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 (RIMOWA Design Prize)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21262950-6a265b267e6a29a5.webp" alt=""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21264297-fbcfd22abc5141b8.webp" data-source-url="https://www.rimowa.com/kr/ko/stories/rimowa-design-prize-2025.html" width="600" />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독일 럭셔리 여행가방 브랜드 리모와가 운영하는 신진 디자인 공모전이다. 독일 디자인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매 회차의 주제는 모빌리티(mobility)로 고정되어 있다.
이 상은 완성된 제품에 트로피를 주는 평가형 시상과 다르다. 학생의 초기 아이디어를 현업 디자이너와 기업 실무자가 함께 다듬고, 몇 달 동안 시제품으로 끌어올리는 과정형 공모전이다. 결선 진출자는 상금뿐 아니라 멘토십, 네트워킹, 발표 기회를 함께 얻는다.
리모와가 모빌리티를 주제로 삼는 이유는 브랜드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리모와는 여행가방을 만드는 회사이고, 여행가방은 사람과 물건의 이동을 전제로 한다. 다만 이 공모전에서 모빌리티는 운송 수단이나 가방에 머물지 않는다. 신체, 감각, 소통, 돌봄, 생태처럼 사람이 더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조건까지 다룬다.
모기업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다. LVMH가 패션 분야에서 신진 디자이너를 후원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산업디자인과 제품디자인 영역에서 다음 세대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제 공모전이라기보다, 독일 디자인 교육 생태계를 겨냥한 지역 기반 인재 발굴 프로그램에 가깝다.
역사·연혁
독일 디자인 유산을 내세운 출범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2022년 10월 첫 공모를 시작하며 출범했다. 첫 회는 2023년 봄까지 이어졌고, 베를린에서 결선 발표와 시상식이 열렸다. 리모와는 이 상을 독일 디자인 유산을 기리고, 미래의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개했다.
출발부터 대상은 분명했다. 리모와는 독일 디자인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열었고, 모빌리티를 공통 주제로 제시했다. 이는 독일 브랜드가 독일 디자인 교육계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브랜드 언어를 옮긴 시각 정체성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의 시각 정체성은 자크 그룹(Zak Group)이 맡았다. 로고와 심벌은 두 줄로 그은 더블 스트로크를 기반으로 하며, 리모와 알루미늄 여행가방의 평행 홈을 떠올리게 한다.
이 형태 언어는 로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상식 무대, 전시 구조, 웹사이트, 트로피까지 이어지며 공모전 전체를 리모와의 브랜드 조형과 연결한다. 리모와는 여행가방의 표면 패턴을 학생 디자인 공모전의 공간 언어로 확장했다.
문화 공간으로 옮겨 간 시상식
시상식 장소도 회차마다 베를린의 주요 문화 공간으로 옮겨 갔다. 첫 회는 노이에 내셔널갈erie에서 열렸고, 이후 제임스 지몬 갤러리, 그로피우스 바우, 쿨투어포룸으로 이어졌다.
이 장소 선택은 상의 이미지를 만든다.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대학 안에서 끝나는 학생 공모전이 아니라, 독일의 공공 문화 공간에서 신진 디자이너의 작업을 공개하는 행사로 자신을 보여준다. 제품디자인, 문화기관, 럭셔리 브랜드가 한 장면 안에 놓이는 구조다.
참여 학교의 확대
초기에는 15개 독일 디자인 대학이 참여했으나, 이후 참여 학교 수가 빠르게 늘었다. 2025년에는 39개 대학과 디자인 학교가 참여했고, 2026년에는 40개가 넘는 기관이 프로젝트를 냈다.
이 확장은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가 독일 디자인 교육계 안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얻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 상이 독일이라는 범위를 분명히 설정한다는 점도 드러낸다. 세계를 대상으로 여는 공모전이 아니라, 독일 디자인 교육의 다음 세대를 브랜드가 직접 만나는 구조다.
넓어진 주제의 범위
회차가 이어지며 수상작의 분야도 넓어졌다. 초기에는 신체와 사물의 이동, 여행, 운반에 가까운 해석이 보였다. 이후에는 불안 완화, 생리통 관리, 수어 번역, 이탄지 생태계 보전처럼 의료·돌봄·환경의 문제까지 공모전 안으로 들어왔다.
이 변화는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의 정체성을 만든다. 모빌리티는 단순한 장소 이동을 넘어, 사람이 더 안전하게 움직이고, 더 편안하게 생활하며, 더 잘 소통하고, 환경과 충돌하지 않는 방식을 찾는 문제로 넓어지고 있다.
심사·평가 기준
학생과 교수를 연결한 응모 구조
응모는 학생이 소속 대학과 연결된 상태에서 진행된다. 학생은 교수의 지원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제출하고, 제품·시스템·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제안할 수 있다. 핵심은 모빌리티라는 주제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해석하는가다.
이 구조는 개인 창작자의 자유로운 응모와 다르다. 대학, 교수, 학생, 브랜드, 멘토가 하나의 과정 안에 묶인다. 그래서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단순 공모전보다 교육과 산업을 연결하는 장치에 가깝다.
결선 이후의 멘토십
선발 과정은 여러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준결선 진출자가 추려지고, 그중 7팀이 결선에 오른다. 결선 진출자는 각자 한 명의 멘토와 짝을 이뤄 프로젝트를 발전시킨다.
이 멘토십이 상의 핵심이다. 학생은 아이디어를 설명 가능한 수준에 머물게 하지 않고, 형태와 기능, 재료, 사용 시나리오, 발표 방식까지 다듬는다. 최종 시상식에서는 완성된 시제품과 발표가 함께 평가된다.
평가 기준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창의성, 독창성, 지속성, 세계적 적합성 같은 기준을 내세운다. 여기에 포용성, 지속가능성, 사회적 영향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동한다.
이 기준은 리모와의 브랜드 언어와도 맞물린다. 리모와는 오래 쓰는 물건, 견고한 구조, 이동의 자유를 강조해 온 브랜드다. 공모전의 평가 기준도 순간적인 기발함보다, 오래 남을 수 있는 형태와 실제 문제를 다루는 태도에 더 무게를 둔다.
심사위원과 멘토의 역할
심사위원단은 디자인, 건축, 패션, 문화, 제조, 기술 분야의 현업 인사로 구성된다. 콘스탄틴 그리치치, 제바스티안 헤르크너, 안드레아스 무르쿠디스, 니크 갤웨이, 팀 리히터 같은 인물이 회차별 심사와 멘토링에 참여했다.
이들의 역할은 점수를 매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결선 진출자가 실제 발표 가능한 프로젝트를 만들도록 돕고, 학생이 현업의 언어를 경험하게 한다.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에서 심사는 평가보다 육성에 더 가깝다.
상금과 결선 구조
결선 진출자는 모두 상금을 받는다. 현행 구조에서는 우승팀이 2만 유로, 특별 언급에 해당하는 2위가 1만 유로, 나머지 결선 진출팀이 각각 5천 유로를 받는다.
이 구조는 우승자 한 명만 조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선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학생에게는 포트폴리오와 커리어의 중요한 이력이 된다. 상금보다 더 큰 보상은 멘토십, 공개 발표, 브랜드와 디자인계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경험이다.
주요 수상작·하이라이트
보조기기를 자기표현으로 바꾼 A.B.P
1회 우승작 A.B.P는 의지 액세서리를 직접 디자인하고 사고팔 수 있는 앱이다. 절단 장애인의 보조기기를 숨겨야 할 장치가 아니라, 자기표현의 일부로 다루려 한 점이 핵심이다.
이 작업은 기능 보조와 패션의 경계를 건드렸다. 의지는 결핍을 보완하는 장치로만 여겨지기 쉽지만, A.B.P는 사용자가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능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첫 우승작으로 이 프로젝트가 선정된 것은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가 모빌리티를 넓게 해석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감각 안정의 장치가 된 RO
2회 우승작 RO는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조끼형 웨어러블이다. 깊은 압박 자극과 지압점 자극을 활용해 사용자의 신체 반응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동을 외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감각의 문제로 가져왔다. 낯선 장소, 긴장되는 상황, 이동 중의 불안은 사람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RO는 그 제한을 줄이는 감각적 장치로 설계됐다.
통증을 일상 제품으로 다룬 Hottie
3회 우승작 Hottie는 생리통을 다룬 벨트형 웨어러블이다. 열 치료와 미세 전기 자극을 결합해 통증을 완화하도록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의료기기를 숨기는 방식이 아니라, 착용하고 싶은 일상 제품으로 만드는 데 있다. 반복 사용을 전제로 한 구조, 몸에 맞춘 신축성, 이동 중에도 쓸 수 있는 형태가 결합되며, 통증 관리가 생활 속 제품디자인의 문제로 바뀌었다.
관계적 이동성을 다룬 Nura
4회 우승작 Nura는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대화 장벽을 다룬 팔찌형 웨어러블이다. 팔뚝 근육의 움직임을 읽어 수어를 음성으로 바꾸고, 상대의 말은 글자로 전환한다.
이 작업은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관계적 이동성에 주목한다. 언어의 장벽을 낮추고 사회적 맥락 안으로 진입하게 돕는 기능 자체가 모빌리티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조기기를 낙인처럼 보이게 하지 않고, 착용 가능한 액세서리로 다루려 한 점도 중요하다.
생태와 이동을 연결한 Paludi Harvester
4회 특별 언급을 받은 Paludi Harvester는 이탄지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갈대를 수확하는 자율 농기계다. 의료·웨어러블 중심의 수상 흐름과 달리, 환경과 농업, 기후 문제를 모빌리티의 언어로 풀었다.
이 작업은 움직이는 기계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어떻게 일할 수 있는지 묻는다. 모빌리티가 빠른 이동이나 편리한 운송이 아니라, 생태계를 지키며 작동하는 방식까지 포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 공간으로 확장된 시상식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수상작뿐 아니라 전시와 무대 연출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낸다. 리모와 케이스의 평행 홈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 알루미늄의 질감, 수평으로 쌓인 형태가 회차별 공간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 무대 연출은 공모전의 성격을 강화한다. 학생의 시제품은 단순히 테이블 위에 놓이지 않고, 리모와가 구축한 산업적이고 정제된 공간 안에서 발표된다. 수상작, 브랜드, 장소가 하나의 전시 경험으로 묶인다.
위상과 비판
독일 신진 산업디자이너의 등용문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짧은 기간 안에 독일 신진 산업디자이너를 위한 주요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참여 학교가 빠르게 늘었고, 결선 무대는 베를린의 주요 문화 공간에서 열렸다.
이 상의 강점은 학교 안의 아이디어를 산업 현장의 언어로 옮기는 데 있다. 학생은 브랜드, 제조, 기술, 문화계 인사 앞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검증받는다. 디자인 교육과 실무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구조다.
상금보다 과정
상금 규모만 보면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LVMH 프라이즈 같은 패션 분야 대형 상과 비교하기 어렵다. 우승 상금은 2만 유로로, 상의 핵심 가치는 금액보다 과정과 노출에 있다.
이는 약점이자 정체성이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큰 상금만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실제 프로토타입으로 다듬는 과정, 현업 전문가의 피드백, 다음 기회를 열어 줄 네트워크다.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이 과정을 브랜드가 제공한다는 점에서 힘을 얻는다.
독일 한정 공모의 장단점
응모 자격이 독일 디자인 대학 재학생으로 제한된 점은 논쟁적이다. 국제 브랜드가 운영하지만, 공모전 자체는 독일 교육 생태계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국제 디자인 공모전이라고 부르기에는 범위가 좁다.
다만 이 제한은 우연한 한계라기보다 의도된 설계에 가깝다. 리모와는 독일 디자인 유산을 강조하고, 독일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다음 세대의 산업디자인을 지원한다. 폭은 좁지만, 집중도는 높다.
고정 주제의 한계
모든 회차가 모빌리티를 주제로 삼는 점도 평가가 갈린다. 한쪽에서는 같은 주제를 반복하면서 학생들이 매년 다른 해석을 쌓아 간다는 점을 장점으로 본다. 실제 수상작은 의지, 불안, 생리통, 수어, 이탄지 수확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퍼졌다.
하지만 모빌리티라는 단일 주제는 상상력의 출발선을 제한한다. 아무리 개념을 넓게 해석하더라도, 결국 브랜드가 설정한 이동과 장인성의 테두리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브랜드 후원의 긴장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신진 디자이너를 돕는 프로그램이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시상식 장소, 멘토 구성, 무대 디자인, 보도 콘텐츠는 모두 리모와가 어떤 브랜드인지 보여주는 접점이 된다.
이 점은 브랜드 후원형 디자인상의 공통된 긴장이다. 후원이 있기 때문에 학생은 멘토십과 전시 기회를 얻는다. 동시에 상의 메시지는 리모와가 말하고 싶은 독일 디자인, 모빌리티, 지속성, 장인성의 틀 안에서 정리된다.
시제품 이후의 과제
수상작 대부분은 아직 시제품 단계에 머문다. 의료·돌봄·안전·환경을 다루는 작업은 실제 제품화로 가려면 인증, 생산, 가격, 유지 관리, 사용자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의 다음 과제는 발굴한 아이디어가 이후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일이다. 결선 발표 이후의 후속 개발, 제조사 협업, 실제 사용자 검증이 쌓일수록 이 상의 신뢰도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역대 정보
2023년: 제1회가 베를린 노이에 내셔널갈erie에서 열렸다. 우승은 노아 그르기치의 A.B.P가 받았다. 특별 언급은 예세 야콥센과 파울 마이어의 Frame for All이 받았다.
2024년: 제2회가 베를린 제임스 지몬 갤러리에서 열렸다. 우승은 야네 크라이머의 RO가 받았다. 특별 언급은 다니엘라 린덴베르가의 IXO가 받았다.
2025년: 제3회가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에서 열렸다. 우승은 엘리자베트 로렌츠와 마르크 하클렌더의 Hottie가 받았다. 특별 언급은 닐스 크레머와 톰 켐터의 Standalone이 받았다.
2026년: 제4회가 베를린 쿨투어포룸에서 열렸다. 우승은 자무엘 나겔과 파울 파일러의 Nura가 받았다. 특별 언급은 니클라스 헤닝의 Paludi Harvester가 받았다.
현행 상금 구조는 우승 2만 유로, 특별 언급 1만 유로, 나머지 결선 진출팀 각 5천 유로다. 주제는 1회부터 4회까지 모두 모빌리티이며, 결선은 매 회 7팀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