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플랜 쿨리상트 (Duoplan Coulissante)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264788765-1eeaec4b409553cb.webp" alt=""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4264789581-3d8c03657363dd30.webp" data-source-url="https://www.jaeger-lecoultre.com/ez-en/watches/collectibles/duoplan-sliding-qveduo01" width="600" />
출처: jaeger-lecoultre
듀오플랜 쿨리상트는 예거 르쿨트르가 1956년에 제작한 듀오플랜 계열 시크릿 워치다. 다이얼 위에 금속 커버를 얹고, 사용자가 커버를 밀면 다이얼이 드러나는 구조를 갖췄다. 쿨리상트는 프랑스어 coulissante를 옮긴 말로, 미닫이식 또는 슬라이딩 구조를 뜻한다.
2026년 더 컬렉터블스 VI에서 공개된 개체는 레퍼런스 QVE80003이다. 18K 옐로 골드 케이스와 골드 브레이슬릿, 베이지 다이얼, 수동 와인딩 듀오플랜 칼리버 403을 갖춘 빈티지 시계다. 공식 제품 페이지 기준 크기는 32 x 15mm이며, 러그를 포함한 세로 길이 기준이다. 미국 공식 히스토리 페이지에는 세금 제외 32,900달러로 표시됐고, 공개 직후 판매 완료 상태가 됐다.
이 시계에서 중요한 것은 보석처럼 보이는 겉모습보다 내부 구조다. 듀오플랜 칼리버는 부품을 한 평면에 늘어놓지 않고 두 층으로 쌓았다. 작은 케이스 안에 비교적 큰 부품을 넣기 위한 방식이었다. 여성용 손목시계가 작아질수록 정밀도와 내구성이 떨어지기 쉬웠던 문제를, 부품을 더 작게 깎는 대신 배치를 바꾸는 방식으로 풀었다.
디자인
시간을 숨기는 커버
듀오플랜 쿨리상트는 닫힌 상태에서 먼저 금 브레이슬릿처럼 보인다. 다이얼은 케이스 중앙에 있지만, 미닫이식 커버가 위에서 덮고 있다. 손목 위에서는 시계보다 장신구에 가까운 물건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커버를 밀면 작은 직사각형 다이얼이 나타난다. 시간은 계속 보이는 정보가 아니라, 필요할 때 열어 보는 정보가 된다. 이 구조 때문에 커버는 단순한 보호 부품이 아니다. 시계를 보는 행동 자체를 바꾸는 장치다.
이 방식은 리베르소와 다르다. 리베르소는 케이스를 뒤집어 다이얼을 보호한다. 듀오플랜 쿨리상트는 다이얼 위의 커버만 움직여 시간을 감춘다. 두 시계 모두 직사각형 비례를 쓰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리베르소가 폴로 경기 중 충격에서 다이얼을 보호하기 위해 나왔다면, 쿨리상트는 손목시계와 주얼리의 경계를 좁히는 쪽에 가깝다.
브레이슬릿과 케이스가 이어지는 방식
더 컬렉터블스 VI 개체는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모두 18K 옐로 골드로 만들었다. 금속 브레이슬릿과 케이스가 한 덩어리처럼 이어지기 때문에, 커버를 닫으면 작은 시계 헤드가 따로 튀어나와 보이지 않는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표면에는 물결처럼 반복되는 요철이 들어간다. 예거 르쿨트르 공식 프레스 자료는 이 장식을 클루 드 파리 장식을 떠올리게 하는 물결형 텍스처로 설명한다. 클루 드 파리는 작은 못 머리처럼 반복되는 정사각형 요철 장식이다. 이 모델에서는 요철이 다이얼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며, 닫힌 상태에서 장식 팔찌처럼 보이게 만든다.
색은 옐로 골드와 베이지 다이얼로 좁혀져 있다. 강한 색 대비를 쓰지 않고, 금 표면의 반사와 요철로 변화를 만든다. 다이얼을 열어도 시간 표시는 장식면 안에 작게 들어간다. 시간 표시는 브레이슬릿 장식 안에 작게 들어간다.
두 층으로 쌓은 칼리버
듀오플랜이라는 이름은 두 개의 평면에서 나왔다. 일반적인 소형 무브먼트는 부품을 한 평면 안에 작게 줄여 넣어야 했다. 듀오플랜은 직사각형 무브먼트를 두 층으로 나눠, 작은 공간 안에 더 큰 부품을 배치했다.
이 구조는 작은 직사각형 케이스를 가능하게 했다. 예거 르쿨트르는 듀오플랜을 통해 여성용 손목시계와 주얼리 워치에서 더 자유로운 형태를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칼리버 101도 듀오플랜 계열에서 나왔다.
QVE80003에는 듀오플랜 칼리버 403이 들어간다. 이 칼리버는 수동 와인딩 방식이다. 빈티지 듀오플랜에는 후면에서 태엽을 감는 구조가 자주 보이며, 이런 구성은 케이스 옆으로 크라운이 크게 튀어나오는 일을 줄였다. 작은 직사각형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기에 유리한 방식이었다.
시크릿 워치라는 형식
시크릿 워치는 다이얼을 보석, 커버, 브레이슬릿 장식 안에 숨기는 시계다. 시간을 보려면 덮개를 열거나 밀어야 한다. 오늘날 시계가 곧바로 시간을 보여주는 도구라면, 시크릿 워치는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을 조금 더 사적인 행동으로 만든다.
듀오플랜 쿨리상트는 그 형식을 얇은 직사각형 구조 안에서 구현했다. 커버가 위아래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미끄러진다. 그래서 커버가 닫힌 상태에서도 케이스 두께가 크게 부풀지 않는다. 손목 위에서는 팔찌에 가까운 비례를 유지한다.
디자이너·스튜디오
듀오플랜 구조의 출발점에는 파리의 시계 제작자 앙리 로다네가 있다. 시계 전문 자료들은 로다네가 에드몽 예거의 감독 아래 듀오플랜 구조를 고안했다고 설명한다. 핵심은 작은 시계를 만들기 위해 부품을 무리하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두 층에 나눠 배치하는 방식이었다.
1956년 듀오플랜 쿨리상트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예거 르쿨트르 공식 제품 페이지와 프레스 자료도 이 개체의 케이스 디자이너를 따로 밝히지 않는다. 이 시계는 단일 디자이너 이름보다 예거와 르쿨트르의 협업, 발레 드 주 매뉴팩처의 초소형 무브먼트 제작 능력, 그리고 주얼리 워치를 만들어 온 예거 르쿨트르의 방식과 더 밀접하게 연결된다.
더 컬렉터블스 VI 개체는 예거 르쿨트르의 헤리티지 전문가와 매뉴팩처 복원 워크숍이 선별하고 점검했다. 더 컬렉터블스 프로그램은 오리지널 상태, 보존 상태, 기계적 완전성, 기록된 이력, 희소성, 시계사 안에서의 의미를 기준으로 개체를 고른다. 복원에서도 케이스와 다이얼을 과하게 새것처럼 만들기보다, 원래 부품과 세월감을 최대한 남기는 방식을 택한다.
계보
듀오플랜
듀오플랜은 1925년에 발명된 예거 르쿨트르의 소형 기계식 무브먼트 구조다. 당시 손목시계는 회중시계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었고, 여성용 손목시계는 더 작은 크기를 요구했다. 문제는 무브먼트가 작아질수록 정밀도와 내구성이 떨어지기 쉽다는 점이었다.
르쿨트르는 직사각형 무브먼트를 두 층으로 나눠 이 문제를 풀었다. 이 구조는 여성용 주얼리 워치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줬다. 작은 케이스 안에 기계식 무브먼트를 넣을 수 있게 되면서, 브레이슬릿형 시계와 시크릿 워치가 더 다양해졌다.
초기 듀오플랜은 예거와 르쿨트르가 합병하기 전 협업한 결과물이었다. 1931년 세자르 드 트레이와 자크 다비드 르쿨트르가 스페셜리테 오를로제르 SA를 세우며 두 회사의 제품을 본격적으로 유통했다. 1934년 카탈로그에는 듀오플랜과 리베르소가 함께 실렸고, 예거 르쿨트르 공식 프레스 자료는 이 카탈로그를 두 회사 협업 제품을 담은 첫 카탈로그로 설명한다.
칼리버 101
칼리버 101은 듀오플랜 구조에서 이어진 초소형 수동 무브먼트다. 1929년에 등장했고, 예거 르쿨트르 공식 자료는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식 칼리버로 소개한다.
듀오플랜 쿨리상트와 칼리버 101은 같은 계열 안에 있지만 같은 시계는 아니다. 더 컬렉터블스 VI의 쿨리상트에는 칼리버 403이 들어간다. 칼리버 101이 극단적인 초소형 하이 주얼리 워치 쪽으로 이어졌다면, 칼리버 403은 더 넓은 직사각형 케이스와 골드 브레이슬릿 구성에 맞는 크기를 제공했다.
쿨리상트와 다른 듀오플랜 변형
듀오플랜은 하나의 케이스 디자인으로만 남지 않았다. 아르데코 칵테일 워치, 체인형 브레이슬릿 워치, 튜보가스 시크릿 워치, 타일형 유리에서 이름을 딴 튀일 모델, 운전 중 손목을 크게 돌리지 않고 시간을 보기 위해 케이스 각도를 조절한 드라이버 모델 등으로 갈라졌다.
쿨리상트는 이 변형들 가운데 다이얼을 직접 가리는 슬라이딩 커버가 핵심이다. 튜보가스 쿨리상트는 말아 올린 금속 튜브처럼 보이는 브레이슬릿과 시크릿 커버를 결합했다. 더 컬렉터블스 VI의 쿨리상트는 얇은 골드 브레이슬릿과 직사각형 슬라이딩 커버를 결합했다.
정보
**제품명** · 듀오플랜 쿨리상트
**원명** · Duoplan Coulissante
**국내 검색용 표기** · 듀오플랜 슬라이딩, 듀오플랜 시크릿 워치
**브랜드** · 예거 르쿨트르
**카테고리** · 시크릿 워치, 주얼리 워치, 빈티지 손목시계
**제작 연도** · 1956년
**더 컬렉터블스 VI 공개 시점** · 2026년 6월
**레퍼런스** · QVE80003
**케이스 소재** · 옐로 골드 750/1000, 18K
**케이스 크기** · 32 x 15mm, 공식 표기 기준 러그 포함 길이
**다이얼** · 베이지
**무브먼트** · 듀오플랜 칼리버 403, 수동 와인딩
**브레이슬릿** · 옐로 골드 750/1000, 18K
**버클** · 옐로 골드 폴딩 버클, 버클 폭 6mm
**공식 판매 상태** · 판매 완료
**공식 가격 표기** · 미국 공식 히스토리 페이지 기준 세금 제외 32,900달러
비하인드
더 컬렉터블스 VI 안에서의 위치
더 컬렉터블스 VI는 2026년 6월 15일부터 7월 18일까지 런던 올드 본드 스트리트 플래그십 부티크에서 공개된 캡슐 컬렉션이다. 예거 르쿨트르는 이 캡슐에서 1931년부터 2003년까지 제작된 빈티지 시계 12점을 선보였다. 구성은 리베르소 7점과 20세기 중반 대표 모델 5점이다.
듀오플랜 쿨리상트는 이 구성에서 리베르소 밖의 예거 르쿨트르 역사를 보여주는 개체다. 리베르소가 직사각형 케이스와 아르데코 비례의 대표 모델이라면, 듀오플랜 쿨리상트는 초소형 무브먼트와 주얼리 워치가 만난 사례다.
캡슐 안에서 함께 공개된 비리베르소 모델은 1946년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즈, 1958년 메모복스 파킹, 1969년 메모복스 오토매틱 캘린더, 1970년 지오매틱 E560이다. 이 구성은 예거 르쿨트르가 리베르소 한 모델만으로 설명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소형 무브먼트와 알람 워치, 캘린더, 크로노미터에서도 긴 역사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가 직접 복원해 판매하는 빈티지
더 컬렉터블스는 단순 전시가 아니라 브랜드가 직접 선별하고 복원한 빈티지 시계를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예거 르쿨트르는 희소한 개체를 찾고, 진위와 상태를 확인한 뒤, 발레 드 주 매뉴팩처 안의 복원 워크숍에서 점검과 복원을 진행한다.
복원 워크숍에는 10명의 마스터 워치메이커가 참여한다. 이들은 무브먼트를 정비하고, 필요하면 역사적 부품 재고를 찾거나 부품을 다시 만든다. 다만 케이스와 다이얼은 새것처럼 갈아내는 방향을 피한다. 표면과 세월감을 남겨야 수집가가 보는 원래 상태가 훼손되지 않기 때문이다.
각 개체에는 예거 르쿨트르 아카이브 발췌본과 더 컬렉터블 북이 함께 제공된다. 금속 브레이슬릿 모델이 아닌 경우에는 시계에 맞춘 새 수제 가죽 스트랩도 제공된다. 원래 박스와 서류, 스트랩이나 브레이슬릿이 남아 있으면 함께 제공될 수 있다.
같은 이름, 다른 레퍼런스
듀오플랜 쿨리상트라는 이름은 한 개체만 가리키지 않는다. 예거 르쿨트르 한국 공식 페이지에는 레퍼런스 QVEDUO01이 듀오플랜 슬라이딩으로 등록돼 있다. 이 개체는 22 x 15mm 옐로 골드 케이스, 베이지 다이얼, 라이트 브라운 카프스킨 스트랩, 듀오플랜 칼리버 409 구성을 갖췄다.
더 컬렉터블스 VI의 QVE80003은 32 x 15mm 옐로 골드 케이스와 골드 브레이슬릿, 듀오플랜 칼리버 403 구성이다. 같은 쿨리상트 이름을 쓰더라도 크기, 무브먼트, 스트랩 구성이 다르다. 빈티지 듀오플랜을 확인할 때는 제품명보다 레퍼런스와 칼리버가 더 정확한 구분 기준이 된다.
다이얼 서명의 복잡함
초기 듀오플랜은 오늘날처럼 모든 다이얼에 같은 브랜드명이 들어가지 않았다. 예거와 르쿨트르가 1937년에 합병하기 전부터 협업했기 때문에, 유통 지역과 판매 방식에 따라 다이얼에는 듀오플랜, 르쿨트르, 예거, 또는 듀오플랜과 다른 이름이 함께 들어갔다.
이 점은 빈티지 듀오플랜 수집에서 중요하다. 같은 계열이라도 다이얼 서명과 케이스, 무브먼트, 유통 지역이 서로 다를 수 있다. 더 컬렉터블스가 아카이브 발췌본을 함께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은 시계일수록 외형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기록과 부품 구성이 함께 맞아야 개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