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퓨전 (Ford Fusion)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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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ord

포드 퓨전은 포드가 토러스와 컨투어를 대신해 2006년 부터 내놓은 중형 세단이다. 토요타 캠리·혼다 어코드가 주도하던 미국 중형 시장에 미국 메이커가 디자인을 앞세워 정면으로 대응한 차다. 2세대(2013~2020)에 와서는 디자인만으로 화제를 만든 대중차 세단으로 평가받았다.

이름이 같은 차가 둘 있다. 이 항목이 다루는 차는 북미에서 팔린 중형 세단이다. 유럽에는 피에스타를 키운 B세그먼트 미니 MPV '포드 퓨전(유럽)'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따로 있었고, 둘은 플랫폼·체급·성격이 전혀 다른 별개 차다. 유럽·아시아에서 북미 퓨전에 해당하는 세단은 몬데오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퓨전은 두 세대로 14년간 생산됐다. 1세대는 마쓰다6 기반 CD3 플랫폼, 2세대는 새로운 CD4 플랫폼을 썼다. 가솔린·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한 차종에서 모두 제공한 첫 양산 세단이다. 미국 세단 수요가 SUV로 옮겨가면서 2020년형을 끝으로 단종됐다.

디자인

1세대 (2006~2012)

1세대는 포드가 새 얼굴로 내세운 3바 그릴을 처음 단 차다. 굵은 크롬 가로바 세 줄로 전면을 정리하고, 범퍼 아래에도 두 줄을 더해 다섯 줄 구성을 만들었다. 보닛 위로 쓸어 넘긴 사각형 헤드램프는 당시 다른 포드 세단과 뚜렷이 구분됐다. 측면은 빗긴 앞유리와 완만하게 떨어지는 뒷유리로 세단치고 스포티한 실루엣을 그렸다. 후면 삼각형 테일램프는 유럽 몬데오·포커스 세단과 비슷한 결을 공유했다.

2010년형 부분변경에서 전면을 더 공격적으로 다듬었다. 3바 그릴을 키우고 헤드램프를 각지게 바꿨으며, 범퍼 아래 공기 흡입구를 넓히고 큼직한 안개등을 양옆에 붙였다. 이때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스포츠 트림이 처음 합류하면서 같은 차체 안에서 트림별 전면 표정이 갈리기 시작했다.

2세대 (2013~2020)

2세대는 3박스 세단의 보수적 비례를 버리고 쿠페에 가까운 지붕선을 택했다. 핵심은 전면이다. 위로 올린 육각형 그릴, 가늘게 째진 헤드램프, 번호판을 감싼 뒤태가 합쳐지며 데뷔 직후부터 애스턴 마틴·재규어를 닮았다는 말이 따라붙었다. 평범한 중형 세단 시장에서는 듣기 힘든 비교였다. 옆모습은 길게 흐르는 루프라인이 트렁크로 떨어지는 패스트백에 가까웠고, 가는 벨트라인과 LED 테일램프가 이를 받쳤다. 이 조형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에보스(Evos)의 사다리꼴 노즈를 양산형으로 옮긴 결과다.

2017년형 부분변경에서 그릴을 더 넓게 펴고 트림별 패턴을 나눴으며, 2019년형 마지막 손질에서는 전면을 한층 정돈했다. 상위 타이타늄 트림은 입체 메시 그릴로 격을 높였다.

실내

2세대 실내는 1세대 포커스·피에스타에서 지적받던 난잡한 각진 버튼을 걷어내고, 센터 스택을 금속 링으로 둘러 단순한 그래픽으로 정리했다. 계기판은 가운데 아날로그 속도계를 두고 양옆에 TFT 화면을 배치했다. 하이브리드에는 연비와 주행 습관을 코칭하는 스마트게이지(SmartGauge) 계기판을 얹었다.

디자이너·스튜디오

2세대 퓨전의 조형을 이끈 인물은 무어레이 캘럼(Moray Callum)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2006년 포드 북미 승용 디자인 디렉터로 부임해 2014년 디자인 담당 부사장에 올랐고 2021년 5월 은퇴했다. 2011년 익스플로러, 2013년 퓨전, 링컨 MKZ가 그의 손을 거친 대표작이다. 당시 포드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한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J 메이스(J Mays)로, 2013년 말 은퇴했다.

퓨전의 애스턴 마틴 그릴 논란은 캘럼 형제 내력과 맞물린다. 무어레이의 형 이언 캘럼(Ian Callum)은 애스턴 마틴 DB7·뱅퀴시·DB9의 현대적 그릴을 그린 인물이고, 포드는 2007년까지 애스턴 마틴을 소유했다. 같은 디자인 혈통과 소유 이력이 겹치며 닮은 얼굴을 두고 평가가 갈렸다. 1세대 디자인 책임 계보는 [확인 필요].

계보

퓨전은 북미에서 토러스와 컨투어의 자리를 메웠다. 풀사이즈 파이브헌드러드(이후 토러스로 개명)와 콤팩트 포커스 사이에 놓인 중형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몬데오를 대체했다(아르헨티나 제외). 1세대 CD3 플랫폼은 마쓰다6의 G 플랫폼을 늘려 강성을 높인 것으로, 링컨 MKZ(초기명 제퍼)·머큐리 밀란과 공유했고 멕시코 에르모시요 공장에서 함께 생산됐다.

2세대는 새 CD4 플랫폼으로 옮겼다. 이 세대부터 북미 퓨전과 유럽 몬데오가 같은 차로 수렴해, 2015년부터 유럽·아시아에 몬데오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하이브리드는 1세대의 니켈수소 배터리에서 리튬이온으로 바꿨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에너지(Energi)가 더해졌다.

후속은 없다. 2020년형을 끝으로 단종됐고, 포드가 미국 승용 세단에서 사실상 철수하며 직접 계승 모델을 두지 않았다. 이름이 같은 유럽 미니 MPV 퓨전은 계보가 다른 별개 차이며, 그 파생으로 브라질에서 에코스포트가 나왔다.

반응과 평가

디자인

2세대는 출시 이후 동급에서 가장 잘생긴 세단이라는 매체 평가를 반복해서 받았다. 평범하다고 여겨지던 중형 세단 시장에서 디자인만으로 화제를 만든 사례로 꼽힌다. 레드닷·iF 같은 정량 디자인상 수상 이력은 [확인 필요].

품질·안전

2세대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신차 평가에서 종합 별 다섯,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2012년 12월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새로 도입된 스몰 오버랩 전면 충돌에서는 '양호' 등급이었다. 표준 에어백 여덟 개를 갖췄다. 1세대는 출시 첫해에 스트래티직 비전 토털 퀄리티 어워드 중형 세단 부문(2006), J.D. 파워 APEAL 중형차 최고점(2006)을 받았고, 컨슈머 리포트는 첫해 차로는 이례적인 신뢰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브랜드·인물

2010년형 라인업이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2010)에, 하이브리드가 북미 올해의 차(2010)에 선정됐다. 2세대 전 라인업은 2012년 LA 오토쇼에서 그린카 오브 더 이어(2013)를 받았다. 판매에서는 2019년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많이 팔린 승용차였고, 마지막 해인 2020년에도 미국에서 11만665대가 팔렸다.

디자인 반응

2세대 전면을 두고 평가가 갈렸다. 한쪽은 대중 가격대 세단에 고급차 표정을 끌어와 세그먼트의 격을 끌어올렸다고 봤다. 다른 쪽은 포드가 한때 소유했던 애스턴 마틴의 얼굴을 그대로 빌려 와 여러 모델에 돌려 쓴 빌려 온 얼굴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릴 하나가 아니라 전면 전체가 닮았다는 점, 그 얼굴이 패밀리룩으로 확산했다는 점이 비판의 근거였다.

비판

1세대는 전면의 새 얼굴에 견줘 측후면이 평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2세대는 디자인을 위해 기능을 내준 부분이 도마에 올랐다. 길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탓에 뒷좌석 머리 공간과 후방 시야가 이전 세대보다 좁아졌다는 평가가 출시 직후 시승기에서 나왔다. 닮은 얼굴 자체도 시간이 갈수록 애스턴 흉내라는 틀로 되풀이됐다.

정보

1세대(2006~2012)는 CD3 플랫폼을 썼다. 출시 시점 전장은 약 4,831mm로, 마쓰다6 대비 차폭 30mm·전장 55mm를 늘렸다. 초기 엔진은 2.3리터 4기통(160마력)과 3.0리터 V6(221마력)이며, 2007년형부터 3.5리터 V6와 사륜구동을 더했다. 2010년형에 2.5리터 하이브리드와 3.5리터 V6 스포츠(263마력)가 합류했다. 생산은 멕시코 에르모시요 공장에서 2005년 8월 1일 시작됐다.

2세대(2013~2020)는 CD4 플랫폼으로, 앞 세대보다 휠베이스 약 50mm·차폭 약 55mm를 키웠다. 엔진은 2.5리터 4기통, 1.6리터 에코부스트(2014년형부터 1.5리터로 교체), 2.0리터 에코부스트, 하이브리드(시스템 합산 188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에너지로 구성됐다. 2017년형에 합류한 스포츠 트림은 엣지 스포츠의 2.7리터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V6(325마력·토크 380lb·ft)를 얹고 사륜구동을 기본화했으며, 노면을 감지해 감쇠를 조절하는 연속 가변 댐퍼를 동급 처음으로 적용했다. 2013년형 기본가는 운송비를 포함해 약 2만2,495달러였다. V6 스포츠 트림은 2020년형에서 빠졌고, 차종 자체가 2020년형으로 단종됐다.

비하인드

퓨전은 하마터면 퓨처라(Futura)가 될 뻔했다. 포드는 2003년 3월 뉴욕 오토쇼에서 토러스 후속의 이름을 퓨처라로 발표했지만, 4월 연방 법원이 타이어 브랜드로 그 이름을 쓰던 부품 체인 펩 보이스(Pep Boys)의 권리를 더 강하게 인정했다. 미국 상표법은 3년간 쓰지 않은 이름을 포기로 보는데, 포드가 과거 팰컨 트림 등에서 퓨처라를 쓰던 내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후보로 팰컨과 토리노도 올랐으나, 결국 유럽에서 이미 쓰던 퓨전으로 정해졌다.

퓨전은 데뷔와 동시에 NASCAR 무대에 올랐다. 2006년형 출시에 맞춰 토러스를 대신해 컵 시리즈에 투입됐고, 시즌 개막 버드와이저 슛아웃에서 첫 출전을 치렀다. 신형 모델이 양산과 동시에 NASCAR 레이스에 데뷔한 것은 1968년 토리노 이후 처음이었다. 정작 그 1세대 퓨전이 마쓰다6 플랫폼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은 미국적 정체성을 내세우는 NASCAR 정서와 엇갈리는 대목으로 회자됐다.

2세대의 양산 얼굴은 2011년 콘셉트카 에보스에서 미리 드러났다. 사다리꼴 노즈와 가는 램프 그래픽이 그대로 양산 전면으로 이어졌다.

이름이 같은 유럽 퓨전은 전혀 다른 차다. 피에스타를 키운 미니 MPV로, 2002년 영국 톱기어에서 모자 쓴 피에스타라는 평과 함께 가장 쓸모없는 차로 꼽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