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틀리스 타워 (Titlis Tower)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263829161-22a9e85253261ae2.webp" alt="" data-orientation="original"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263830951-94eb0d5937606ca0.webp" data-source-url="https://www.archdaily.com/1042379/titlis-tower-herzog-and-de-meuron" width="600" />

출처: Archdaily

티틀리스 타워(TITLIS Tower)는 스위스 엥겔베르크 티틀리스 정상부 관광 구역에 세워진 전망·식음·상업 복합 시설이다.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설계했고, 2026년 5월 29일 공식 개장했다.

이 건물은 빈 땅에 새로 세운 전망대가 아니다. 1980년대 중반 통신 시설로 세워진 안테나 타워를 남기고, 그 철골 구조 안에 레스토랑, 전망 플랫폼, 롤렉스 부티크, 입구 공간을 넣었다. 기존 타워의 높이는 56m였고, 완성 후 높이는 75m다.

티틀리스 타워가 놓인 곳은 해발 3,020m 지점이다. 티틀리스 산 최고점은 해발 3,238m이므로, 엄밀히는 산봉우리 꼭대기 자체가 아니라 티틀리스 로테어(TITLIS Rotair)가 닿는 클라인 티틀리스 정상부 관광 구역에 있는 시설이다.

타워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이어지는 티틀리스 피크 스테이션(TITLIS Peak Station) 재개발과 함께 움직인다. 티틀리스 정상부에 흩어진 케이블카 역, 터널, 빙하 동굴, 전망 시설, 식음 시설을 새 동선으로 묶는 TITLIS 프로젝트의 첫 완성 건물이다.

디자인

기존 안테나 타워

티틀리스 타워의 출발점은 1980년대 중반에 세워진 통신용 안테나 타워다. 이 구조물은 해발 3,000m가 넘는 고도에서 바람, 눈, 얼음, 낮은 기온을 견뎌야 했다. 그래서 석회암 산체에 깊게 고정된 콘크리트 구조와 정교한 철골 구조를 갖고 있었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이 타워를 철거하지 않았다. 기존 철골을 건물의 뼈대로 삼고, 필요한 기능을 그 안에 끼워 넣었다. 그래서 완성된 모습은 새 유리 전망대라기보다, 고산 통신 시설을 관광 건축으로 바꾼 결과에 가깝다.

이 선택은 외관에 바로 드러난다. 멀리서도 기존 철골의 가는 선이 보이고, 새 유리 공간은 그 구조 사이에 얹힌다. 통신탑의 흔적을 감추지 않고, 새 전망 시설의 형태를 만드는 재료로 쓴 것이다.

십자형 유리 공간

타워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부분은 서로 교차하는 두 개의 유리 공간이다. 두 공간은 기존 철골 구조 안에서 수평으로 뻗고, 위에서 보면 십자형에 가까운 평면을 만든다.

십자형 배치는 장식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티틀리스 남쪽에는 빙하 풍경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스위스 고원이 이어진다. 유리 공간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길게 놓으면 실내에서도 여러 방향의 풍경을 볼 수 있다.

티틀리스 공식 프로젝트 설명은 이 구조를 스위스 십자가를 떠올리게 하는 형태로 소개한다. 다만 이 형태는 국기 문양을 표면에 붙인 장식이 아니다. 기존 철골 구조에 두 개의 유리 공간을 더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평면에 가깝다.

기둥 없는 실내

두 유리 공간의 실내에는 기둥이 없다. 하중을 바깥 철골 구조가 맡기 때문이다. 내부 기둥이 사라지면 레스토랑과 전망 공간에서 시야를 가리는 요소가 줄어든다.

이 방식은 고산 전망 시설에 잘 맞는다. 방문객은 앉거나 걸으면서 산맥, 빙하, 고원 방향을 넓게 볼 수 있다. 구조를 바깥으로 빼낸 결정이 실내 이용 방식까지 바꾼 사례다.

두 유리 공간은 밖으로 길게 뻗은 캔틸레버 구조를 쓴다. 철골 구조 안에 박스를 얌전히 넣은 것이 아니라, 산 정상에서 여러 방향으로 시야를 열기 위해 일부 공간을 바깥으로 밀어낸 구성이다.

네 개의 수직 동선

기존 철골 프레임의 네 모서리에는 새 수직 동선 타워가 붙었다. 이 네 개 구조물은 기존 기둥을 보완하면서, 방문객을 입구 층에서 전망 플랫폼까지 올려 보낸다.

두 개는 피난 계단으로 쓰이고, 나머지 두 개는 엘리베이터를 담는다. 고산 시설에서는 이동 편의와 비상 대피가 모두 중요하다. 티틀리스 타워의 동선 구조는 외관을 만드는 요소이면서, 운영과 안전을 맡는 장치다.

터널과 암반 속 진입

티틀리스 타워는 바깥에서 바로 들어가는 건물이 아니다. 기존 산 정상 역과 타워를 잇는 지하 터널을 통해 접근한다. 이 터널은 원래 안테나 타워와 함께 만들어졌고, 지금은 산 정상 역, 빙하 동굴, 타워를 날씨와 관계없이 연결한다.

터널 안에는 암반과 콘크리트가 드러난다. 방문객은 암반 속 통로를 지나 타워 입구 홀로 들어간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이 구간에 반사되는 금속 띠와 대형 LED 화면을 넣어 길 안내와 정보 제공 기능을 더했다.

이 진입 방식은 전망 공간에 도착하는 과정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좁고 어두운 암반 속 통로를 지나면, 이후 유리로 열린 전망 공간이 나온다. 닫힌 길에서 열린 풍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건물 동선 안에 들어가 있다.

철, 유리, 콘크리트, 목재

티틀리스 타워의 주요 재료는 아연도금강, 스테인리스 스틸, 콘크리트, 유리다. 이 재료들은 기존 철골 구조와 고산 기후에서 바로 나온 선택이다. 강한 바람, 눈, 얼음, 낮은 기온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는 바깥 구조와 다른 느낌을 준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기존 구조의 거친 표면을 남기면서, 레스토랑 내부는 목재로 감쌌다. 철과 유리 중심의 차가운 구조 안에, 오래 앉아 머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넣은 방식이다.

레스토랑에는 새 가구와 맞춤 조명도 개발됐다. 건물 전체가 전망 장치로만 끝나지 않고, 식사를 하며 머무는 실내 공간까지 별도로 다듬은 것이다.

전망대와 상업 공간

호라이즌 덱(Horizon Deck)은 빙하보다 약 55m 높은 곳에 놓인 전망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알프스 봉우리, 스위스 고원, 날씨가 맑을 때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방향까지 볼 수 있다.

조셉스 레스토랑(Joseph’s Restaurant)은 해발 3,000m가 넘는 높이에 들어간 식음 공간이다. 유리와 철골 구조 안에서 산맥을 보며 식사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알파인 라운지(Alpine Lounge)는 전망대와 레스토랑 사이에서 쉬거나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다.

롤렉스 부티크도 타워 안에 들어간다. 롤렉스 공식 리테일러 페이지에서는 이 매장을 롤렉스 부티크 부커러 티틀리스(ROLEX BOUTIQUE BUCHERER TITLIS)로 표기한다. 티틀리스 타워는 전망대, 레스토랑, 고급 시계 매장이 한 동선 안에서 이어지는 고산 관광 건축이다.

디자이너·스튜디오

티틀리스 타워는 스위스 바젤 기반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 드 뫼롱이 설계했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2017년 티틀리스 정상부 전체 마스터플랜을 맡았고, 기존 안테나 타워를 방문객 시설로 바꾸는 작업을 그 안에 포함했다.

파트너는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 안드레아스 프리스(Andreas Fries), 미하엘 피셔(Michael Fischer)다. 안드레아스 프리스는 2020년부터 담당 파트너를 맡았고, 미하엘 피셔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담당 파트너였다.

프로젝트 디렉터는 미셸 프라이(Michel Frei)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맡았다. 스테판 베버(Stephan Weber)는 2024년부터 프로젝트 디렉터를 이어받았다. 볼커 야코프(Volker Jacob)는 2025년부터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했다.

발주자는 티틀리스 베르크바넨, 호텔스 & 가스트로노미(TITLIS Bergbahnen, Hotels & Gastronomie)다. 구조 설계는 슈네처 푸스카스(Schnetzer Puskas Ingenieure AG)가 맡았다. 파사드 계획에는 에머 펜닝거 파트너(Emmer Pfenninger Partner AG)가 참여했다.

화재 안전은 그루너(Gruner AG)가 맡았다. 지반은 지오테스트(Geotest AG), 눈과 빙하 관련 자문은 스위스 눈·눈사태 연구소(SLF), 바람 분석은 독일 아헨의 산업공기역학연구소(Institut für Industrieaerodynamik IFI)가 맡았다.

계보

1967년 클라인 티틀리스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공식 개통되면서 티틀리스 정상부 관광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커졌다. 이후 정상부에는 산 정상 역, 레스토랑, 상점, 빙하 동굴, 현수교 같은 시설이 차례로 더해졌다.

1992년에는 티틀리스 로테어가 도입됐다. 티틀리스 로테어는 운행 중 곤돌라가 360도로 회전하는 세계 최초의 회전식 공중 케이블카로 알려졌다. 이 케이블카는 티틀리스 정상부를 스위스 중부의 대표 관광지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통신용 안테나 타워가 세워졌다. 이 타워는 오랫동안 관광 시설보다 기술 인프라에 가까웠다. 다만 기존 산 정상 역과 지하 터널로 연결돼 있었고, 이 연결 구조가 훗날 타워를 방문객 시설로 바꾸는 데 중요한 조건이 됐다.

2017년 헤르조그 & 드 뫼롱은 티틀리스 정상부 마스터플랜을 맡았다. 계획은 기존 구조를 모두 없애는 방식이 아니었다.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다시 쓰고, 케이블카 역과 터널, 타워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방향이었다.

2023년에는 TITLIS 프로젝트 공사가 시작됐다. 2025년에는 스탠드역과 티틀리스 정상부를 잇는 새 케이블카 티틀리스 커넥트(TITLIS Connect)가 먼저 가동됐다. 이 노선은 공사 기간에는 주로 자재 운반과 대피용으로 쓰이고, 2026년부터는 티틀리스 로테어 정기 점검 기간에 방문객 수송에도 쓰일 수 있도록 계획됐다.

2026년 티틀리스 타워가 먼저 개장했다. 2029년에는 새 티틀리스 피크 스테이션 완공이 예정돼 있다. 피크 스테이션은 1960년대 후반 기존 산 정상 역을 대체하고, 로테어 케이블카와 새 방문객 동선을 하나의 건축 안에 묶는 역할을 맡는다.

정보

**정식 명칭** · TITLIS Tower

**한글 표기** · 티틀리스 타워

**위치** · 스위스 옵발덴주 엥겔베르크, 티틀리스 정상부 관광 구역

**고도** · 해발 3,020m

**건축 유형** · 전망대, 레스토랑, 라운지, 상업 공간, 산악 관광 인프라

**설계** ·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

**발주** · TITLIS Bergbahnen, Hotels & Gastronomie

**프로젝트 기간** · 2017년부터 2026년까지

**공식 개장** · 2026년 5월 29일

**기존 구조** · 1980년대 중반 통신용 안테나 타워

**기존 안테나 타워 높이** · 56m

**완성 후 건물 높이** · 75m

**층수** · 11개 층

**대지 면적** · 2,130㎡

**연면적** · 3,950㎡

**지상 연면적** · 2,460㎡

**지하 연면적** · 1,490㎡

**순면적** · 2,270㎡

**건축면적** · 660㎡

**외부 시설 면적** · 550㎡

**건물 길이** · 37m

**건물 폭** · 43m

**전체 체적** · 21,500㎥

**외장 면적** · 5,020㎡

**주요 시설** · 호라이즌 덱, 조셉스 레스토랑, 알파인 라운지, 롤렉스 부티크, 타워 게이트, 록 패시지

**타워 단독 공사비** · 공식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비하인드

티틀리스 타워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은 기존 통신탑을 남긴 것이다. 1980년대 안테나 타워는 원래 관광객이 오래 머무는 건물이 아니었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이 시설을 없애지 않고, 철골 프레임을 남긴 뒤 새 유리 공간과 전망 플랫폼을 더했다.

이 결정은 고산 건축에서 특히 설득력이 있다. 해발 3,000m가 넘는 곳에서는 자재 운반, 공사 기간, 날씨, 안전이 모두 큰 제약이 된다. 실제 공사에서도 자재는 케이블카나 헬리콥터로 운반됐고, 눈과 바람, 낮은 시야에 맞춰 공정을 조정해야 했다.

타워와 산 정상 역을 잇는 지하 터널도 기존 인프라를 다시 쓴 사례다. 이 터널은 날씨가 나쁠 때도 방문객 동선을 보호하고, 빙하 동굴과 산 정상 역을 연결한다.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티틀리스 정상부 여러 시설을 묶는 기본 동선이다.

전문 자문 범위도 고산 시설의 성격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도심 건물과 달리, 티틀리스 타워에는 지반, 눈, 빙하, 바람, 화재, 피난, 설비 관련 전문가가 폭넓게 붙었다. 형태는 간결해 보이지만, 실제 설계는 산악 환경을 견디기 위한 여러 판단 위에 서 있다.

롤렉스 부티크가 들어간 점도 이 건물의 성격을 바꾼다. 전망대와 레스토랑만 있었다면 티틀리스 타워는 고산 관광 건축으로 정리됐을 것이다. 여기에 고급 시계 매장이 더해지면서, 타워는 알프스 풍경을 식음과 쇼핑 동선까지 연결하는 목적지가 됐다.

티틀리스 타워는 미래적인 전망대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더 정확하게는, 이미 있던 고산 통신 시설을 전망대, 레스토랑, 상업 공간이 결합된 방문객 시설로 바꾼 건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