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 (Battery Electric Vehicle)
개요·정의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07233193-540ff416e31ef843.webp" alt="Electric car batteries" data-orientation="free"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07233819-4bd5afd367410ee3.webp" data-source-url="https://www.carmagazine.co.uk/electric/ev-car-battery-capacity-tech/" width="600" />
BEV는 Battery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배터리 전기차 또는 순수 전기차라고 부른다.
구동용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로 전기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자동차다. 내연기관을 싣지 않고, 휘발유, 경유, 수소 같은 별도 주행 에너지를 차 안에 저장하지 않는다. 배터리는 충전구를 통해 외부 전원에서 전기를 받아 충전한다.
BEV는 EV의 하위 개념이다. EV는 전기를 동력으로 쓰는 자동차를 넓게 부르는 말이고, BEV는 엔진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바퀴를 굴리는 차를 가리킨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HEV, 외부 충전과 엔진을 함께 쓰는 PHEV, 수소와 연료전지로 전기를 만드는 FCEV와 구분할 때 BEV라는 약어를 쓴다.
BEV에는 배기구가 없어 주행 중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자동차 제조, 배터리 생산, 전기 생산, 충전 인프라까지 포함하면 전체 배출량은 지역과 전력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BEV는 차 한 대의 동력계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배터리 공급망과 전력망까지 함께 묶이는 이동 기술이다.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천만 대를 넘었고, 전체 신차 판매의 25퍼센트를 차지했다. 이 통계의 전기차는 BEV와 PHEV를 함께 포함한다. 같은 해 BEV는 전기차 판매의 65퍼센트를 차지했다. 2020년대 중반 이후 BEV는 실험적 구동 방식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주요 설계 기준 중 하나가 됐다.
물성·특성
배터리 저장 에너지
BEV의 주행 에너지는 구동용 배터리에 저장된다. 배터리는 차체에서 가장 무겁고 비싼 부품 중 하나이며, 주행거리, 충전 속도, 차체 무게, 실내 바닥 높이에 직접 영향을 준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지만, 차체 무게와 가격도 함께 오른다. 배터리팩은 셀, 모듈, 냉각 장치, 전기 배선, 보호 케이스로 구성되며 충돌 시 변형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BEV 설계에서는 배터리를 단순한 에너지 저장 장치가 아니라 차체 구조의 일부로 다룬다.
전기모터 구동
전기모터는 낮은 회전수부터 큰 힘을 낼 수 있다. 이 특성 때문에 BEV는 출발 반응이 빠르고,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차체가 밀려 나가는 느낌을 만들기 쉽다.
내연기관차는 엔진 회전수와 토크가 일정한 영역에서 맞물려야 힘을 내지만, 전기모터는 더 넓은 영역에서 힘을 바로 낸다. 그래서 BEV는 여러 단의 변속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고, 모터와 감속기를 차축 가까이에 배치해 구동계를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회생제동
BEV는 속도를 줄일 때 전기모터를 발전기처럼 돌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운동에너지 일부가 전기로 바뀌어 배터리로 돌아간다. 이를 회생제동이라고 부른다.
회생제동은 도심 주행에서 효과가 크다. 정지와 출발이 반복될수록 버려지는 에너지를 일부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생제동 강도를 높이면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지 않아도 차가 빠르게 감속하므로, 운전 감각과 승차감까지 달라진다.
바닥 배터리와 무게중심
많은 BEV는 배터리팩을 차체 바닥 아래에 넓게 배치한다. 이 구조는 무거운 배터리를 낮은 위치에 놓아 무게중심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바닥 배터리는 실내 아래를 차지하므로 차체 바닥 높이에도 영향을 준다. 승용차에서는 좌석 위치와 지붕 높이를 함께 조정해야 하고, SUV에서는 두꺼운 바닥 구조를 실내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처리해야 한다. BEV 비례는 배터리 두께와 차체 높이의 균형에서 크게 달라진다.
열관리와 효율
BEV는 배터리와 모터, 인버터, 충전 장치의 온도를 일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배터리는 너무 차가우면 충전 속도와 출력이 떨어지고, 너무 뜨거우면 성능과 수명에 부담이 생긴다.
주행거리도 배터리 용량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차체 무게, 공기저항, 타이어, 냉난방 사용, 주행 속도, 외부 온도가 함께 작용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공기저항이 커지고, 겨울철에는 배터리 온도와 실내 난방 때문에 전력 소모가 늘어난다.
전압 체계와 충전 속도
BEV의 충전 속도는 배터리 용량, 차량 전압 체계, 충전기 출력, 배터리 온도, 배터리 잔량에 따라 달라진다. 완속 충전에서는 차량 안의 온보드 충전기가 교류 전기를 직류로 바꿔 배터리에 저장한다. 급속 충전에서는 외부 충전기가 직류 전기를 만들어 차량 배터리로 바로 보낸다.
400볼트 체계는 오랫동안 승용 BEV의 기본 구조로 쓰였다. 800볼트 체계는 같은 출력에서 전류 부담을 줄이고 케이블 단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포르쉐 타이칸, 현대차그룹 E-GMP 기반 모델처럼 800볼트 계열 구조를 쓰는 차들은 고출력 급속 충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소음과 진동
BEV는 엔진 폭발음과 배기음이 없다. 정차 중에는 조용하고, 저속 주행에서도 기계적 진동이 적다. 이 특성은 고급차와 도심형 차에서 실내 정숙성을 높이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엔진음이 사라지면 타이어 소음, 풍절음, 모터 고주파음, 실내 잡소리가 더 쉽게 드러난다. BEV의 정숙성은 소리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전에는 엔진음에 묻혔던 소리를 더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뜻에 가깝다.
구조·작동 방식
전용 플랫폼
BEV 전용 플랫폼은 배터리, 모터, 인버터, 냉각 장치, 충돌 구조를 처음부터 전기차 기준으로 배치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배터리와 모터를 얹는 개조형 전기차보다 실내 공간과 차체 비례를 더 자유롭게 짤 수 있다.
전용 플랫폼은 긴 휠베이스, 짧은 오버행, 평평한 바닥을 만들기 쉽다. 엔진룸과 변속기 터널이 줄어들기 때문에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센터 콘솔, 적재 공간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 BEV 디자인의 변화는 이 플랫폼 구조에서 시작된다.
배터리팩 설계
배터리팩은 차체 바닥 아래에 넓게 깔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배터리 셀을 어떻게 묶고, 냉각판과 보호 케이스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차체 두께와 무게가 달라진다.
배터리팩은 외부 충격, 침수, 열폭주, 하부 충돌을 견뎌야 한다. 차체 측면과 바닥에는 배터리를 보호하는 보강 구조가 들어간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배터리팩은 단순 부품이 아니라 차체 강성, 충돌 안전, 실내 패키징을 함께 결정하는 중심 구조다.
전력 변환과 구동계
배터리는 직류 전기를 저장하고, 전기모터는 대개 교류 전기로 움직인다. 인버터는 이 둘 사이에서 전기를 변환하고, 모터 출력과 회생제동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전기모터는 앞차축, 뒷차축, 또는 앞뒤 차축에 나뉘어 들어간다. 후륜구동 BEV는 뒷차축에 모터를 두고, 사륜구동 BEV는 앞뒤에 모터를 배치한다. 이 구조는 프로펠러 샤프트와 복잡한 변속기 없이 구동력을 나눌 수 있게 한다.
열관리 시스템
BEV는 배터리, 모터, 인버터, 충전 장치를 각각 관리하는 냉각 회로를 갖춘다. 고출력 주행과 급속 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 온도가 크게 오르기 때문에 냉각 성능이 충전 속도와 성능 유지에 직접 영향을 준다.
겨울철에는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데우는 과정도 중요하다. 배터리 예열 기능과 히트펌프는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주요 장치다. 전기차의 열관리는 엔진 냉각보다 넓은 범위를 다루며, 실내 공조와 배터리 상태를 함께 조절한다.
충전 시스템
BEV 충전 시스템은 충전구, 온보드 충전기, 고전압 배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완속 충전은 주차 시간과 생활 패턴에 맞춰 배터리를 채우는 방식이고, 급속 충전은 장거리 이동 중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전력을 넣는 방식이다.
충전 성능은 충전기 최대 출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차량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전력, 배터리 온도, 충전 잔량, 충전소 전력 상태가 함께 작용한다. 그래서 실제 충전 시간은 홍보 수치보다 사용 환경에 더 크게 좌우된다.
소프트웨어 제어
BEV는 배터리 잔량, 회생제동, 열관리, 충전 계획, 모터 출력 배분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한다. 내비게이션과 충전 계획이 연결되면 목적지까지 필요한 충전 횟수와 배터리 예열 시점을 계산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차량의 주행 감각도 바꾼다. 가속 페달 반응, 회생제동 강도, 주행 모드, 충전 제한, 배터리 보호 로직이 모두 전자 제어를 거친다. BEV는 기계 구조와 소프트웨어 설정이 함께 차의 성격을 만든다.
디자인에서의 활용
차체 비례
BEV 전용 플랫폼은 자동차의 기본 비례를 바꾼다. 엔진룸이 줄어들고, 배터리가 바닥으로 내려가며, 휠베이스를 길게 잡기 쉬워진다. 이 구조는 내연기관차보다 실내 길이를 더 크게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는 전기차 전용 설계의 대표적인 인상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배터리팩 두께 때문에 바닥이 높아질 수 있어, 차체 높이와 루프라인을 함께 조정해야 한다. BEV 디자인은 낮은 무게중심과 두꺼운 바닥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다.
실내 구조
BEV는 변속기 터널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어 실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기 쉽다. 이 구조는 뒷좌석 발 공간, 센터 콘솔, 수납 구조, 좌석 이동 방식에 영향을 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는 실내를 먼저 짜고 그에 맞춰 차체 비례를 조정하는 접근이 가능해졌다. 움직이는 센터 콘솔, 앞뒤로 열린 바닥, 라운지형 좌석 배치, 넓은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BEV의 패키징 변화에서 나온 디자인 요소다.
전면부 디자인
BEV는 큰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하지 않다. 냉각 공기가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연기관차처럼 엔진 냉각을 위해 전면부 대부분을 여는 구조와는 다르다.
막힌 전면 패널, 얇은 램프 그래픽, 공기 흡입구를 줄인 범퍼, 충전구 위치는 BEV 전면부 디자인의 주요 요소가 됐다. 브랜드는 그릴 대신 램프와 패널 면 처리, 엠블럼, 주간주행등 그래픽으로 전기차의 인상을 만든다.
공기역학
BEV는 고속 주행에서 공기저항이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준다.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키우면 무게와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차체 형상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는 설계가 중요해졌다.
낮은 후드, 매끈한 하부, 플러시 도어 핸들, 에어로 휠, 리어 스포일러,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차체 형태는 BEV에서 자주 쓰이는 공기역학 요소다. 이 요소들은 주행거리뿐 아니라 전기차의 시각적 인상도 만든다.
디지털 접점
BEV는 충전, 주행 가능 거리, 배터리 온도, 충전소 검색, 회생제동 설정처럼 운전자가 확인해야 할 정보가 많다. 그래서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앱, 충전 화면의 역할이 커진다.
주유소에서 짧게 연료를 넣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BEV는 주차와 충전이 연결된다. 사용자는 집, 회사, 고속도로, 쇼핑몰에서 충전 상태를 계속 확인한다. 이 때문에 BEV 디자인은 차체와 실내뿐 아니라 충전 화면, 앱 알림, 경로 안내까지 함께 다룬다.
충전 경험
BEV의 충전구 위치와 충전 케이블 접근성은 실제 사용성을 크게 좌우한다. 충전구가 앞에 있는지, 뒤에 있는지, 좌우 어느 쪽에 있는지에 따라 주차 방향과 케이블 동선이 달라진다.
충전 중에는 사용자가 차 안에 머물거나 주변 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이 생긴다. 그래서 BEV는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대기 시간과 충전 장소까지 포함한 사용 경험으로 확장된다. 전기차 브랜드가 라운지형 실내, 대형 디스플레이, 충전 예약, 배터리 예열 기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 적용 사례
제너럴 모터스 EV1
제너럴 모터스 EV1은 1990년 공개된 임팩트 콘셉트에서 이어진 전기차다. GM은 EV1을 기존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개조형이 아니라 전기 구동 전용 차로 설계했다.
낮은 차체, 뒤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차체, 덮인 뒤 휠아치, 지붕 패널 아래에 넣은 안테나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EV1은 1996년부터 리스 고객에게 인도됐고, 일반 판매 모델은 아니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미국사박물관은 GM이 EV1 1,117대를 만들었고, 대부분을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조지아 소비자에게 리스했다고 설명한다. EV1은 대형 완성차 회사가 현대적인 전기차 전용 설계를 실제 도로용 차로 만든 초기 사례다.
닛산 리프
닛산 리프는 2010년 12월 도로에 나왔다. 닛산은 리프를 세계 최초의 대중 시장용 전기차로 설명한다.
리프는 고가 스포츠카나 실험차가 아니라 가족용 해치백에 가까운 형태로 BEV를 시장에 내놓았다. 초기 리프는 오늘날 BEV보다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이 제한적이었지만, 전기차를 일상용 자동차로 받아들이게 만든 기준점이 됐다.
리프 이후 소비자와 매체는 전기차를 미래 기술이 아니라 가격, 충전, 배터리 열관리, 주행거리, 실내 공간을 함께 따져야 하는 실제 상품으로 보기 시작했다.
테슬라 모델 S
테슬라 모델 S는 BEV 전용 플랫폼이 자동차 비례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널리 알린 모델이다. 배터리팩을 바닥 아래에 배치하고, 전기 구동계를 차체 하부에 모아 낮은 무게중심과 넓은 실내를 함께 만들었다.
모델 S는 엔진과 변속기 터널이 없는 구조를 프리미엄 세단에 적용했다. 앞쪽에는 추가 적재 공간을 만들었고, 실내는 같은 차급의 내연기관 세단보다 더 개방적인 구성을 취했다. 이후 바닥 배터리와 긴 휠베이스는 BEV 전용 설계의 대표적인 조합으로 굳어졌다.
BMW i3
BMW i3는 BEV를 작은 도심형 차로 풀어낸 사례다. BMW는 배터리 무게를 줄이기 위해 차체 구조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썼다. BMW 공식 자료에 따르면 i3는 알루미늄 드라이브 모듈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중심의 라이프 모듈로 나뉜다.
i3는 일반 해치백과 다른 비례를 가졌다. 앞뒤 길이는 짧고 차체는 높았으며, 유리 면적을 넓게 잡았다. 뒤쪽에는 코치 도어를 적용했고, B필러를 없애 승하차 동선을 다르게 만들었다. BMW는 전기차를 기존 1시리즈나 3시리즈의 파생형으로 만들지 않고, 별도 차체와 별도 실내 구성을 가진 도시형 전기차로 내놓았다.
포르쉐 타이칸
포르쉐 타이칸은 고성능 BEV에서 전압 체계와 열관리가 디자인과 성능을 함께 바꾸는 사례다. 타이칸은 양산 전기 스포츠 세단으로는 이른 시기에 800볼트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 시간, 케이블 무게, 고출력 주행 지속성을 주요 장점으로 내세웠다.
타이칸은 전기차지만 전통적인 스포츠 세단의 낮은 차체 비례를 유지했다. 배터리팩 안에는 뒷좌석 탑승자의 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풋 개러지를 두었고, 낮은 루프라인과 실내 착좌 자세를 함께 조정했다. 이 차는 BEV가 조용하고 효율적인 차에 머물지 않고, 고성능 브랜드의 주행 감각을 새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실내 공간과 외형 비례를 바꾼 대표 사례다. 아이오닉 5는 E-GMP를 바탕으로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고, 3,000mm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2024년 부분변경 이후에도 휠베이스 3,000mm는 유지됐다.
아이오닉 5는 엔진룸 중심의 내연기관차 비례에서 멀어진다. 앞뒤 오버행을 짧게 잡고, 넓은 실내 바닥과 움직이는 센터 콘솔을 통해 좌석 사이 이동과 수납 방식을 바꿨다. 이 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동력계 변화뿐 아니라 공간 설계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대중에게 보여준 사례다.
장단점·한계
BEV의 가장 큰 장점은 구동계 단순화와 주행 중 배출가스 제거다. 엔진, 배기계, 연료탱크, 복잡한 변속기 구조가 줄어들면서 차체 하부와 실내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 전기모터의 빠른 반응과 회생제동은 도심 주행에서 높은 효율과 다른 운전 감각을 만든다.
실내 정숙성도 큰 장점이다. 엔진 소음과 진동이 사라지면서 차 안에서 대화, 음악, 디지털 안내가 더 또렷하게 전달된다. 이 특성은 고급차, 도심형 이동 수단, 자율주행 보조 기능이 강한 차에서 브랜드 경험을 바꾸는 요소가 된다.
한계는 배터리에서 시작된다. 배터리는 비싸고 무겁고, 온도에 민감하다.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는 배터리 용량만이 아니라 외부 온도, 충전기 출력, 배터리 예열, 고속 주행 비중에 따라 달라진다. 장거리 이동에서는 충전 인프라와 충전 시간도 실제 상품성을 좌우한다.
제조와 공급망 부담도 크다.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같은 배터리 원료 수급과 배터리 생산 과정이 가격과 환경성을 흔든다. 전기 생산 방식이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BEV의 전체 배출 저감 효과도 줄어든다.
디자인 관점에서는 바닥 배터리가 장점이자 제약이다. 낮은 무게중심과 넓은 실내를 만들 수 있지만, 배터리 두께 때문에 바닥이 높아지고 차체가 두꺼워질 수 있다. 세단과 스포츠카에서는 착좌 자세와 루프라인을 함께 풀어야 하고, SUV에서는 무거운 차체와 큰 배터리가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관련 기술·용어
EV
EV는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전기를 동력으로 쓰는 자동차를 넓게 부르는 말이다. 일상에서는 EV가 순수 전기차를 뜻하는 말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정책과 통계에서는 BEV와 PHEV를 함께 묶는 경우가 많다.
HEV
HEV는 Hybrid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라고 부른다. 엔진이 주동력이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는 보조 동력으로 쓰인다. 외부 충전구가 없어 운전자가 직접 충전하지 않는다.
PHEV
PHEV는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고 부른다. 외부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고, 엔진도 함께 쓴다. 짧은 거리는 전기로 달릴 수 있지만, 배터리 전기가 줄거나 큰 힘이 필요하면 엔진이 개입한다.
FCEV
FCEV는 Fuel Cell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수소전기차 또는 수소연료전지차라고 부른다. 차에 수소를 충전하고, 연료전지에서 만든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 BEV처럼 모터로 달리지만, 외부 충전 배터리를 주동력으로 쓰는 차는 아니다.
EREV
EREV는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의 약자다. 일반적으로 전기모터가 주행을 맡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로 쓰이는 구조를 가리킨다. 제조사와 시장에 따라 PHEV의 한 형태로 묶이기도 한다.
ICE
ICE는 Internal Combustion Engine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내연기관을 뜻한다. 휘발유, 경유, 가스 같은 연료를 태워 피스톤이나 터빈을 움직이는 엔진이다. BEV와 비교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반대 개념이다.
ZEV
ZEV는 Zero Emission Vehicle의 약자다. 주행 중 배기구에서 오염물질을 내보내지 않는 차를 뜻한다. BEV와 FCEV가 여기에 들어간다. 다만 ZEV는 주행 중 배출만 보는 표현이므로, 전기 생산과 배터리 제조까지 포함한 전체 배출량과는 구분해야 한다.
E-GMP
E-GMP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배터리, 모터, 차체, 섀시 구조를 전기차 기준으로 설계한 구조이며,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기아 EV6, 기아 EV9 등 여러 BEV에 쓰였다.
800볼트 시스템
800볼트 시스템은 기존 400볼트 계열 전기차보다 높은 전압을 쓰는 전기차 구조다. 같은 전력을 보낼 때 전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케이블 단면, 발열, 고출력 충전 설계에서 유리하다. 다만 차량과 충전 인프라가 모두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장점이 제대로 나온다.
회생제동
회생제동은 감속할 때 전기모터를 발전기처럼 돌려 운동에너지 일부를 배터리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BEV와 HEV, PHEV에서 모두 쓰인다. BEV에서는 주행 효율뿐 아니라 가속 페달 조작감과 승차감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배터리 셀의 전압, 온도, 충전 상태, 열화 상태를 감시하고 제어하는 전자 제어 장치다. 배터리 수명, 충전 속도, 안전성, 출력 제한을 좌우한다.
열관리
열관리는 배터리, 모터, 인버터, 충전 장치, 실내 공조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BEV에서는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겨울철 성능, 고속 주행 후 출력 유지에 직접 영향을 준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배터리팩을 차체 바닥에 넓게 깔고, 모터와 구동 부품을 앞뒤 차축 가까이에 배치한 전기차 구조를 가리킨다. 낮은 무게중심과 넓은 실내를 만들기 쉽지만, 배터리 두께와 차체 높이 조율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