼의 격자, 마천루, 코니아일랜드와 록펠러 센터를 조사했다. 이 연구는 1978년 『정신착란증의 뉴욕』으로 이어졌다.

OMA 창립과 종이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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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 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1975년 콜하스는 런던에서 OMA를 세웠다. 공동 창립자는 그리스 건축가 엘리아 젱겔리스(Elia Zenghelis), 화가 조이 젱겔리스(Zoe Zenghelis), 당시 아내였던 미술가 마들롱 프리센도르프(Madelon Vriesendorp)다. 초기 멤버로 콜하스의 제자였던 자하 하디드(Zaha Hadid)도 합류했다.

1980년대의 OMA는 짓지 못한 도면, 곧 종이 건축으로 주목받았다. 네덜란드 의회 청사 공모, 파리 라 빌레트 공원, 프랑스 국립도서관 같은 굵직한 공모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로 짓지는 못했다. 실현된 첫 대형작은 헤이그의 네덜란드 무용극장이다.

도면에서 건물로

1990년대에 OMA는 도면을 건물로 바꾸기 시작했다. 로테르담의 쿤스탈(Kunsthal), 파리 근교의 빌라 달라바(Villa dall’Ava), 보르도의 메종 아 보르도, 위트레흐트대학교의 에듀카토리움(Educatorium), 프랑스 릴의 대규모 도시계획 위라릴(Euralille)이 이 시기에 나왔다.

이 시기 작업은 단순히 특이한 외관을 만드는 데 머물지 않았다. 도로와 철도, 전시장과 강당, 강의실과 식당처럼 서로 다른 조건을 한 건물이나 도시계획 안에 겹치고, 그 관계를 단면으로 정리했다. OMA가 이론 중심의 실험적 사무소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국제 건축사무소로 넘어가는 전환기였다.

1995년에는 캐나다 그래픽 디자이너 브루스 마우(Bruce Mau)와 함께 『S,M,L,XL』을 출간했다. 1,376쪽에 이르는 책은 OMA의 작업과 에세이, 여행 기록, 사진, 통계, 만화를 프로젝트 크기에 따라 배열했다. 건축 작품집의 형식을 편집과 서사가 결합된 독립적인 디자인 작업으로 확장했다.

AMO와 도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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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arvard Graduate School of Design (© Harvard Graduate School of Design)1990년대 후반 OMA는 건물을 설계하지 않는 연구·디자인 조직 AMO를 만들었다. AMO는 라이니어르 더 흐라프(Reinier de Graaf)를 비롯한 파트너들과 함께 전시, 출판, 미디어, 브랜드 전략, 정치 이미지, 에너지 계획처럼 전통적인 건축사무소의 범위를 벗어난 작업을 맡았다.

콜하스는 같은 시기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도시 프로젝트(Project on the City)를 이끌었다. 연구진은 중국 주장강 삼각주의 도시화를 조사한 『대약진(Great Leap Forward)』과 쇼핑 공간을 분석한 『하버드 디자인스쿨 쇼핑 안내서(Harvard Design School Guide to Shopping)』를 출간했다. 설계에 앞서 도시와 산업, 소비와 미디어를 조사하는 과정이 사무소 안의 독립된 작업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프리츠커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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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콜하스는 2000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뒤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 시애틀 중앙도서관, 카사 다 무지카, 시카고 IIT 매코믹 트리뷴 캠퍼스 센터가 2000년대 전반에 문을 열었고, 2012년에는 베이징 CCTV 본사가 완공됐다.

2010년대에는 새 건물과 기존 건물을 함께 다루는 작업이 늘었다. 밀라노의 폰다치오네 프라다와 모스크바의 가라지 현대미술관에서는 산업시설과 소비에트 시대 건물의 흔적을 남긴 채 새로운 전시 공간을 삽입했다. 2018년 카타르 국립도서관, 2022년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2024년 보르도의 시몬 베유 다리도 이 흐름 속에서 완성됐다.

2014년에는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문, 창, 바닥, 벽, 계단처럼 건축을 이루는 기본 요소를 조사했다. 202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연 『컨트리사이드, 미래(Countryside, The Future)』에서는 오랫동안 집중해 온 대도시에서 벗어나 농촌과 자동화 시설, 데이터센터, 농업과 기후 문제로 연구 범위를 넓혔다.

2026년 기준 OMA는 콜하스와 라이니어르 더 흐라프, 쇼헤이 시게마쓰(Shohei Shigematsu), 이야드 알사카(Iyad Alsaka), 다비트 히아노턴(David Gianotten), 제이슨 롱(Jason Long), 크리스 판 다윈(Chris van Duijn), 마리안 안토니선(Marianne Anthonissen), 카베 다비리(Kaveh Dabiri), 사미르 반탈(Samir Bantal) 등 10명의 파트너가 이끈다. 사무소는 로테르담, 뉴욕, 홍콩,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스타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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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콜하스에게는 어느 건물에나 반복되는 고정된 실루엣이나 재료가 없다. 이 스타일 없음 자체가 그의 시그니처에 가깝다. 외형을 먼저 정한 뒤 내부 기능을 끼워 넣기보다, 프로그램과 동선, 대지의 조건을 배열한 결과로 건물의 형태를 만든다.

OMA의 설계 과정에서 다이어그램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기능에 필요한 면적과 위치, 이동 순서를 색과 도형으로 정리하고, 그 관계를 층과 경사로, 보이드와 외피로 옮긴다. 시애틀 중앙도서관의 어긋난 플랫폼과 CCTV 본사의 순환형 구조처럼 최종 외관은 프로그램을 조직한 과정에서 나온다.

다만 스타일이 없다는 말이 형태에 무관심하다는 뜻은 아니다. 콜하스는 강한 실루엣을 만들되, 그 실루엣을 개인적인 조형 취향보다 건물 내부의 관계로 설명하려 했다.

혼잡의 문화

이론의 출발점은 혼잡의 문화(culture of congestion)다. 『정신착란증의 뉴욕』에서 콜하스는 맨해튼을 한 사람의 설계가 아니라 밀도가 만들어낸 우연의 산물로 봤다.

좁은 격자 위에 서로 다른 용도가 겹겹이 쌓이며 생기는 혼잡, 그 혼잡이 도시의 활력을 만든다는 관점이다. 그는 이 혼잡을 결함이 아니라 자원으로 본다.

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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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거대함(Bigness)은 건물이 일정 규모를 넘었을 때 생기는 변화를 다룬 개념이다. 콜하스는 초대형 건물에서 외피와 내부, 구조와 프로그램의 관계가 느슨해지고, 하나의 건물이 작은 도시처럼 여러 기능을 품게 된다고 봤다.

그는 이를 “맥락 따위”라는 도발적인 문구로 압축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적인 건축 원칙만으로는 공항이나 초고층 복합시설, 대형 문화시설을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건물은 도시의 일부이면서도 내부에 독자적인 거리와 광장, 이동 체계를 갖춘다.

이 개념은 CCTV 본사처럼 제작과 방송, 행정 기능을 거대한 순환 구조 안에 묶는 작업에서 구체화됐다. 동시에 주변 가로와 단절된 자족적 건물을 정당화한다는 비판도 낳았다.

일반적 도시와 정크스페이스

일반적 도시(Generic City)는 역사적 중심이나 고유한 정체성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계속 확장되는 도시를 가리킨다. 공항 주변과 신도시, 비즈니스 지구처럼 비슷한 건물과 도로가 반복되고, 오래된 중심 없이 교통과 상업 기능을 따라 움직이는 도시다. 콜하스는 이를 단순한 실패로 규정하기보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도시화의 한 유형으로 다뤘다.

정크스페이스(Junkspace)는 쇼핑몰과 공항, 호텔, 연결 통로처럼 냉난방과 에스컬레이터, 광고와 인테리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내부 공간을 설명한다. 공간은 넓지만 방향과 경계가 흐리고, 부분적인 개조와 장식이 계속 덧붙는다.

일반적 도시가 세계화 이후 도시의 외부를 다룬다면, 정크스페이스는 그 도시 안의 내부 환경을 다룬다. 거대함과 소비 공간을 연구해 온 콜하스가 현대 건축이 남긴 부산물을 스스로 비판한 개념이기도 하다.

동선과 경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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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콜하스의 건물에서 동선은 방과 방을 잇는 보조 요소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이 움직이는 경로가 건물의 단면과 프로그램 배치를 결정한다. 경사로와 계단, 에스컬레이터, 승강 플랫폼은 서로 다른 기능을 연결하면서 공간을 경험하는 순서를 만든다.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에서는 8개 층을 가로지르는 연속 동선인 트라젝토리(trajectory)가 사무실과 회의실, 강당을 잇는다. 쿤스탈에서는 경사진 대지와 관람 동선이 교차하고, 시애틀 중앙도서관에서는 책의 분류 체계가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이어진다. 이처럼 이동 장치는 완성된 공간 사이에 끼워 넣는 시설이 아니다. 설계 초기부터 프로그램을 묶고 건물의 형태를 결정하는 뼈대로 사용된다.

연구를 설계의 재료로 쓰는 방식

콜하스는 건축가의 역할을 형태를 만드는 일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AMO는 쇼핑과 미디어, 보존, 유럽연합의 이미지, 에너지, 농촌과 자동화 같은 주제를 조사하고 이를 책과 전시, 그래픽, 전략으로 정리한다.

이 연구는 건축과 분리된 부수 작업이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사회 변화와 기술, 사용 방식을 실제 설계의 프로그램과 동선으로 되돌린다. 도서관의 장서 증가 방식이나 방송사의 제작 과정, 공연장의 운영 구조가 건물 형태의 출발점이 되는 식이다. 콜하스에게 건축가는 대상을 아름답게 꾸미는 사람보다 복잡한 현실을 관찰하고, 그 안의 관계를 공간과 이미지로 다시 편집하는 사람에 가깝다.

주요 작업

엑소더스

『엑소더스, 혹은 건축의 자발적 죄수들(Exodus, or the Voluntary Prisoners of Architecture, 1972)』은 콜하스와 엘리아 젱겔리스가 중심이 되어 만든 개념 프로젝트다. 마들롱 프리센도르프와 조이 젱겔리스도 드로잉과 콜라주 제작에 참여했다.

프로젝트는 런던 한가운데를 긴 벽으로 가르고, 그 사이에 목욕장과 광장, 주거와 집단시설을 배치했다. 더 나은 도시생활을 찾아 사람들이 스스로 벽 안의 죄수가 된다는 설정을 통해 건축이 자유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람을 통제할 수 있다는 모순을 드러냈다. 연속된 장면으로 구성한 드로잉은 콜하스가 영화와 저널리즘에서 익힌 서사 방식을 건축 표현으로 옮긴 초기 사례다.

포로가 된 지구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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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oMA (© MoMA)『포로가 된 지구의 도시(The City of the Captive Globe, 1972)』는 맨해튼 격자를 이념과 실험이 경쟁하는 무대로 바꾼 드로잉이다. 콜하스와 마들롱 프리센도르프가 제작했으며, 각각의 블록 위에는 서로 다른 건축과 사상, 예술 운동을 상징하는 구조물이 놓였다.

모든 블록은 같은 격자를 공유하지만 내부에서는 각자의 원칙을 유지한다. 통일된 도시계획 없이도 서로 다른 가치가 한 도시에 공존할 수 있다는 구상으로, 이후 『정신착란증의 뉴욕』에서 전개한 혼잡의 문화를 압축한다.

네덜란드 무용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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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네덜란드 댄스 시어터는 1987년 헤이그에 완공된 OMA의 첫 대형 건물이었다. 공연장과 리허설실, 무대 뒤 시설, 관객 동선을 제한된 부지 안에 맞물리게 배치했다.

정면의 곡면 벽과 금색 지붕, 서로 다른 재료와 높이는 하나의 단정한 외관보다 내부 프로그램의 차이를 밖으로 드러냈다. 종이 건축으로 알려졌던 OMA가 실제 공연장의 음향과 구조, 운영 동선을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 전환점이었다.

건물은 헤이그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2015년 철거됐다. 초기 OMA의 대표 완공작이 비교적 짧은 기간만 남았다는 사실은 현대건축 보존을 둘러싼 논의도 불러왔다.

넥서스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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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넥서스 하우징(Nexus Housing, 1991)은 일본 후쿠오카의 넥서스 월드 주거단지에 지어진 집합주택이다. 단지에는 여러 나라의 건축가가 참여했으며, OMA는 고밀도 주거에서 사생활과 공동 공간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을 실험했다.

외부에서는 막힌 벽이 이어지지만 내부에는 작은 중정과 여러 층의 생활 공간이 배치된다. 도시의 밀도를 받아들이면서도 각 가구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열린 공간을 갖도록 구성했다. 유럽의 도시형 주거를 일본의 좁은 대지와 생활방식에 맞춰 바꾼 사례다.

빌라 달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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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빌라 달라바(Villa dall’Ava, 1991)는 파리 근교 생클루에 지은 단독주택이다. 지면에서 띄운 두 개의 상자형 매스 사이에 유리로 둘러싸인 생활 공간을 두고, 옥상에는 에펠탑이 보이는 수영장을 올렸다.

가느다란 기둥은 상부 매스를 떠 있는 듯 보이게 하고, 서로 다른 재료와 각도로 구성한 벽은 주택의 앞뒤와 내부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가족 구성원의 독립된 생활과 공동 공간, 도시 전망을 수평과 수직으로 겹친 작업이다.

쿤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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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쿤스탈(Kunsthal, 1992)은 로테르담에 지어진 전시시설이다. 경사진 대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관람 동선이 위아래로 흐르게 만든 미술관으로, 뒤에 시애틀 중앙도서관에서 본격화되는 경사로 건축의 초기 실험이었다. 전시, 강당, 카페, 동선을 하나의 흐름 안에 겹치게 한 작업이다.

에듀카토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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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에듀카토리움(Educatorium, 1997)은 위트레흐트대학교 캠퍼스의 강의·시험·식당 시설을 하나로 묶은 건물이다. 두 장의 바닥판이 접히고 서로 맞물리며 광장과 강의실, 카페테리아, 시험장을 만든다.

바닥이 벽과 천장으로 이어지면서 학생의 이동과 휴식, 수업과 시험이 하나의 연속된 단면 안에 놓인다. 서로 다른 교육 시설을 복도로 연결하는 대신, 접힌 판 자체가 이동 경로이자 구조가 되도록 만들었다.

메종 아 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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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메종 아 보르도(Maison à Bordeaux, 1998)는 프랑스 보르도 외곽에 지은 개인 주택으로, 콜하스의 주거 작업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졌다.

의뢰인은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쓰게 된 인물이었다. 그는 단순한 집이 아니라 복잡한 집을 원했고, 그 복잡함이 자신의 세계를 규정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OMA의 답은 집 한가운데를 오르내리는 거대한 승강 플랫폼이었다.

방 하나만 한 이 움직이는 바닥이 의뢰인의 서재가 되어, 휠체어를 탄 사람이 3개 층 어디로든 갈 수 있게 했다. 장애를 보완하는 설비를 집의 중심 장치로 끌어올린 사례다.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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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rchello (© Christian Richters)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Netherlands Embassy, 2003)은 통일 후 베를린으로 옮긴 네덜란드 대사관 건물이다.

OMA는 건물 내부를 가로지르는 연속된 동선을 중심에 뒀다. 사무실, 회의실, 강당을 하나로 꿰는 트라젝토리가 건물의 중심이 되고, 사용자는 건물을 오르내리며 베를린 시내의 풍경을 차례로 마주한다. 이 작업은 2005년 유럽연합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을 받았다.

시애틀 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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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시애틀 중앙도서관(Seattle Central Library, 2004)은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 본관으로, OMA가 조슈아 프린스 라무스(Joshua Prince-Ramus)와 함께 설계했다. OMA는 원래 공모 초청 대상이 아니었으나, 시애틀 출신인 프린스 라무스가 설명회 소식을 듣고 합류해 수주로 이어졌다.

설계의 핵심은 책을 진열하는 방식이다. 일반 도서관은 십진분류표가 층마다 끊겨 늘어나는 장서를 감당하지 못한다. OMA는 6층부터 9층까지 책장을 최대 2도 기울기의 연속 경사로로 이어 책의 나선(Books Spiral)을 만들었다. 000에서 999까지 분류가 한 줄로 이어져, 장서가 늘어도 책장을 더하지 않고 78만 권에서 145만 권까지 수용할 수 있다. 분류 체계를 끊지 않고 공간에 펼친 해법이다.

건물 전체는 주차, 사무, 회의, 책의 나선, 본부라는 다섯 개의 안정된 묶음을 플랫폼으로 쌓고, 그 사이에 어린이실, 거실, 믹싱 챔버, 열람실을 끼워 넣는 구성을 갖는다. 비스듬히 깎인 유리 외피는 이렇게 어긋나 쌓인 플랫폼의 결과다.

3층의 믹싱 챔버는 사서와 이용자가 만나는 정보 거래소로 설계됐다. 인테리어의 박스 디자인은 당시 OMA에서 일하던 비야케 잉엘스(Bjarke Ingels)가 맡았다. 개관 당시 『뉴욕 타임스』의 평론가 허버트 머샴프는 30여 년의 평론 경력에서 가장 흥분되는 건물이라고 평했다.

카사 다 무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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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카사 다 무지카(Casa da Música, 2005)는 포르투갈 포르투의 국립 오케스트라 전용 공연장이다. 포르투가 2001년 유럽 문화수도로 선정되면서 열린 공모에서 OMA가 당선됐고, 파트너 엘런 판 로온(Ellen van Loon)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 건물의 뿌리는 무산된 주택 설계였다. OMA는 앞서 Y2K 하우스라는 개인 주택을 설계했다가 무산됐는데, 그 평면을 다섯 배로 키우고 침실 자리에 공연장을 넣어 콘서트홀로 되살렸다.

형태는 흰 콘크리트로 빚은 비대칭 다면체다. OMA는 세계 유명 공연장을 둘러본 뒤 신발상자 형태가 음향에 가장 좋다는 결론을 받아들였다. 대신 그 신발상자를 도시와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1,300석 대공연장 양 끝 벽을 물결 모양 유리로 만들어, 공연 중 포르투 시내 풍경이 무대 배경처럼 비치게 했다. 음향에 불리한 유리를 이중 스크린으로 처리해 약점을 보완한 해법이다.

CCTV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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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CCTV 본사(CCTV Headquarters, 2012)는 중국 베이징의 국영방송 중국중앙텔레비전 본사로, OMA의 최대 규모 작업이자 첫 중국 대형 건물이다.

2002년 국제공모에서 콜하스와 올레 셰런(Ole Scheeren)이 이끄는 OMA 안이 KPF와 SOM 등 경쟁사의 일반적인 고층 타워 안을 제치고 당선됐다. 심사위원에는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와 평론가 찰스 젱크스가 포함됐다.

콜하스는 더 높이 올리는 마천루 경쟁이 진부해졌다고 보고, 높이 대신 고리를 택했다. 6도씩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기운 두 타워가 공통 기단에서 솟아올라, 꼭대기에서 75m 길이의 캔틸레버로 맞물린다. 이 고리는 뉴스, 제작, 방송, 행정으로 흩어져 있던 방송 제작 과정을 하나의 연결된 순환으로 묶으려는 설계다.

이 형태는 구조 없이는 설 수 없다. 아룹(Arup)의 엔지니어 세실 발몬드(Cecil Balmond)가 외피 전체를 구조로 쓰는 외골격을 고안했다. 건물 표면을 덮은 대각선 격자는 장식이 아니라 힘의 지도다. 응력이 큰 곳은 격자가 촘촘해지고 약한 곳은 성겨진다. 건물 안에 흐르는 힘이 그대로 외관으로 드러나는 구조다.

베이징의 한 택시 기사가 붙였다는 별명 큰 사각팬티로도 불린다. 현장은 셰런이 이끌었고, 그가 2010년 OMA를 떠난 뒤 파트너 다비트 히아노턴이 후반 작업을 맡았다. 2013년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의 세계 최우수 초고층 건물로 선정됐다.

가라지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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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가라지 현대미술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5)은 모스크바에 지어진 미술관이다.

소비에트 시기의 낡은 레스토랑 건물을 허물지 않고 폴리카보네이트로 감싸 되살린 작업으로, 콜하스의 보존(preservation)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새 건물을 세우기보다 기존 구조의 흔적을 편집해 동시대 미술관으로 전환한 사례다.

폰다치오네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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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폰다치오네 [[no-link:프라다]](Fondazione Prada, 2015/2018)는 밀라노의 옛 증류소를 미술관으로 바꾼 작업이다.

OMA는 기존 건물과 새 건물을 한 단지 안에 섞었고, 일부 건물을 금박으로 입힌 유령의 집(Haunted House)으로 남겼다. 산업시설의 기억과 럭셔리 브랜드의 문화 공간을 하나의 복합적 장소로 묶은 작업이다.

카타르 국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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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카타르 국립도서관(Qatar National Library, 2018)은 도하에 지어진 도서관이다. 책장을 그대로 건물의 지형으로 만든 작업이다. 내부 전체가 하나의 넓은 방처럼 펼쳐지고, 책장이 계단식 지형을 이루며 열람과 이동을 동시에 만든다. 도서관을 방들의 집합이 아니라 책과 사람이 함께 놓이는 하나의 지형으로 다룬 사례다.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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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Taipei Performing Arts Center, 2022)는 타이베이에 지어진 공연장이다. 세 개의 공연장을 중앙 큐브에 꽂아 넣어 무대를 자유롭게 조합하게 한 건물이다. 각각의 공연장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필요하면 서로 연결돼 더 큰 공연 형식을 만들 수 있다. 공연장의 기능을 고정된 상자가 아니라 조합 가능한 장치로 본 작업이다.

리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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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리움미술관(Leeum Museum of Art)은 서울 한남동에 지어진 미술관이다. OMA는 1997년 마스터플랜에 참여했고, OMA·마리오 보타·장 누벨 세 건축가의 건물로 구성됐다.

세 거장이 한 부지에 각자의 건물을 세운 드문 사례다. OMA의 역할은 각기 다른 건축 언어가 한 부지 안에서 관계 맺도록 전체 구조를 잡는 데 있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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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서울대학교 미술관(Seoul National University Museum of Art, 2005)은 서울대학교 캠퍼스 언덕 비탈에 지어진 미술관이다.

직육면체를 중앙의 작은 코어 하나로만 땅에 고정해, 건물 대부분이 허공에 떠 있는 캔틸레버 구조로 만들었다. 건물 아래를 비워 캠퍼스와 바깥 동네를 잇는 통로로 삼았다. 대지의 경사를 건물 형태와 공공 동선으로 바꾼 작업이다.

프라다 트랜스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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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프라다 트랜스포머(Prada Transformer, 2009)는 서울 경희궁 옆에 세운 임시 전시 구조물이다. 사면체의 네 면을 각각 육각형, 십자, 사각형, 원으로 만들어, 크레인으로 통째로 뒤집을 때마다 다른 면이 바닥이 되며 패션, 영화, 미술, 패션쇼 네 가지 행사 공간으로 변신했다. 보통은 기계를 보관할 때 쓰는 코쿤 멤브레인을 처음으로 건축에 적용해 흰 막으로 전체를 감쌌다. LG전자와 현대자동차, 서울시가 지원했다.

갤러리아 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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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갤러리아 광교(Galleria Gwanggyo, 2020)는 경기도 광교에 지어진 백화점이다. 단단한 석재 덩어리처럼 보이는 외관을 유리 통로가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구성이 특징이다. 쇼핑 공간을 닫힌 상자가 아니라 도시를 바라보는 동선과 전시적 경험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정신착란증의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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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정신착란증의 뉴욕(Delirious New York, 1978)』은 콜하스의 이름을 건축계에 알린 첫 단행본이다.

맨해튼을 격자, 마천루, 코니아일랜드, 록펠러 센터 같은 장면으로 분석하며, 혼잡과 밀도를 현대 도시의 결함이 아니라 생산력으로 봤다. 건물을 짓기 전 글로 먼저 건축 담론을 움직인 콜하스의 출발점이다.

S,M,L,X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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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S,M,L,XL』은 콜하스가 브루스 마우와 함께 1995년에 펴낸 대형 단행본이다.

프로젝트를 크기순으로 배열하고, 도면, 사진, 에세이, 만화, 여행기, 단상을 뒤섞었다. 건축 작품집이라기보다 건축에 관한 소설에 가까운 형식으로, 1990년대 이후 건축 출판의 형식에도 큰 영향을 줬다.

콘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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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콘텐트(Content, 2004)』는 잡지 형식의 두꺼운 단행본이다. OMA와 AMO의 작업, 도시 연구, 이미지, 도표를 빠르고 압축적인 편집으로 묶었다. 건축을 느리게 완성되는 건물뿐 아니라 정보와 미디어의 흐름 속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로 다룬 작업이다.

건축의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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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건축의 요소들(Elements of Architecture, 2014)』은 콜하스가 총감독을 맡은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의 핵심 전시다. 바닥, 벽, 천장, 문, 창, 계단, 복도, 화장실 같은 건축의 기본 요소를 하나씩 해부했다. 건축을 건물 전체나 작가의 양식이 아니라, 사람들이 매일 쓰는 구성 요소들의 역사로 다시 본 전시다.

컨트리사이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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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MA (© OMA)

『컨트리사이드, 미래(Countryside, The Future, 2020)』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다. 도시 이론가로 알려진 콜하스가 시선을 정반대로 돌려, 전 세계 농촌과 비도시 지역을 다뤘다. 자동화, 농업, 데이터, 기후, 정치가 도시 밖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려 한 작업이다.

영향 관계

받은 영향

콜하스의 초기 건축에는 엘리아 젱겔리스와 오스발트 마티아스 웅거스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남아 있다. 젱겔리스에게서는 건축을 정치적·서사적 장면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배웠고, 웅거스에게서는 도시를 건물의 집합보다 형태와 유형의 관계로 분석하는 방법을 접했다.

러시아 구성주의와 초현실주의도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엑소더스』의 긴 벽과 집단시설, 초기 OMA 드로잉의 대각선과 충돌하는 구조에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이미지가 반영됐다.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의 편집광적 비판 방법은 맨해튼의 우연한 현상을 하나의 일관된 이론처럼 재구성하는 『정신착란증의 뉴욕』의 서술 방식으로 이어졌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고층도시와 거대 건축도 비판적 참조 대상이었다. 콜하스는 근대 도시계획의 질서와 효율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실제 도시에서 계획을 벗어나 생기는 혼잡과 변형을 분석했다.

해체주의와의 거리

콜하스는 1988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해체주의 건축(Deconstructivist Architecture)』 전시에 포함됐다. 전시에는 피터 아이젠먼(Peter Eisenman), 프랭크 게리(Frank Gehry), 자하 하디드,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 쿱 힘멜블라우(Coop Himmelblau)가 함께 참여했다.

이 전시는 비틀린 면과 충돌하는 축, 불안정해 보이는 구조를 공유한 건축가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다. OMA의 초기 드로잉과 공모안도 대각선과 분절된 매스 때문에 이 범주에 들어갔다.

다만 콜하스의 작업은 형태의 해체 자체보다 프로그램과 도시 조건을 조직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뒀다. 이후 작품도 일정한 해체주의 외형을 반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체주의는 그의 전체 작업을 설명하는 양식이라기보다 초기 활동을 둘러싼 역사적 분류에 가깝다.

베이비 렘

OMA를 거쳐 독립한 건축가와 사무소는 흔히 베이비 렘(Baby Rems)으로 불린다. OMA가 하나의 형태를 가르치는 사무소라기보다 조사와 다이어그램, 공모와 출판, 대형 프로젝트 운영 방식을 훈련하는 조직으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자하 하디드와 비야케 잉엘스(Bjarke Ingels), MVRDV의 위니 마스(Winy Maas)와 야코프 판 레이스(Jacob van Rijs), REX의 조슈아 프린스 라무스, 올레 셰런, 스튜디오 갱의 지니 갱(Jeanne Gang), 포린 오피스 아키텍츠의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Alejandro Zaera-Polo) 등이 OMA에서 일했다. 한국 건축가 조민석도 OMA 로테르담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매스스터디스를 설립했다.

이들이 모두 콜하스와 같은 형태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프로그램을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하고, 건축과 도시·미디어·브랜드를 함께 다루며, 사무소의 연구와 출판을 설계만큼 중요하게 운영하는 방식에서 OMA의 영향이 드러난다.

수상·전시 이력

콜하스는 2000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그가 건축가이면서 이론가, 도시 연구자, 저술가로 활동하며 현대 대도시와 건축 사이에 새로운 연결을 만들었다는 점을 평가했다.

2001년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를 받았고, 2003년 일본미술협회의 프레미엄 임페리알레(Praemium Imperiale) 건축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4년에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 로열 골드 메달을 받았으며, 2005년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유럽연합 현대건축상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됐다. 2010년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평생공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2012년 이론과 실무를 함께 발전시킨 건축가에게 주는 찰스 젱크스상을 받았다.

건물 단위로는 카사 다 무지카가 2007년 RIBA 유럽상을 받았고, CCTV 본사가 2013년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의 세계 최우수 초고층 건물로 선정됐다.

전시 이력으로는 2003년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에서 열린 OMA 회고전 『콘텐트』, 2014년 총감독을 맡은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펀더멘털스(Fundamentals)』, 202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컨트리사이드, 미래』가 대표적이다.

반응과 평가

디자인

콜하스가 디자인에서 인정받은 정점은 2000년 프리츠커상이다. 심사위원단은 건축과 현대 대도시 사이에 새로운 이론적·실천적 연결을 만든 점을 평가했다.

프레미엄 임페리알레와 RIBA 로열 골드 메달은 그의 작업 전반에 대한 평생공로 성격의 상이며, 미스 반 데어 로에상은 베를린 네덜란드 대사관이라는 단일 건물에 주어졌다. 건물 단위에서는 CCTV 본사가 2013년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로부터 세계 최우수 초고층 건물로 선정됐고,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개관 첫해에만 200만 명이 찾으며 미국건축가협회의 미국인이 사랑하는 건축물 150선에 올랐다.

영향력·위상

콜하스의 위상은 완공한 건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책과 전시, 강의와 연구를 실제 건축과 같은 비중으로 다뤘고, OMA와 AMO를 통해 설계사무소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을 정치 이미지와 미디어, 패션, 출판, 에너지와 농촌 연구까지 넓혔다.

『정신착란증의 뉴욕』과 『S,M,L,XL』은 건축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책을 넘어 도시와 설계, 이미지 편집을 결합한 독립적인 작업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많은 건축사무소가 설계팀과 별도로 연구·출판 조직을 운영하고, 프로젝트 조사 과정 자체를 전시와 콘텐츠로 공개하는 데 영향을 줬다.

OMA의 파트너 체제와 수많은 출신 건축가도 영향력을 확장했다. 콜하스 개인의 조형 방식을 복제하기보다 문제를 조사하고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작업 방식이 여러 세대와 지역으로 퍼졌다.

디자인 반응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디지털 시대에도 도서관이 책과 정보, 시민 활동을 함께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북스 스파이럴은 장서 분류 체계를 끊지 않고 연속된 공간으로 펼쳤고, 믹싱 챔버는 사서와 이용자, 디지털 검색 기능을 한곳에 모았다. 도서관의 운영 방식 자체를 건축의 단면과 동선으로 바꾼 해법이었다.

CCTV 본사는 높이로 경쟁하던 초고층 건물의 전형에서 벗어나 두 타워를 하나의 고리로 연결했다. 방송 제작과 뉴스, 행정 기능을 순환 구조 안에 배치하면서 조직의 작동 방식을 건물의 형태로 드러냈다. 구조를 담당한 대각선 격자까지 외관에 노출해, 거대한 하중이 건물 전체에 어떻게 분산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카사 다 무지카는 신발상자형 공연장의 음향 조건을 유지하면서 양 끝에 물결 모양 유리벽을 두어 포르투의 풍경을 공연장 안으로 끌어들였다. 공연장을 도시와 단절된 상자로 만들지 않고, 무대와 객석 너머로 외부 풍경이 이어지게 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 작업은 프로그램과 운영 구조, 이동 방식을 강한 형태로 바꾸는 콜하스의 설계 방식을 대표한다. 서로 다른 용도의 건물에서 반복되는 외형보다, 각 시설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식을 공간으로 드러냈다는 점이 디자인계의 주목을 받았다.

비판

첫 번째 비판은 강한 개념이 실제 사용성을 앞선다는 점이다.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북스 스파이럴과 믹싱 챔버로 주목받았지만, 층별 동선과 엘리베이터 위치가 직관적이지 않고 비스듬한 공간이 길찾기를 어렵게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다이어그램은 선명하지만, 이용자가 건물을 편하게 이해하고 이동하는 문제는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거대함과 도시 맥락을 대하는 태도다. 대형 건물이 내부에 독자적인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은 공항과 복합시설의 현실을 짚었지만, 주변 거리와 작은 건물, 기존 공동체를 무시하는 개발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CCTV 본사 역시 방송 제작 과정을 하나의 고리로 묶었지만, 거대한 규모와 폐쇄된 부지가 주변 가로를 압도하고 건물을 도시에서 고립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세 번째는 이미지와 미디어를 다루는 방식이다. OMA는 강한 다이어그램과 모형, 출판물, 온라인 이미지를 통해 공모 단계부터 프로젝트의 개념을 빠르게 퍼뜨렸다. 건축 담론을 넓혔다는 평가와 함께, 완공된 공간의 사용성과 유지관리보다 설명과 이미지가 먼저 소비되며 건축을 브랜드화한다는 비판도 낳았다.

네 번째는 권위주의 정부와 대형 자본의 발주를 받아들이는 문제다. 중국 국영방송을 위한 CCTV 본사와 러시아·카타르의 문화 프로젝트는 건물의 성과와 별개로 발주처의 정치적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따라붙었다. 콜하스는 서구 밖에서 진행되는 도시 변화를 외면하기보다 직접 참여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태도는 비서구 도시를 서구의 기준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건축가가 권력기관에 상징성과 문화적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낳는다. 현실을 관찰하고 받아들이려는 콜하스의 태도와 건축가의 윤리적 책임이 충돌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