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탈 (Kettal)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89302039-5c00efb511a88640.webp" alt="" data-orientation="landscape"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89303542-53aeebd067df5eac.webp" data-source-url="https://bauleben.co.kr/studio/?bmode=view&idx=168029917" width="600" />

출처: Bau leben

케탈(Kettal)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하는 하이엔드 아웃도어 가구·공간 디자인 브랜드다. 알루미늄 접이식 야외 가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정원, 테라스, 옥상, 리조트, 오피스의 바깥 공간을 실내만큼 정교한 생활 공간으로 다루는 브랜드가 됐다.

케탈의 핵심은 야외를 버려진 바깥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실내로 보는 데 있다. 정원과 테라스는 플라스틱 의자와 파라솔을 잠깐 놓는 장소가 아니라, 소파와 테이블, 직물, 조명, 파빌리온이 함께 놓이는 거실의 연장선이 된다. 케탈은 이 생각을 바탕으로 의자와 소파, 테이블뿐 아니라 독립형 야외 파빌리온까지 설계하고 생산한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세 축으로 움직인다. 첫째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 로돌포 도르도니(Rodolfo Dordoni), 로낭 & 에르완 부훌렉(Ronan & Erwan Bouroullec) 같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이다. 둘째는 바르셀로나 인근 생산 시설에서 프레임, 직조, 마감, 맞춤 사양을 직접 관리하는 생산 구조다. 셋째는 리하르트 노이트라(Richard Neutra), 난나 & 요르겐 디첼(Nanna & Jørgen Ditzel) 같은 20세기 디자인 유산을 현대 야외 공간에 맞게 다시 다루는 헤리티지 프로젝트다.

케탈의 기술적 바탕은 알루미늄 구조와 직조, 내후성 소재에 있다. 가볍고 부식에 강한 프레임, 굵은 로프와 합성 섬유를 엮는 방식, 자외선과 비바람을 견디는 직물, 빠르게 물을 빼내는 쿠션 구조가 제품의 기본을 만든다. 케탈은 야외 가구를 실내용 가구보다 덜 정교한 대체품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가혹한 환경을 견뎌야 하는 실내 가구로 본다.

역사·연혁

창립과 알루미늄 시대

케탈의 출발은 1960년대 중반 마누엘 알로르다(Manuel Alorda)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그는 독일 여행 중 스페인 시장에 잘 만든 야외 가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보았고, 정원과 해변, 캠핑 공간에 놓을 수 있는 가구를 스페인에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자료마다 1964년과 1966년 표기가 함께 쓰인다. 1964년은 사업 아이디어가 생긴 시점으로, 1966년은 가족 기업이 본격적으로 출발한 시점으로 정리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이 시기 케탈의 첫 무기는 가볍고 실용적인 알루미늄 의자와 캠핑 가구였다.

초기 제품은 오늘날 케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접고 휘고 조립하는 경험은 이후 케탈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 야외 가구는 가볍고, 녹이 덜 슬고, 이동이 쉬워야 한다. 케탈은 이 물리적 조건을 오래 다루며 브랜드의 뼈대를 만들었다.

그룹화와 디자인 전환

2000년 전후 케탈은 프랑스 야외 가구 브랜드 Hugonet과 Triconfort를 인수하며 그룹 체계를 갖췄다. 이 인수는 케탈이 단순한 스페인 야외 가구 제조사에서 유럽 아웃도어 가구 시장을 넓게 다루는 브랜드 그룹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

이 시기 케탈은 생산 규모만 키운 것이 아니다. 야외 가구를 기능적 장비가 아니라 디자인 가구로 다루기 시작했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내후성 소재 위에 더 부드러운 직물, 로프, 쿠션, 목재를 얹으며 야외 가구의 질감을 바꿨다.

케탈의 전환은 “밖에서도 거실처럼 앉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가벼운 캠핑 의자와 접이식 테이블의 문법에서 벗어나, 정원과 리조트, 옥상, 호텔 라운지를 위한 가구로 방향을 넓힌 것이다.

작가주의 협업의 시기

2000년대 중반, 알렉스 알로르다(Alex Alorda)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케탈은 디자이너 협업을 브랜드의 핵심 전략으로 밀어붙였다. 이 시기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와의 협업이었다.

2005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마이아(Maia)는 케탈의 디자인 이미지를 바꾼 컬렉션이다. 차가운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합성 섬유를 입체적으로 엮어, 야외 가구에 실내 라운지 가구처럼 풍부한 질감과 볼륨을 부여했다. 케탈은 마이아를 통해 기능적 야외 가구에서 하이엔드 아웃도어 디자인 브랜드로 넘어가는 얼굴을 얻었다.

이후 로돌포 도르도니는 비타(Bitta)를 통해 굵은 로프의 밀도와 항해의 이미지를 끌어들였고, 재스퍼 모리슨은 파크 라이프(Park Life)로 가볍고 쌓기 쉬운 미니멀한 야외 가구를 만들었다. 도시 레비엔(Doshi Levien)은 칼라(Cala)와 벨라(Bela)에서 민속 공예와 로프 구조를 강한 실루엣으로 바꿨고, 부훌렉 형제는 파사주(Passage)로 실내와 실외를 오가는 부드러운 컬렉션을 더했다.

헤리티지 복각과 야외 건축

2010년대 후반 이후 케탈은 단순한 가구 협업을 넘어 헤리티지 복각과 야외 건축 구조물로 영역을 넓혔다. 난나 & 요르겐 디첼이 1950년에 고안한 바스켓 체어(Basket Chair)를 다시 선보이며,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역사적 형태를 현대 야외 환경에 맞게 되살렸다.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는 VDL 펜트하우스와 파빌리온이다. 케탈은 리하르트 노이트라의 VDL 연구 주택에서 출발한 옥탑 구조를 현대 야외용 파빌리온으로 다시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디온 노이트라(Dion Neutra)의 감수 아래 진행됐고, 알루미늄 구조와 현대적 외장·방수 기술을 통해 노이트라의 수평성과 개방감을 야외 모듈 건축으로 옮겼다.

VDL은 케탈의 위치를 바꾼 프로젝트다. 케탈은 더 이상 의자와 소파만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정원 한가운데 독립된 방을 세우고, 빛과 바람, 프라이버시를 조절하는 야외 건축 구조까지 다루는 브랜드가 됐다.

워크플레이스와 실내 확장

2020년대 이후 케탈은 워크플레이스와 실내 가구 영역으로도 확장했다. 팬데믹 이후 사무실과 집,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느슨해지면서, 케탈은 야외 가구에서 쌓은 모듈, 파빌리온, 방음, 직물 기술을 업무 공간으로 옮겼다.

인술라(Insula)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아랍 문화권의 마즐리스(Majlis)에서 영감을 얻은 낮은 모듈러 소파다. 파빌리온 O(Pavilion O), Kall, Phone Booth 같은 워크플레이스 제품은 열린 사무실 안에 작은 방과 전화 부스, 집중 공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2024년과 2026년을 거치며 케탈은 창립 60주년 흐름과 함께 새 컬렉션을 선보였고, 2026년에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Driade의 지분을 인수하며 실내 디자인 포트폴리오까지 넓혔다. 이 움직임은 케탈이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를 넘어, 지중해 디자인을 바탕으로 실내외 공간 전체를 다루는 브랜드 그룹으로 가려는 방향을 보여준다.

디자인 철학·언어

야외를 또 하나의 실내로

케탈 조형 언어의 핵심은 야외를 실내의 연장으로 보는 태도다. 과거의 야외 가구는 비와 햇빛을 견디기 위해 딱딱하고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케탈은 정원과 옥상, 테라스를 바람이 통하는 또 하나의 거실로 보았다.

이 관점은 제품의 부피와 촉감에서 드러난다. 케탈의 소파와 암체어는 야외용이라고 해서 얇고 차갑게 끝나지 않는다. 쿠션은 두껍고, 직물은 부드럽고, 로프와 목재는 손에 닿는 감각을 만든다. 야외에서 쓰지만 실내용 라운지 가구처럼 기대고 머무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케탈에게 야외는 남는 공간이 아니다. 건축과 정원, 바람과 햇빛, 가구와 사람의 움직임이 함께 놓이는 생활 공간이다.

알루미늄 뼈대와 직조

케탈 가구의 기본은 알루미늄 프레임이다. 알루미늄은 야외에서 가볍고, 부식에 강하며, 이동과 보관이 쉽다. 초기 접이식 야외 가구와 캠핑 가구에서 쌓은 금속 가공 경험은 이후 하이엔드 컬렉션의 뼈대가 됐다.

이 차가운 금속 위에 케탈은 직조를 얹는다. 우르키올라의 마이아는 합성 섬유를 입체적으로 엮어 알루미늄 구조에 부드러운 볼륨을 만들었다. 도르도니의 비타는 굵은 로프를 감아 항해용 밧줄의 밀도와 야외 가구의 견고함을 함께 보여준다.

케탈의 직조는 장식이 아니다. 등받이와 팔걸이, 좌면의 탄성, 빛이 통과하는 정도, 몸을 감싸는 밀도를 함께 조절한다. 금속 프레임이 뼈대라면, 직조는 케탈 가구의 피부다.

공예와 공학의 결합

케탈은 전통 공예를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다. 천연 라탄이나 수공예 바구니 구조에서 출발하더라도, 야외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합성 섬유, 알루미늄, 내후성 직물로 다시 만든다. 비미니(Vimini)는 등나무 바구니 의자의 기억을 현대 야외용 소재로 바꾼 사례다.

이 방식은 과거의 소재를 그대로 숭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분위기와 구조를 오늘의 환경에서 쓸 수 있게 바꾸는 일이다. 비를 맞고, 햇빛을 받고, 바닷바람을 견디는 야외 가구는 실내 가구보다 더 냉정한 공학을 요구한다.

케탈의 제품은 그래서 공예처럼 보이지만 공학에 기대고 있다. 손으로 엮은 듯한 로프와 섬유 뒤에는 내구성, 색상 유지, 배수, 건조, 부식 방지 같은 조건이 따라붙는다.

파빌리온과 공간 단위

케탈은 가구의 크기를 넘어 작은 건축 단위까지 다룬다. 파빌리온 라인업은 알루미늄 골조, 유리, 패널, 커튼, 블라인드를 조합해 정원과 옥상에 독립된 방을 만든다. 의자 하나를 놓는 것이 아니라, 앉고 쉬고 일하고 대화하는 작은 공간 자체를 세우는 방식이다.

이 점에서 케탈의 디자인은 제품보다 환경에 가깝다. 소파와 테이블은 파빌리온 안에서 하나의 장면을 이루고, 파빌리온은 건축과 정원 사이의 경계를 조절한다. 햇빛을 얼마나 들일지, 바람을 어떻게 통과시킬지, 시선을 어디까지 막을지를 가구 브랜드가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케탈이 야외 건축으로 이동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야외를 실내처럼 다루려면 결국 가구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공간을 둘러싸는 지붕, 벽, 커튼, 그늘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큐레이션형 브랜드

케탈의 컬렉션은 하나의 고정된 실루엣으로 묶이지 않는다. 우르키올라의 풍성한 직조, 도르도니의 로프, 모리슨의 미니멀한 구조, 도시 레비엔의 하이백 체어, 부훌렉 형제의 부드러운 공간감이 한 브랜드 안에 함께 놓인다.

이 방식은 케탈을 강한 큐레이션형 브랜드로 만든다. 브랜드가 하나의 얼굴을 반복하기보다, 서로 다른 디자이너의 언어를 야외 가구라는 조건 안에서 조율한다. 그래서 케탈 제품군은 넓고 다채롭다.

동시에 이 방식은 위험도 만든다. 개별 컬렉션의 디자이너 이름이 강해질수록, 케탈 자체의 고유한 얼굴은 흐려질 수 있다. 케탈의 정체성은 단일 실루엣보다 “실내 수준의 야외 공간을 만든다”는 태도에서 찾아야 한다.

주요 디자인

마이아

마이아(Maia)는 2005년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컬렉션이다.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합성 섬유를 입체적으로 엮어, 야외 가구에 실내 라운지 가구 같은 질감과 볼륨을 부여했다.

이 컬렉션은 케탈의 디자인 전환을 보여준다. 차갑고 기능적인 야외 의자에서 벗어나, 몸을 감싸는 쉘과 촘촘한 직조, 부드러운 쿠션을 갖춘 하이엔드 아웃도어 가구로 이동한 것이다.

마이아는 이후 티크 다리와 로프 구조를 더한 마이아 로프(Maia Rope)로 이어졌다. 케탈은 이 라인을 통해 알루미늄, 로프, 목재를 함께 다루며 야외 가구의 감각을 더 부드럽게 만들었다.

비타 · 그랜드 비타

비타(Bitta)와 그랜드 비타(Grand Bitta)는 로돌포 도르도니가 디자인한 컬렉션이다. 이름은 배를 부두에 묶는 계선주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에서 왔다.

이 컬렉션은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굵은 폴리에스터 로프를 감아 만든다. 로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몸을 받치고, 빛을 통과시키고, 야외 공간에 항해의 이미지를 남긴다. 촘촘한 직조와 빈틈이 함께 있어 단단하면서도 무겁게 닫히지 않는다.

비타는 케탈이 로프를 어떻게 브랜드 언어로 바꾸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요트의 밧줄에서 온 재료 감각이 정원과 리조트의 소파·암체어로 옮겨진다.

비미니

비미니(Vimini)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컬렉션이다. 난나 & 요르겐 디첼의 1950년대 바스켓 체어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군이다.

비미니는 천연 라탄의 정서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다. 둥근 바구니 같은 실루엣은 유지하되, 야외 환경에 맞는 합성 섬유와 원목 프레임으로 다시 만든다. 과거의 바구니 의자가 가진 친근함을 현대 야외 가구의 내구성 안으로 옮긴 셈이다.

이 컬렉션은 케탈의 헤리티지 접근을 잘 보여준다. 복각은 과거를 그대로 흉내 내는 일이 아니라, 오래된 구조를 오늘의 야외 환경에서 다시 쓸 수 있게 바꾸는 일이다.

칼라

칼라(Cala)는 도시 레비엔이 디자인한 하이백 체어다. 1970년대 에마뉴엘 라탄 체어의 이미지를 현대적 로프 구조로 다시 다룬 제품이다.

등받이는 앉는 사람의 머리 위까지 높게 솟고, 넓게 퍼지며 몸 주변을 감싼다. 의자 하나가 작은 쉘터처럼 작동한다. 야외에 놓이지만, 앉는 순간 시야와 몸을 둘러싸는 개인 공간이 만들어진다.

칼라는 케탈의 로프 직조가 얼마나 조형적으로 커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줄을 엮어 만든 구조가 단순한 등받이를 넘어, 공간을 감싸는 벽처럼 보인다.

벨라

벨라(Bela)는 도시 레비엔이 디자인한 조형적 컬렉션이다. 인도 연날리기 축제와 얼레에서 영감을 받아, 가벼운 골조 위에 컬러풀한 로프를 기하학적으로 걸어 만든다.

벨라는 의자나 소파처럼 몸을 직접 받치는 가구라기보다, 야외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구조물에 가깝다. 로프가 허공에 선을 만들고, 색이 바람과 빛 속에서 흔들린다.

이 제품은 케탈이 직조를 기능뿐 아니라 공간 장식과 조명, 파빌리온 요소까지 넓히는 방식을 보여준다.

파크 라이프

파크 라이프(Park Life)는 2014년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컬렉션이다. 케탈 제품군 안에서 가장 절제된 방향에 가깝다.

이 컬렉션은 알루미늄 골조와 야외용 메시 원단을 바탕으로 한다. 형태는 얇고 단순하며, 보관할 때 여러 개를 겹쳐 쌓기 쉽다. 모리슨 특유의 덜어냄이 야외 가구의 실용성과 만난 사례다.

파크 라이프는 케탈이 항상 풍성한 직조와 강한 실루엣만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야외 가구가 가볍고, 오래 쓰이고, 보관하기 쉬워야 한다는 기본 조건을 조용하게 밀어붙인 컬렉션이다.

인술라

인술라(Insula)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낮은 모듈러 소파다. 아랍 문화권의 마즐리스에서 영감을 얻었고, 사람들이 바닥 가까이 모여 앉아 대화하는 방식을 현대 공간에 옮겼다.

낮은 좌면과 수평으로 긴 모듈, 부드러운 등받이는 몸을 느슨하게 만든다. 이 제품은 실내와 실외, 오피스와 라운지, 리조트와 집의 경계를 오간다. 회의실처럼 딱딱하게 앉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대고 눕고 대화하는 낮은 지대를 만든다.

인술라는 케탈이 워크플레이스와 라운지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보여준다. 업무 공간도 이제 책상과 의자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쉬고, 기다리고, 짧게 이야기하고, 함께 앉는 느슨한 모듈이 필요하다.

VDL 펜트하우스 · 파빌리온

VDL 펜트하우스와 파빌리온(VDL Penthouse · Pavilion)은 케탈을 가구 브랜드에서 야외 건축 구조물 브랜드로 넓힌 프로젝트다. 리하르트 노이트라의 VDL 연구 주택 옥탑 펜트하우스를 바탕으로, 현대 야외 공간에 놓을 수 있는 모듈형 파빌리온으로 다시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리하르트 노이트라와 디온 노이트라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다. 수평으로 뻗은 지붕, 뒤로 물러난 기둥, 투명한 외피, 자연과 실내 사이를 흐리게 만드는 구조가 핵심이다. 케탈은 이를 알루미늄 구조와 현대 내후성 소재로 옮겼다.

VDL은 케탈이 “방 안의 가구”에서 “정원 안의 방”으로 넘어간 순간을 보여준다. 의자와 테이블을 넘어, 사람이 머물 작은 건축 단위 자체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바스켓

바스켓(Basket)은 난나 & 요르겐 디첼이 1950년에 선보인 바구니 의자를 케탈이 다시 다룬 컬렉션이다. 공중에 매달린 둥근 바구니 형태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유희적인 면을 보여준다.

케탈의 바스켓은 단순한 복고 제품이 아니다. 과거의 라탄 감각을 오늘의 야외 환경에 맞는 소재와 구조로 옮긴다. 실내에서 태어난 형태가 테라스와 정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조정된 것이다.

이 제품은 케탈의 헤리티지 복각이 가진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잊힌 형태를 다시 살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형태를 고가의 현대 야외 가구 시장으로 옮긴다.

파빌리온

파빌리온(Pavilions)은 케탈 인하우스 스튜디오가 설계한 야외 건축 라인업이다. 알루미늄 골조를 바탕으로 나무 패널, 유리, 커튼, 블라인드를 조합해 정원이나 옥상에 독립된 방을 만든다.

이 구조는 레고 블록처럼 조합된다. 사용자는 햇빛을 가릴지, 시야를 열지, 유리로 막을지, 커튼으로 부드럽게 감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파빌리온은 가구라기보다 야외 공간을 편집하는 시스템이다.

케탈의 파빌리온은 브랜드의 방향을 가장 크게 보여준다. 야외에 놓는 의자에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빛과 바람과 프라이버시를 조절하는 작은 건축물을 만든다.

파사주

파사주(Passage)는 로낭 & 에르완 부훌렉이 디자인한 컬렉션이다.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쓰일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컬렉션은 이름처럼 공간 사이를 지나가는 느낌을 가진다. 실내 식탁, 테라스, 라운지, 레스토랑의 경계에서 어색하지 않게 놓인다. 케탈이 야외 전용 브랜드에서 실내외를 함께 다루는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제품군이다.

파사주는 케탈의 과한 볼륨보다 부드러운 전환에 가깝다. 실외용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실내용 가구처럼 차분하게 보이는 균형을 잡는다.

Kall

Kall은 케탈의 워크플레이스 라인업을 보여주는 방음 전화 부스다. 야외 가구 브랜드가 사무실 안의 작은 방을 만든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제품이다.

Kall은 열린 사무실에서 전화와 화상 회의, 짧은 집중 작업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소파나 의자처럼 앉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잠시 들어가 소리를 차단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작은 방이다.

이 제품은 케탈이 파빌리온에서 쌓은 공간 분할 감각을 실내 오피스로 옮긴 사례다. 케탈의 관심사는 이제 가구의 외형만이 아니라, 사람이 어디서 말하고 쉬고 일하는지까지 넓어졌다.

디자이너·디자인 조직

케탈의 크리에이티브 조직은 한 명의 내부 디자이너가 모든 형태를 통제하는 구조가 아니다. 창업자 가문의 경영과 인하우스 스튜디오, 외부 디자이너 협업이 함께 움직이는 큐레이션형 구조에 가깝다.

케탈 스튜디오(Kettal Studio)는 기본 가구와 파빌리온 같은 건축적 구조를 다룬다. 프레임, 소재, 맞춤 사양, 생산 가능성을 관리하며 브랜드의 기본 조건을 만든다. 이 바탕 위에 외부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언어를 얹는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는 케탈의 이미지를 바꾼 핵심 디자이너다. 마이아, 비미니, 메시(Mesh), 플뤼몽(Plumon), 인술라 같은 컬렉션을 통해 직조, 쿠션, 낮은 모듈, 라운지 감각을 케탈 안에 강하게 심었다.

로돌포 도르도니는 비타에서 항해용 로프와 묵직한 야외 라운지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재스퍼 모리슨은 파크 라이프에서 가벼움과 스태킹, 최소 구조를 정리했다. 도시 레비엔은 칼라와 벨라에서 민속 공예와 로프 구조를 조형적으로 키웠고, 로낭 & 에르완 부훌렉은 파사주를 통해 실내와 실외를 부드럽게 잇는 방향을 더했다.

안토니오 치테리오, 콘스탄틴 그리치치, 나오토 후카사와 같은 디자이너도 케탈 포트폴리오에 참여한다. 여기에 리하르트 노이트라와 디첼 부부 같은 역사적 이름이 복각과 재해석의 방식으로 들어온다. 케탈은 단일한 스타일보다, 여러 디자이너의 언어를 아웃도어와 공간 시스템이라는 조건 안에서 묶는 브랜드다.

모디 스코어

> 모디 스코어 — 집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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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DY 유저 평가 데이터 · 대표작 집계 기준

반응과 평가

디자인

케탈은 야외 가구를 실내용 가구와 같은 수준의 디자인 대상으로 끌어올린 브랜드로 평가된다. 플라스틱 의자와 철제 테이블, 파라솔 중심이던 야외 가구 시장에서 알루미늄, 로프, 직물, 쿠션, 파빌리온을 결합해 더 부드럽고 건축적인 야외 생활 공간을 만들었다.

마이아는 케탈의 전환점을 보여준 컬렉션이고, 비타는 로프 직조를 브랜드 언어로 정리했다. 파크 라이프는 가벼움과 보관성을, 칼라는 로프 구조가 만들 수 있는 시각적 쉘터를, VDL은 케탈이 가구를 넘어 건축적 공간 단위로 이동한 장면을 보여준다.

케탈의 디자인은 한눈에 같은 실루엣을 반복하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여러 디자이너의 문법이 한 브랜드 안에 공존한다. 이 점이 카탈로그를 풍성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브랜드의 얼굴을 한 문장으로 잡기 어렵게 만든다.

품질·안전

야외 가구에서 품질은 실내 가구보다 더 가혹한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비와 햇빛, 자외선, 습기, 염분, 온도 변화가 모두 제품을 공격한다. 케탈의 품질은 이 환경을 견디는 소재와 생산 구조에서 나온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부식에 강하고 가볍다. 야외용 직물과 로프는 물과 햇빛을 견뎌야 하며, 쿠션은 물을 오래 머금지 않고 빠르게 배출해야 한다. 케탈 제품이 두껍고 부드러운 라운지 가구처럼 보이면서도 야외에 놓일 수 있는 이유는 이 소재 공학에 있다.

또 하나의 기준은 생산 관리다. 케탈은 바르셀로나 인근 생산 시설에서 많은 제품의 프레임, 직조, 마감, 맞춤 사양을 관리한다. 로프의 텐션, 직물의 패턴, 프레임 색상, 마감 선택이 제품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야외 가구는 소재보다 생산 관리에서 품질 차이가 크게 난다.

브랜드·인물

케탈은 대중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름은 아니지만, 하이엔드 아웃도어 가구와 계약 프로젝트 시장에서는 강한 존재감을 가진다. 고급 호텔, 리조트, 빌라, 요트, 크루즈, 기업 라운지 같은 공간에서 케탈 제품은 야외 공간의 이미지를 정리하는 장치로 쓰인다.

브랜드의 힘은 가족 경영과 디자이너 네트워크, 생산 시설의 결합에서 나온다. 마누엘 알로르다가 야외 가구 시장의 빈틈을 보고 출발했다면, 알렉스 알로르다 세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협업과 국제 프로젝트 시장을 통해 케탈을 하이엔드 브랜드로 키웠다.

2026년 Driade 지분 인수는 케탈의 다음 방향을 보여준다. 케탈은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이탈리아 실내 디자인 브랜드까지 품으며 실내외를 모두 다루는 디자인 그룹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확장은 케탈의 영향력을 넓히는 동시에,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라는 새 질문도 만든다.

디자인 반응

케탈 컬렉션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긍정적인 쪽은 카탈로그 자체가 동시대 디자이너들의 야외 가구 실험장처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다. 마이아의 풍성한 직조, 파크 라이프의 절제, 칼라의 하이백 실루엣, VDL의 건축적 수평성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야외 공간을 더 정교하게 만든다.

특히 VDL 펜트하우스와 파빌리온은 건축 애호가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사진과 도면 속에 있던 노이트라의 수평적 구조를 자신의 정원이나 옥상에 세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강한 욕망을 만든다. 역사적 건축을 소유 가능한 모듈형 구조로 바꾸는 데서 케탈 특유의 힘이 나온다.

반대로 이 큐레이션 방식은 브랜드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 컬렉션마다 디자이너의 개성이 강하다 보니, 케탈만의 단일한 실루엣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카르텔이나 프리츠한센처럼 한눈에 특정한 얼굴이 떠오르는 브랜드와는 다른 방식이다. 케탈은 하나의 얼굴보다 여러 장면을 잘 묶는 브랜드에 가깝다.

비판

케탈이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비판은 정체성의 파편화와 가격 장벽이다. 여러 디자이너의 이름이 카탈로그를 풍성하게 만들지만, 반대로 케탈 자체의 오리지널리티가 무엇인지 묻게 만든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떼어냈을 때도 제품이 곧바로 케탈처럼 보이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VDL 같은 헤리티지 복각도 양면성을 가진다. 한쪽에서는 모더니즘 건축의 유산을 현대 야외 공간 안으로 가져온 영리한 프로젝트로 본다. 다른 쪽에서는 특정 장소와 역사 안에서 의미를 가진 건축을 주문 생산 가능한 고가의 파빌리온으로 바꾸는 일이 원작의 장소성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가격 장벽도 크다. 케탈은 지중해의 여유, 야외의 거실, 열린 휴식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제품은 고급 호텔과 리조트, 빌라, 상위 고객층을 중심으로 소비된다. 야외 생활의 해방감을 말하면서도 그 해방감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된다.

케탈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야외를 모두의 거실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극히 비싼 거실을 만든다. 누가 이 야외의 거실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계속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