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GT-R (GT-R)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870885999-949ccbce306e50ee.webp" alt=""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870887001-4c0e0ccec9588b3a.webp" data-source-url="https://www.nissan-global.com/EN/" width="600" />
출처: NissanGT-R은 닛산이 1969년부터 2025년까지 만든 고성능 차의 이름이다. 출발은 스카이라인의 최상위 모델인 스카이라인 GT-R이었고, 2007년부터는 스카이라인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 모델 '닛산 GT-R'로 바뀌었다. 이름은 'Gran Turismo–Racing'의 약자다. 1960년대 일본 제조사들이 서양식 약어를 즐겨 쓰던 가운데, 닛산은 이탈리아식 명명법을 골라 GT-R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세대가 여섯 번 바뀌는 동안에도 두 가지는 거의 그대로 남았다. 하나는 차 뒤에 둥글게 박힌 테일램프 네 개고, 다른 하나는 레이스 출전을 먼저 염두에 두고 차와 엔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1세대 하코스카는 일본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49연승을 기록하며 GT-R이라는 이름을 알렸고, 1989년에 부활한 R32는 그룹 A 레이스를 휩쓸어 호주 매체로부터 '고질라(Godzilla)'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별명은 이후 모든 세대에 따라붙었다.
GT-R은 실제 도로용 차이면서, 게임 〈그란 투리스모〉와 〈이니셜 D〉,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거치며 일본 고성능차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마지막 세대 R35는 18년 동안 한 번도 완전한 세대 교체 없이 연식마다 조금씩 손질되며 팔렸고 2025년 8월 단종됐다. 닛산은 후속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디자인
1969년 하코스카부터 2025년 R35까지, GT-R의 모든 세대는 차 뒤쪽에 둥근 테일램프 네 개를 달았다. 차폭이 넓고 차고가 낮으며, 뒷바퀴 쪽 펜더를 부풀려 바퀴를 감싼 형태도 세대마다 반복됐다. R35 디자인을 총괄한 나카무라 시로는 둥근 테일램프 네 개를 GT-R을 GT-R로 보이게 하는 단 하나의 요소로 보고, 독립 모델로 바뀐 R35에서도 이것만은 그대로 유지했다.
하코스카와 켄메리 (1969~1973)
1세대 GT-R은 각진 상자 모양이라 '하코스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하코'는 상자, '스카'는 스카이라인을 줄인 말이다. 차고를 낮게 깔고, 뒷바퀴 펜더에 검은색 오버펜더를 덧대 폭을 키웠으며, 사이드미러를 보닛 가까운 펜더 위에 작게 올렸다. 1969년 2월 4구 세단(PGC10)이 먼저 나왔고, 1970년 10월에는 휠베이스를 70mm 줄인 2도어 하드톱 쿠페(KPGC10)가 더해졌다. 둥근 테일램프 네 개는 이때 처음 등장해 이후 모든 세대로 이어졌다.
2세대 켄메리(KPGC110)는 하코스카의 각진 면을 버리고 곡선을 살린 쿠페로 바뀌었다. '켄메리'는 켄과 메리라는 젊은 커플이 홋카이도를 달리는 광고에서 나온 별명이다. 1972년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돼 1973년 1~4월에만 팔렸고, 오일 쇼크와 강화된 배기 규제 때문에 197대만 생산됐다. 순수 레이스용으로 개발됐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경주에 나가지 못해 '환상의 GT-R(幻のGT-R)'로 불린다.
R32부터 R34까지 (1989~2002)
R32는 16년 만에 부활한 GT-R로, 켄메리의 곡선을 버리고 공기저항을 의식한 매끈한 형태로 바뀌었다. 뒷바퀴 펜더를 크게 부풀린 오버펜더로 넓은 차체를 만들었고, 둥근 테일램프 네 개는 그대로 유지했다. 실내는 그 이전 스카이라인보다 단순하게 정리했다.
R33은 R32의 형태를 이어받되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고 차체를 키웠다. 더 크고 편안한 그랜드 투어러로 만들었는데, 출시 직후 "R32보다 무겁고 둔해졌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닛산은 이 지적을 R34에 반영했다.
R34는 R33이 너무 커졌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휠베이스를 다시 줄이고 차체를 단단하게 다듬었다. 면을 날카롭게 깎고 보닛에 공기 배출구를 더해, 앞선 두 세대보다 공격적인 형태가 됐다. 실내에는 5.8인치 컬러 액정 멀티펑션 디스플레이(MFD)를 대시보드 중앙 위에 올렸다. 이 화면은 터보 압력, 유온, 수온 등 일곱 가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는데, 1999년 양산차 실내에 이런 화면을 단 사례는 드물었다. 차체 색 가운데 베이사이드 블루는 R34를 상징하는 색이 됐다. 빛에 따라 짙은 청색에서 코발트빛으로 바뀌는 이 색은 칼소닉 그룹 A 레이스카에 쓰인 청색과 비슷한 계열이다. 미드나이트 퍼플 계열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라·녹색·청동색으로 색이 변하는 도료로, R33에서 시작해 R34에서 자리 잡았다.
R35 (2007~2025)
R35는 앞선 세대들과 디자인을 끊고 독립된 형태로 새로 그렸다. 나카무라 시로가 이끈 디자인팀은 페라리·애스턴마틴·람보르기니와 닮지 않으면서 한눈에 일본 차로 보이는 형태를 목표로 잡았고, 반드시 아름다울 필요는 없다고 봤다. 초기 스케치의 출발점은 만화 〈건담〉의 로봇, 사무라이, 악보였다. 면을 둥글게 흘리지 않고 직선과 평면으로 각지게 깎았고, 보닛과 펜더에 굵은 면을 세웠다. 초기형의 넓고 낮은 앞범퍼는 일부에서 '메기 입'으로 불리기도 했다. 둥근 테일램프 네 개는 R35에서도 유지됐다. 각지고 묵직한 형태 때문에 R35 디자인은 출시 뒤에도 평가가 갈렸다. 한쪽은 일본 차다운 직선적 형태를 높이 샀고, 다른 쪽은 전통적인 의미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다고 봤다.
R35의 멀티펑션 디스플레이는 게임 〈그란 투리스모〉를 만든 폴리포니 디지털이 설계했다. 주행 데이터, 속도, G값, 연비, 터보 압력, 앞뒤 구동력 배분, 조향각, 가감속 압력 등을 화면에 정리해 보여줬다. 베이사이드 블루는 R34에서 쓰던 색을 가져와 2021년 R35에 다시 적용했다.
> 모디 스코어 — 집계 전
>
> MODY 유저 평가 데이터 · 6축·대중 반응 기준
디자이너·스튜디오
**사쿠라이 신이치로**는 스카이라인을 처음부터 설계하고, 201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차에 가장 큰 영향을 남긴 인물이다. 스카이라인은 프린스 자동차가 1957년에 처음 내놓은 차이고, 프린스가 1966년 닛산에 합병되면서 GT-R의 토대가 됐다. 사쿠라이는 스카이라인이 어떤 차가 될지를 정했고, GT-R은 그 토대 위에서 나왔다.
**이토 나가노리**는 R32 개발을 책임진 인물로, 그룹 A 레이스를 제패한 GT-R을 만든 사람이다. 와타나베 코조가 실험 책임을 맡아 함께 차와 엔진을 다듬었다. 두 사람의 팀은 레이스 우승을 단 하나의 목표로 두고 R32와 RB26DETT 엔진을 설계했다.
**미즈노 가즈토시**는 R34 개발 책임자였고, 이어 R35 전체를 이끈 'Mr. GT-R'이다. 그는 카를로스 곤이 요구한 기존 FM 플랫폼으로는 세계 정상급 차를 만들 수 없다며 개발 책임을 한 번 거절했고, 대신 새로운 PM(프리미엄 미드십) 플랫폼을 만들어 다시 제안했다. 미즈노는 감각보다 데이터를 앞세웠다. 후륜구동만 옳다거나 자연흡기 엔진이 더 낫다는 통념을 따르지 않았고, 누구나 어떤 조건에서도 차의 최대 성능을 꺼내 쓸 수 있게 하는 것을 개발의 기준으로 삼았다. 브렘보 브레이크와 빌슈타인 서스펜션의 설정도 직접 다듬었다. 그가 내건 목표는 시속 300km에서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을 것, 마력당 무게를 4kg 아래로 맞출 것, 뉘르부르크링을 8분 안에 도는 것이었다.
**나카무라 시로**는 R35의 디자인을 총괄했다. 그는 R35가 어느 차와도 닮지 않으면서 일본 차로 보이게 만드는 일을 맡았고, 둥근 테일램프 네 개를 끝까지 지켰다. **하세가와 히로시**는 R35의 수석 디자이너로, 외장과 내장을 4년 넘게 다듬었다. 닛산 안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 디자인 거점이 함께 참여하는 사내 공모전을 열어 R35의 외형 후보를 모았다. 후기 R35의 제품 책임은 **타무라 히로시**가 맡아, GT-R이 그랜드 투어러가 되면서도 'R'이 뜻하는 레이스 기술과 성능을 잃지 않게 했다. 그 역시 'Mr. GT-R'로 불린다.
엔진 VR38DETT의 개발은 **나카다 나오키**가 이끌었다. R35의 엔진은 요코하마 공장에서 '타쿠미(匠)'라 불리는 장인 아홉 명이 한 사람이 한 대씩 손으로 조립했고, 조립한 장인의 이름이 엔진마다 명판으로 붙는다.
계보
GT-R의 직접적인 출발점은 1964년 일본 그랑프리에 나간 프린스 스카이라인 계열이다. 같은 시기의 스카이라인 스포츠 쿠페·컨버터블은 스카이라인에서 처음으로 스포츠카를 표방한 모델이었고, GT-R이라는 이름은 거기서 이어졌다. GT-R은 스카이라인의 최상위 모델로 존재한 시기(하코스카~R34)와, 스카이라인에서 독립한 시기(R35)로 나뉜다.
**1세대 하코스카 (PGC10·KPGC10, 1969~1972)** — 엔진은 프린스가 R380 레이스카용으로 만든 GR-8을 양산형으로 바꾼 S20이다. 2.0L 직렬 6기통에 DOHC와 실린더당 밸브 4개를 얹었고, 일본 양산차 최초로 실린더당 밸브가 두 개를 넘은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60마력. 1969년 5월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첫 우승을 거둔 뒤 일본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49연승을 기록했다. 50번째 연승에 도전하던 경기에서 마쓰다 사반나 RX-3에 패하며 연승이 끊겼다. 4구 세단 832대, 2도어 쿠페 약 1,197대가 생산됐다.
**2세대 켄메리 (KPGC110, 1973)** — 같은 S20 엔진을 그대로 썼다. 순수 레이스용으로 개발했지만 오일 쇼크와 배기 규제가 겹치며 1973년 1~4월에 197대만 만들고 단종됐다. 이후 16년간 GT-R이라는 이름은 쓰이지 않았다. 그사이 R30(1981)과 R31(1985)은 GT-R 배지 없이 RS-X 터보·GTS-R 같은 고성능 모델을 내며 스카이라인의 고성능 명맥을 이어갔다.
**3세대 R32 (BNR32, 1989~1994)** — 1989년 8월 양산을 시작해 1990년 그룹 A 레이스에 투입됐다. 엔진은 새로 만든 RB26DETT로, 2.6L 직렬 6기통에 터보 두 개를 달았다. 공식 출력은 280마력이지만, 이는 일본 제조사들끼리 맺은 280마력 상한 신사협정에 맞춘 숫자이고 실제로는 320마력을 넘겼다. 전자제어 4륜구동 ATTESA E-TS와 4륜조향 슈퍼 HICAS를 얹었다. R32는 일본 투어링카 선수권(JTCC)에서 1990년부터 1993년까지 출전한 29경기를 모두 이겼고, 호주 투어링카 선수권에서도 1990~1992년 포드 시에라의 독주를 끝냈다. 일본 차 최초로 1991년 배서스트 1000을 우승했고, 이듬해에도 우승했다. 너무 강해서 그룹 A 레이스 자체가 사라지는 원인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생으로는 레이스 동형화를 위한 니스모 버전(560대), 17인치 BBS 휠과 브렘보 브레이크·ATTESA E-TS Pro를 더한 V-스펙(1993년 2월), 더 넓은 타이어를 단 V-스펙 II(1994년 2월), 편의장비를 덜어낸 N1 등이 있다. 총 4만 3,937대가 생산됐다.
**4세대 R33 (BCNR33, 1995~1998)** — GT-R 모델은 1995년 1월 6일 출시됐다. RB26DETT는 R32와 거의 같되 터보 코어를 볼베어링으로 바꿔 토크를 키웠고, 이때부터 모든 GT-R에 브렘보 브레이크가 기본으로 들어갔다. 정식 출시 전 디르크 쇼이스만이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 59초 887을 기록해, 양산차 최초로 8분 벽을 깼다. R32보다 21초 빨라 'R32 마이너스 21초'로 불린다. V-스펙은 액티브 LSD를 더한 ATTESA E-TS Pro를 달았다. 약 1만 6천 대가 생산됐다. 니스모가 만든 400R은 RB26을 2.8L로 키워 400마력을 낸 모델로, 100대를 계획했지만 44대만 만들었다. 닛산 산하 오테크가 만든 스카이라인 40주년 기념 4도어 GT-R도 이 세대를 바탕으로 나왔다.
**5세대 R34 (BNR34, 1999~2002)** — GT-R은 1999년 1월 출시됐다. 같은 RB26DETT에 GT-R 최초로 6단 수동변속기(게트락)를 달았다. ATTESA E-TS Pro와 액티브 LSD가 전 모델 기본이 됐다. 2002년 8월 단종되며 스카이라인 이름을 단 마지막 GT-R이 됐다. 약 1만 1,578대만 생산돼 R 계열 GT-R 가운데 가장 적다. 파생으로는 V-스펙, V-스펙 II, M-스펙, 그리고 뉘르부르크링에서 이름을 따 N1 엔진을 얹은 V-스펙 II 뉘르·M-스펙 뉘르가 있다. 가장 강한 파생은 니스모가 2003~2005년 19대의 도너 차를 받아 만든 Z-튠으로, 2.8L 기반 엔진으로 약 500마력을 냈고 차체와 서스펜션을 레이스 기술로 다시 짰다.
**6세대 R35 (2007~2025)** — 스카이라인에서 독립한 첫 GT-R이다. 2000년 카를로스 곤의 닛산 회생 계획 아래 개발을 시작해, 2001년과 2005년 콘셉트를 거쳐 2007년 도쿄 모터쇼에서 양산형을 공개했다. PM 플랫폼에 3.8L 트윈터보 V6 VR38DETT를 얹고, 변속기를 뒤차축에 둔 6단 듀얼클러치 트랜스액슬을 더해 앞뒤 무게를 거의 50:50으로 맞췄다. 엔진을 앞쪽에 두고 변속기를 뒤에 둔 독립 트랜스액슬 4륜구동은 양산차 최초였다. 앞선 세대의 슈퍼 HICAS 4륜조향은 4륜구동과 맞지 않는다고 보고 뺐다. 2008년부터 처음으로 전 세계에 팔린 GT-R이며, 미국·유럽·호주에도 정식 출시됐다. 유럽과 영국은 소음 규제 때문에 2022년 3월, 호주·뉴질랜드는 2021년 10월 판매를 끝냈고, 일본 시장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18년 동안 큰 세대 교체 없이 연식마다 손질됐고, 2025년 8월 26일 도치기 공장에서 마지막 차가 나오며 단종됐다. 총 약 4만 8천 대가 생산됐다. 후속은 개발 중이며 하이브리드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닛산이 2023년 재팬 모빌리티쇼에 공개한 하이퍼 포스 콘셉트가 후속 GT-R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다.
정보
**S20 (하코스카·켄메리)** — 2.0L(1,989cc) 직렬 6기통 DOHC 4밸브. 최고출력 160마력/7,000rpm, 최대토크 18.0kg·m/5,600rpm. 미쿠니-솔렉스 카뷰레터 세 개. 프린스 GR-8 레이스 엔진에서 파생.
**RB26DETT (R32~R34)** — 2.6L(2,568cc) 직렬 6기통 DOHC 트윈터보, 개별 스로틀 6개. 공식 출력 280마력(신사협정 상한, 실측 320마력 이상). R32 공차중량 약 1,430kg, R33 약 1,540kg. 단조 내부 부품을 써 기본 상태로도 500~600마력까지 비교적 쉽게 올릴 수 있는 엔진으로 알려져 있다.
**VR38DETT (R35)** — 3.8L(3,799cc) 트윈터보 V6. 보어×스트로크 95.5×88.4mm. 클로즈드 데크와 래더 프레임 구조, 플라스마 분사 실린더. 출시 시 480마력에서 시작해 2011년 530마력, 2017년식부터 570마력으로 올랐다. 2014년 등장한 니스모는 GT3 레이스카용 터보를 달아 약 600마력을 냈다. 뉘르부르크링 기록은 초기 7분 38초에서 2013년 니스모가 7분 8초 679까지 줄였다.
**마지막 차** — R35의 마지막 양산차는 미드나이트 퍼플로 칠한 프리미엄 에디션 T-스펙이며, 일본 고객에게 인도됐다.
비하인드
R35의 형태는 닛산이 처음으로 연 전 세계 사내 디자인 공모전에서 나왔다. 본사 디자인센터, 미국·유럽(런던) 거점, 하라주쿠의 크리에이티브 박스가 80개가 넘는 안을 냈고, 이를 40개, 다시 12개로 줄여 4분의 1 크기 점토 모형을 만들었다. 그중 세 개를 풍동에서 시험했다. 만화 〈건담〉이 출발점이 된 것은, 디자인팀이 R34를 두고 "건담 로봇처럼 보인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나카무라 시로는 본인은 1960년대 차의 곡선을 좋아한다고 밝히면서도, 새로운 형태를 만들려면 자기 취향을 접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여섯 세대 내내 절대 바꾸지 않은 디자인 요소는 둥근 테일램프 네 개뿐이다. 독립 모델로 형태를 새로 그린 R35에서도 이것만은 그대로 가져갔다.
R34의 멀티펑션 디스플레이를 〈그란 투리스모〉 제작사 폴리포니 디지털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팬들 사이에 퍼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폴리포니가 닛산과 계약해 화면을 설계한 것은 한 세대 뒤인 2007년 R35다. R34의 화면은 닛산 내부에서 만들었다. 닛산이 게임 제작사를 고른 이유는, 빠른 속도에서도 한눈에 읽히는 〈그란 투리스모〉의 화면 구성 방식을 차에 옮기려 했기 때문이다.
베이사이드 블루는 칼소닉 레이스카의 청색에서 온 색이고, 미드나이트 퍼플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도록 만든 도료다. 두 색 모두 비싸서 당시에도 자주 칠해지지 않았다. R35의 엔진 명판에는 조립한 타쿠미 장인의 이름이 새겨지는데, 마지막 연식에서는 이 명판을 금색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