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로메오 누볼라 (Alfa Romeo Nuvola)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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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cct

알파 로메오 누볼라(Alfa Romeo Nuvola)는 알파 로메오가 1996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한 2인승 쿠페 콘셉트카다.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구름을 뜻하는 Nuvola에서 왔다. 동시에 알파 로메오와 깊게 연결된 이탈리아 레이서 타치오 누볼라리(Tazio Nuvolari)를 떠올리게 한다. 알파 로메오는 이 차를 통해 하나의 기계식 뼈대 위에 여러 차체를 얹는 방식을 제안했다. 과거 코치빌딩 전통을 1990년대 기술로 다시 시험한 콘셉트였다.

디자인은 알파 로메오 스타일 센터(Centro Stile Alfa Romeo)가 주도했다. 당시 스타일 센터를 이끌던 발터 데 실바(Walter de Silva)가 전체 방향을 맡았고, 외장과 실내에는 여러 디자이너가 나눠 참여했다. 완성된 프로토타입은 알파 로메오 역사박물관이 있는 이탈리아 아레세에 보존돼 있다.

디자인

비례

누볼라는 앞쪽 엔진을 강조하는 긴 보닛과 뒤로 물러난 캐빈을 가진다. 실내는 두 좌석만 담고, 지붕선은 앞 유리에서 뒤 유리까지 하나의 둥근 곡선으로 이어진다. 이 구성은 1990년대 쿠페라기보다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이어진 이탈리아식 그란 투리스모를 떠올리게 한다.

전장은 4,286mm, 전폭은 1,859mm, 휠베이스는 2,600mm다. 길이가 아주 큰 차는 아니지만, 앞바퀴 뒤로 긴 보닛을 두고 뒤쪽을 낮게 묶어 차체가 실제보다 길게 보인다. 앞 펜더와 뒤 펜더는 둥글게 부풀어 오르고, 문과 범퍼의 경계는 차체 표면 안으로 숨긴다.

앞모습

앞모습은 알파 로메오의 방패형 그릴을 중심에 둔다. 그릴 양옆에는 네 개의 둥근 램프가 물방울 모양 홈 안에 들어간다. 방향지시등은 위쪽에 길고 얇게 놓이고, 안개등은 범퍼 아래의 가로형 흡기구 안에 묻힌다.

이 앞모습은 고전적인 알파 로메오 얼굴과 1990년대 기술 이미지를 함께 쓴다. 방패형 그릴은 브랜드의 가장 오래된 얼굴을 유지하고, 작고 깊게 들어간 램프는 당시 양산차보다 미래적인 인상을 만든다. 범퍼는 차체와 따로 붙인 부품처럼 보이지 않고, 차체 표면 일부처럼 이어진다.

차체와 색

누볼라의 차체는 직선보다 둥근 면을 중심으로 정리됐다. 측면에는 강한 캐릭터 라인이 거의 없다. 대신 보닛, 펜더, 도어, 뒤 펜더가 큰 면으로 이어지며 빛을 넓게 받는다.

차체 색은 알파 로메오의 대표색인 빨강이 아니라 하늘빛에 가까운 금속성 파랑이다. 이 색은 이름이 가진 구름 이미지를 바로 보여준다. 붉은색 스포츠카 이미지를 일부러 비켜가면서, 알파 로메오가 가진 다른 역사적 색을 끌어낸 선택이기도 하다.

조명과 디테일

뒤쪽에는 얇은 수평형 리어램프가 들어간다. 당시 기준으로는 앞선 기술이던 발광 다이오드(LED)를 사용해 램프를 가늘게 만들었다. 전면 램프와 후면 램프 모두 차체 표면 안으로 묻히는 방식이라, 누볼라의 표면은 끊어진 부품보다 하나의 덩어리에 가깝게 보인다.

휠은 18인치이며, 타이어는 미쉐린이 알파 로메오 전용 무늬로 만든 235/40 ZR 규격을 썼다. 원형 구멍이 큰 휠은 알파 로메오 특유의 전화 다이얼형 휠을 떠올리게 한다. 둥근 차체와 원형 램프, 원형 휠이 반복되면서 누볼라의 전체 인상은 부드럽지만 약하지 않게 정리된다.

실내

실내는 외장처럼 과한 장식을 피한다. 두 개의 버킷 시트가 중심이고, 계기와 조작부는 운전자 앞쪽에 단순하게 모인다. 실내 작업은 손그림보다 컴퓨터 기반 정리와 모델링을 많이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장은 과거 알파 로메오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내 제작 방식은 당시의 디지털 설계 흐름에 가깝다. 누볼라가 복고적 외형만 보여준 차가 아니라, 개발 방식까지 새롭게 실험한 콘셉트였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구조가 만든 디자인

누볼라의 핵심은 차체 아래 구조에 있다. 차는 고강도 강철 단면재를 용접해 만든 스페이스 프레임(space frame)을 바탕으로 한다. 스페이스 프레임은 여러 방향으로 이어진 뼈대가 하중을 나눠 받는 구조다. 알파 로메오는 이 뼈대에 엔진과 구동계를 담고, 그 위에 다양한 차체를 얹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방식은 쿠페 한 대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뼈대 위에 2+2 쿠페, 스포츠 왜건, 카브리올레, 스파이더, 스피드스터 같은 다른 차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누볼라의 둥근 쿠페 차체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첫 번째 예시였다.

디자이너·스튜디오

누볼라는 알파 로메오 내부 디자인 조직이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를 한 차에 묶어보려 한 프로젝트다. 외부 카로체리아가 독립적으로 그린 쇼카가 아니라, 알파 로메오 스타일 센터가 주도한 디자인 실험이었다.

발터 데 실바는 당시 알파 로메오 스타일 센터를 이끌며 전체 디자인 방향을 감독했다. 외장에는 볼프강 에거(Wolfgang Egger), 카를로 자바치(Carlo Giavazzi), 필리포 페리니(Filippo Perini)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에는 아르칸젤로 예커(Arcangelo Jeker)와 다니엘레 마세라(Daniele Masera)가 참여했다.

프로토타입 제작은 스톨라(Stola) 워크숍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일 센터에서 1:10, 1:4, 1:1 모델을 거친 뒤 실제 프로토타입 제작으로 이어졌다. 다만 일부 자동차 아카이브는 기계식 섀시 개발과 제작 주체로 I.DE.A Institute를 함께 표기한다.

계보

누볼라에는 직접적인 전작이 없다. 알파 로메오는 누볼라를 새 양산차의 선행 모델이라기보다, 브랜드 디자인 방향과 차체 제작 방식을 동시에 보여주는 실험으로 제시했다.

형태적으로는 8C 2900, 6C 2500 빌라 데스테, 줄리에타 스프린트 스페치알레, 1900 스프린트 같은 역사적 알파 로메오를 참조했다. 긴 보닛, 낮은 뒷부분, 부드러운 펜더, 중심에 선 방패형 그릴은 이 계보를 현대적으로 다시 묶은 요소다.

양산으로 이어진 직접 후속은 없었다. 다만 누볼라는 1997년 알파 로메오 156을 앞둔 시점에 공개됐고, 이후 156, 166, 147로 이어지는 알파 로메오의 더 둥근 얼굴과 표면 처리 방향을 미리 보여준 차로 자주 언급된다. 2000년대의 8C 콤페티치오네와 미토에서도 누볼라와 닮은 긴 보닛, 작은 램프, 둥근 전면 인상이 다시 거론됐다.

정보

**명칭** · 알파 로메오 누볼라(Alfa Romeo Nuvola)

**공개 시점** · 1996년 파리 모터쇼

**차종** · 2도어 2인승 쿠페 콘셉트카

**디자인 주체** · 알파 로메오 스타일 센터

**디자인 감독** · 발터 데 실바

**프로토타입 제작** · 스톨라 워크숍. 일부 자료는 I.DE.A Institute 관여도 함께 적는다

**구조** · 고강도 강철 스페이스 프레임, 별도 차체 패널

**구동 방식** · 앞 엔진, 상시 사륜구동

**변속기** · 6단 수동변속기

**엔진** · 2,492cc V6 트윈터보

**최고출력** · 304hp, 6,000rpm 기준

**최대토크** · 39.5kgm, 3,000rpm 기준

**최고속도** · 280km/h

**길이** · 4,286mm

**너비** · 1,859mm

**휠베이스** · 2,600mm

**앞 윤거** · 1,577mm

**뒤 윤거** · 1,602mm

**타이어** · 미쉐린 235/40 ZR, 18인치 휠

**제작 대수** · 1대

**양산 여부** · 양산되지 않음

**보관** · 알파 로메오 역사박물관, 이탈리아 아레세

비하인드

이름

누볼라라는 이름은 구름을 뜻한다. 동시에 알파 로메오의 전설적 레이서 타치오 누볼라리를 간접적으로 부른다. 이름 자체는 누볼라리(Nuvolari)가 아니라 누볼라(Nuvola)다.

구름은 형태를 고정하지 않는다. 알파 로메오는 이 단어를 통해 같은 뼈대 위에 여러 차체를 얹는 콘셉트를 설명했다. 이름은 단순한 감성 표현이 아니라 구조 아이디어와 연결된다.

하늘색 차체

알파 로메오 스포츠카라면 빨강이 먼저 떠오르지만, 누볼라는 하늘빛 금속색으로 공개됐다. 개발 과정에서는 여러 빨간색 후보가 준비됐으나, 피아트 그룹 경영진의 결정으로 빨강을 피한 색이 선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이 색은 누볼라라는 이름과 맞물렸다. 차체 표면의 둥근 면은 조명에 따라 밝게 바뀌었고, 구름이라는 이름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했다.

짧은 개발 기간

누볼라 개발은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다. 스케치에서 도면, 축소 모델, 실물 모델,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빠르게 이어졌다. 일부 실내 작업은 손그림 단계를 크게 줄이고, 기존 부품을 컴퓨터로 정리한 뒤 모델링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은 1990년대 자동차 디자인이 손그림과 점토 모델 중심에서 디지털 설계와 빠른 프로토타이핑으로 넘어가던 시기를 보여준다. 누볼라는 복고적인 표면을 가진 차였지만, 제작 과정은 그 시대의 새 도구를 적극적으로 쓴 사례다.

양산되지 않은 플랫폼 제안

누볼라는 실제 양산차가 되지 않았다. 알파 로메오가 제안한 스페이스 프레임 기반 코치빌딩 방식도 후속 양산 체계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누볼라가 남긴 질문은 분명했다. 브랜드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얼마나 다양한 차체와 취향을 담을 수 있는가. 1990년대 중반의 누볼라는 이 질문을 고전적 쿠페의 모습으로 꺼낸 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