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어바니즘 (New Urbanism)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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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어바니즘(New Urbanism)은 1980년대 미국에서 형성돼 1990년대에 조직화된 도시설계·도시계획 운동이다. 주거지와 상업지, 업무지, 학교를 멀리 떼어 놓고 넓은 도로와 주차장으로 연결한 자동차 중심 교외 개발을 비판했다. 걷기 좋은 거리와 짧은 블록, 다양한 주택, 동네 중심부, 광장과 공원, 대중교통을 한 생활권 안에 다시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뉴 어바니즘은 붉은 벽돌과 현관 포치, 경사지붕을 사용하는 건축 양식으로 자주 오해받는다. 초기 사례가 미국 전통 마을의 외형을 적극적으로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의 중심은 개별 건물의 스타일보다 거리와 블록, 건물 입구, 주차 위치, 용도 배치가 공공공간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있다. 현대적인 외관을 사용하더라도 건물이 보도를 감싸고 보행자가 일상 기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뉴 어바니즘 원칙과 양립할 수 있다.

이 운동은 완성된 도시를 한 번에 그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주민과 행정, 개발자, 설계자가 짧은 기간에 함께 계획안을 만드는 샤렛, 건물의 용도보다 거리와 맞닿는 형태를 규정하는 형태기반코드(Form-Based Code), 교통과 토지 이용을 함께 설계하는 대중교통지향개발(TOD)을 실무 도구로 발전시켰다. 도시 형태가 사회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일상적인 만남과 이동을 지지하는 물리적 구조가 없으면 공동체와 지역 경제도 유지되기 어렵다고 본다.

역사·전개

교외 확산과 도시 해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는 단독주택 단지, 쇼핑몰, 업무단지, 학교를 각각 분리하고 고속도로로 연결하는 개발이 빠르게 퍼졌다. 도시는 넓어졌지만 자동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워졌고, 기존 도심과 전통적인 상업 거리는 투자에서 밀려났다. 도시재개발은 낡은 동네를 통째로 철거하고 초대형 블록과 고층 건물을 세우면서 기존 가로망과 지역 공동체를 끊기도 했다.

제인 제이컵스와 윌리엄 H. 와이트는 작은 블록과 다양한 용도, 거리의 보행자와 상점이 도시의 안전과 활력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공간 관계를 패턴으로 정리했고, 레온 크리에를 비롯한 유럽 건축가는 근대 도시계획이 분리한 거리와 광장, 건물의 관계를 다시 살펴봤다. 뉴 어바니즘은 이처럼 서로 다른 도시 비판과 설계 연구를 실제 개발 방식으로 묶으며 형성됐다.

시사이드와 전통적 근린주구 개발

1981년부터 조성된 미국 플로리다의 시사이드는 뉴 어바니즘을 널리 알린 초기 사례다. 앙드레 듀아니와 엘리자베스 플래터자이벅은 해변 휴양지를 보행 가능한 작은 마을로 계획하고, 중심 광장과 상점, 짧은 블록, 현관이 거리를 향한 주택, 뒤쪽 골목 주차를 결합했다. 당시에는 신고전주의 계획 또는 전통적 근린주구 개발(Traditional Neighborhood Development, TND)로 불렸지만, 자동차 교외에서도 전통 도시의 구조를 새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1980년대에는 도심 안의 소규모 재개발, 전통적 근린주구 개발, 대중교통지향개발이라는 세 흐름이 동시에 성장했다. 1988년 계획된 켄틀랜즈는 대규모 교외 개발에 혼합 용도와 골목, 보조주택을 적용했고, 피터 칼솝는 철도역과 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주거와 업무를 모으는 대중교통지향개발을 체계화했다.

CNU와 헌장

스테파노스 폴리조이데스는 1991년 이 흐름을 가리켜 뉴 어바니즘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1993년 앙드레 듀아니, 엘리자베스 플래터자이벅, 피터 칼솝, 다니엘 솔로몬, 스테파노스 폴리조이데스, 엘리자베스 뮬이 첫 회의를 열고 뉴 어바니즘 회의(Congress for the New Urbanism)를 조직했다. 이들은 근대건축국제회의가 근대 도시계획을 확산시켰던 방식을 참고하되, 그 결과로 나타난 용도 분리와 초대형 블록을 되돌리는 데 목표를 뒀다.

1996년 채택된 뉴 어바니즘 헌장은 광역권, 근린·지구·회랑, 블록·거리·건물이라는 세 규모에 걸쳐 27개 원칙을 정리했다. 도심 재생과 교외 개편, 자연환경 보전, 다양한 소득과 주택 유형, 보행과 대중교통, 접근 가능한 공공공간을 하나의 문제로 묶었다. 특정 건축 양식을 강제하기보다 건물이 거리와 공공공간을 분명하게 만들고 지역의 기후와 역사, 건축 관행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공공정책과 실무 도구

1990년대 미국 주택도시개발부는 낡은 공공주택 단지를 재편하는 HOPE VI 프로그램에 뉴 어바니즘 원칙을 적용했다. 고립된 고층동과 초대형 블록을 철거하고 기존 도시의 거리와 연결된 저층·중층 주택, 다양한 주택 유형, 공원과 상업시설을 배치했다. 뉴 어바니즘은 민간 휴양도시의 외형을 만드는 운동에서 공공주택과 도시재생을 다루는 정책 도구로 넓어졌다.

2000년대에는 형태기반코드와 완전도로(Complete Streets), 대중교통지향개발, 교외 재편이 확산됐다. 형태기반코드는 주거·상업처럼 용도를 먼저 나누는 기존 지역지구제보다 건물 높이와 입면 위치, 보도와 차도의 관계, 공공공간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운동은 이후 빈 땅에 새 마을을 짓는 방식에서 기존 도심과 교외 쇼핑몰, 주차장, 산업부지를 촘촘한 생활권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디자인 특징·시그니처

걸어서 닿는 생활권

뉴 어바니즘은 집에서 상점, 학교, 공원, 대중교통 정류장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일상 기능을 가까이 배치한다. 근린에는 중심과 경계가 있으며, 중심에는 광장이나 공원, 상점, 도서관, 학교 같은 공동시설을 둔다. 주거만 끝없이 이어지는 단지보다 하루의 여러 활동이 겹치는 생활권을 만든다.

보행 거리는 단순히 반경을 그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건물 입구가 보도를 향하고, 1층에 창과 출입구가 이어지며, 횡단거리가 짧고 그늘과 가로수가 있어야 실제로 걷게 된다. 주차장은 건물 앞을 차지하지 않고 뒤쪽이나 골목, 내부 블록에 배치해 보행자가 건물과 직접 마주치게 한다.

짧은 블록과 연결된 거리

막다른 골목과 넓은 간선도로에 의존하는 교외 단지와 달리, 뉴 어바니즘은 여러 방향으로 이어지는 가로망을 만든다. 블록이 짧으면 보행자는 목적지까지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자동차도 한 도로에 몰리지 않는다. 작은 거리는 차의 속도를 낮추면서도 전체 도로망의 연결은 늘린다.

가로 단면 역시 자동차 통행량만으로 정하지 않는다. 보도와 자전거, 가로수, 노상주차, 상점 앞 공간을 함께 배치하고, 건물 높이와 거리 폭이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게 맞춘다. 도로를 이동 통로이면서 사람들이 머무는 공공공간으로 다루는 것이다.

혼합 용도와 다양한 주택

한 건물과 한 블록, 한 근린 안에 주거와 상업, 업무, 공공시설을 섞는다. 상점 위의 주택과 골목의 소형 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단독주택을 가까이 두면 연령과 가구 규모, 소득이 다른 사람이 같은 생활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주택 유형의 다양성은 외관의 차이보다 거주 선택지를 늘리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작은 주택과 임대주택을 배치했다고 실제 가격이 자동으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토지가격과 금융, 공공지원, 임대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헌장이 말하는 소득 다양성이 현실에 가까워진다.

거리에서 시작하는 건축

뉴 어바니즘은 건축물을 대지 중앙에 따로 놓기보다 거리와 광장의 경계를 만드는 요소로 본다. 건물 전면선과 높이, 출입구, 현관, 창, 담장, 처마가 보행 공간을 어떻게 감싸는지 중요하게 다룬다. 개별 건물이 독창적인 형태를 가져도 주변 거리와 단절되면 좋은 도시를 만들기 어렵다고 본다.

형태기반코드는 이러한 관계를 법규로 옮긴다. 건물 용도만 규정하는 대신 보도에서 건물까지의 거리, 1층의 투명도, 주차장 위치, 블록과 가로의 형태를 정해 여러 개발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건물을 지어도 거리의 기본 구조가 이어지게 한다.

샤렛과 공동 설계

샤렛(Charrette)은 짧은 기간 동안 설계자와 행정, 주민, 개발자, 사업자가 한 장소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계획안을 반복해 수정하는 방식이다. 계획이 거의 끝난 뒤 주민 의견을 받는 절차와 달리, 거리와 공원, 건물 유형, 교통, 사업성을 초기부터 함께 다룬다.

뉴 어바니즘은 아름다운 마스터플랜만으로 도시가 바뀌지 않는다고 봤다. 계획과 법규, 도로 기준, 금융, 단계별 개발이 서로 맞아야 실제 공간이 만들어진다. 샤렛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빠르게 드러내고, 그림과 모형을 통해 선택의 결과를 바로 비교하는 실무 도구로 발전했다.

주요 사례

시사이드

시사이드(Seaside, 1981~)는 개발자 로버트 데이비스가 플로리다 해안에 조성한 휴양도시로, 앙드레 듀아니와 엘리자베스 플래터자이벅이 마스터플랜을 맡았다. 중심 광장에서 해변과 주거지로 짧은 거리가 뻗고, 집마다 현관과 포치가 거리를 향한다. 자동차는 주택 뒤편 골목으로 들어가 보행자가 건물 앞과 직접 마주치게 했다.

건물은 여러 설계자가 맡았지만 높이와 지붕, 현관, 대지 경계에 관한 코드를 따라 거리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뉴 어바니즘의 공간 원리를 대중에게 알린 대표작이지만 휴양지와 고가 부동산으로 성장하면서, 일상적인 도시 공동체보다 잘 관리된 이미지 상품에 가깝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켄틀랜즈

켄틀랜즈(Kentlands, 1988~)는 미국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에 계획된 대규모 전통적 근린주구 개발이다. 두아니 플래터자이벅이 샤렛을 통해 기존 농장 건물과 지형을 계획에 남기고, 상업 중심과 학교, 공원, 단독주택, 연립주택, 아파트를 연결했다. 352에이커 규모의 교외 개발을 막다른 단지 여러 개가 아니라 서로 이어진 근린으로 구성했다.

주택 뒤쪽 골목과 차고 위 부속 주거(ADU)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도 중요하다. 차고 문이 거리 전면을 차지하지 않게 하고, 작은 임대주택과 작업 공간을 추가할 수 있게 했다. 뉴 어바니즘이 작은 휴양마을의 실험을 대도시권 교외 개발의 규모로 옮긴 사례다.

오렌코 스테이션

오렌코 스테이션(Orenco Station, 1997~)은 미국 오리건주 힐즈버러의 경전철역 주변에 조성된 대중교통지향형 근린이다. 역 가까이에 공동주택과 연립주택, 상점, 사무공간을 모으고, 역에서 멀어질수록 주택 밀도를 낮췄다. 주차장 중심의 교외 개발지에서도 철도와 보행을 일상의 이동 수단으로 만들 수 있도록 계획했다.

오렌코 스테이션은 뉴 어바니즘이 전통적인 마을 외형만 다루는 운동이 아니라 교통과 토지 이용을 함께 바꾸려 했음을 보여준다. 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끝나는 대중교통 인접 개발과 달리, 짧은 블록과 혼합 용도, 보행로를 통해 실제 생활이 역 주변에 모이도록 했다.

매시피 커먼스

매시피 커먼스(Mashpee Commons, 1980년대~)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의 자동차 중심 쇼핑센터를 여러 단계에 걸쳐 타운센터로 바꾼 프로젝트다. 넓은 주차장과 단층 상가 사이에 새로운 거리와 광장, 영화관, 도서관, 교회, 주택, 사무실을 넣었다. 한 번에 철거하고 다시 짓기보다 기존 건물을 남기면서 빈 공간을 도시 블록으로 채웠다.

이 프로젝트는 뉴 어바니즘의 교외 재편을 보여주는 초기 사례다. 실패한 쇼핑몰과 대형 주차장을 주거와 일자리가 섞인 중심지로 바꾸는 방식은 이후 노후 상업부지 재개발(그레이필드 재개발)과 교외 재편(리트로핏)으로 이어졌다.

HOPE VI 디자인 지침

HOPE VI는 1990년대 미국 주택도시개발부가 노후 공공주택을 재편하기 위해 추진한 프로그램이다. 뉴 어바니즘 건축가와 CNU는 초대형 블록과 고립된 고층동을 기존 도시의 거리와 연결된 혼합소득 근린으로 바꾸는 설계 지침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현관이 거리를 향한 저층·중층 주택과 작은 공원, 연결된 도로, 다양한 주택 유형이 주요 요소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도시 형태와 공공주택 정책을 직접 연결한 큰 사례지만 기존 주민의 재정착과 주택 수 감소를 둘러싼 논쟁도 남겼다. 물리적 환경이 개선돼도 원래 거주자가 돌아오지 못하면 누구를 위한 재생인지 묻게 된다.

마이애미 21

마이애미 21(Miami 21, 2009)은 미국 마이애미가 채택한 도시 전역의 형태기반코드다. 용도를 중심으로 나눈 기존 지역지구제를 도시 중심부터 교외 가장자리까지 이어지는 트랜섹트(transect) 체계로 바꾸고, 각 구역에서 건물 높이와 건축선, 보도, 주차, 공공공간의 관계를 정했다.

뉴 어바니즘이 개별 신도시와 개발사업을 넘어 도시 전체의 법규를 바꾸는 단계로 나아간 사례다. 다만 복잡한 코드가 모든 지역의 경제와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담는지, 규정 준수 비용이 소규모 사업자에게 부담이 되는지는 계속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반응과 평가

위상과 영향

뉴 어바니즘은 보행과 혼합 용도, 짧은 블록, 공공공간을 도시계획의 중심 의제로 되돌렸다. 20세기 후반에는 자동차 통행량과 주차 수요가 거리 설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뉴 어바니즘은 건물 입면과 보도, 가로수, 자전거, 대중교통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태기반코드와 대중교통지향개발, 교외 재편, 완전도로가 널리 쓰이는 데도 이 운동이 큰 영향을 줬다.

도시계획을 전문가의 도면에만 맡기지 않고 샤렛과 시각화 도구를 통해 주민과 행정, 개발자가 함께 논의하는 방식도 확산시켰다. 도시의 질을 개별 건물의 유명세보다 거리와 블록, 일상 이동의 연결에서 판단하게 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디자인 반응

뉴 어바니즘을 지지하는 쪽은 거리가 사람의 눈높이에 맞고, 상점과 주택의 출입구가 보도를 향해 일상적인 만남을 늘린다고 본다. 주차장을 뒤로 보내고 짧은 블록과 공원을 배치하면 자동차를 완전히 없애지 않으면서도 걸을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 새로 지은 개발지에서도 오래된 도심처럼 분명한 중심과 공공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대쪽에서는 초기 뉴 어바니즘의 경사지붕과 포치, 작은 광장이 실제 역사 도시를 얕게 복제한다고 본다. 지나치게 정돈된 거리와 디자인 코드는 우연히 생기는 도시의 혼란과 다양한 건축을 막고, 생활 공간을 영화 세트나 테마파크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같은 원칙을 적용해도 관리 방식과 입주자 구성이 폐쇄적이면 활발한 공공생활이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비판

뉴 어바니즘의 가장 오래된 비판은 도시 형태가 사회 문제를 지나치게 많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짧은 블록과 포치, 광장은 만남을 돕지만 소득 격차와 인종 분리, 일자리 부족, 교육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못한다. 뉴 어바니즘 헌장도 물리적 해법만으로 사회·경제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밝히지만, 실제 개발 홍보에서는 좋은 형태가 곧 좋은 공동체를 만든다는 식으로 단순화되기 쉽다.

주거비도 큰 쟁점이다. 걷기 좋은 거리와 상점, 공원이 부동산 가치를 높이면 처음 의도한 다양한 소득 구성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작은 주택과 부속 주거를 넣는 설계만으로는 토지가격과 임대료를 통제할 수 없으며, 공공 토지와 보조금, 임대 규정이 없으면 중산층 이상을 위한 고급 개발로 굳을 수 있다.

교외 확산을 비판한 운동이 초기에 빈 땅의 대규모 신도시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는 모순도 있다. 시사이드와 켄틀랜즈는 내부가 보행 친화적이지만 광역적으로는 자동차로 접근해야 하는 교외 개발이었다. 이후 도심 재생과 대중교통지향개발, 교외 재편으로 범위를 넓혔지만 초기 이미지가 뉴 어바니즘을 복고풍 교외 주택단지와 동일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HOPE VI는 낡은 공공주택의 공간을 개선했지만 모든 철거 세대를 같은 장소에 다시 수용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초대형 블록을 없애고 혼합소득 근린을 만들었다는 설계 성과와 별개로, 기존 저소득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났다면 공공공간의 질만으로 성공을 판단할 수 없다. 이는 도시설계와 주거권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