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닌 트롱 (Antonin Tron)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556910628-32f0edb98019001b.webp" alt="Antonin Tron"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556911979-002233a392317b98.webp" width="600" />
© Getty Images
안토닌 트롱(Antonin Tron)은 인체 위에 원단을 두르고 비틀어 형태를 구축하는 드레이핑 기법으로 이름을 알린 프랑스 출신 패션 디자이너다. 루이 비통, 지방시, 발렌시아가, 생 로랑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거쳐 2016년 독자 레이블 아틀랭(ATLEIN)을 설립했으며, 2025년 발망(Balmai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되었다.
트롱의 의복은 신체를 강압적으로 구속하기보다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궤적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저지 드레스는 허리와 골반 부위에서 꼬임을 형성하고, 가죽 재킷은 경직된 형태보다 부드럽게 흐르는 텍스처를 보여준다. 서핑을 즐기는 디자이너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단을 고정된 평면이 아닌 당겨지고 수축하는 움직임으로 다룬다.
발망 체제에서는 이러한 감각을 확장하여 브랜드에 적용하고 있다. 올리비에 루스탱(Olivier Rousteing) 시대의 화려한 골드 장식과 셀러브리티 위주의 쇼 방식을 탈피하고, 피에르 발망의 아카이브인 드레이핑, 파일럿 재킷, 1940년대의 숄더 라인을 현대적으로 복원했다. 하우스 특유의 화려함을 유지하면서도 인체가 실질적으로 활동하기 편한 경량화된 의복으로 방향성을 맞추고 있다.
약력·연혁
파리와 앤트워프
1984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했다. 패션계 입문 전 소르본 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아카데미 패션과로 진학했다.
앤트워프에서는 완성된 스타일링을 넘어 의복의 근원적 구조를 탐구하는 방법론을 익혔다. 재단, 드레이핑, 인체의 역학을 직접 실험했으며, 라프 시몬스(Raf Simons) 스튜디오 인턴십을 통해 남성 테일러링과 유스 컬처가 런웨이에서 결합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대형 하우스의 디자인 스튜디오
2008년 졸업 후 파리로 돌아와 루이 비통, 지방시, 발렌시아가, 생 로랑의 스튜디오를 두루 거쳤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디렉터 자리는 아니었으나, 최고급 레디 투 웨어의 실무, 신소재 개발, 피팅 등 럭셔리 하우스 컬렉션의 실제 제작 시스템을 익혔다.
특히 니콜라 제스키에르, 알렉산더 왕, 리카르도 티시, 앤서니 바카렐로가 이끄는 스튜디오를 거치며 미래적 조형미,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다크 로맨티시즘, 이브닝웨어 등 상이한 미학이 상업적 제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학습했다.
아틀랭
2016년 본인의 레이블 아틀랭(ATLEIN)을 론칭했다. 브랜드명은 그가 오랜 기간 서핑을 즐겨온 대서양(Atlantic)에서 착안했다. 데뷔 컬렉션은 저지, 경량 니트, 정교한 드레이핑 드레스에 집중했다.
소규모 팀과 자본으로 출발했으나, 원단의 물성과 인체를 다루는 기술력으로 곧바로 주목을 받았다. 론칭 원년에 ANDAM 크리에이티브 브랜드상을 수상했고, 2017년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 진출에 이어 2018년 ANDAM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후 아틀랭은 저지 드레스를 넘어 테일러링, 아우터, 기능성 소재 부문으로 외연을 넓혔다. 리사이클 나일론, 데드스톡 소재 활용, 프랑스 현지 생산 등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면서도 드레스, 서핑 래시가드, 코트가 공존하는 컬렉션으로 구성했다.
발망
2025년 11월,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14년 동안 하우스를 이끌었던 올리비에 루스탱의 뒤를 잇는 자리였으며, 취임과 동시에 발망 디렉팅에 전념할 것을 발표했다.
데뷔 무대는 2026년 3월 공개한 2026 F/W 여성복 컬렉션이었다. 전임자의 화려한 궁전 세트 대신 파리 14구의 산업 공간을 택했고, 화이트 커튼 텍스처로 런웨이를 둘러쌌다. 파일럿 재킷, 흐르는 듯한 드레이핑, 애니멀 자수, 유연한 가죽 제품을 통해 발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디자인 철학·시그니처
천을 몸 위에서 결정하는 방식
트롱은 평면 스케치에 얽매이지 않고, 마네킹과 인체 위에서 직접 원단을 꼬고 둘러 실루엣을 만든다. 텍스타일의 무게와 신축성(Tension)이 패턴을 유도하며, 드레스 특유의 꼬임과 주름 디테일은 라이브 피팅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이러한 수작업 방식은 프랑스 전통의 부드러운 드레스메이킹 기법인 플루(Flou)와 맞닿아 있다. 빳빳한 심지로 체형을 고정하기보다, 원단이 인체의 굴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모이는 여백을 중시한다.
저지를 조각처럼 다루기
저지는 티셔츠나 액티브웨어에 널리 쓰이지만, 재단 과정에서 쉽게 변형되는 까다로운 소재다. 트롱은 이러한 저지의 특성을 기피하지 않고 브랜드의 주요 요소로 삼았다.
저지 원판을 바이어스로 당겨 어깨와 골반에 맞추고, 남는 기장을 매듭과 트위스트 디테일로 정리한다. 인위적인 솔기(Seam)를 최소화하여 원단의 흐름을 살리며,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실루엣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한다.
서핑에서 가져온 긴장과 이완
트롱에게 서핑은 디자인 영감의 중요한 배경이다. 파도 위에서 신체의 수축과 이완을 교차하듯, 그의 드레스 역시 원단이 팽팽하게 당겨진 지점과 여유롭게 흘러내리는 지점이 대비를 이룬다.
래시가드, 레깅스, 집업 재킷 등 해양 스포츠웨어의 요소를 컬렉션에 유입시킨다. 이를 기능성 의복에 한정하지 않고 이브닝드레스나 아우터와 레이어드하며 실용성과 관능미의 간격을 좁힌다.
장식보다 움직임을 강조하는 실루엣
트롱의 실루엣은 패드를 삽입하거나 허리를 강하게 조여 이상적인 체형을 만드는 고전적 방식과 차이가 있다. 골반, 가슴, 어깨 라인을 따라 패브릭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걸을 때 발생하는 주름과 흔들림을 실루엣의 구성 요소로 활용한다.
페미니즘 예술이나 문학에서 영감을 얻으며, 여성성을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공간을 점유하고 움직이는 실재적 몸으로 다룬다.
가벼운 화려함
발망 취임 당시 본인의 비전을 ‘미니멀한 화려함’이라 설명했다. 이는 브랜드의 장식적 유산을 폐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수, 벨벳, 새틴, 애니멀 모티프를 계승하되 옷의 무게를 경량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가죽은 뻣뻣한 형태를 배제하고 얇고 유연하게 가공해 드레이핑 소재로 쓴다. 타이거, 크로커다일 패턴 또한 그대로 프린트하는 대신 가벼운 오간자와 깃털 장식으로 추상화시켜 착용자의 편안한 가동 범위를 보장한다.
주요 작업
발망 2026 F/W RTW
트롱의 발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뷔 런웨이. 매트한 블랙 가죽으로 제작된 파일럿 재킷이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는 1975년 에어프랑스 최초의 여성 기장 다니엘 데퀴르(Danièle Décuré)와 당시 유니폼을 디자인했던 피에르 발망의 아카이브를 결합한 룩이다.
넓은 어깨 라인과 유려한 드레이핑, 브론즈 및 퍼플 톤의 새틴 스커트가 아우터와 조화를 이뤘다. 애니멀 패턴은 입체적인 자수와 오간자, 깃털 장식으로 표현되었다. 이전 시대의 화려함 대신 차분하고 성숙한 분위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가방 라인업도 재정비했다. 부드러운 몸통을 지닌 스핑크스(Sphinx) 백과 서핑 장비의 형태를 차용한 디너 앳 에잇(Dinner at 8) 클러치가 등장했다. 발망의 스타일을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아이템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였다.
아틀랭 2025 F/W RTW
발망 이적 전, 아틀랭에서 선보인 컬렉션. 저지, 시폰, 새틴 텍스처를 레이어링하고 길게 비틀어 발목까지 흐르는 드레스와 스커트를 선보였다.
클라레(Claret), 켈프(Kelp) 그린, 안트라사이트 그레이, 블랙 등의 팔레트가 주를 이뤘다. 몸에 밀착되는 드레스임에도 직접적인 노출보다 원단의 꼬임과 색채의 층위가 돋보이도록 구성하여 아틀랭의 테일러링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아틀랭 2025 S/S RTW
퀴어 문화 이미지와 신체 변형 모티프를 반영한 시즌. 얇은 저지와 시어(Sheer) 패브릭이 신체를 감싸고, 레오타드, 컷아웃 드레스, 레깅스가 하나의 착장 안에 혼재했다.
의복이 신체를 매끄럽게 보정하지 않고 허리와 골반에서 인위적인 주름과 꼬임이 발생하도록 연출했다. 여성성을 단순한 관능미로 규정하지 않고 노출과 긴장감을 함께 다루었다.
Khy × 아틀랭
2024년 론칭한 카일리 제너(Kylie Jenner)의 패션 레이블 Khy와의 캡슐 협업 라인. 아틀랭 특유의 스킨 타이트 드레스, 비대칭 톱, 레깅스 등을 비교적 대중적인 가격대로 출시했다.
아틀랭의 드레이핑 기법을 대량 생산 공정에 적용한 프로젝트로, 독립 레이블의 섬세한 피팅이 완전히 구현되기는 어려웠으나 '안토닌 트롱'의 이름과 디자인을 대중적으로 넓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아틀랭 2023 S/S RTW
영화 《에이리언》의 주인공 엘런 리플리(Ellen Ripley)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 실용적인 워크웨어와 바디콘(Body-conscious) 드레스를 함께 런웨이에 올렸다.
업사이클 및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한 보디수트, 저지 드레스, 기능성 아우터가 주를 이뤘다. 장식을 덜어내고 움직임에 치중하여 아틀랭의 드레이핑과 친환경 소재의 결합을 보여주었다.
아틀랭 2022 S/S RTW
소르본 대학교 광물 컬렉션의 컬러에서 착안한 룩. 고채도의 일렉트릭 블루, 바이올렛, 에메랄드 그린, 오렌지 컬러가 드레스와 셔츠 룩에 적용되었다.
원색의 컬러 블록은 꼬인 저지와 비대칭 컷을 따라 입체적으로 구성되었다. 블랙과 뉴트럴 톤이라는 고정된 팔레트 없이도 본인 특유의 드레이핑 실루엣을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컬렉션이다.
아틀랭 2017 F/W RTW
아틀랭의 정식 런웨이 데뷔 쇼. ‘저지’라는 단일 소재가 다채로운 커팅과 랩(Wrap) 기법으로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목, 허리, 어깨를 기점으로 원단이 교차하며, 일률적인 봉제선 대신 기하학적 꼬임으로 옷의 뼈대를 세웠다. 거대한 무대 장치나 스타일링 없이 원단의 물성과 신체만으로 런웨이를 이끌었다.
아틀랭 데뷔 컬렉션
대형 하우스 스튜디오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2016년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공개한 작업. 소수의 저지 드레스, 톱, 스커트로 라인업을 제한했으며 전 제품을 프랑스 현지에서 생산했다.
신체를 감싸는 드레이핑은 마담 그레스(Madame Grès)와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ïa)를 연상시키면서도, 액티브 스포츠웨어에 가깝게 경량화되었다. 첫 시즌부터 아틀랭 브랜드의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영향 관계
앤트워프와 라프 시몬스
앤트워프 왕립예술아카데미는 그에게 단순히 스타일링을 엮는 기술을 넘어, 의복의 구조와 당위성을 묻는 태도를 심어주었다. 라프 시몬스 체제에서의 인턴십은 컬렉션, 사운드트랙, 캐스팅이 결합해 하나의 문화를 완성하는 과정을 배우는 계기였다.
그는 앤트워프 학파 특유의 해체주의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파리의 유연한 드레스메이킹(Flou) 기법과 결합하여 신체에 부드럽게 밀착되는 동시대적 옷으로 재해석한다.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파리 하우스의 스튜디오
루이 비통과 발렌시아가 스튜디오에서 경험한 아방가르드 재단 기법과 신소재 개발 과정은 아틀랭의 기능성 의류 라인에 영향을 미쳤다. 지방시와 생 로랑에서는 피부를 드러내는 이브닝웨어 작법과 테일러링을 익혔다.
그의 작업은 특정 디자이너의 스타일을 모방하기보다 파리 대형 하우스에서 축적한 기술을 '저지와 드레이핑'이라는 개인의 언어로 압축해 낸 결과물이다.
마담 그레스와 아제딘 알라이아
저지와 실크를 신체 위에서 정교하게 주름잡았던 마담 그레스, 신축성 있는 소재로 옷과 몸을 하나로 연결했던 아제딘 알라이아의 작업 방식은 트롱의 디자인 계보와 연결된다.
차별점은 움직임과 실용성에 있다. 트롱의 드레이핑은 정지된 형태의 드레스가 아니라, 서핑, 하이테크 기능복, 도시의 일상복을 결합해 한층 활동하기 편한 하이브리드 웨어로 고안되었다.
피에르 발망
하우스의 창립자 피에르 발망(Pierre Balmain)은 드레스메이킹의 본질을 '움직임의 건축(The architecture of movement)'이라 주창했다. 트롱은 발망 디렉터로 부임하며 이 명제를 디자인 철학의 연결고리로 삼았다.
그는 피에르 발망 아카이브의 파일럿 재킷, 드레이핑, 넓은 숄더 라인을 참고하면서도 이를 복고풍으로 재현하지 않았다. 착용자가 일상적인 활동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기준 아래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상·전시 이력
아틀랭 브랜드 론칭 첫해인 2016년, 프랑스의 ANDAM 어워드에서 '크리에이티브 브랜드(Creative Brand)'상을 수상했다. 소규모 캡슐 컬렉션만으로 소재 핸들링과 드레이핑 기술을 인정받은 결과다.
2017년 LVMH 프라이즈 결선 8인에 올랐고, 이듬해인 2018년 ANDAM 그랑프리(Grand Prix)를 수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틀랭의 유통망 확충 및 신소재 연구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트롱은 대형 패션 미술관의 전시보다 파리 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와 독립 브랜드 지원 제도를 통해 경력을 쌓아왔다. 2026년 발망 런웨이 데뷔는 독립 레이블에서 다듬어 온 기술력을 전통 하우스로 옮긴 첫 번째 공식 무대였다.
반응과 평가
현재의 위상
2026년 기준 발망의 여성복, 남성복, 액세서리 전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데뷔 시즌인 2026 F/W 여성복 컬렉션을 통해 기존의 로고 플레이나 장식성 위주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의복 본질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리브랜딩을 시도했다.
아틀랭 시절부터 고집해 온 시그니처 저지 드레스와 드레이핑 기법은 트롱의 디자인적 특성으로 자리 잡았다. 발망 체제에서는 이 기술을 하우스의 방대한 아틀리에 인프라와 결합해 생산과 제품군을 확대하는 단계에 있다.
디자인 반응
발망 데뷔 쇼를 기점으로 브랜드가 스펙터클한 연출 위주에서 벗어나 의복의 텍스처와 테일러링으로 돌아왔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매트한 가죽 아우터와 유려하게 흐르는 스커트 룩은 발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차분하게 정돈되었다는 반응이다.
트롱의 디자인은 인체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활동의 제약을 줄이는 데 특화되어 있다. 탄성 높은 저지, 실크 새틴, 경량화된 가죽이 착용자의 보폭에 맞춰 형태를 바꾸기 때문에, 사진보다 영상이나 실제 착용 시 실루엣이 더 잘 드러난다.
반면, 기대치에 비해 다소 안전한 데뷔전이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아틀랭에서 보여준 익숙한 드레이핑 공식을 발망의 디자인에 적용했을 뿐,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할 독창적인 실루엣 제시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비판
독립 레이블 아틀랭은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사업 규모를 크게 키우지는 못했다. 프랑스 현지 생산과 정교한 수작업 공정은 높은 소비자가를 초래했고, '저지 드레스'라는 강한 이미지가 역으로 테일러링이나 가죽 잡화 등 다른 카테고리의 성장을 가리기도 했다.
발망 디렉터로 부임한 이후에는 대규모 생산 및 판매 압박이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마네킹 위에서 직접 천을 꼬며 피팅하는 아날로그적 방식이 거대한 양산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유지될지 주목된다. 여성복 외에도 가방, 신발, 남성복 라인에서 동일한 디자인 완성도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자유로운 신체의 움직임'을 철학으로 내세움에도 불구하고, 런웨이 피팅의 기준이 주로 좁고 마른 모델 체형에 맞춰져 있다는 한계도 언급된다. 다양한 신체와 움직임을 포용한다는 철학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향후 컬렉션의 캐스팅과 사이즈 운영에서 다양성을 시각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