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Genesis House New York)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267030914-a23109aa1bc79e4f.webp" alt="" data-orientation="landscape_16_9"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267032415-62030a5148107d22.webp" data-source-url="https://www.hyundaimotorgroup.com/ko/story/CONT0000000000038459" width="600" />

출처: hyundai motor group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Genesis House New York)은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에 세운 첫 글로벌 브랜드 문화 복합 공간이다. 자동차 브랜드가 단일 매장이 아니라 도심 속 '문화 거점'을 통째로 지어, 차를 파는 일보다 브랜드 정체성을 공간으로 풀어내는 데 무게를 둔 시도다. 2021년 11월 19일 일반에 문을 열었다.

지하 1층을 포함한 3개 층, 약 4,340㎡(약 46,000평방피트) 규모다. 1층은 차량 전시 쇼룸, 2층은 한식 레스토랑·티 파빌리온·라이브러리·테라스 정원으로 이뤄진 한국 문화 체험 공간, 지하는 차량 공개와 강연·공연이 열리는 이벤트 무대 '셀러 스테이지(Cellar Stage)'다. 설계는 서울의 서아키텍스(Suh Architects)가 디자인 건축을 맡고, 뉴욕 현지 실시 설계는 HLW가 협업했다. 레스토랑은 서울의 미쉐린 1스타 한식당 온지음(Onjium)이 요리 방향을 큐레이션했다.

위치는 하이라인(The High Line)과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에 맞붙은 허드슨강변이다. 제네시스가 그동안 뉴욕에서 콘셉트카를 공개해 온 도시에, 판매 거점이 아닌 상시 문화 공간을 둔 첫 사례다. 제네시스는 2015년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로 출범했고, 이 공간은 브랜드가 내세우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이 아니라 본질에 집중한다'는 정체성을 건축으로 풀어낸 결과다.

디자인

외관과 1층 쇼룸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층 전면을 감싼 구리 메시 커튼(copper mesh curtain)이다. 반투명한 구릿빛 천이 길 쪽 유리 안에서 차량을 베일처럼 덮어, 안의 차를 곧장 드러내지 않고 윤곽만 비춘다. 차를 진열 상품이 아니라 '감춰진 사물'로 다루는 연출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콘크리트 벽, 원목 바닥, 구리 디테일이라는 세 가지 원재료가 큰 장식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

쇼룸의 차량은 거울 디스플레이 위에 놓인다. 테셀레이션(tessellation, 같은 모양 조각을 빈틈없이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짠 거울이 차를 여러 겹으로 반사해, 한 대의 차가 무한히 늘어선 것처럼 보이게 한다. 노출 콘크리트 면에는 망원경처럼 길이가 늘어나는 선형 조명 케이스가 매달려, 거친 재료와 정밀한 기계를 한자리에 나란히 둔다.

쇼룸의 상징적 장치는 플립닷(flip-dot) 벽이다. 9만 1천여 개의 금속 디스크가 기계적으로 뒤집히며 구릿빛 물결 패턴을 만든다. 1960~70년대 공항과 기차역의 안내판에서 쓰던 표시 방식을 벽 전체로 키운 것으로, 디스크가 일제히 돌아갈 때 나는 소리까지 공간의 분위기를 이룬다. 컨시어지 데스크는 제네시스 로고의 'V' 형상을 본떠 구리와 강판으로 짰다.

쇼룸의 차량 디자인 언어는 건축의 재료 선택과 맞물린다. 제네시스의 시그니처인 두 줄(Two Lines) 쿼드 램프, 방패형 크레스트 그릴(Crest Grille), 차체를 가로지르는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이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이루고, 실내는 비움으로 여유를 만드는 '여백의 미(Beauty of White Space)'를 따른다. 건축은 같은 원리를 공간으로 옮겨, 화려한 마감 대신 콘크리트·원목·구리·강판의 물성을 비워 둔 면 위에 배치한다.

2층 한옥 지붕 풍경

2층은 '한국적 일상의 향유'를 주제로 한다. 천장 전체를 원목 보와 기와 형태의 부재로 짜 올린 한옥 지붕 풍경(roofscape)이 레스토랑·티 파빌리온·라이브러리를 하나의 지붕 아래로 묶는다. 퍼즐처럼 맞물리는 목재 가구(架構)는 한국 전통 건축의 지붕 구조를 실내로 들여온 것으로, 서아키텍스가 직접 설계했다. 지붕 풍경의 모티프는 고종 가문이 거처하던 운현궁에서 가져왔다.

레스토랑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트인 통창을 두어 허드슨강과 하이라인을 통창 가득 담는다. 티 파빌리온은 책가도(冊架圖) 그림에서 모티프를 얻은 격자 서가로 벽을 둘러, 선비(seonbi)의 생활을 담은 책·문방구·도자·공예품을 진열한다. 좌식 가구인 보료를 둔 정갈한 다실로, 숙련된 전문가가 진행하는 한국 차 세레모니가 열린다. 라이브러리는 LVMH 계열 출판사 애슐린(Assouline)과 문화재 보존 단체 아름지기가 함께 큐레이션한 희귀 서적·고미술품으로 채워진다. 글라스 칸막이 너머에는 테라스 정원이 이어진다.

셀러 스테이지

지하의 셀러 스테이지는 건물 길이 전체를 차지하는 이벤트 공간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LED 면이 무대를 감싸, 벽과 천장까지 영상이 번지는 몰입형 환경을 만든다. 무대 바닥은 제네시스 차량 한 대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돼 신차 공개가 가능하고, 객석을 계단형으로 세우거나 평평하게 비우는 식으로 행사 성격에 맞춰 구성을 바꾼다.

수상과 평가

공간 디자인은 국제 디자인상에서 인정받았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2022에서 리테일 디자인–브랜드 스토어(Retail Design – Brand Stores) 부문을 받았다. 미국실내건축가협회(IIDA)의 인테리어 디자인 공모에서는 서아키텍스와 HLW가 쇼룸·전시 공간 부문으로 수상했다. 이 밖에 뉴욕의 지역 디자인상 NYCxDesign, 호스피탈리티 디자인(Hospitality Design)의 제18회 HD 어워드 하이브리드 호스피탈리티 부문, 건축 플랫폼 아키타이저(Architizer) A+ 어워드의 건축·브랜딩 부문 특별 언급(Special Mention)에 이름을 올렸다.

대중과 매체 반응은 공간의 완성도에 집중됐다. 미쉐린 가이드는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 레스토랑을 유리·강철 구조의 차분한 안식처로 소개하며, 1층은 차량 갤러리, 2층은 스카이라인이 보이는 식당으로 짚었다. 다만 디자인이 만든 개방형 평면은 양날이다. 통창과 트인 동선이 전망을 살리는 동시에, 창가에서 사진을 찍는 방문객이 식사 공간을 가로지른다는 지적이 따랐다. '예쁜 것을 보러 가는 곳'이라는 평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디자이너·스튜디오

설계를 맡은 서아키텍스는 브랜드 정체성을 공간으로 옮기는 작업으로 제네시스·현대차의 거점을 잇따라 디자인해 온 사무소다. 대표 건축가 서을호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RISD)에서 학부를, 하버드 디자인대학원(GSD)에서 건축 석사를 마치고 약 20년간 미국에서 활동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 제네시스 수지 등을 설계하며 브랜드 공간 건축을 전담해 온 이력이 제네시스 하우스로 이어졌다. 뉴욕 현지의 인허가·시공을 위한 실시 설계는 뉴욕에 기반을 둔 HLW가 맡았다.

레스토랑의 요리 방향은 서울의 온지음이 큐레이션했다. 온지음은 2013년 화동문화재단과 함께 세운 4층짜리 연구 기관으로, 음식·복식·건축 세 분야의 연구소를 둔 전통문화 연구 집단이다. 개관 당시 온지음의 조은희·박성배가 요리를 이끌었고, 조선 왕실과 사대부가의 옛 조리법을 현대 식재료로 되살리는 방식을 그대로 옮겼다. 서울 온지음은 미쉐린 1스타(2024년 기준)를 보유하며, 뉴욕 매장은 온지음의 첫 해외 진출이다.

티 파빌리온과 라이브러리에는 문화재 보존 단체 아름지기가 참여했고, 라이브러리 서적 큐레이션에는 출판사 애슐린이 함께했다. 차량 디자인 측에서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을 정리한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와 이상엽(SangYup Lee)의 디자인 언어가 쇼룸 연출의 바탕이 됐다.

계보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제네시스가 국내에서 다져 온 브랜드 공간 실험의 해외 확장판이다. 출발점은 서아키텍스가 설계한 현대 모터스튜디오로, 차량 전시에 체험 구역을 결합해 '판매장이 아닌 경험 공간'이라는 개념을 시험했다. 제네시스로 넘어오면서 내후성 강판을 두른 제네시스 수지, 브랜드 철학을 압축한 제네시스 스튜디오 하남으로 이어졌고, 국내 첫 전용 전시관으로 제네시스 강남이 자리 잡았다.

본작인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은 이 흐름을 처음으로 해외에, 그것도 전시·식음·문화 프로그램을 한 건물에 합친 복합 공간으로 끌어올린 사례다. 이후 제네시스는 상하이 거점 2층에 같은 발상의 한식 레스토랑을 들이며 '브랜드 공간 + 식음' 모델을 중국으로 넓혔고, 산타모니카 등 북미 거점과 함께 전 세계 매장을 확장했다. 뉴욕에서 검증한 '문화 거점' 공식이 이후 거점들의 기준점이 됐다.

정보

- 명칭: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Genesis House New York)

- 위치: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40A 10th Avenue, New York, NY 10014)

- 인접: 하이라인, 리틀 아일랜드, 허드슨강

- 규모: 약 4,340㎡ (약 46,000평방피트) / 지하 1층~지상 2층, 3개 층

- 레스토랑 면적: 약 890㎡ (약 9,600평방피트)

- 개관: 2021년 11월 19일 (공개 2021년 11월 10일)

- 디자인 건축: 서아키텍스 (Suh Architects, 서울)

- 실시 설계: HLW (뉴욕)

- 레스토랑 큐레이션: 온지음 (Onjium)

- 라이브러리 큐레이션: 애슐린(Assouline)·아름지기

- 운영: 화~일 (월 휴무)

- 미쉐린: 레스토랑이 미쉐린 가이드 뉴욕에 등재 (2025년 기준, 별점 미보유)

- 운영 주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

비하인드

쇼룸 곳곳의 장치는 모두 의미를 담아 설계됐다. 컨시어지 데스크의 'V' 형상은 제네시스 로고에서 따왔고, 차량을 둘러싼 무한 거울(infinity mirror)은 방문객이 차를 여러 겹으로 마주 보게 해 '끝없는 가능성'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시각화한다. 공간에 퍼지는 향까지 별도로 큐레이션한 디퓨저로 맞췄다. 플립닷 벽은 단순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아날로그 안내판의 기계음과 물결 패턴으로 향수와 정적을 동시에 끌어내려는 장치다.

2층 한옥 지붕 풍경이 운현궁을 참조한 것이나, 티 파빌리온이 책가도와 선비 문화를 빌려온 것은 '한국적 일상'을 전시 소품이 아니라 공간의 뼈대로 삼으려는 의도였다. 셀러 스테이지는 디자인 자체가 가변형이라 문화 프로그램의 무대가 됐다. 동지(冬至)를 재해석해 590개의 움직이는 별로 채운 조명 설치 STARSCAPE는 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선 토브먼(Ethan Tobman)과 협업했고, 플로럴 아티스트 제프 리섬(Jeff Leatham)과의 화예 전시 블룸타니카(Bloomtanica),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아틀라스·스팟을 내세운 이노베이션 플레이랩 등이 같은 무대에서 열렸다. 자동차와 패션을 교차시킨 시도도 있었다. '스트릿 스타일' 전시에서는 아담 립스, 알투자라, 캐롤리나 헤레라,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를 비롯한 패션 디자이너 7명이 제네시스 각 모델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런웨이 룩으로 재해석했고, 디자이너 피터 도(Peter Do)는 뉴욕 패션위크 컬렉션 무대를 이곳에서 열었다. 가변형으로 설계한 공간이 전시·공연·신차 공개를 모두 받아내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