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미 포슬린 (Hasami Porcelain)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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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미 포슬린(Hasami Porcelain)은 400년 역사를 지닌 일본 나가사키현 하사미(波佐見) 지역의 도자 산업을 '모듈(Module)'과 '스태킹(Stacking)'이라는 현대적 규격으로 재편한 테이블웨어 브랜드다. 2012년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디자이너 시노모토 다쿠히로(Takuhiro Shinomoto)가 기획하고, 지역 도자 기업 사이카이 도키(西海陶器)가 제조를 맡아 출범했다.

브랜드가 독자적인 형태를 고안하거나 자체 공방을 운영하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하사미 포슬린은 오래된 산지의 대량 생산 인프라를 동시대 라이프스타일 프로덕트로 치환해 낸 일종의 '편집형' 비즈니스 모델을 취한다. 모든 기물의 지름을 특정 규격으로 통일해 호환성을 높였으며, 매끄러운 유약 대신 흙 본연의 묵직하고 거친 무광 질감을 전면에 내세워 북미와 유럽의 디자인 스토어를 중심으로 견고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역사·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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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에도시대부터 400년 넘게 이어져 온 하사미야키(波佐見焼)는 화려한 감상용 예술 도자보다는 서민들이 매일 쓰는 실용 자기를 대량으로 생산해 온 지역이다. 이 실용성과 대량 생산의 토양은 훗날 하사미 포슬린이 지향하는 기하학적이고 규격화된 생산 방식의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

브랜드의 구체적인 형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토터스(Tortoise)'를 운영하던 디자이너 시노모토 다쿠히로의 시각에서 비롯되었다. 느리고 오래가는 가치를 지향하는 그의 감각은 하사미 지역의 도자 기업 사이카이 도키와 만나 2012년 하사미 포슬린의 론칭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좁은 주거 환경과 1~2인 가구가 중심이 되는 현대 도시 생활의 요구에 맞춰, 일본 전통 찬합인 주바코(重箱)의 겹쳐 쌓는 구조를 서구적 다이닝에 맞게 재설계했다. 서구권의 미니멀리즘 트렌드와 맞물려 글로벌 디자인 스토어에 빠르게 안착했으며, 현재는 도자기를 넘어 목기(하타), 향(닛폰 고도), 황동(노사쿠) 등 일본 내 다른 지역의 전문 제조사들과 협업하며 종합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디자인 철학·언어

모듈과 스태킹을 통한 다기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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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하사미 포슬린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규격의 통일이다. 머그, 볼, 접시, 화분 등 모든 제품군이 8.5, 14.5, 22, 25.5cm라는 지정된 지름을 공유한다. 접시가 볼의 뚜껑이 되거나 컵의 받침으로 기능하는 등, 하나의 기물이 상황에 따라 여러 용도로 쓰이며 수납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전통 찬합(주바코)의 현대적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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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규격화된 그릇을 수직으로 겹쳐 쌓는 스태킹(Stacking) 구조는 일본 전통 요리에서 음식을 담아 나르던 찬합 '주바코(重箱)'의 형태에서 기인했다. 오래된 식문화의 공간 활용 지혜를 현대적인 서빙과 보관의 문법으로 간결하게 번역해 냈다.

흙의 물성과 비균일함의 수용

점토와 자기를 배합한 흙을 고온에서 구워내어, 매끄러운 광택 대신 묵직하고 거친 무광의 텍스처를 구현한다. 유약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대신 가마 속 소성 환경에 따라 제품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색감의 편차를 자연스러운 개체성으로 수용하며, 사용할수록 표면에 배어드는 파티나(Patina)를 소재의 특성으로 삼는다.

산지 인프라의 편집자적 활용

브랜드를 주도하는 것은 '제조'가 아니라 '편집'이다. 특정 디자이너의 조형적 자아를 과시하기보다, 하사미 지역이 지닌 대량 생산 인프라와 분업 기술을 동시대 시장의 수요에 맞게 재배치하고 기획하는 편집자적 태도가 브랜드의 근간을 이룬다.

주요 디자인

머그 & 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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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carousel]]손잡이의 유무로 나뉘는 원통형 기물. 특유의 거친 무광 질감으로 손에 쥐었을 때 흙의 촉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동일한 지름의 접시를 덮어 음료의 온도를 유지하는 뚜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플레이트 &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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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carousel]]하사미 포슬린 모듈 시스템의 뼈대를 이루는 핵심 라인업이다. 깊이에 따라 접시와 볼로 구분되며, 서로 엇갈려 쌓거나 뚜껑과 받침으로 교차 사용이 가능하도록 테두리가 정밀하게 맞물리는 수직적 조형미를 지닌다.

플랜터 (Pla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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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

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carousel]]테이블웨어의 모듈 규격과 무광 질감을 원예용 화분으로 연장한 제품군이다. 주방과 다이닝 룸의 시각적 언어를 실내 조경의 영역까지 동일한 톤앤매너로 묶어내며 라이프스타일 소품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라이프스타일 협업 소품 (우드 트레이 & 인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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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이카이 (© 사이카이)도자의 물성을 보완하기 위해 이기종 소재의 전문 제작사와 협업한 라인업. 물푸레나무(Ash wood)로 제작된 다기능 트레이, 닛폰 고도(Nippon Kodo)와 함께 기획한 인센스 등은 하사미 포슬린을 단순한 식기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시키는 장치다.

티팟 & 커피 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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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원통형의 담백한 몸체에 짧은 주둥이를 낸 음료 서비스 기물이다. 상단 지름이 컵이나 드리퍼의 규격과 일치하여, 차와 커피를 내리는 도구들 역시 하나의 모듈 세트 안으로 통일감 있게 편입된다.

디자이너·디자인 조직

시노모토 다쿠히로의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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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사미 포슬린 (© 하사미 포슬린)로스앤젤레스에서 편집숍을 운영하며 터득한 '서구권이 소비하는 현대적 일본 미학'을 제품 기획에 투영했다. 모듈화된 규격과 무광 질감 등 하사미 포슬린의 형태적 언어는 흙을 빚는 도공의 감각이 아닌, 기획자의 철저히 계산된 큐레이션에서 도출되었다.

사이카이 도키와 산지의 분업 생태계

제품의 물리적 실체는 하사미 지역의 도자 기업 사이카이 도키의 대량 생산 노하우를 통해 구현된다. 흙의 배합, 성형, 소성 등 각 단계를 지역 내 여러 장인과 공방이 분업하여 처리하며, 마지막에 수작업으로 로고 스탬프를 찍어 규격화된 공산품에 공예적 뉘앙스를 부여한다.

모디 스코어

> 모디 스코어 — 집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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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DY 유저 평가 데이터 · 대표작 집계 기준

반응과 평가

하사미 포슬린은 정체되어 가던 전통 도자 산지의 인프라를 '모듈'과 '스태킹'이라는 실용적 개념으로 재조립하여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훌륭한 로컬 비즈니스 기획 모델로 평가받는다. 모든 기물의 규격을 통일해 뚜껑과 받침으로 호환시키는 다기능성은 현대 주거 공간의 수납 효율을 높였으며, 매끄러운 유약 대신 흙 본연의 거친 질감을 드러낸 무광 마감은 북유럽 미니멀리즘과 융합되며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했다.

그러나 점토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유약 처리를 최소화한 무광 표면은 실사용 측면에서 뚜렷한 취약점을 지닌다. 커피나 카레 등 색이 진한 음식에 쉽게 이염되거나 얼룩이 남고, 금속 커트러리와 마찰 시 스크래치가 도드라진다. 가마 내 온도차에 따라 제품마다 색상과 질감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 역시 브랜드 측은 자연스러운 '개체성'으로 설명하지만, 규격화된 공산품의 균일한 품질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제품의 결함이나 관리의 까다로움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는 '400년 전통의 하사미야키'라는 서사와, 실제로는 2012년 외부 기획자에 의해 기획된 현대적 상업 브랜드라는 사실 사이에는 일종의 간극이 존재한다. 모듈형 무광 식기라는 콘셉트가 시장에서 반향을 얻은 이후 유사한 형태의 모방 제품들이 범람함에 따라, 브랜드 초기에 지녔던 조형적 변별력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점은 하사미 포슬린이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상업적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