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저 (Hyundai Grandeur)

개요

그랜저는 1986년 '성공의 상징'으로 출발한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으로, 국내 세단 시장의 정점을 수십 년째 지켜온 간판 모델이다.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 법인 수요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현대 승용 라인업의 실질적인 플래그십 역할을 수행한다. 세단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기 속에서도 연간 판매량 최상위권을 확고히 유지하는,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견고한 이름 중 하나다.

디자인

7세대

#### GN7 (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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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에 새롭게 출시된 더 뉴 그랜저는 7세대 GN7 모델이 1세대 일명 '각 그랜저'에서 향수처럼 빌려왔던 C필러의 쿼터 글라스(오페라 글라스)와 웅장하게 긴 차체 실루엣, 그리고 매끄러운 프레임리스 도어의 헤리티지는 완벽하게 지켜내면서, 전면부의 시각적 비례감과 실내의 디지털 인터페이스 레이아웃을 획기적으로 갈아엎은 대대적인 부분변경 모델이다. 과거의 영광을 상징하는 형태적 헤리티지 조형은 단단하게 보존하되, 현대차 라인업을 이끄는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첨단 소프트웨어 구동 기술과 진보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장 먼저 세상에 선보이는 선구자 역할을 한층 더 뾰족하게 강화했다.

새로운 전면부는 후드를 앞쪽으로 훌쩍 길게 늘여 빼고 공기를 가를 듯한 매서운 샤크 노즈(Shark Nose) 형태를 더욱 과감하게 강조했다. 차체의 전체 길이는 기존 모델보다 무려 15mm가 늘어나 5,050mm라는 엄청난 전장에 도달했으며, 이렇게 쭉 뻗어 튀어나간 긴 보닛과 도로에 낮게 깔린 듯 뻗은 앞단 디자인이 초기형 모델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권위 있는 측면 비례감을 뽐낸다. 전면 인상을 좌우하는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전의 뭉툭한 형태에서 아주 촘촘하고 정교하게 짜인 메쉬 패턴으로 교체되었고, 전면 번호판과 자율주행 레이더 센서 주변을 어지럽히던 검은색 플라스틱 마감 영역도 한결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정돈되었다.

전면부 디자인의 핵심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기존 램프를 감싸고 있던 두꺼운 검은색 베젤을 과감히 없애버리고 두께를 더욱 얇고 가느다랗게 다듬어 냈다. 초기형 모델의 램프가 차량 앞면을 무겁게 가로지르는 둔탁하고 두꺼운 빛의 막대기처럼 툭 튀어나와 보였다면, 부분변경 모델의 램프는 거대한 차체 철판 표면 위에 아주 날카롭고 섬세한 레이저 빛의 실선을 음각으로 정교하게 새겨 넣은 형태에 더 가깝다. 나아가 프런트 펜더 측면에는 이전에는 없던 얇고 날렵한 사이드 리피터 조명을 새롭게 뚫어 넣어, 전면의 가느다란 램프에서 시작된 빛이 측면을 거쳐 후면까지 단숨에 이어지는 완벽한 수평선의 띠를 차체 둘레에 완성했다.

후면부 디자인은 차폭을 가로지르는 리어 콤비램프의 두께를 앞쪽과 마찬가지로 아주 얇고 날카롭게 깎아냈으며, 기존에 램프 하단 범퍼 쪽에 달려 시인성 논란이 일었던 붉은색 방향지시등을 상단 램프 라인 바로 아래의 검은색 가니쉬 패널 안으로 절묘하게 숨겨 올렸다. 거대한 범퍼 하단에는 좌우로 아주 넓게 날개처럼 뻗어나가는 윙 타입의 크롬 가니쉬 장식과 시각적으로 확장된 검은색 영역 범위를 배치해, 5미터가 넘는 이 육중하고 긴 차체가 바닥으로 묵직하고 안정감 있게 착 달라붙어 달리는 듯한 완벽한 착시를 연출했다. 외형의 뼈대를 완전히 갈아엎지는 않았지만, 빛을 발산하는 램프의 두께와 시선을 잡아끄는 후드 길이처럼 차 전체의 고급스러운 인상과 무게감을 완전히 좌우하는 아주 영리한 부분들에 매스를 댔다.

실내 인테리어는 그랜저의 가장 큰 쇄신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비슷한 크기의 12.3인치 가로형 화면 두 개를 평범하게 옆으로 쭉 이어 붙였던 기존의 뻔한 구성을 미련 없이 버리고, 대시보드 정중앙에 무려 17인치에 달하는 광활한 대형 디스플레이를 마치 아이패드처럼 단독으로 우뚝 세워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 뒤편의 운전 필수 정보용 클러스터 화면과 중앙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구동용 화면의 물리적 크기와 역할을 확실하게 양분하면서, 차량의 세부 설정 기능과 써드파티 앱 구동, 고화질 미디어 시청 기능을 압도적인 크기의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 하나에 온전히 집중시켰다. 특히 현대차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AAOS)를 깊숙이 품은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와 사람처럼 말귀를 알아듣는 글레오 AI(Gleo AI)를 전격 적용하여, 스마트폰처럼 자유로운 앱 다운로드와 일상 언어를 통한 대화형 차량 제어 지시가 가능한 혁신적인 SDV 공간으로 실내의 본질을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

실내의 전동식 에어벤트 통풍구는 바람의 방향을 수동으로 조절하던 돌출된 조작 노브와 구멍을 대시보드 마감재 안쪽으로 흔적도 없이 숨겨버리고, 오직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의 터치 조작만으로 바람이 나오는 방향과 세기, 범위를 스르륵 조절하는 하이테크 방식을 채택했다. 눈에 보이던 수많은 기계적 기술과 튀어나온 물리 부품들이 매끈한 소프트웨어 터치 화면으로 대체되면서, 자연스럽게 대시보드 앞면의 넓은 면적이 미술관의 벽처럼 미니멀하고 고요하게 비워졌다. 하지만 단순히 멋을 위해 디스플레이 화면 의존도만을 고집스럽게 높인 것은 아니어서, 중앙 대형 디스플레이 바로 아래쪽에는 비상등, 공조 장치 등 주행 중 시야를 뺏기지 않고 즉각 눌러야 하는 핵심 기능용 물리 단축 버튼들을 1열로 남겨두어 조작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변속 조작계 역시 기존의 다이얼을 빙글빙글 돌리던 회전식 방식에서 직관적으로 위아래로 까닥거리며 움직이는 레버식으로 인터페이스가 변경되었고, 흩어져 있던 방향지시등과 앞유리 와이퍼 조작 막대는 스티어링 휠 왼쪽 뒤의 단일 멀티펑션 스위치 하나로 콤팩트하게 통합 설계되어 스티어링 주변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덧붙여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에는 모터의 출력이 더욱 강력해진 차세대 2모터 시스템과 더불어 쇼퍼드리븐(운전기사를 둔 차량) 수요를 완벽히 충족시킬 2열 뒷좌석 전동 리클라이닝 및 통풍 시트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요약하자면 더 뉴 그랜저는 외관의 찬란했던 각 그랜저의 헤리티지 뼈대는 매우 정교하고 뾰족하게 다듬고, 실내 공간의 핵심 중심축을 반짝이는 크롬 장식이나 물리 버튼 구조물에서 뛰어난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중심과 사용자 편의 행동 중심으로 완벽하게 지각 변동을 일으킨 놀라운 부분변경 모델이다.

디자이너·스튜디오

1·2세대 그랜저는 현대와 미쓰비시가 역할을 나눠 만들었다. 현대가 외관과 실내 디자인을 맡고, 미쓰비시가 플랫폼·엔진·차체 메커니즘을 담당했다. 미쓰비시는 이 시기 현대에 가솔린·디젤 엔진과 변속기, 플랫폼을 대준 기술 파트너였다. 한국에서는 두 회사의 공동 개발로 소개됐고, 해외에서는 미쓰비시 주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가 그랜저를 독자 설계하기 시작한 것은 3세대 XG부터다. 쏘나타 EF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체와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그렸고, 이후 세대는 모두 현대 디자인 조직이 맡았다. 6세대 IG와 7세대 GN7은 제네시스 분리 이후 현대 디자인센터가 개발했다.

계보

전작은 그라나다다. 현대가 유럽 포드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던 고급 세단으로, 대우 로얄 살롱을 넘지 못했다. 그라나다의 빈 자리를 1세대 그랜저가 이어받았다.

1·2세대는 현대의 기함이었다. 1996년 2세대를 고급화한 다이너스티가 나오면서 그랜저 윗자리를 다이너스티가 잠시 맡았고, 1999년 풀사이즈 세단 에쿠스가 나오자 그랜저의 자리는 준대형으로 한 단계 내려갔다. 이 무렵 그랜저 XG는 인기를 끌지 못한 쏘나타 파생 모델 마르샤의 후속을 겸해 개발됐다.

3세대 XG, 4세대 TG, 5세대 HG는 쏘나타 계열 전륜구동 플랫폼을 공유하며 대중적인 준대형 세단으로 자리를 굳혔다. 2015년 제네시스 EQ900(G90)이 에쿠스 계보를 이어받으면서, 그랜저는 현대 브랜드의 최상위 세단을 맡게 됐다. 6세대 IG와 7세대 GN7은 그 위치에서 현대 세단 판매를 이끌고 있다.

정보

**1세대 (코드네임 L / 공식 YFL, 1986. 7. 24~1992. 9)** · 미쓰비시 데보네어 2세대를 바탕으로 한 전륜구동 세단. 출시 초기에는 2.0L 시리우스 SOHC(120마력)에 5단 수동만 적용했고, 이후 2.4L 시리우스와 4단 자동을 더했다. 1989년 9월 V6 3.0L 사이클론(164마력)을 추가했다. 누적 판매 92,751대.

**2세대 뉴그랜저 (코드네임 LX, 1992. 9. 18~1998)** · 미쓰비시 데보네어 3세대와 쌍둥이. 2.0L 뉴시리우스와 V6 사이클론으로 시작해 2.5·3.0·3.5L V6까지 더했다. 3.5L V6는 225마력으로 대형 세단의 위용을 냈다. 전장 4,980mm. 고급형 파생 모델 다이너스티는 1996년 5월부터 2005년 7월까지 따로 생산됐다.

**3세대 그랜저XG (코드네임 XG, 1998. 10. 1~2005. 8)** · 쏘나타 EF 플랫폼으로 독자 개발. 아산공장에서 생산. 6년 7개월간 311,472대 판매. 수출은 'XG' 이름으로 시작해 이후 'Azera(아제라)'로 이어졌다.

**4세대 TG (2005. 5. 18~2010. 12)** · NF 쏘나타와 플랫폼 공유. 2.4L 4기통과 2.7·3.3·3.8L V6, 유럽 시장용 2.2L VGT 디젤까지 갖췄다. 누적 405,545대. 수출명은 아제라.

**5세대 HG (2011. 1. 13~2017. 3)** · 약 3년 6개월, 약 4,500억 원을 들여 개발. 9개의 에어백과 후방 충격 저감 시트를 적용해 2011년 국토해양부 '올해의 안전한 차'에 올랐다. 2013년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6세대 IG (2016. 11. 22~2022. 11. 13)** · 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새로 얹었다. 지능형 안전기술 묶음 '현대 스마트 센스'를 그랜저에 처음 적용했다.

**7세대 GN7 (2022. 11. 14~현재)** · 전장 5m가 넘는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 페이스리프트(더 뉴 그랜저)는 2026년 5월 14일부터 판매한다.

비하인드

1·2세대 시절 현대와 미쓰비시의 협력은 차체 생산에서도 이뤄졌다. 일본에서 데보네어로 팔린 차의 차체는 그랜저 차체와 완전히 같은 물건이었고, 현대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일본 미쓰비시 공장으로 보냈다. 이 협력은 데보네어 2세대와 3세대를 거쳐 미쓰비시 프라우디아까지 이어졌다. 정작 일본 시장에서는 데보네어가 토요타 크라운에 밀려 거의 팔리지 않았다.

3세대 XG의 디자인에는 에쿠스 개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에쿠스를 만들 때 미쓰비시의 직선 디자인안이 채택되고 현대의 곡선안이 밀렸는데, 그 곡선안이 준대형으로 자리를 옮긴 그랜저 XG의 바탕이 됐다. 1세대 에쿠스와 XG 초기형이 후미등·후진등 위치, 전면 그릴 모양에서 닮은 것도 이 때문이다.

7세대 GN7은 출시 전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과 함께 광고를 만들었다. 광고에서 인물들이 1세대 그랜저를 손보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7세대의 특징을 미리 흘렸다. 일자형 헤드램프, 프레임리스 도어, C필러 쿼터 글래스가 그 단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