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카레라 RS 2.7 (Porsche 911 Carrera RS 2.7)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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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orsche Newsroom
포르쉐 911 카레라 RS 2.7(Porsche 911 Carrera RS 2.7)은 포르쉐가 1973년형으로 내놓은 경량 호몰로게이션 모델이다. 1972년 10월 5일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됐고, FIA 그룹 4 스페셜 GT 경주 참가를 위해 개발됐다.
RS는 독일어 렌슈포트(Rennsport)의 약자로, 모터스포츠를 뜻한다. 카레라(Carrera)는 멕시코 장거리 도로 경주 카레라 파나메리카나(Carrera Panamericana)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포르쉐는 1950년대 550 스파이더(550 Spyder)와 356 계열에서 쓰던 카레라 이름을 911의 상위 스포츠 모델에 다시 붙였다.
911 카레라 RS 2.7은 911에서 카레라 이름을 처음 쓴 모델이다. 덕테일(ducktail) 리어 스포일러, 전면 스포일러, 경량 차체, 앞뒤가 다른 휠과 타이어 구성은 이후 911 RS 계열의 기본 문법으로 이어졌다.
디자인
덕테일
911 카레라 RS 2.7의 가장 뚜렷한 시각적 특징은 뒤 엔진 커버와 하나로 이어진 덕테일 리어 스포일러다. 독일어 별칭은 뷔르첼(Bürzel)이며, 영어권과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덕테일이라는 표현이 주로 쓰인다.
덕테일은 기능에서 출발한 부품이다. 당시 911은 고속에서 차체 뒤쪽이 들리는 문제가 있었고, 포르쉐는 이를 줄이기 위해 리어 스포일러를 개발했다. 헤르만 부르스트(Hermann Burst), 틸만 브로드베크(Tilman Brodbeck), 롤프 비너(Rolf Wiener)가 풍동과 테스트 트랙에서 형태를 다듬었다.
덕테일은 차체 뒤쪽 공기 흐름을 끊어 리어 리프트를 줄였다. 동시에 뒤 엔진룸으로 들어가는 냉각 공기 흐름도 늘렸다. 포르쉐 자료에 따르면 이 장치는 항력을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최고속을 약 4.5km/h 높이는 효과도 냈다.
911 카레라 RS 2.7은 전면 스포일러와 리어 스포일러를 함께 단 초기 양산차 사례로 꼽힌다. 이후 911에서 공력 장치는 성능 부품을 넘어 고성능 모델의 외관 정체성을 만드는 요소가 됐다.
뒤 펜더와 휠
911 카레라 RS 2.7은 기본 911의 좁고 단정한 차체를 유지하면서 뒤 펜더를 넓혔다. 뒤 펜더는 휠 아치 주변에서 42mm 넓어졌고, 이 변화는 뒤에 엔진을 얹은 911의 구조와 연결된다.
앞에는 푹스(Fuchs) 단조 6J×15 휠과 185/70 VR15 타이어가 들어갔다. 뒤에는 7J×15 휠과 215/60 VR15 타이어를 썼다. 포르쉐 양산차에서 앞뒤 타이어 폭을 다르게 잡은 초기 사례이며, 이후 고성능 911의 주요 구성으로 이어졌다.
넓어진 뒤 펜더는 후방 엔진 구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부푼 휠 아치는 장식적인 와이드보디보다 접지와 자세를 위한 기능에 가깝다. 작은 911 차체 위에 레이스카의 균형을 얹은 형태다.
경량 차체
카레라 RS 2.7의 차체는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얇은 강판, 얇은 유리, 플라스틱 부품, 유리섬유 엔진 커버, 줄인 흡음재가 쓰였다. 경량형 M471 스포츠 사양의 공차중량은 960kg이었다.
경량화는 외관 인상에도 영향을 줬다. 금속 장식과 편의 장비를 줄인 차체는 911의 기본 실루엣, 뒤 펜더, 덕테일, 측면 그래픽을 더 또렷하게 드러냈다. 911 카레라 RS 2.7은 가벼운 차체를 통해 고성능 모델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카레라 그래픽
측면의 카레라 레터링은 911 카레라 RS 2.7을 일반 911과 구분하는 그래픽 요소다. 카레라 글자는 앞뒤 휠 아치 사이 낮은 위치에 들어갔고, 차체 색상과 대비되는 스트라이프 안에서 보이도록 구성됐다.
하름 라가이(Harm Lagaaij)는 당시 포르쉐 디자이너로, 카레라 이름을 양산 911에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한 인물이다. 포르쉐는 레터링을 차체 옆면에 배치해 모델명을 비례를 강조하는 장치로 만들었다.
흰 차체에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레터링을 맞춘 조합은 이후 RS 2.7의 대표 이미지가 됐다. 휠 컬러를 레터링과 맞추는 방식도 함께 쓰였고, 이 조합은 오늘날 복각 모델과 911 스페셜 에디션에서 반복해서 호출된다.
실내
M471 라이트웨이트 실내는 필요한 장비만 남기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뒷좌석, 카펫, 시계, 코트 걸이, 팔걸이 같은 부품을 덜어냈고, 고객 요청에 따라 가벼운 버킷 시트가 들어갔다.
M472 투어링은 같은 기계적 기반을 갖추면서 실내 마감과 편의 장비를 더했다. 이 때문에 카레라 RS 2.7은 한 모델 안에서 두 성격을 함께 보여준다. M471은 경주 참가를 염두에 둔 사양이고, M472는 도로 주행과 장거리 사용을 더 고려한 사양이다.
디자이너·개발진
911 카레라 RS 2.7은 한 명의 디자이너가 만든 조형보다 포르쉐 개발 조직의 공력, 차체, 테스트, 그래픽 판단이 합쳐진 모델이다. 포르쉐는 1972년 5월부터 약 15명의 엔지니어와 생산 인력을 투입해 이 차를 개발했다.
페터 팔크(Peter Falk)는 당시 포르쉐 양산차 테스트 책임자였다. 그는 RS 2.7 개발에서 고속 안정성, 앞뒤 타이어 구성, 테스트 방향을 이끈 인물이다.
헤르만 부르스트, 틸만 브로드베크, 롤프 비너는 덕테일 개발에 참여했다. 세 사람은 풍동과 테스트 트랙에서 리어 스포일러의 높이와 끝단 형태를 조정했다.
하름 라가이는 카레라 레터링을 차체 옆면에 배치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아나톨 라핀(Anatole Lapine)이 이끌던 포르쉐 디자인 조직은 최종 차체 인상과 양산차로서의 균형을 다듬었다.
계보
911 카레라 RS 2.7의 직접적인 기반은 1972년형 911 S다. 포르쉐는 기존 2.4리터 911 S의 구조를 바탕으로 배기량, 공력, 경량화, 섀시 세팅을 다시 잡았다.
911 카레라 RS 2.7은 이후 911 카레라 2.7, 911 카레라 RS 3.0, 911 RSR 계열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됐다. RS라는 이름은 964 카레라 RS, 993 카레라 RS, GT3 RS 계열로 이어지며 911에서 가장 트랙 지향적인 모델을 가리키는 상징이 됐다.
덕테일은 1970년대 911의 대표 공력 장치로 남았다. 이후 911 터보의 웨일테일(whale tail), 911 스포츠 클래식 계열의 복각 덕테일에도 영향을 줬다.
정보
**모델 연식** · 1973년형이다.
**공개 시기** · 1972년 10월 5일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생산 대수** · 총 1,580대가 만들어졌다. M471 스포츠 또는 라이트웨이트 사양은 200대, M472 투어링 사양은 1,308대, 베이스 차량은 17대, 레이싱 버전은 55대다.
**엔진** · 2,687cc 공랭식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썼다. 보쉬(Bosch) 기계식 연료분사를 적용했고, 최고출력은 154kW(210PS), 최대토크는 255Nm다.
**변속기** · 5단 수동 변속기를 썼다.
**성능** · M471 스포츠 사양은 0→100km/h 가속 5.8초, 최고속 245km/h 수준으로 발표됐다. M472 투어링 사양은 0→100km/h 가속 6.3초, 최고속 240km/h 수준이다.
**차체** · 2도어 쿠페 차체를 기반으로 한다. 앞에는 6J×15 휠과 185/70 VR15 타이어, 뒤에는 7J×15 휠과 215/60 VR15 타이어를 썼다.
**가격** · 당시 기본 가격은 34,000독일마르크였다. M471 스포츠 패키지는 700독일마르크, M472 투어링 패키지는 2,500독일마르크였다.
비하인드
500대 계획
포르쉐는 FIA 그룹 4 호몰로게이션을 위해 처음 500대 생산을 계획했다. 1972년 11월 말까지 첫 500대가 모두 팔렸고, 수요가 이어지면서 생산 규모는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1,000번째 차가 만들어진 뒤에는 그룹 3 호몰로게이션까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911 카레라 RS 2.7은 도로용 한정 모델에서 출발해 1970년대 포르쉐 GT 레이싱의 기반 차로 확장됐다.
도로용 차와 경주용 차 사이
911 카레라 RS 2.7은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차로 판매됐지만, 개발 목적은 경주 참가에 가까웠다. 당시 포르쉐는 917 같은 프로토타입 레이스카 중심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양산차 기반 GT 레이싱으로 방향을 옮기고 있었다.
이 배경 때문에 RS 2.7은 기능이 먼저 보이는 차가 됐다. 덕테일, 넓은 뒤 펜더, 경량 실내, 측면 그래픽은 각각 따로 놓인 장식이 아니라, 경주 참가를 위한 양산차라는 성격 안에서 하나로 묶였다.
도로 승인과 덕테일
덕테일은 초기 도로 승인 과정에서도 논점이 됐다. 서독 도로 관련 당국은 덕테일의 모서리와 형상을 문제 삼았고, 포르쉐는 개별 승인 절차를 거쳐 독일 내 등록 문제를 풀었다.
이 과정은 덕테일이 당시 양산차 기준에서 낯선 형태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후 덕테일은 911 카레라 RS 2.7을 상징하는 요소가 됐고, 고성능 911에서 공력 부품을 외관에 드러내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반응과 평가
디자인
911 카레라 RS 2.7은 911 디자인사에서 공력 장치가 시각적 정체성으로 바뀐 대표 사례다. 덕테일은 고속 안정성을 위한 부품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RS 계열을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가 됐다.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지점은 리어 스포일러를 뒤 엔진 커버와 하나로 보이게 만든 방식이다. 덕테일은 911의 둥근 루프와 짧은 뒤 오버행 위에 작은 절단면을 만들었고, 그 절단면이 공력과 그래픽을 동시에 맡았다.
품질·안전
911 카레라 RS 2.7은 현대식 유로 NCAP, IIHS 충돌 안전 등급이 적용되기 전 모델이다. 오늘날의 별점 안전 평가보다 당시 개발 맥락 안에서 고속 안정성과 섀시 세팅을 보는 편이 맞다.
포르쉐가 전면 스포일러와 덕테일을 함께 개발한 이유도 고속에서 앞뒤 차축의 리프트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이 변화는 차가 빠른 속도에서 더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 초점이 있었다.
브랜드·인물
911 카레라 RS 2.7은 포르쉐가 911을 모터스포츠와 더 강하게 연결한 모델이다. 카레라 이름은 1950년대 레이스 헤리티지를 1970년대 911에 다시 가져왔고, RS라는 약자는 이후 포르쉐 고성능 모델의 핵심 이름이 됐다.
경주용으로 발전한 911 카레라 RSR은 1973년 데이토나 24시에서 우승했고, 같은 해 타르가 플로리오에서도 우승했다. 이 흐름은 911이 도로용 스포츠카와 레이스카 사이를 오갈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디자인 반응
덕테일은 공개 당시 포르쉐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 형태였다. 판매 담당자 일부는 이 낯선 리어 스포일러를 단 차가 충분히 팔릴지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덕테일은 RS 2.7의 가장 강한 상징이 됐다. 초기에 낯설게 보였던 쐐기형 뒷부분은 이후 911 고성능 모델의 공력 장치가 외관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됐다.
비판
911 카레라 RS 2.7을 둘러싼 디자인 비판은 911의 기본 실루엣에 기능 부품을 어디까지 드러낼 수 있는가에 집중됐다. 덕테일은 당시 양산 스포츠카에서 보기 드문 형태였고, 911의 매끈한 뒤쪽 인상을 적극적으로 바꿨다.
RS 2.7은 이 논점을 기능 쪽으로 밀어붙였다. 이후 911 터보와 RS 계열은 더 큰 스포일러와 넓은 차체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