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Lexus)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08541128-142ba11b0e6cd2b1.webp" alt="렉서스"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408542798-e26565e354f52fd1.webp" data-source-url="https://www.lexus.com/" width="600" />

출처: Lexus렉서스는 토요타가 1989년 출범시킨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다. 일본 제조사가 메르세데스-벤츠, BMW, 캐딜락, 링컨이 장악하던 고급차 시장의 심장부를 정면으로 겨냥해 만든 브랜드다.

출발점은 플래그십 세단 LS 400이었다. 렉서스는 이 차를 통해 쥐죽은 듯 고요한 실내, 정밀한 조립 품질, 매끄러운 V8 엔진, 세심한 고객 서비스를 하나의 완벽한 브랜드 경험으로 엮어냈다. 초기 렉서스의 파괴력은 화려한 겉치레가 아닌, “고장 나지 않는 완벽하게 조용한 차”라는 집요한 품질의 증명에서 나왔다.

렉서스의 디자인은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1989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보수적이고 절제된 외형으로 품질과 정숙성을 철저히 앞세웠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에는 거대한 스핀들 그릴과 날카로운 램프 그래픽, 복잡하게 얽힌 면 처리를 통해 멀리서도 단번에 식별되는 강렬한 얼굴을 빚어냈다. 무색무취의 무난한 고급차로 남기보다, 극단적인 호불호를 감수하더라도 뇌리에 꽂히는 브랜드로 노선을 완전히 틀어버린 것이다.

렉서스는 럭셔리 크로스오버 RX, 럭셔리 하이브리드 RX 400h, V10 슈퍼카 LFA, 콘셉트카를 그대로 도로에 올려놓은 듯한 쿠페 LC를 통해 토요타의 기계적 기술력을 하이엔드 프리미엄 시장의 조형 언어로 번역해 왔다. 2024년에는 일본 아이치현 시모야마에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평가 기능을 모으며 통합 개발 체제로 이동했다.

역사·연혁

1983~1989년: F1 프로젝트와 LS 400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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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Newsroom렉서스의 기원은 1983년 토요타 내부에서 가동된 ‘F1 프로젝트’다. 여기서 F1은 포뮬러 원이 아니라 플래그십 원(Flagship One)을 뜻했다. 토요타가 세계 최고급 세단 시장의 권력을 빼앗기 위해 착수한 극비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는 스즈키 이치로 수석 엔지니어가 이끌었다. 개발진은 기존 토요타 부품을 재사용하는 관행을 버리고, 미국 럭셔리카 소비자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정숙성, 승차감, 내구성, 서비스의 본질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뜯어보았다. 수많은 시제차와 엔진 프로토타입이 가혹한 테스트를 거쳤고, 독일 기함의 주행 성능과 미국 고급차의 안락함을 동시에 뛰어넘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

브랜드명은 수많은 후보를 거쳐 렉서스로 확정됐고, 타원 안에 날카롭게 세워진 L 엠블럼이 함께 제정됐다. 198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LS 400은 렉서스의 위대한 서막을 알린 모델이다. 4.0리터 V8 엔진, 후륜구동 레이아웃, 압도적인 정숙성,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조립 품질을 갖췄고, 당시 독일 경쟁차를 훌쩍 밑도는 파괴적인 가격표를 달고 미국 고급차 시장에 강렬한 충격파를 던졌다.

출시 직후 사소한 결함이 보고됐을 때 렉서스는 즉각적인 자발적 리콜과 방문 수리, 대차 제공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이 기민한 대처는 결함을 브랜드의 오점으로 남기는 대신, 렉서스가 고객 서비스를 얼마나 완벽에 가깝게 통제하는지를 보여주는 전설적인 일화가 됐다.

1990년대: 라인업 확장과 RX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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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Canada1990년대 들어 렉서스는 플래그십 LS 하나에 갇히지 않고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넓혔다. SC 쿠페, ES 세단, GS 세단, LX SUV, IS 스포츠 세단이 차례로 등장하며 영토를 확장했다. 이 시기 렉서스는 정숙하고 품질 좋은 일본식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상을 미국 시장에 굳건히 뿌리내렸다.

가장 거대한 전환점은 1998년 출시된 RX 300이다. RX는 둔탁한 트럭 프레임 기반 SUV의 문법을 버리고, 승용차 기반 모노코크 차체를 채택한 ‘럭셔리 크로스오버’라는 신대륙을 개척했다. 높은 시야와 넉넉한 실내 공간, 승용차의 안락한 승차감, 고급 브랜드의 우아함을 한데 묶어냈다.

RX는 렉서스가 세단 중심의 보수적 브랜드에서 다가올 SUV 시대의 프리미엄 리더로 이동하는 결정적인 징검다리가 됐다. 이후 NX와 UX, TX, 전동화 SUV 라인업까지 뻗어나가는 렉서스 크로스오버 제국의 출발점이었다.

2000년대: 일본 정식 론칭과 하이브리드 고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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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2005년 렉서스는 마침내 본국인 일본 시장에 정식으로 깃발을 꽂았다. 그전까지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상당수 렉서스 모델이 토요타 브랜드의 뱃지를 달고 별도의 차명으로 팔리고 있었다. 일본 론칭을 기점으로 렉서스는 토요타의 고급 트림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독자적인 판매망과 서사를 지닌 완전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홀로 서야 했다.

이 시기 렉서스가 가장 집요하게 밀어붙인 기술적 승부수는 하이브리드였다. 2005년 판매를 시작한 RX 400h는 럭셔리 SUV에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적용한 초기 대표 모델이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를 단순한 연비 절감 장치에 가두지 않고, 매끄러운 발진과 압도적인 정숙성, 여유로운 가속을 융합하는 럭셔리 구동 기술의 표준으로 격상시켰다.

이 강력한 전동화 무기는 이후 GS와 LS, ES, NX, RX 라인업 전체로 이식됐다. 렉서스는 본격적인 순수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기 전, 하이브리드를 통해 “부드럽고 조용한 프리미엄”이라는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선점했다.

2005~2010년대: L-피네스와 스핀들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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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2000년대 중반 렉서스는 ‘L-피네스(L-finesse)’라는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를 정립했다. 이전의 렉서스가 독일차를 벤치마킹한 절제된 고급차에 머물렀다면, L-피네스 도입 이후에는 일본 특유의 섬세한 선과 면, 비대칭의 긴장감, 예리한 디테일을 표면 위로 대담하게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스핀들 그릴은 이 미학적 반란의 가장 강력한 결과물이다. 2011년 LF-Gh 콘셉트에서 방향타를 쥔 뒤, 2012년 4세대 GS를 통해 양산차의 얼굴에 본격적으로 낙인찍혔다. 이후 IS와 NX, RX, LS, LC로 들불처럼 번져가며 렉서스의 인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의 오랜 약점이던 “무색무취의 무난함”을 단숨에 증발시켰다. 물론 그 대가로 새로운 논란도 짊어져야 했다. 멀리서도 단번에 렉서스임을 각인시키는 강한 식별력은 얻었지만, 차종에 따라 전면부가 지나치게 과격하고 난해하다는 꼬리표도 함께 따라붙었다. 렉서스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편안한 차”를 버리고 “누구든 단번에 각인하는 과감한 차”를 택한 셈이다.

같은 시기 렉서스의 기계적 광기를 증명한 LFA가 등장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단 500대만 한정 생산된 LFA는 고회전 V10 엔진, 카본 파이버 섀시, 야마하 음향팀과 조율한 소름 돋는 배기 사운드, 모토마치 공장 장인들의 조립을 통해 렉서스가 빚어낼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기술적 정점을 보여줬다.

2020년대: 시모야마와 전동화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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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2020년대 렉서스는 브랜드의 전동화 궤도를 수정하며 대대적인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재팬 모빌리티 쇼에서는 LF-ZC와 LF-ZL 콘셉트를 공개하며 차세대 전기차 폼팩터와 소프트웨어 중심 아키텍처, 기가캐스팅(Gigacasting) 공법을 아우르는 새로운 제조 방식을 제시했다. 당시 LF-ZC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한 전기 세단 콘셉트였다.

그러나 2026년에는 시장 수요와 개발 자원을 재검토한 끝에 LF-ZC의 양산 계획이 중단된 것으로 보도됐다. 렉서스는 차세대 BEV 개발의 끈을 놓지 않되, 전용 전기 세단보다 SUV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현실적인 시장 수요에 맞춰 전동화 속도와 제품 구성을 다시 조정하고 있다. 이는 전동화 전환의 포기보다, 굳건한 하이브리드 수요를 바탕으로 순수 전기차 전략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한 숨 고르기에 가깝다.

한편 2024년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Toyota Technical Center Shimoyama)가 전면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은 렉서스와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기획, 디자인, 엔지니어링, 시제품 제작, 시험 주행과 평가 인력이 한 공간에서 차량을 개발하는 통합 거점이다. 향후 렉서스는 럭셔리카의 정숙성을 넘어 날 선 주행 감각과 감성 품질까지 더욱 집요하게 벼려낼 계획이다.

디자인 철학·언어

정숙성과 품질의 조형

초창기 렉서스 디자인의 본질은 화려한 껍데기로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라 차량의 압도적인 정숙성과 품질을 실루엣 자체로 설득하는 데 있었다. 1세대 LS 400은 과격한 주름이나 선을 철저히 배제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보닛, 탁 트인 넓은 유리 면적, 안정적인 세단 비례, 억제된 크롬 장식으로 “튀지 않지만 오차 없이 정확한 기계”라는 인상을 구축했다.

이러한 절제미는 맹목적인 보수성이 아니었다. 렉서스는 칼 같은 패널 단차와 결벽에 가까운 조립 품질, 철저한 실내 소음과 진동 억제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기계적으로 증명했다. 초기 렉서스의 조형 언어는 눈에 띄는 형태보다 손끝의 촉감과 마감, 귓가의 정숙성이 지배하는 철학이었다.

L-피네스

L-피네스는 렉서스가 2000년대 중반 선언한 독자적 디자인 철학이다. 렉서스는 이를 ‘첨단 기술(Leading Edge)’과 ‘정교한 기교(Finesse)’의 시각적 결합으로 정의한다. 핵심 가치는 예리한 단순함(Incisive Simplicity), 매혹적인 우아함(Intriguing Elegance), 자연스러운 배려(Seamless Anticipation)라는 세 가지 기둥으로 나뉜다.

이 철학은 렉서스가 독일 럭셔리카의 차분하고 보수적인 비례를 맹목적으로 좇던 굴레에서 벗어나, 일본 고유의 선과 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극적인 계기가 됐다. 예리하게 날이 선 모서리와 오목면·볼록면의 충돌, 빛의 굴절에 따라 달라지는 차체 표면은 L-피네스 도입 이후 렉서스를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시각적 척추가 됐다.

L-피네스의 핵심은 단순함을 밋밋함으로 방치하지 않는 역설에 있다. 형태의 군더더기는 덜어내되 모서리의 날은 예리하게 세우고, 장식은 비워내되 차체 면의 긴장감은 극대화한다. 이 팽팽한 디자인 기조는 훗날 스핀들 그릴의 파격과 LC의 굴곡진 차체 조형으로 만개했다.

스핀들 그릴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 디자인 역사상 가장 논쟁적이고 파괴적인 요소다. 상단과 하단의 그릴 윤곽을 하나로 엮고, 중앙부를 잘록하게 조여 거대한 방추형 마스크를 만든다. 2010년대 이후 렉서스는 이 거대한 그릴을 통해 멀리서도 맹수처럼 식별되는 압도적인 전면부 인상을 얻어냈다.

스핀들 그릴은 단순히 범퍼 위에 붙인 장식이 아니다. 보닛의 굴곡과 헤드램프의 예각, 범퍼의 깊이, 앞 펜더의 볼륨 등 차량 전면부 전체의 비례를 지휘하는 중심축이다. 특히 고성능 F 스포츠 계열에서는 수많은 L자 패턴을 엮은 촘촘한 메시 그릴을 통해 훨씬 흉폭하고 공격적인 표정을 만든다.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며 스핀들 그릴은 막힌 패널 형태의 ‘스핀들 바디(Spindle Body)’로 진화하고 있다. 엔진 냉각을 위한 거대한 흡기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에, 그릴의 형태는 물리적인 구멍에서 벗어나 차체 패널의 면과 조명 그래픽이 결합된 입체적인 윤곽으로 바뀌었다. 전기 SUV RZ와 차세대 콘셉트카들이 이 새로운 폼팩터를 보여준다.

타쿠미와 오모테나시

렉서스는 최첨단 자동화 생산 설비 위에 ‘타쿠미(匠)’라 불리는 최고 숙련 장인의 감각을 올려놓는다. 타쿠미는 단순한 홍보용 수사가 아니다. 조립 품질과 소재의 질감, 마감의 완성도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 기계 계측뿐 아니라 숙련자의 손과 눈을 함께 사용하는 제조 철학이다.

렉서스는 타쿠미의 손 감각을 확인하기 위해 잘 쓰지 않는 손으로 90초 안에 종이접기 고양이를 완성하는 테스트를 소개해 왔다. 이는 렉서스가 말하는 정밀함이 수치화된 기계 데이터뿐 아니라, 손끝의 미세한 마찰로 단차와 촉감을 구분하는 숙련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는 렉서스의 서비스 철학과 실내 설계를 관통하는 환대 개념이다. 탑승자가 차에 다가가 문을 열고 시트에 앉아 스위치를 조작하는 흐름을 미리 고려한다. 렉서스 인테리어가 버튼의 저항감과 가죽 시트의 주름, 조명의 밝기, 실내 소음 억제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도 이 철학과 연결된다.

일본 공예의 실내화

렉서스는 일본 전통 공예의 요소를 차량의 실내 소재와 패턴에 적용한다. 플래그십 LS의 도어 패널을 장식하는 키리코(切子) 글라스는 장인이 유리를 손으로 들고 회전 숫돌에 대며 무늬를 깎아, 빛이 쪼개져 들어오게 만든다. 시트와 대시보드에 적용되는 사시코(刺し子) 스티칭은 일본 전통 누비 공예의 기하학적 질서를 자동차 실내 장식으로 표현한 결과다.

이러한 디테일은 단순한 치장을 넘어 렉서스만의 문화적 지문을 남기는 장치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금속과 가죽, 우드 트림의 정밀한 조립으로 고급감을 만든다면, 렉서스는 빛을 반사하는 유리와 촘촘한 스티치, 은은한 조명, 손끝의 촉감을 통해 일본식 럭셔리를 드러낸다.

도발적 단순함

‘도발적 단순함(Provocative Simplicity)’은 순수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며 렉서스가 제시한 새로운 디자인 방향이다. 핵심은 복잡한 장식을 줄이되 차체의 기하학적 비례와 면의 긴장감은 더욱 강하게 만드는 데 있다.

LF-ZC와 LF-ZL은 이 철학을 처음 구체적으로 보여준 콘셉트카였다. 아스팔트에 깔릴 듯 낮은 보닛,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캐빈, 크게 부풀린 리어 펜더, 얇은 램프 그래픽은 거대한 스핀들 그릴 이후 렉서스가 탐구 중인 새로운 전면부를 예고했다.

LF-ZC의 양산 계획은 중단됐지만, 콘셉트에서 제시한 낮은 비례와 단순한 면, 소프트웨어 중심 실내는 이후 렉서스 전동화 모델과 새로운 ES, 차세대 콘셉트에 영향을 남겼다.

주요 디자인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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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nthusiast렉서스의 건국을 알린 플래그십 세단이다. 1세대 LS 400은 과시적인 껍데기보다 압도적인 정숙성, 완벽한 조립 품질, 비단결 같은 V8 엔진, 우아한 실내 마감으로 미국 고급차 시장의 판도를 단번에 엎어버렸다.

LS의 역사는 렉서스가 럭셔리를 정의하는 방식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5세대 LS에 이르러서는 웅장한 스핀들 그릴과 날렵한 쿠페형 루프라인을 과감히 적용하며, 과거의 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도로 위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함으로 정체성을 뒤집었다.

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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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nthusiast1998년 데뷔한 RX 300은 트럭 섀시가 주름잡던 시장에 승용 모노코크 구조를 접목해 ‘럭셔리 크로스오버’라는 신대륙을 개척하며 프리미엄 SUV의 규칙을 다시 썼다.

2005년에는 럭셔리 SUV 차체에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은 RX 400h를 출시했다. 렉서스가 보수적인 세단 중심 브랜드에서 전천후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볼륨 모델이자 캐시카우다.

GS와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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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렉서스가 “조용하고 편안한 세단”이라는 모범생 프레임을 깨부수기 위해 투입한 다이내믹 듀오다. GS는 탄탄한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의 비례를 바탕으로 주행 성능의 역동성을 강조했고, IS는 콤팩트한 차체와 날카로운 조향 감각으로 젊은 고객층을 겨냥했다.

특히 2010년대에 접어들며 두 모델은 스핀들 그릴의 파격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렉서스의 과감한 미학적 전환을 앞에서 이끌었다.

L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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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렉서스가 작정하고 빚어낸 기술력의 극한이자 V10 엔진의 아드레날린 결정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단 500대만 생산된 이 슈퍼카는 카본 파이버 섀시와 초고회전 V10 엔진, 야마하와 함께 조율한 관악기 수준의 배기 사운드를 갖췄다.

상업적 판매량보다 브랜드의 기술적 광기를 증명하기 위해 대당 적자를 감수하며 만든 기념비적 기계다. 거추장스러운 치장 없이 웅크린 비례, 기능적 공기흡입구, 바짝 잘린 꼬리와 팽팽한 보닛으로 디자인됐다. LFA의 기억은 오늘날 렉서스 고성능 라인업과 차세대 스포츠카 개발에 계속 남아 있다.

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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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2012년 공개된 콘셉트카 LF-LC의 비현실적인 조형을 양산 공정으로 거의 훼손 없이 옮긴 그랜드 투어러다. 렉서스 역사에서 스핀들 그릴을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게 소화한 모델로 꼽힌다.

거대한 스핀들 그릴이 따로 겉돌지 않고 낮고 넓은 GT의 비례와 결합해 렉서스의 강한 얼굴을 완성했다. LC 500은 2026년 8월 생산 종료가 예정돼 있으며, 자연흡기 V8을 품은 렉서스 내연기관 쿠페 시대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게 됐다.

NX와 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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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NX는 렉서스가 중형 프리미엄 SUV 시장을 공격적으로 흡수한 모델이다. 1세대 NX는 날이 선 패널 굴곡과 예리한 스핀들 그릴로 SUV 특유의 공격성을 드러냈고, 2세대 NX는 새로운 실내 인터페이스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동계를 품으며 브랜드의 전동화 과도기를 방어했다.

RZ는 렉서스 최초의 전용 전기 SUV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물리적 기능이 사라진 전면부를 면과 윤곽으로 조형한 스핀들 바디는, 그릴이 막힌 전기차 시대에 렉서스가 어떻게 자신의 얼굴을 지켜낼 것인지 보여주는 해법이다.

LF-ZC와 LF-Z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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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2023년 재팬 모빌리티 쇼에서 공개된 전동화 비전 콘셉트다. LF-ZC는 낮은 전기 세단의 비례와 기가캐스팅 제조 공법을 시각화했고, LF-ZL은 넓은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한 플래그십 전기차의 방향을 제시했다.

두 콘셉트는 스핀들 그릴을 넘어선 렉서스 차세대 조형의 나침반 역할을 맡았다. 다만 2026년 LF-ZC 양산 계획은 시장 수요와 전동화 전략 재검토에 따라 중단된 것으로 보도됐다. 콘셉트에서 제시한 기술과 디자인 요소가 다른 차세대 모델로 어떻게 이어질지가 남은 과제다.

LFA 콘셉트 (Electrified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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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xus Enthusiast렉서스 LFA 콘셉트(Lexus LFA Concept)는 2025년 몬터레이 카 위크와 재팬 모빌리티 쇼에서 렉서스 스포츠 콘셉트(Lexus Sport Concept)라는 이름으로 먼저 공개된 뒤, 같은 해 12월 공식 명칭을 부여받은 차세대 BEV 스포츠카 콘셉트다.

이 모델은 기존 LFA의 외형을 복각하지 않는다. 낮은 무게중심과 가벼우면서 강성이 높은 알루미늄 차체 프레임, 공력 성능, 운전자 중심의 낮은 콕핏을 바탕으로 전동화 시대의 스포츠카 비례를 다시 설계했다.

GR GT와 GR GT3의 개발 기술과 방향을 공유하면서도 BEV만의 패키징을 활용한다. 렉서스가 순수 전동화 시대에도 강한 주행 감각과 스포츠카의 감정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디자이너·디자인 조직

렉서스의 디자인 생태계는 토요타의 방대한 엔지니어링 체계 안에서 태동했지만, 수십 년을 거치며 독자적인 프리미엄 감각을 벼려왔다. 초창기의 렉서스가 기계적 품질과 엔진의 정숙성을 시각화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디자인 조직이 전면에 나서 브랜드의 정체성과 감성을 대담하게 지휘하기 시작했다.

1세대 LS 400의 수석 엔지니어 스즈키 이치로는 렉서스의 출발점인 정숙성과 내구성,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구현했다. 그의 지휘 아래 탄생한 LS 400의 성공은 겉모습의 조형을 넘어 엔지니어링과 생산 공정, 딜러 서비스가 한 몸처럼 움직인 결과였다.

2010년대 렉서스 디자인의 대전환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후쿠이치 도쿠오다. 그는 스핀들 그릴을 전 라인업에 적용하며 렉서스를 무색무취의 무난한 럭셔리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강렬한 브랜드로 바꿨다. 이 과격한 결단은 거센 찬반양론을 낳았지만, 결과적으로 도로 위에서 렉서스의 식별력을 크게 높였다.

스핀들 그릴의 원형을 잡고 GS와 CT 200h 등의 조형을 맡은 이나토미 가쓰히코, V10 슈퍼카 LFA의 양산을 관철한 다나하시 하루히코, 콘셉트카의 비현실적인 조형을 양산형 LC로 옮긴 사토 코지와 모리 다다오 수석 디자이너 역시 렉서스 역사의 주요 인물이다.

현재 렉서스의 글로벌 디자인과 브랜딩 방향은 사이먼 험프리스 최고브랜딩책임자(CBO)가 총괄한다. 렉서스 디자인 부문은 스가 코이치가 이끌며, L-피네스 이후의 일본적 미감과 차세대 전동화 조형을 함께 다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캘티 디자인 리서치(Calty Design Research)는 LF-LC를 비롯한 핵심 콘셉트카를 개발하며 글로벌 디자인 거점 역할을 맡는다.

렉서스와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기획·디자인·개발·평가 인력은 2024년 전면 가동을 시작한 시모야마에서 더 가깝게 협업하고 있다. 일본 본사의 공학적 역량과 글로벌 스튜디오의 감각, 실제 시험 주행을 한 공간에서 맞물리게 하는 구조다.

모디 스코어

> 모디 스코어 — 집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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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과 평가

디자인

렉서스 디자인의 궤적은 쥐죽은 듯 조용한 모범생에서 시선을 강탈하는 도발적인 반항아로의 진화 그 자체다. 초기 LS가 정숙성과 조립 품질이라는 무형의 가치로 보수적인 고급차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었다면, 럭셔리 크로스오버 RX는 우아함과 실용성을 무기로 브랜드를 살찌웠다. 슈퍼카 LFA와 그랜드 투어러 LC는 렉서스가 단순히 고장 나지 않는 기계를 넘어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LC 500은 2016년 아이즈온 디자인상(EyesOn Design Award)에서 양산차 부문과 인테리어 부문을 함께 받았다. LF-LC 콘셉트의 낮고 넓은 비례와 복잡하게 굴곡진 차체 면을 양산차에서도 설득력 있게 구현한 성과였다.

다만 렉서스 디자인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언제나 이중적이다. LC처럼 낮고 유려한 쿠페에서는 거대한 스핀들 그릴이 강한 방점으로 작동하지만, 전고가 높은 대형 SUV나 플래그십 세단에 적용되면 그 면적과 패턴이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보수적인 품격과 파격적인 식별성 사이에서 렉서스는 아슬아슬한 시각적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품질·안전

렉서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구축한 가장 막강한 무형 자산은 품질과 내구성에 대한 신뢰다. 1세대 LS 400은 완벽에 가까운 실내 정숙성과 정밀한 조립 단차, 부드러운 파워트레인을 통해 신생 브랜드가 독일 고급차와 경쟁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웠다.

렉서스는 여러 시장의 내구품질과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 품질 이미지는 정비소를 찾는 횟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의 가죽 질감과 버튼의 저항감, 패널 사이의 간격, 서비스 센터의 고객 응대까지 하나의 고급차 경험으로 관리한다.

타쿠미와 오모테나시를 브랜드의 중심에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안전 평가는 브랜드 전체를 하나의 수치로 묶기보다, 실제 충돌시험을 받은 차종과 연식별 결과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브랜드·인물

2025년 렉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88만 2,231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에서는 RX와 NX, TX 등 잘 팔리는 크로스오버 라인업이 성장을 이끌었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도 전체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탰다.

과거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가 장기간 럭셔리카 판매 상위권을 지킨 비결은 단순히 훌륭한 가격 경쟁력에 있지 않았다. 높은 제품 신뢰도 위에 딜러의 세심한 사후 서비스 경험을 더해, 차를 구매하고 유지하는 과정까지 럭셔리 브랜드의 일부로 만들었다.

모터스포츠에서도 렉서스는 조용하고 얌전한 고급차라는 인상을 깨고 고성능 영역을 넓혀왔다. RC F GT3와 슈퍼 GT 활동을 통해 F 브랜드의 주행 성능과 서킷 이미지를 쌓았고, 시모야마에서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과 개발 환경을 공유하며 고성능차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디자인 반응

렉서스 디자인 담론의 알파와 오메가는 단연 스핀들 그릴이다. 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룸미러에 스치는 짧은 순간에도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분명하게 구분되는 거대한 얼굴을 최고의 브랜딩 도구로 평가한다. “무난하고 지루한 일본차”라는 과거의 인상을 깨고 렉서스만의 강한 페르소나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반면 RX나 LX처럼 차체 볼륨이 큰 SUV에 스핀들 그릴을 적용하면 그릴의 면적과 복잡한 패턴이 고급스러움을 넘어 과격하고 기괴하게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선과 각이 과도하게 파편화돼 차체의 기본 비례보다 전면부 장식이 먼저 보인다는 지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렉서스를 향한 비판이 시대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1990년대에는 개성이 부족하고 독일차를 닮은 보수적인 외형이라는 말을 들었고, 스핀들 그릴 이후에는 선과 각이 지나치게 많은 과잉 디자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렉서스는 정숙한 완벽주의와 시각적 도발 사이에서 브랜드의 얼굴을 계속 조정하고 있다.

비판

렉서스가 짊어진 가장 오랜 과제는 보수적인 절제와 과시적인 도발 사이를 오가는 극단적인 변화다. 초창기에는 빈틈없는 기계적 신뢰성을 무기로 고급차 시장에 안착했지만, 외형은 안전하고 보수적인 길만 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대로 이 이미지를 깨기 위해 꺼낸 스핀들 그릴은 차체의 면과 선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든다는 저항에 부딪혔다.

2020년대 들어 더욱 뼈아프게 직면한 과제는 순수 전기차 전환의 속도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고급차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가속에 연결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만들었지만, 전용 BEV 시장에서는 신생 전기차 업체와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존재감이 약했다.

LF-ZC와 LF-ZL은 차세대 전기차의 급진적인 폼팩터를 제시했지만, LF-ZC 양산 계획이 중단되면서 렉서스가 제시했던 전용 전기 세단의 로드맵도 힘을 잃었다. 렉서스 LFA 콘셉트와 새로운 ES, TZ를 통해 전동화 제품군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동화 브랜드로서 무엇을 가장 앞세울지는 아직 정리되는 과정에 있다.

결국 렉서스가 직면한 딜레마는 분명하다. 형태를 너무 점잖게 다듬으면 토요타의 비싼 뱃지 엔지니어링 모델처럼 보이고, 너무 과격하게 찢어놓으면 렉서스 본연의 우아하고 정숙한 품격이 흔들린다. 앞으로의 렉서스는 일본 특유의 정밀한 공예와 환대 철학, 하이브리드에서 순수 전동화로 이어지는 기술, 뇌리에 꽂히는 조형 언어를 한 대의 자동차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결합하는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