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클래식 (LOW CLASSIC)

개요

로우 클래식(LOW CLASSIC)은 2009년 이명신, 박진선, 황현지가 서울에서 시작한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다. 여성복을 중심으로 가방과 신발, 액세서리까지 영역을 넓혔으며, 현재는 메인 컬렉션과 일상복에 집중하는 디퓨전 라인 엘씨(Lc)를 함께 운영한다.

로우 클래식은 화려한 장식을 줄이는 대신 실루엣과 재단으로 옷의 차이를 만든다. 넉넉한 재킷과 곧게 떨어지는 팬츠, 셔츠와 트렌치코트처럼 익숙한 옷을 바탕으로 절개선과 여밈의 위치를 바꾸고 소매와 밑단의 길이를 어긋나게 조정한다. 정면에서는 단정해 보이지만 착용자가 움직이면 비대칭 구조와 겹쳐진 패널이 드러난다.

브랜드 초기에는 빳빳한 원단과 매끄러운 표면, 선명한 재단선이 전체 인상을 만들었다. 2024년 김세연이 메인 컬렉션을 맡은 뒤에는 빈티지 가죽과 구겨진 면, 올이 풀린 가장자리와 빛바랜 색이 늘었다. 기존의 절제된 형태를 유지하면서 새 옷의 매끈한 표면에 바랜 질감을 더하고 있다.

로우 클래식은 한복의 선이나 전통 문양을 직접 차용하지 않는다. 서울의 사무실과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재킷과 셔츠, 데님을 실제 생활에 맞게 다시 재단한다. 여러 겹을 입는 방식과 넉넉한 비례, 직선 사이에 남긴 여백을 통해 지역성을 만든다.

로우 클래식을 디자인 위키에서 다뤄야 하는 이유는 한국 여성복의 미니멀리즘을 무채색 기본복과 같은 뜻으로 굳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성복과 여성복, 업무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줄이고, 장식을 덜어낸 옷 안에 비대칭 여밈과 겹친 패널, 낯선 비례를 넣어 독자적인 계보를 만들었다.

역사·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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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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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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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carousel]]로우 클래식은 2009년 패션계의 서로 다른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이명신, 박진선, 황현지가 함께 설립했다. 한 명의 디자이너가 디자인과 사업을 모두 맡는 방식보다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상품기획과 유통을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나누는 공동 창업 구조로 출발했다. 브랜드명에는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형을 동시대의 생활과 가격에 맞춰 제안하겠다는 방향이 담겼다.

초기 컬렉션은 셔츠와 재킷, 슬랙스와 원피스처럼 간결한 옷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무채색 비중이 높고 장식은 적었지만, 몸에 밀착하는 여성 정장과 달리 남성복에서 가져온 넉넉한 비례를 사용했다. 일상에서 자주 입을 수 있으면서도 일반 기성복과 재단과 소재에서 차이를 보이는 옷이 초기 로우 클래식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는 티셔츠와 데님, 스웨트셔츠처럼 접근하기 쉬운 제품을 다룬 세컨드 라인 로클(Locle)을 선보였으나 이후 운영을 중단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해외 편집숍과 국제 패션 매체를 통해 유통 범위를 넓혔다.

2018 봄·여름 컬렉션 《아시안 트래블러》는 서구식 기본복에 비대칭 겹침과 긴 선을 더하며 로우 클래식이 지역성을 다루는 방식을 분명하게 보여준 전환점이었다. 전통 의상의 표면을 복제하지 않고 길이와 겹침, 움직일 때 생기는 여백으로 다른 비례를 만들었다.

2023년에는 과거 로우 클래식 디자인팀에서 일했던 김다솜과 김세연이 차례로 복귀했다. 김다솜은 중단된 로클을 그대로 되살리는 대신 티셔츠와 데님, 나일론 아우터와 가방을 중심으로 한 새 디퓨전 라인 엘씨를 맡았다.

이듬해에는 이명신이 디자인 전면에서 물러나 경영과 브랜드 전체 방향을 맡고, 김세연이 메인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이어받았다. 2025 가을·겨울 컬렉션 《타잉 프래그먼츠》와 2026 봄·여름 컬렉션 《로맨틱 디너》는 새로운 디자인 체제가 어떤 재료와 스타일링을 선택하는지 보여준 초기 결과물이다.

김세연과 김다솜의 합류 이후 로우 클래식은 메인 컬렉션과 엘씨의 책임자를 나누고, 성수 86과 미래빌딩을 통해 두 라인의 오프라인 거점도 넓혔다.

디자인 철학·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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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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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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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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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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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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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인 재단

로우 클래식의 옷은 정면 사진에서는 기본적인 셔츠와 재킷, 바지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차이는 절개선과 안쪽 구조, 옷을 입고 움직였을 때 나타난다.

셔츠의 앞판을 비틀어 단추선이 한쪽으로 흐르게 하거나, 재킷의 중심 여밈을 옆으로 옮기고 바지와 치마 안쪽에 서로 다른 길이의 패널을 덧댄다. 소매와 어깨선도 일반적인 봉제 위치에서 벗어나며, 접히고 겹친 원단이 옷의 부피를 만든다.

눈에 띄는 장식을 붙이지 않는 대신 재단선과 봉제, 겹쳐진 원단 자체를 디자인 요소로 사용한다.

비대칭 여밈과 겹침

비대칭 블레이저와 랩 재킷은 옷을 잠그는 중심선을 몸통 옆으로 옮기고 안쪽에 넓은 패널을 남긴다. 단추를 풀면 서로 다른 길이의 원단이 겹쳐 보이고, 옷을 잠그는 방식에 따라 정면의 형태도 달라진다.

트위스트 셔츠는 앞판을 한쪽으로 비틀거나 밑단을 교차시켜 단추선과 밑단이 반듯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만든다. 바지와 치마에서도 안쪽 패널과 트임이 걸을 때 열리며 평면적인 옷에 움직임을 더한다. 로우 클래식의 비대칭은 한눈에 보이는 장식보다 옷을 입고 여닫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주로 드러난다.

남성복의 여유와 여성복의 곡선

로우 클래식은 남성용 셔츠와 테일러드 재킷, 트렌치코트와 슬랙스를 여성복의 기본 구조로 자주 사용한다. 넓은 어깨와 넉넉한 품은 유지하면서 허리와 골반에는 완만한 곡선과 트임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몸을 작고 가늘게 보이도록 조이는 기성 정장보다 몸과 옷 사이에 여유를 남긴다. 넉넉한 재킷 안에는 얇은 톱이나 드레스를 매치하고, 넓은 바지에는 몸에 붙는 짧은 상의를 맞춰 부피 차이를 만든다. 남성복을 그대로 줄여 제작하는 것이 아닌 직선적인 구조를 여성의 움직임과 겹쳐 입는 방식에 맞게 다시 디자인한다.

시간이 지난 듯한 표면

이명신이 이끌던 초기 로우 클래식은 바스락거리는 면과 매끄러운 울, 반듯한 가죽처럼 새 옷의 긴장감을 중요하게 다뤘다. 단단한 원단과 선명한 재단선이 형태를 세웠고, 표면은 워싱이나 트임없이 비교적 깨끗하고 깔끔한 실루엣을 유지했다. 이후 김세연 체제에서는 빈티지 가죽과 워싱된 면, 구김과 올풀림, 빛바랜 색이 늘었다. 형태를 흐트러뜨리는 결함으로 보던 흔적을 옷의 표면에 남긴 것이다.

이전에는 재단선이 실루엣을 주도했다면 최근 컬렉션에서는 원단의 주름과 눌림, 마모된 색도 형태를 만드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깨끗한 구조와 불규칙한 표면이 한 옷 안에서 대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에서 출발하는 스타일링

최근 로우 클래식은 추상적인 컬렉션 주제보다 그 옷을 입고 이동하는 사람을 먼저 떠올린다. 긴 코트 아래로 서로 다른 길이의 셔츠와 치마를 드러내거나, 마모된 가죽 재킷 안에 얇은 드레스를 입히는 식이다. 옷 한 벌을 독립된 조형물처럼 보여주기보다 여러 옷을 겹치면서 생기는 길이와 질감, 부피 차이를 활용한다. 가방과 신발도 마지막에 더하는 소품이 아니라 인물의 생활과 움직임을 구체화하는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메인 컬렉션과 엘씨의 역할

로우 클래식의 메인 컬렉션은 매 시즌 새로운 재단과 소재, 스타일링을 시험한다. 반면 엘씨는 티셔츠와 데님, 볼캡, 나일론 가방처럼 자주 입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엘씨는 메인 컬렉션의 디자인을 단순하게 줄여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세컨드 라인이 아니다. 시즌마다 큰 주제를 내세우기보다 오가닉 저지와 데님, 가벼운 아우터와 생활용 액세서리처럼 일상에 필요한 품목을 조금씩 보태는 방식에 가깝다.

메인 컬렉션이 로우 클래식이 다음에 다룰 형태와 소재를 먼저 보여준다면, 엘씨는 그 감각을 반복해서 입을 수 있는 옷과 생활용품으로 이어간다.

기존 건물의 흔적을 남긴 공간

로우 클래식은 기존 건물을 완전히 비우고 새 마감재로 덮기보다 벽돌과 바닥, 창문과 계단에 남은 흔적을 일부 살린다. 그 사이에 금속과 유리, 목재 가구를 들여 오래된 구조와 새 집기가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겹치게 한다.

매장은 제품을 보기 좋게 늘어놓는 배경에 머물지 않는다. 일상용 제품은 가까운 간격으로 편하게 배치하고, 컬렉션 제품은 여유를 두어 형태와 소재가 더 잘 보이게 한다. 쇼룸과 사무실, 전시와 휴식 공간도 한 건물 안에 섞어 놓으며 로우 클래식이 옷을 만들고 보여주는 방식까지 공간에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디자인

2026 봄·여름 컬렉션 《로맨틱 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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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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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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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carousel]]로우 클래식 2026 봄·여름 컬렉션 《로맨틱 디너》(Romantic Dinner, 2026)는 김세연이 이끈 컬렉션이다. 기존 로우 클래식에서 자주 보이지 않던 레이스와 자수, 셔링을 테일러드 재킷과 바지, 셔츠 사이에 끌어들였다.

레이스와 얇은 원단은 드레스에만 머물지 않고 형태가 단단한 재킷과 아우터 아래에 겹쳐졌다. 자수와 셔링도 옷 전체를 채우는 장식으로 쓰지 않았다. 소매와 밑단, 안쪽 패널처럼 움직일 때 드러나는 일부 구간에만 넣어 기존의 절제된 실루엣을 흔들지 않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이전 컬렉션이 빈티지 가죽과 워싱, 마모된 색으로 단정한 재단을 흐트러뜨렸다면, 《로맨틱 디너》는 그 자리에 레이스와 셔링을 더했다. 중성적인 테일러링 안에 부드러운 소재와 장식을 얼마나 섞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넣어야 로우 클래식의 균형이 유지되는지를 시험한 컬렉션이다.

2025 가을·겨울 컬렉션 《타잉 프래그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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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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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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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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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carousel]]로우 클래식 2025 가을·겨울 컬렉션 《타잉 프래그먼츠》(Tying Fragments, 2025)는 일본의 도자기 복원 기법인 킨츠기에서 출발했다. 킨츠기는 깨진 조각을 옻으로 다시 이어 붙이고, 그 접합선을 금가루로 드러내 수리한 흔적까지 도자기의 일부로 남기는 방식이다.

컬렉션도 서로 다른 질감과 색의 원단을 절개와 패널로 이어 붙였다. 마모된 가죽과 거칠게 닳은 표면을 섞고, 봉제선과 원단이 겹치는 부분도 완전히 감추지 않아 옷을 다시 조립한 흔적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했다.

캠페인은 아이슬란드 곳곳을 이동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담았다. 호텔과 자동차, 바람이 부는 야외를 오가며 옷을 보여줬고, 스튜디오에서는 정리되기 쉬운 구김과 마모된 질감,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의 모습과 움직임까지 화면에 담았다.

초기의 매끈한 미니멀리즘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반듯한 재단과 절제된 형태는 유지하되, 이전에는 정리했을 균열과 사용 흔적을 옷의 새로운 표면으로 받아들였다. 김세연 체제 이후 로우 클래식이 깨끗한 구조와 불규칙한 질감을 한 옷 안에서 어떻게 겹쳐 왔는지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준 컬렉션이다.

엘씨와 유니버설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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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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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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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carousel]]유니버설 × 엘씨(UNIVERSAL × Lc, 2026)는 특정 영화의 장면이나 캐릭터보다 유니버설 픽처스가 시대별로 사용한 로고를 중심에 둔 협업이다.

여러 시기의 로고를 워싱 티셔츠와 링거 티셔츠, 레이스 슬리브리스에 적용해 기업 그래픽을 오래된 영화 상품이나 빈티지 의류처럼 다뤘다. 로고의 크기와 배치, 원단의 색 빠짐을 조정해 새 제품에서도 시간이 지난 인쇄물 같은 인상을 만들었다.

메인 컬렉션이 재단과 소재의 변화를 다룬다면 엘씨는 익숙한 일상복 안에서 그래픽 아카이브를 사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성수 86과 미래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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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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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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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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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carousel]]성수 86(Seongsu 86, 2025)은 서울 성수동에 자리한 로우 클래식의 매장이다. 1층에는 엘씨를, 2층에는 메인 컬렉션을 배치해 두 라인의 소재와 가격, 제품 구성을 한 건물 안에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1층은 데님과 티셔츠, 볼캡과 가방처럼 직접 만지고 비교하기 쉬운 제품을 비교적 촘촘하게 배치한다. 2층은 코트와 재킷, 드레스와 가죽 제품 사이에 간격을 두어 각 옷의 실루엣과 소재가 보이도록 구성했다.

미래빌딩은 판매 공간과 쇼룸, 사무실과 전시, 휴식 공간을 함께 운영하는 거점이다. 기존 건물의 흔적을 남기고 새로운 가구와 프로그램을 더해 브랜드가 제품을 만들고 보여주며 외부 창작자와 교류하는 과정을 한 장소에 담았다.

뉴 커브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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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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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w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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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usel]]뉴 커브 백(New Curve Bag)은 가로로 긴 몸체와 완만하게 휘어진 윗선, 짧은 숄더 스트랩으로 구성된 로우 클래식의 시그니처 제품 중 하나다. 전면에 큰 금속 로고를 붙이지 않고 가죽의 곡면과 비례를 중심으로 디자인 됐다. 기존 커브 백보다 세로 높이를 낮추고 내부 지퍼 포켓을 더해 현재의 형태로 다듬었다. 얇은 몸체가 과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가죽과 안감, 스트랩이 연결되는 위치의 균형을 맞췄다.

어깨에 메면 완만하게 휜 윗선이 몸의 옆선을 따라 붙고, 짧은 스트랩은 가방이 겨드랑이 아래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준다. 직선적인 구조 안에 몸의 곡선을 남기는 로우 클래식 의류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미니 버전은 같은 곡선과 손잡이 구조를 유지한 채 크기를 줄이고 카드 지갑을 더했다. 매 시즌 전혀 다른 형태를 내놓기보다 비례와 내부 구성을 조금씩 바꾸며 하나의 디자인을 오래 이어가는 방식이다.

2018 봄·여름 컬렉션 《아시안 트래블러》

로우 클래식 2018 봄·여름 컬렉션 《아시안 트래블러》(Asian Traveler, 2018)는 유럽을 여행하는 아시아인의 옷차림과 이동 경험에서 출발했다. 트렌치코트와 셔츠, 슬립 드레스처럼 서구식 기본복을 사용하면서 긴 띠와 비대칭 겹침, 넓은 바지와 얇은 소재를 더했다. 익숙한 옷의 길이와 여밈, 원단이 움직이는 방식을 바꿔 기존과 다른 비례를 만들었다.

한복이나 전통 문양을 직접 복제하지 않고 겹침과 여백, 긴 선으로 지역성을 다뤘다. 로우 클래식이 한국적인 요소를 표면 장식보다 옷의 구조와 착용 방식에서 찾기 시작한 대표 컬렉션이다.

디자이너·디자인 조직

이명신은 로우 클래식의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메인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맡으며 남성복의 직선적인 구조와 여성복의 곡선을 결합한 브랜드의 기본 형태를 만들었다.

2024년부터는 디자인 전면에서 물러나 경영과 브랜드 전체 방향을 맡고 있다. 개별 제품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보다 후임 디자이너가 팀을 꾸리고 컬렉션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눴다.

박진선은 공동 창업자이자 제너럴 디렉터로 브랜드 이미지와 사업 운영, 문화적 방향을 관리한다. 초기 패션 매체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과 캠페인, 공간과 유통을 연결해 왔다.

황현지는 초기 공동 창업자로 바잉과 상품기획 경험을 더했다. 세 사람이 디자인과 이미지, 상품 운영을 나눈 구조는 로우 클래식이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안정적인 조직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김세연은 2024년부터 메인 컬렉션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과거 로우 클래식 디자인팀에서 일한 뒤 외부 경험을 쌓고 다시 합류했다. 현재는 컬렉션의 디자인팀과 시즌별 방향을 맡고 있다.

김다솜은 엘씨의 디렉터다. 과거 세컨드 라인 로클에 참여했으며, 복귀한 뒤 로클을 그대로 되살리지 않고 티셔츠와 데님, 가벼운 아우터와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디퓨전 라인을 설계했다.

현재 로우 클래식은 이명신과 박진선이 경영과 브랜드 전체를 맡고, 김세연과 김다솜이 각각 메인 컬렉션과 엘씨를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모디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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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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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로우 클래식은 한국 여성복 시장에서 미니멀리즘을 무채색 기본복과 같은 뜻으로 굳히지 않았다. 장식을 줄이는 대신 비대칭 여밈과 절개, 겹친 패널과 안쪽 구조를 더해 단정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옷을 만들었다.

남성복의 넉넉한 비례를 여성의 생활과 움직임에 맞춰 조정한 방식도 이후 여러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반복됐다. 몸을 작게 보이도록 조이는 여성 정장보다 옷과 몸 사이에 공간을 남기는 테일러링을 넓히는 데 영향을 줬다.

품질·안전

로우 클래식은 울과 면, 천연 가죽과 데님, 나일론과 합성섬유 등 제품마다 다른 소재를 사용한다. 같은 절제된 외형을 갖더라도 원단의 혼용률과 안감, 심지와 봉제 구조에 따라 관리법이 달라진다.

테일러드 재킷과 코트는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심지와 안감, 패드가 들어갈 수 있어 셔츠나 니트보다 세탁과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빈티지 가죽과 구겨진 면, 올이 풀린 가장자리는 의도한 가공과 실제 손상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뉴 커브 백처럼 얇고 긴 가방은 몸에 잘 붙지만 스트랩 접점과 모서리에 하중이 모일 수 있다. 장기간 사용에서는 가죽과 안감의 상태, 스트랩 접점과 부품의 수선 가능성이 품질을 가른다.

브랜드·인물

로우 클래식은 2009년 창업 이후 같은 브랜드명을 유지하며 온라인 판매와 서울패션위크, 해외 편집숍과 독립 매장을 거쳤다. 국내 소규모 여성복 브랜드가 컬렉션과 디퓨전 라인, 자체 공간과 해외 유통을 갖추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명신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후임에게 넘긴 점도 중요하다. 창업자가 모든 결정을 계속 맡는 방식과 달리 경영과 디자인을 분리하고, 메인 컬렉션과 엘씨의 책임자를 따로 두는 세대교체를 택했다.

디자인 반응

로우 클래식을 선호하는 쪽은 옷이 지나치게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일반적인 기본 브랜드보다 절개와 비례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재킷과 셔츠, 바지처럼 자주 입는 옷에 작은 비대칭과 겹침이 들어가 여러 계절 동안 다른 방식으로 입을 수 있다는 반응이 많다.

업무 공간과 일상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장처럼 딱딱하지 않으면서 티셔츠와 운동화에도 어울리고, 넉넉한 품은 몸을 조이지 않는다.

반대쪽에서는 룩북과 모델에게는 아름답지만 실제 체형에서는 긴 소매와 넓은 바지, 큰 재킷의 부피가 과하게 느껴진다고 본다. 키와 체형에 따라 소매와 바지 길이를 수선해야 하는 제품도 있다.

비판

로우 클래식이 계속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미니멀리즘 안에서 매 시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절제된 재킷과 바지, 무채색과 좋은 소재는 오래 입기 좋은 장점이 있지만 이미 많은 브랜드가 반복해 온 공식이기도 하다. 작은 절개나 비대칭 디테일만으로 시즌마다 뚜렷한 변화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격도 초기에 비해 크게 올랐다. 국내 생산과 소재, 개발 비용이 반영된 결과지만 소비자가 직접 만지고 입었을 때 느끼는 재단과 원단, 수선 가능성이 그 가격을 충분히 납득하게 하는지는 제품마다 다르다.

김세연 체제에서 늘어난 빈티지 가죽과 마모된 표면은 로우 클래식에 이전과 다른 표정을 더했다. 다만 낡은 가죽과 워싱, 구겨진 원단이 패션 시장 전반에 널리 퍼진 만큼 표면만 바꿔서는 브랜드만의 변화를 오래 끌고 가기 어렵다. 절개와 여밈, 겹쳐 입는 방식까지 이어져야 최근의 시도가 일시적인 유행에 머물지 않고 다음 컬렉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메인 컬렉션과 엘씨의 분리도 장점과 위험을 함께 가진다. 역할이 선명하면 실험적인 옷과 자주 입는 제품을 나눠 운영할 수 있다. 반대로 비슷한 셔츠와 데님, 가방이 두 라인에 함께 등장하면 소비자는 가격 차이보다 제품의 중복을 먼저 느낄 수 있다.

김세연 체제가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최근 몇 시즌의 변화가 다음 컬렉션과 제품으로 계속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