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Bugatti)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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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
부가티(Bugatti)는 1909년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가 프랑스 알자스의 몰스하임(Molsheim)에 세운 하이퍼카 브랜드다. 경주에서의 승리와 예술에 가까운 차체를 같은 비중으로 다뤄 온 브랜드다.
부가티의 정체성은 속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타입 35는 레이스에서 이겼고, 타입 57 SC 아틀란틱은 자동차를 조각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베이론과 시론은 양산차 속도 기록을 다시 썼고, 투르비용은 W16 시대를 끝낸 뒤 V16 하이브리드로 새 세대를 열었다.
창업자 에토레 부가티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비교 가능하다면 더는 부가티가 아니다(If comparable, it is no longer Bugatti)”라는 말은 이 브랜드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부가티는 경쟁차보다 조금 빠른 차를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차가 비교 대상 밖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 붙들어 왔다.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창업 가문이 떠난 뒤 브랜드는 오래 멈췄고, 1990년대 이탈리아에서 한 차례 부활했지만 도산으로 끝났다. 1998년 폭스바겐 그룹이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브랜드는 다시 몰스하임으로 돌아왔다. 폭스바겐 시대의 베이론과 시론은 W16 엔진을 중심으로 현대 부가티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2021년 부가티는 리막과의 합작사 부가티 리막(Bugatti Rimac)으로 넘어갔다. 2026년 포르셰는 부가티 리막과 리막 그룹 지분을 HOF Capital 주도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폭스바겐 그룹과 부가티의 연결은 사실상 끝난다. 부가티는 이제 몰스하임의 수공예, 리막의 전동화 기술, 그리고 새 자본 구조 사이에서 다음 세대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있다.
역사·연혁
창업과 에토레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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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ikimedia Commons에토레 부가티는 1881년 밀라노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카를로 부가티(Carlo Bugatti)는 아르누보 계열 가구와 장신구를 만든 디자이너였고, 동생 렘브란트 부가티(Rembrandt Bugatti)는 동물을 주제로 한 조각가였다. 렘브란트가 만든 코끼리 조각은 훗날 타입 41 로열의 후드 마스코트가 됐다.
에토레는 정규 공학 교육보다 실무와 독학으로 자동차를 익힌 인물이었다. 1909년 그는 당시 독일 제국령이던 알자스 몰스하임에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이곳은 이후 부가티의 상징적인 본거지가 됐다.
초기 모델의 출발점은 타입 10이었다. 에토레가 자택 지하에서 만든 작은 차였고, 이를 다듬은 타입 13이 부가티 이름을 단 초기 양산 모델이 됐다. 타입 13은 가볍고 민첩했으며, 훗날 부가티가 작은 차체와 정교한 엔진으로 레이스를 지배하는 방향의 출발점이 됐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자동차 생산은 멈췄다. 에토레는 전쟁기 항공기 엔진 설계와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고, 전후 몰스하임 공장을 다시 움직였다. 푸조에 소형차 베베(Bébé) 설계를 제공한 것도 이 시기 재기의 기반이 됐다.
1920년대는 부가티의 황금기였다. 1924년 등장한 타입 35는 그랑프리와 로드레이스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부가티는 이 차를 통해 레이스에서 이기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타입 35는 말굽 그릴에서 차체 뒤쪽으로 좁혀지는 유선형 실루엣, 알루미늄 휠, 낮은 차체 비례로 성능과 조형을 함께 보여줬다.
초호화 모델의 정점은 타입 41 로열이었다. 1920년대 후반에 등장한 로열은 왕족과 극소수 부유층을 겨냥한 거대한 럭셔리카였다. 실제로는 여섯 대만 제작됐지만, 부가티가 속도뿐 아니라 위용과 장인적 차체 제작까지 다룬 브랜드라는 점을 보여줬다.
1934년에는 타입 57이 등장했다. 이 모델은 에토레의 장남 장 부가티(Jean Bugatti)의 감각이 강하게 드러난 그랜드 투어러였다. 장 부가티는 비례와 공기역학, 차체 선의 흐름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났다.
1936년부터 1938년까지 제작된 타입 57 SC 아틀란틱은 장 부가티 시대의 정점이었다. 단 네 대만 만들어졌고, 차체 중앙을 따라 이어지는 리벳 처리된 등줄기 이음매가 특징이다. 이 센터라인은 이후 부가티의 가장 강한 조형 유산 중 하나가 됐다.
1939년 8월 11일 장 부가티는 타입 57C를 시험 주행하던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30세였다. 이 사고는 부가티 역사에서 결정적인 단절이었다.
전쟁과 쇠퇴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몰스하임 공장은 전쟁의 영향을 직접 받았다. 자동차 생산은 사실상 멈췄고, 공장과 자산을 둘러싼 문제도 복잡해졌다.
에토레 부가티는 전후 공장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분쟁이 끝나기 전인 1947년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장 부가티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에토레까지 떠나자, 부가티는 기술과 디자인을 이끌 두 축을 모두 잃었다.
전후에는 타입 101 같은 부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전쟁 전 부가티가 누리던 레이싱과 럭셔리 차체 제작의 세계는 이미 달라져 있었다. 대량생산, 새로운 스포츠카 브랜드, 전후 유럽 경제 상황 속에서 부가티는 과거의 위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1950년대 들어 부가티의 자동차 생산은 사실상 멈췄고, 1963년 브랜드는 이스파노-수이자(Hispano-Suiza)에 넘어갔다. 이후 부가티는 오랜 휴면기에 들어갔다.
아르티올리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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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M sothebys이탈리아 사업가 로마노 아르티올리(Romano Artioli)는 1987년 부가티 상표권을 사들여 Bugatti Automobili S.p.A.를 세웠다. 그는 프랑스 몰스하임이 아니라 이탈리아 모데나 인근 캄포갈리아노(Campogalliano)에 새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은 파브리카 블루, 곧 푸른 공장으로 불렸다. 유리와 콘크리트를 사용한 현대적인 공장이었고, 1990년대 슈퍼카 브랜드로 부가티를 다시 세우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1991년 9월 15일, 에토레 부가티 탄생 110주년에 맞춰 EB110이 파리에서 공개됐다. EB110은 쿼드터보 3.5리터 V12, 사륜구동, 카본 차체를 갖춘 슈퍼카였다. 프로토타입 스타일링은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가 맡았고, 양산형 스타일링과 인테리어는 잠파올로 베네디니(Giampaolo Benedini)가 다듬었다.
EB110은 기술적으로 강한 차였다. 당시 기준으로 매우 빠르고 복잡했으며, 미하엘 슈마허가 노란색 EB110 슈퍼 스포트를 구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브랜드 부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0년대 초 고급차 시장이 꺾였고, 아르티올리가 로터스 인수로 떠안은 부담도 컸다. Bugatti Automobili는 1995년 도산했다. EB110은 약 128대 수준으로 생산된 뒤 끝났고, 슈퍼 세단 EB112는 본격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폭스바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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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1998년 폭스바겐 그룹은 부가티 상표권을 인수했다. 부가티는 다시 몰스하임으로 돌아왔고, Bugatti Automobiles S.A.S.가 설립됐다. 이 시기의 방향은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ëch)가 강하게 잡았다.
폭스바겐은 부가티를 단순히 복원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강하고, 가장 비싼 양산 하이퍼카를 만들려 했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EB118, EB218, EB 18/3 시론, EB 18/4 베이론 같은 콘셉트카가 잇따라 공개됐다. 초기에는 W18 엔진 구상도 있었지만, 최종 양산 방향은 쿼드터보 W16으로 정리됐다.
2005년 베이론 16.4가 출시됐다. 8.0리터 쿼드터보 W16 엔진으로 1,001마력을 냈고, 시속 400km를 넘는 양산차 시대를 열었다. 베이론은 기술적 상징성이 컸다. 차라기보다 폭스바겐 그룹의 엔지니어링 선언에 가까웠다.
2010년 베이론 16.4 슈퍼 스포트는 시속 431.072km를 기록했다. 부가티는 이를 통해 양산 스포츠카 속도 기록을 다시 가져왔다. 베이론은 2015년까지 쿠페와 그랜드 스포트 계열을 포함해 총 450대가 생산됐다.
후속 모델 시론은 2016년 제네바에서 공개됐다. 기본형은 1,500마력을 냈고, 시론 슈퍼 스포트 계열은 1,600마력으로 올라갔다. 디자인은 베이론의 말굽 그릴과 C라인을 더 날카롭게 정리했다. 시론은 베이론보다 더 성숙한 부가티였다.
2019년 시론 슈퍼 스포트 300+의 사전 양산 사양 차량은 시속 490.484km, 곧 304.773mph를 기록했다. 부가티는 양산 기반 차로 300mph 벽을 넘긴 첫 제조사가 됐다. 다만 이 기록은 고객용 양산차가 아니라 사전 양산 사양으로 세운 단방향 기록이라, 기록 방식과 인증을 두고 논쟁이 따랐다.
이 시기 부가티는 디보, 첸토디에치, 라 부아튀르 누아르, 볼리드, 미스트랄 같은 한정 모델과 일품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시론 플랫폼을 다양하게 변주했다. 폭스바겐 시대의 부가티는 속도 기록과 초고가 한정 생산을 결합한 하이퍼카 브랜드로 완성됐다.
부가티 리막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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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2021년 11월 부가티는 크로아티아 전기 하이퍼카 기업 리막과의 합작사 부가티 리막으로 넘어갔다. 지분은 리막 그룹 55퍼센트, 포르셰 45퍼센트 구조였다. CEO는 마테 리막(Mate Rimac)이 맡았다.
본사는 크로아티아 즈베타 네델랴(Sveta Nedelja)에 두되, 부가티의 생산과 고객 경험은 몰스하임에 남겼다. 이 구조는 부가티의 두 축을 보여준다. 하나는 몰스하임의 장인적 조립과 브랜드 유산이고, 다른 하나는 리막의 전동화와 하이퍼카 기술이다.
새 시대의 첫 차는 2024년 공개된 투르비용(Tourbillon)이다. 투르비용은 베이론과 시론을 상징하던 W16을 내려놓고, 코스워스와 함께 개발한 8.3리터 자연흡기 V16에 전동화 시스템을 결합했다. 합산 출력은 약 1,800마력이다. 250대 한정으로 제작되며, 고객 인도는 2026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투르비용은 단순히 엔진만 바꾼 차가 아니다. 실내에서 대형 디지털 스크린을 중심에 두지 않고, 시계 공예에서 가져온 아날로그 계기 클러스터를 사용했다. 부가티는 전동화 시대에도 기계적 감각과 장기적인 가치가 남는 실내를 만들려 했다.
2026년 4월 포르셰는 부가티 리막 45퍼센트 지분과 리막 그룹 20.6퍼센트 지분을 HOF Capital 주도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거래는 규제 승인을 포함한 일반적인 선행 조건을 남겨 두고 있으며, 2026년 말 전 완료가 예정돼 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1998년 폭스바겐 그룹 인수로 시작된 부가티와 폭스바겐 그룹의 연결은 사실상 끊어진다.
디자인 철학·언어
성능이 형태를 이끄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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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부가티 디자인의 핵심은 성능이 형태를 이끈다는 생각이다. 냉각, 공기역학, 고속 안정성, 타이어 하중, 엔진 배치가 먼저 있고, 그 요구가 차체 선과 구멍, 그릴, 디퓨저, 스포일러를 만든다.
부가티는 이 기능적 조건을 노골적인 레이스카 형태로만 풀지 않는다. 공기를 먹이고 열을 빼야 하는 차인데도, 표면은 가능한 한 매끈하고 조각적으로 다듬는다. 이 점이 부가티를 다른 하이퍼카와 가른다. 속도는 극단적이지만, 겉모습은 지나치게 거칠어지지 않는다.
투르비용 디자인을 이끈 프랑크 하일(Frank Heyl)은 부가티 디자인에서 성능과 시간을 견디는 품격을 함께 강조한다. 부가티의 형태는 유행하는 화면이나 과장된 장식보다, 오래 봐도 낡아 보이지 않는 비례와 표면을 지향한다.
말굽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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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말굽 그릴은 부가티를 가장 먼저 알아보게 하는 요소다. 에토레 시대부터 이어진 조형이고, 현대 부가티에서도 전면부 중심에 놓인다.
타입 35에서는 말굽 그릴에서 차체 뒤쪽으로 동체가 좁혀지는 형태가 만들어졌다. 이 구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작은 전면 면적과 유선형 차체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베이론, 시론, 투르비용에서도 말굽 그릴은 유지된다. 다만 세대가 바뀔수록 더 낮고 넓어지고, 공기 흡입과 전면부 인상을 함께 맡는다. 투르비용에서는 그릴의 곡선이 차체 전체 실루엣의 출발점처럼 작동한다.
센터라인 스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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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M sothebys센터라인 스파인은 타입 57 SC 아틀란틱에서 비롯된 부가티의 강한 조형 유산이다. 아틀란틱은 차체 중앙을 따라 리벳 처리된 이음매가 길게 이어졌다.
초기 원형인 에어롤리트(Aérolithe)는 일렉트론 합금 차체를 사용했고, 이 소재는 용접이 어려워 외부 리벳 구조가 필요했다. 양산형 아틀란틱은 알루미늄 차체를 사용했지만, 중앙 리벳 이음매를 스타일 요소로 남겼다.
이 선은 현대 부가티에서도 반복된다. 베이론과 시론, 투르비용의 차체 중앙에는 앞에서 뒤로 흐르는 중심선이 들어간다. 투르비용에서는 이 선이 후미의 세 번째 제동등으로 이어지며, 과거 아틀란틱의 등줄기를 현대 하이퍼카에 맞게 바꾼다.
부가티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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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부가티 라인, 또는 C라인은 베이론과 시론에서 정립된 현대 부가티의 측면 그래픽이다. 차체 옆면을 C자 형태로 크게 감싸며, 도어와 사이드 흡기 영역을 나눈다.
이 선은 장식과 기능을 함께 맡는다. 시론에서 C라인은 도어 뒤 흡기구와 연결되고, 엔진 냉각을 위한 공기 흐름을 시각적으로 정리한다. 측면의 큰 곡선이 차체를 둘로 나누면서 부가티의 비례를 한눈에 보이게 한다.
부가티 라인은 장 부가티 시대의 우아한 차체 선을 현대 하이퍼카에 옮긴 요소로 볼 수 있다. 다만 너무 강한 표식이기 때문에, 세대가 바뀌어도 같은 틀을 반복한다는 비판도 함께 만든다.
투톤 컬러와 EB 마카롱
부가티는 투톤 컬러 분할을 오래 사용해 왔다. 타입 41 로열 같은 클래식 모델에서 보이던 색 분할은 현대 부가티에서도 이어진다.
베이론과 시론은 차체를 위아래 또는 안팎으로 나누는 색 구성을 자주 썼다. 이 방식은 차체 볼륨을 더 분명하게 나누고, 거대한 차체를 장식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전면부의 EB 마카롱 배지도 중요한 표식이다. 에나멜과 금속으로 만든 작은 배지는 말굽 그릴 위에 놓이며, 부가티의 오래된 수공예 이미지를 만든다. 현대 부가티는 탄소섬유와 초고성능 기술을 쓰지만, 이 작은 배지로 클래식 브랜드의 감각을 유지한다.
아날로그 실내와 시계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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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투르비용의 실내는 현대 부가티가 어디로 가려는지 보여준다. 대형 중앙 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시계 공예에서 가져온 아날로그 계기 클러스터를 사용했다.
이 계기는 스위스 시계 장인과 함께 만든 장치처럼 보이도록 설계됐다. 얇은 바늘, 금속 부품, 정교한 링, 기계식 시계 같은 구성이 운전자 앞에 놓인다. 디지털 화면은 필요할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에 가깝다.
이 선택은 부가티다운 고집이다. 전동화와 하이브리드가 들어와도, 운전자가 만지고 보는 핵심 영역에는 기계적 감각을 남긴다. 부가티는 최신 기술을 쓰면서도, 실내에서는 오래가는 물성의 세계를 만들려 한다.
주요 디자인
타입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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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타입 35는 1924년 등장한 부가티의 대표 레이싱카다. 그랑프리, 타르가 플로리오, hill climb 등 여러 경기에서 큰 성과를 냈고, 부가티 모터스포츠 신화의 출발점이 됐다.
디자인은 작고 정밀하다. 말굽 그릴에서 시작해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차체, 노출된 휠, 낮은 차체 비례, 정교한 알루미늄 휠이 특징이다.
타입 35는 빠른 차이면서 아름다운 차였다. 레이스카가 기능만을 위해 만들어진 거친 장비가 아니라, 조형적으로도 완성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타입 41 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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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타입 41 로열은 1920년대 후반 등장한 초호화 모델이다. 왕족을 겨냥한 차였고, 실제 제작 수는 여섯 대에 그쳤다.
로열은 부가티가 레이싱만 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길고 거대한 차체, 투톤 컬러, 렘브란트 부가티의 코끼리 후드 마스코트가 강한 위용을 만들었다.
이 차는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부가티의 극단성을 잘 보여준다. 가장 빠른 차와 가장 사치스러운 차를 같은 브랜드 안에서 만들려는 태도다.
타입 57 SC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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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RM sothebys타입 57 SC 아틀란틱은 1936년부터 1938년까지 단 네 대만 제작된 쿠페다. 장 부가티가 만든 가장 유명한 차체 디자인으로 꼽힌다.
가장 큰 특징은 차체 중앙을 따라 이어지는 리벳 처리된 등줄기 이음매다. 이 선은 기능적 필요에서 출발했지만, 양산형 아틀란틱에서는 스타일 요소로 남았다. 낮고 긴 차체, 지붕까지 이어지는 도어, 유려한 펜더도 강한 인상을 만든다.
아틀란틱은 부가티가 자동차를 조각처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모델이다.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비싼 클래식카 중 하나로 평가된다.
EB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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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EB110은 1991년 공개된 부가티 부활기의 슈퍼카다. 에토레 부가티 탄생 110주년에 맞춰 이름이 붙었다.
쿼드터보 3.5리터 V12, 사륜구동, 카본 차체를 갖춘 기술적 슈퍼카였다. 프로토타입은 마르첼로 간디니가 만들었고, 양산형은 잠파올로 베네디니가 다듬었다.
디자인은 각지고 낮다. 가위형 도어와 여러 개의 작은 전면 흡기구, 짧은 노즈, 넓은 후면부가 1990년대 슈퍼카의 분위기를 강하게 보여준다. EB110은 짧게 끝났지만, 현대 부가티가 다시 “비교 대상 밖의 차”를 만들려 했던 첫 부활 시도였다.
베이론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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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베이론 16.4는 2005년 출시된 현대 부가티의 기준점이다. 8.0리터 쿼드터보 W16 엔진으로 1,001마력을 냈고, 시속 400km를 넘는 양산 하이퍼카 시대를 열었다.
디자인은 당시 기준으로 논쟁적이었다. 둥근 차체, 낮게 놓인 말굽 그릴, 투톤 컬러, 짧고 넓은 비례는 전통적인 날카로운 슈퍼카와 달랐다. 속도는 극단적이지만 외형은 의외로 매끈하고 부드러웠다.
베이론은 부가티를 다시 세계 최상위 하이퍼카 브랜드로 만든 모델이다. 차체 디자인보다 엔지니어링 성취가 먼저 회자됐지만, 현대 부가티의 말굽 그릴, 투톤 컬러, 둥근 차체 볼륨은 이 차에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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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시론은 2016년 공개된 베이론의 후속 모델이다. 8.0리터 W16 엔진을 이어받았고, 기본형은 1,500마력을 냈다.
디자인은 베이론보다 훨씬 날카롭다. 말굽 그릴은 더 커졌고, 헤드램프는 얇고 강해졌으며, 측면의 C라인이 차체를 크게 감싼다. 이 C라인은 엔진 냉각을 위한 흡기구와 연결되며, 시론의 가장 강한 측면 표식이 됐다.
시론은 현대 부가티 디자인을 완성한 모델에 가깝다. 베이론이 기술적 충격이었다면, 시론은 부가티의 조형 언어를 더 정교하게 정리한 차다.
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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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디보는 시론을 바탕으로 한 한정 모델이다. 직선 속도보다 코너링과 다운포스, 트랙 주행 감각을 강조했다.
디자인은 시론보다 더 공격적이다. 전면부 공기흡입구, 루프라인, 후면부 디퓨저와 고정 리어 윙이 더 강하게 드러난다. 시론의 우아한 C라인보다, 공력 부품의 존재감이 먼저 보인다.
디보는 부가티가 최고속 기록만 좇는 브랜드가 아니라, 핸들링과 트랙 주행을 별도 가치로 다루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라 부아튀르 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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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라 부아튀르 누아르는 2019년 공개된 일품 모델이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검은 차”를 뜻하며, 장 부가티의 사라진 타입 57 SC 아틀란틱을 떠올리게 한다.
디자인은 긴 노즈, 낮은 루프라인, 매끈한 검은 차체, 차체 중앙 스파인, 여섯 개의 테일파이프로 강한 존재감을 만든다. 아틀란틱의 유산을 현대 하이퍼카 표면으로 다시 옮긴 모델이다.
이 차는 부가티의 일품 제작 능력을 상징한다. 속도 기록보다 희소성과 조형 유산, 고객 맞춤 제작의 세계를 보여준다.
볼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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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볼리드는 부가티의 트랙 전용 하이퍼카다. 시론 계열 W16 엔진을 바탕으로 극단적인 경량화와 다운포스를 목표로 개발됐다.
디자인은 도로용 부가티와 다르다. 낮은 노즈, 거대한 공기흡입구, 큰 리어 윙, 노출된 공력 구조, 매우 낮은 차체가 레이스카에 가깝다. 부가티가 평소 유지하던 우아함보다 기능이 훨씬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볼리드는 부가티가 도로용 럭셔리 하이퍼카의 틀을 벗어나 트랙 성능을 어디까지 밀 수 있는지 보여준 모델이다.
미스트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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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미스트랄은 W16 엔진 시대의 마지막 로드스터다. 시론 계열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하지만, 지붕이 열린 차체에 맞춰 별도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부는 낮고 넓으며, 헤드램프와 공기흡입구가 더 분리된 인상을 준다. 후면부는 X자 테일램프와 큰 배기구로 강하게 정리됐다.
미스트랄의 의미는 W16 엔진의 마지막 장면에 있다. 베이론과 시론이 만든 16기통 부가티 시대를 오픈톱 차체로 마무리한 모델이다.
투르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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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ugatti투르비용은 2024년 공개된 부가티 리막 시대의 첫 완전 신형 모델이다. W16 엔진을 내려놓고 8.3리터 자연흡기 V1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차체는 베이론과 시론의 유산을 이어받는다. 말굽 그릴, C라인, 센터라인 스파인, 투톤 컬러가 모두 남아 있다. 그러나 비례와 공력 구조는 새 파워트레인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맞춰 다시 설계됐다.
실내는 투르비용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대형 스크린 중심의 디지털 실내가 아니라, 시계 공예에서 가져온 아날로그 계기 클러스터와 금속 조작부를 사용한다. 부가티는 전동화 시대에도 손으로 만지고 오래 볼 수 있는 기계적 감각을 남기려 한다.
디자이너·디자인 조직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부가티의 디자인은 창업 가문이 중심이었다. 에토레 부가티가 엔지니어링과 브랜드의 방향을 잡았고, 장 부가티가 차체 비례와 표면을 다듬었다. 타입 57 SC 아틀란틱은 이 흐름의 정점이다.
현대 부가티의 디자인 책임자 계보는 아힘 안샤이트(Achim Anscheidt)에서 프랑크 하일(Frank Heyl)로 이어진다. 안샤이트는 베이론 후기부터 시론 시대까지 현대 부가티의 디자인 언어를 정리한 인물이다. 프랑크 하일은 그 뒤를 이어 투르비용을 책임졌다.
베이론은 폭스바겐 그룹 디자인 총괄 하르트무트 바르쿠스(Hartmut Warkuss)의 지휘 아래 요제프 카반(Jozef Kabaň)이 디자인했다. 이 차는 폭스바겐 그룹이 부가티를 어떤 브랜드로 다시 세울지 보여준 첫 양산 결과물이었다.
시론에는 아힘 안샤이트를 중심으로 프랑크 하일, 사샤 셀리파노프(Sasha Selipanov), 에티엔 살로메(Etienne Salomé) 등이 참여했다. 시론은 베이론의 둥근 볼륨을 더 날카롭게 정리하고, 말굽 그릴과 C라인을 현대 부가티의 강한 표식으로 고정했다.
EB110은 이탈리아 부활기의 산물이다. 마르첼로 간디니가 초기 프로토타입 스타일링을 맡았고, 잠파올로 베네디니가 양산형과 인테리어를 다듬었다. 이 차는 몰스하임이 아니라 캄포갈리아노의 현대식 공장에서 나온 부가티였고, 디자인도 프랑스 클래식보다 1990년대 이탈리아 슈퍼카에 가까웠다.
부가티 리막 시대에는 마테 리막이 경영을 맡고, 몰스하임의 디자인·제작 조직이 브랜드 유산을 이어간다. 투르비용은 리막의 전동화 기술과 부가티의 기계적 감각을 함께 다뤄야 하는 첫 세대 모델이다.
모디 스코어
> 모디 스코어 — 집계 전
>
> MODY 유저 평가 데이터 · 대표작 집계 기준
반응과 평가
디자인
부가티 디자인은 정량 디자인상보다 컬렉터 시장과 아이콘 지위로 인정받는 성격이 강하다. 타입 57 SC 아틀란틱은 네 대만 제작됐고, 그중 세 대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비싼 클래식카 중 하나로 꼽힌다.
타입 35는 부가티 모터스포츠 신화의 중심이다. 부가티는 이 차가 활동 기간 동안 수많은 경주에서 승리했다고 설명하고, 1925년부터 1929년까지 타르가 플로리오 5연패를 중요한 성과로 내세운다.
현대 부가티에서는 베이론과 시론이 디자인보다 성능 기록으로 먼저 기억된다. 그러나 말굽 그릴, 투톤 컬러, C라인, 센터라인 스파인은 이 시기를 통해 다시 대중에게 각인됐다. 투르비용은 이 조형 요소를 유지하면서, 아날로그 계기와 V1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새 시대의 부가티를 보여주려 한다.
레드닷이나 iF 같은 정량 디자인상 수상 이력은 부가티 항목의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 부가티의 디자인 평가는 대량 제품 디자인상보다 콩쿠르 델레강스, 컬렉터 가치, 속도 기록, 한정 생산, 역사적 상징성에서 더 강하게 만들어진다.
품질·안전
부가티는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한 초고성능 수제 하이퍼카를 만든다. 이 차들은 각 시장의 인증과 안전 기준을 통과해야 하지만, 유로 NCAP 같은 공개 충돌 안전 등급이나 대량 신뢰도 조사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품질 기준은 일반 대중차와 다르다. 부가티에서는 조립 정밀도, 소재 마감, 페인트와 카본 표면, 엔진 냉각, 고속 안정성, 타이어 한계, 고객 맞춤 제작 품질이 핵심이다.
베이론과 시론은 시속 400km 이상에서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했다. 이 속도에서는 엔진 출력만큼 타이어, 냉각, 공력, 브레이크, 차체 강성이 중요하다. 부가티 품질은 “고급스럽게 보이는가”보다 “극단적인 속도와 가격을 납득시킬 만큼 정밀한가”에 가깝다.
브랜드·인물
부가티는 생산 규모가 작아 글로벌 브랜드 가치 순위나 판매량 순위로 평가하기 어렵다. 연간 생산량은 극히 제한적이고, 모델 대부분이 수십 대에서 수백 대 단위로 만들어진다.
브랜드 위상은 숫자보다 상징으로 만들어졌다. 에토레 부가티와 장 부가티는 전전 부가티의 예술성과 레이스 성과를 만든 인물이다.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폭스바겐 시대 부가티를 “불가능에 가까운 양산차 프로젝트”로 되살린 인물이다. 마테 리막은 전동화 시대 부가티의 새 경영 구조를 상징한다.
모터스포츠와 속도 기록에서는 검증된 실적이 뚜렷하다. 타입 35는 1920년대 유럽 모터스포츠에서 큰 성과를 냈고, 베이론 슈퍼 스포트와 시론 슈퍼 스포트 300+는 양산차 속도 기록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2026년 포르셰의 지분 매각 합의는 부가티 브랜드 구조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폭스바겐 그룹과 이어진 현대 부가티의 소유 관계가 사실상 끝난다. 부가티는 리막과 새 투자자, 몰스하임 제작 조직이 함께 움직이는 더 독립적인 구조로 이동하게 된다.
디자인 반응
부가티 디자인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절제와 과시 사이다. 한쪽은 이 가격대의 하이퍼카가 보여 주는 차분한 우아함을 높이 산다. 부가티는 람보르기니처럼 날카로운 선을 과시하기보다, 둥근 볼륨과 낮은 그릴, 큰 곡선으로 속도를 감춘다.
다른 쪽은 이만한 성능과 가격이라면 더 극적이고 공격적인 형태가 어울린다고 본다. 베이론이 처음 나왔을 때 둥글고 무겁다는 반응을 얻은 것도 이 기대 차이에서 나왔다. 차는 압도적으로 빨랐지만, 외형은 당시 슈퍼카 팬들이 기대한 날카로운 실루엣과 달랐다.
시론은 베이론보다 날카로워졌고, C라인과 얇은 헤드램프로 현대적 인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일부 시선에서는 전면부의 램프와 공기흡입구가 과밀해 보인다는 반응도 있었다. 고속 주행을 위한 냉각과 공력 요구가 형태를 복잡하게 만든 결과다.
투르비용은 세대 간 연속성을 놓고 반응이 갈린다. 한쪽은 베이론에서 시론, 투르비용으로 이어지는 말굽 그릴과 C라인, 센터라인 스파인이 부가티의 정체성을 지킨다고 본다. 다른 쪽은 새로운 V16 하이브리드 세대임에도 기본 조형이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본다.
비판
베이론은 출시 당시 성능에 비해 외관이 둔하고 무겁다는 비판을 받았다. 낮고 넓은 하이퍼카였지만, 둥근 볼륨과 높은 차체 중심, 짧고 두꺼운 비례가 전통적인 슈퍼카의 날카로움과 달랐다. 그러나 이 형태는 W16 엔진, 냉각, 고속 안정성, 럭셔리 실내를 모두 담아야 했던 결과이기도 했다.
시론에서는 전면부 구성이 과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얇은 헤드램프, 큰 말굽 그릴, 여러 공기흡입구가 한곳에 모이며 앞부분이 복잡해 보일 수 있었다. 동시에 이 요소들은 1,500마력 이상의 출력과 시속 400km대 주행을 감당하기 위한 기능 부품이기도 했다.
한정 모델 전략도 비판을 받는다. 디보, 첸토디에치, 라 부아튀르 누아르, 미스트랄 같은 모델은 부가티의 맞춤 제작 능력을 보여줬지만, 시론 플랫폼을 여러 번 변주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고가 한정판 장사처럼 보인다는 반응도 만들었다. 차마다 디자인 차이는 있지만, 기본 구조는 계속 시론에서 출발했다.
투르비용에 대한 비판은 계승과 답습 사이에 있다. 새 V1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큰 변화지만, 말굽 그릴과 C라인, 센터라인 스파인은 여전히 현대 부가티의 익숙한 틀을 유지한다. 이를 두고 부가티다운 연속성으로 보는 시선과, 더 과감한 조형 전환이 부족하다는 시선이 나뉜다.
부가티의 과제는 단순히 더 빠른 차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속도 기록은 이미 부가티의 언어가 됐다. 다음 세대에는 그 속도가 왜 여전히 아름다운 형태로 남아야 하는지, 그리고 전동화와 새 소유 구조 속에서도 몰스하임의 차가 왜 비교 대상 밖에 있어야 하는지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