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다 (Amida)

개요

<img 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310209804-901eca6e66d92527.webp" alt="아미다" data-orientation="landscape_16_10" data-original-src="https://d2xsxph8kpxj0f.cloudfront.net/310519663429662740/ffcjRzrXsTCDKgX6s8aDwC/articles/1783297568804-7b5bfd06c74eabf4.webp" data-source-url="https://www.watchpro.com/amida-revives-digitrend-open-sapphire-watch/" width="600" />

출처: Watchpro

아미다는 1925년 스위스 그렌헨에서 출발한 시계 브랜드다. 긴 역사에 비해 브랜드 전체의 이름보다, 1976년 바젤 페어에서 공개된 디지트렌드 하나로 더 강하게 기억된다. 디지트렌드는 시침과 분침을 없애고, 점프아워 디스크와 광학 프리즘을 통해 측면 창으로 시간을 보여준 기계식 카스켓 워치다.

디지트렌드의 매력은 역설에 있다. 전자식 디지털 시계가 미래처럼 보이던 1970년대에, 아미다는 배터리와 LED가 아니라 기계식 무브먼트와 프리즘으로 디지털 표시를 흉내 냈다. 숫자는 디스크 위에서 움직이고, 빛은 프리즘을 지나 착용자의 눈앞으로 꺾인다. 겉으로는 디지털처럼 보이지만, 안쪽에서는 태엽과 기어가 움직이는 시계다.

이 구조는 착용 자세까지 바꾼다. 일반 시계는 손목을 돌려 다이얼을 정면으로 봐야 한다. 디지트렌드는 손목 옆면을 향한 창으로 시간을 보여준다.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 시선만 살짝 내리면 시간이 보이는 드라이버 워치의 논리다. 손목 위에 얹힌 작은 대시보드처럼 작동하는 셈이다.

아미다는 쿼츠 파동 이후 주류 시장에서 사라졌지만, 디지트렌드는 빈티지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지위를 얻었다. 2024년 아미다는 디지트렌드 테이크오프 에디션으로 돌아왔고, 2025년에는 디지트렌드 오픈 사파이어를 선보였다. 오늘날 아미다는 여러 제품군을 가진 대형 시계 브랜드라기보다, 하나의 기묘한 아이디어를 현대적인 마감과 무브먼트로 다시 설득하는 브랜드에 가깝다.

역사·연혁

1925년 그렌헨의 작은 브랜드

아미다는 1925년 스위스 그렌헨에서 조제프 츠발렌이 세운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그렌헨은 스위스 시계 산업의 중요한 생산지 중 하나였고, 아미다 역시 초기에는 수많은 중소 시계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다.

초기 아미다는 오늘날처럼 급진적인 디자인 브랜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계식 손목시계를 만들던 작은 스위스 브랜드였고,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상을 가진 회사는 아니었다. 아미다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강하게 남은 것은 훨씬 뒤, 디지트렌드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이 점이 아미다를 흥미롭게 만든다. 아미다는 여러 세대의 아이콘을 쌓아 올린 브랜드가 아니다. 오히려 긴 침묵 속에서 한 제품이 브랜드 전체를 대신 기억하게 만든 사례다.

1970년대와 디지털 표시의 유혹

1970년대 시계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쿼츠 시계와 LED 디지털 시계가 미래의 상징처럼 떠올랐고,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는 오래된 기술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스위스 시계 산업 전체가 이 변화에 압박을 받았다.

아미다는 이 상황에서 전자식 디지털 시계와 정면으로 싸우기보다, 기계식 시계가 디지털처럼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점프아워 디스크와 분 디스크, 광학 프리즘을 결합해 숫자를 측면 창으로 보여주는 구조가 그 해답이었다.

이 방식은 묘하게 시대착오적이면서도 미래적이었다. 전자 디스플레이처럼 보이지만 전자 디스플레이가 아니고, 전통적인 핸즈가 없지만 순수한 기계식 표시 장치에 가깝다. 디지트렌드는 쿼츠 시대의 압박을 기계식 환상으로 비껴간 시계였다.

1976년 디지트렌드

1976년 바젤 페어에서 아미다 디지트렌드가 공개됐다. 이 시계는 일반적인 원형 다이얼을 버리고, 손목 앞쪽으로 솟은 쐐기형 케이스를 택했다. 시간은 케이스 상단이 아니라 측면 창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라이트 리플렉팅 디스플레이 구조다. 내부의 숫자 디스크가 수평으로 놓이고, 프리즘이 그 이미지를 굴절시켜 착용자가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꺾는다. 시계는 정면에서 보면 시간을 거의 말하지 않고, 옆 창을 볼 때 비로소 숫자를 보여준다.

디지트렌드는 당시 유행하던 LED 디지털 시계와 비슷한 미래감을 냈지만, 작동 방식은 전혀 달랐다. 이 어긋남이 디지트렌드의 정체성이다. 겉은 디지털, 속은 기계식. 미래를 흉내 내는 아날로그 장치. 아미다는 이 한 제품으로 시계 디자인에서 잊히기 어려운 위치를 얻었다.

쿼츠 파동 이후의 침묵

디지트렌드는 강한 아이디어였지만, 아미다를 대형 브랜드로 키우지는 못했다. 쿼츠 파동은 작은 스위스 브랜드에게 가혹했고, 아미다 역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브랜드는 주류 시장에서 사라졌고, 디지트렌드도 생산이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트렌드는 완전히 잊히지 않았다. 빈티지 시계 수집가와 디자인 애호가들은 이 이상한 형태를 계속 기억했다. 쐐기형 케이스, 측면 표시 창, 기계식 디지털 표시, 드라이버 워치의 자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독특하게 보였다.

디지트렌드는 대량 판매의 성공보다 컬트적 생존에 가까운 제품이었다. 시계 시장의 중심에서는 사라졌지만, “이런 시계도 있었다”는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남았다.

2024년 테이크오프 에디션

2024년 아미다는 디지트렌드 테이크오프 에디션으로 부활했다. 현대판 디지트렌드는 원본의 쐐기형 케이스와 측면 표시 구조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스틸 케이스, 사파이어 프리즘, 자동 무브먼트, 더 정교한 마감을 더했다.

이 부활의 핵심은 원본을 완전히 새로 해석하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원본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구조와 인상을 크게 바꾸면 디지트렌드가 아니게 된다. 현대판은 원본의 이상한 비례와 표시 방식을 살리고, 착용감과 방수, 무브먼트 신뢰성, 마감을 오늘의 기준에 맞추는 쪽을 택했다.

테이크오프 에디션은 빠르게 컬렉터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유는 분명하다. 시계 시장에는 복각 모델이 많지만, 디지트렌드처럼 원본 자체가 이상한 복각은 드물다. 아미다는 여기서 평범한 헤리티지가 아니라, 기묘한 헤리티지를 되살렸다.

2025년 오픈 사파이어

2025년 디지트렌드 오픈 사파이어는 부활한 아미다의 두 번째 강한 변주다. 이 모델은 케이스 상단을 사파이어로 열어, 내부 디스크와 기계 구조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원본 디지트렌드는 시간을 보여주는 구조를 일부러 감췄다. 착용자는 측면 창으로 숫자만 봤고,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상상해야 했다. 오픈 사파이어는 그 비밀을 더 많이 드러낸다. 프리즘과 디스크, 무브먼트의 관계가 더 시각적인 장면이 된다.

다만 이 선택은 양면적이다. 원본의 신비감은 일부 줄어든다. 대신 기계가 어떻게 시간을 옆으로 꺾어 보내는지 더 잘 보인다. 오픈 사파이어는 디지트렌드를 단순한 복각에서, 작동 구조를 감상하는 오브제로 확장한 모델이다.

디자인 철학·언어

시간을 보는 자세의 전환

아미다 디지트렌드의 핵심은 시간을 표시하는 방식보다, 시간을 보는 자세를 바꾼 데 있다. 일반 시계는 손목을 돌려 다이얼을 정면으로 봐야 한다. 디지트렌드는 손목 옆면의 창으로 시간을 보여준다.

이 구조는 드라이버 워치의 논리와 맞닿아 있다.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 손목을 크게 비틀지 않고, 시선만 아래로 내리면 시간이 보인다. 시계는 팔 위의 작은 계기판처럼 놓인다.

디지트렌드가 독특한 이유는 형태가 장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세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옆으로 시간을 보여줘야 하므로 케이스는 쐐기형으로 솟고, 숫자는 프리즘을 통해 꺾여야 한다. 이상한 외형에는 사용 자세의 이유가 있다.

프리즘과 기계식 디지털

디지트렌드는 전자식 디지털 시계가 아니다. 숫자는 LED나 LCD가 아니라 기계식 디스크 위에 있다. 시간 디스크와 분 디스크가 움직이고, 프리즘이 그 숫자를 착용자 쪽으로 굴절시킨다.

이 구조는 매우 아날로그적이다. 그러나 결과물은 디지털처럼 보인다. 시침과 분침이 원을 그리지 않고, 창 안에는 숫자가 뜬다. 디지트렌드는 기계식 시계가 디지털의 표정을 흉내 낸 이상한 물건이다.

이 모순이 아미다의 매력이다. 쿼츠 시대의 미래감을 빌려오지만, 전자식 디스플레이의 길로 가지 않는다. 대신 기어, 디스크, 프리즘으로 미래처럼 보이는 장면을 만든다.

쐐기형 케이스

디지트렌드의 케이스는 보통 시계의 비례에서 벗어난다. 얇고 둥근 원형 시계가 아니라, 손목 위로 앞쪽이 솟은 금속 덩어리에 가깝다. 측면 표시 창과 프리즘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케이스는 자연스럽게 쐐기형이 된다.

이 형태는 1970년대 레트로 퓨처리즘과 잘 맞는다. 자동차 대시보드, LED 전자시계, 공상과학 소품, 스포츠카의 날카로운 웨지 실루엣을 떠올리게 한다. 디지트렌드는 손목시계이면서 작은 기계 장치처럼 보인다.

쐐기형 케이스는 장점이자 약점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만, 셔츠 소매 안으로 조용히 들어가지는 않는다. 디지트렌드는 편하게 사라지는 시계가 아니라, 손목 위에서 계속 자기 존재를 주장하는 시계다.

보이지 않는 다이얼

디지트렌드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다이얼이 거의 없다. 시계의 얼굴은 위가 아니라 측면에 있다. 정면에서 보면 넓은 금속 표면과 케이스 형태가 먼저 보이고, 시간 정보는 옆 창에 숨어 있다.

이 구조는 시계 디자인의 관습을 뒤집는다. 일반 시계는 다이얼이 중심이고 케이스가 그 주변을 잡는다. 디지트렌드는 케이스가 먼저 보이고, 시간은 좁은 창을 통해 겨우 드러난다. 시간을 숨겼다가 특정 각도에서만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디지트렌드는 정보 도구이면서 동시에 장난스러운 오브제처럼 보인다. 시간을 보기 위해 시계와 사용자가 서로 맞춰야 한다. 그 불편함이 디지트렌드의 캐릭터가 된다.

복각과 현대 마감

현대 아미다의 디자인 철학은 원본을 세련되게 순화하는 데 있지 않다. 디지트렌드의 이상한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그 주변의 품질을 현대화하는 데 있다.

테이크오프 에디션은 스틸 케이스, 사파이어 프리즘, 자동 무브먼트, 개선된 방수와 마감으로 돌아왔다. 오픈 사파이어는 내부 구조를 더 보여주며, 원본보다 기계적 볼거리를 강화했다.

아미다에게 복각은 안전한 향수 상품이 아니다. 원본의 이상함을 오늘의 기준으로 다시 견디게 만드는 일이다. 디지트렌드가 너무 얌전해지면 아미다가 아니고, 너무 원본 그대로이면 현대 시계 시장에서 버티기 어렵다. 현대 아미다는 이 좁은 틈 위에 서 있다.

주요 디자인

디지트렌드

디지트렌드는 아미다의 정체성 그 자체에 가까운 시계다. 핸즈를 없애고, 점프아워 디스크와 분 디스크, 프리즘을 결합해 측면 창으로 시간을 보여준다. 착용자는 손목을 정면으로 돌리지 않고 옆 창을 통해 숫자를 확인한다.

이 시계의 매력은 기계식으로 디지털의 인상을 만든 데 있다. 겉으로는 LED 디지털 시계처럼 숫자가 뜨지만, 내부에서는 기계식 디스크가 움직인다. 프리즘은 그 숫자를 꺾어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디지트렌드는 실용성과 비실용성이 동시에 있다. 운전 중 시간 확인에는 논리가 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정면으로 시간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시계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일상 시계가 아니다. 특정한 자세와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 강하게 꽂히는 컬트 오브제다.

디지트렌드 테이크오프 에디션

디지트렌드 테이크오프 에디션은 2024년 아미다의 부활을 알린 모델이다. 원본의 쐐기형 케이스와 측면 표시 구조를 유지하고, 현대적인 스틸 케이스와 사파이어 프리즘, 자동 무브먼트로 다시 만들었다.

이 모델은 원본을 과하게 고치지 않았다. 디지트렌드는 비율과 구조가 이미 너무 강한 시계이기 때문이다. 테이크오프 에디션은 그 이상한 실루엣을 보존하고, 착용감과 마감, 무브먼트 신뢰성, 방수 성능을 현대 기준에 맞추는 쪽을 택했다.

테이크오프라는 이름도 이 시계와 잘 맞는다. 1970년대 우주 시대와 항공기의 이미지, 드라이버 워치의 측면 표시, 쐐기형 케이스가 모두 “출발”과 “이륙”의 감각을 만든다. 아미다는 이 모델로 브랜드의 두 번째 출발을 선언했다.

디지트렌드 스틸, 블랙, 골드

테이크오프 에디션 이후 디지트렌드는 스틸, 블랙 DLC, 골드 톤 PVD 계열로 확장됐다. 구조는 유지하되 표면의 인상으로 성격을 나누는 방식이다.

스틸 모델은 원본의 도구적이고 기계적인 인상을 가장 담백하게 보여준다. 블랙 모델은 쐐기형 케이스를 더 차갑고 미래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골드 톤 모델은 1970년대 레트로 럭셔리의 분위기를 강화한다.

이 라인업은 아미다가 많은 모델을 새로 만들기보다, 디지트렌드라는 하나의 구조를 표면과 컬러로 변주하는 브랜드임을 보여준다. 현재의 아미다는 제품군이 넓은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강한 폼팩터를 여러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브랜드다.

디지트렌드 오픈 사파이어

디지트렌드 오픈 사파이어는 2025년 공개된 한정 모델이다. 상단의 금속 표면 일부를 사파이어로 열어, 디스크와 기계 구조를 더 직접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이 모델은 원본 디지트렌드의 비밀성을 뒤집는다. 원본은 내부 구조를 감추고 측면 창에 나타나는 숫자만 보여줬다. 오픈 사파이어는 그 안쪽의 움직임을 드러내며, 시계를 읽는 경험보다 시계가 작동하는 장면을 더 크게 만든다.

이 변주는 강하지만 위험하다. 디지트렌드의 매력 중 하나는 내부의 기계적 마술이 보이지 않는 데 있었다. 오픈 사파이어는 그 마술의 무대 뒤를 보여준다. 대신 현대 컬렉터에게는 더 많은 시각적 보상을 준다. 아미다는 여기서 원본의 폐쇄성과 현대 시계 시장의 오픈워크 욕망 사이를 조정한다.

디자이너·디자인 조직

아미다는 스타 디자이너의 이름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다. 원본 디지트렌드는 쿼츠 파동 속에서 기계식 시계가 살아남을 다른 길을 찾던 스위스 시계 산업의 작은 실험에 가깝다. 특정 인물의 작가주의보다, 표시 방식의 발명이 브랜드를 만들었다.

원본 디지트렌드의 개발 조직

1970년대 디지트렌드의 핵심은 디자인 스케치보다 기계와 광학의 결합이었다.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디스크, 이를 굴절시키는 프리즘, 측면 창으로 시간을 보여주는 케이스 구조가 함께 설계돼야 했다.

이 제품은 단순히 케이스를 이상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표시 구조가 형태를 만들었다. 프리즘을 넣어야 했고, 숫자가 보이는 방향을 바꿔야 했으며, 착용자가 옆 창으로 시간을 볼 수 있어야 했다. 디지트렌드의 디자인 조직은 조형보다 먼저 작동 방식을 풀어야 했다.

현대 부활 팀

현대 아미다의 부활에는 마티외 알레그르, 클레망 메니에, 브뤼노 에르베 같은 인물들이 관여했다. 이들은 원본의 프리즘 표시 구조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자동 무브먼트와 점프아워 모듈, 케이스 마감, 방수, 착용감을 다시 설계했다.

이 부활 팀의 중요한 판단은 디지트렌드를 얌전하게 만들지 않은 데 있다. 원본의 쐐기형 케이스와 측면 표시 창은 유지됐다. 대신 무브먼트와 소재, 마감, 케이스백, 스트랩 구성을 오늘의 시계 시장에 맞췄다.

현대 아미다는 넓은 컬렉션으로 브랜드를 키우기보다, 디지트렌드의 구조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 쪽을 택했다. 작은 브랜드가 가진 가장 강한 자산을 정확히 알고, 그 자산을 중심으로 다시 출발한 셈이다.

독립 시계 시장 안의 위치

아미다는 전통적 의미의 고급 매뉴팩처가 아니다. 자체 초복잡 무브먼트나 장대한 브랜드 연대기로 승부하는 회사도 아니다. 이 브랜드의 힘은 표시 방식 하나에서 나온다.

이 점은 현대 독립 시계 시장과 잘 맞는다. 오늘날 시계 애호가들은 단순히 정확한 시간을 원하지 않는다. 이상한 표시 방식, 기묘한 케이스, 설득력 있는 서사, 손목 위에서 대화가 시작되는 물건을 원한다. 아미다 디지트렌드는 이 조건을 거의 노골적으로 충족한다.

아미다의 약점도 여기서 나온다. 브랜드가 디지트렌드에 너무 강하게 묶여 있기 때문이다. 다음 제품이 디지트렌드만큼 이상하고 설득력 있지 않다면, 아미다는 하나의 복각 브랜드로 남을 위험이 있다.

모디 스코어

> 모디 스코어 — 집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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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DY 유저 평가 데이터 · 대표작 집계 기준

반응과 평가

디자인

아미다의 디자인 성취는 디지트렌드 하나로 설명된다. 점프아워 디스크, 분 디스크, 프리즘, 측면 창, 쐐기형 케이스가 결합되며 일반적인 손목시계의 얼굴을 완전히 바꿨다. 시계는 정면 다이얼이 아니라 옆으로 열린 작은 계기판이 됐다.

디지트렌드는 1970년대 레트로 퓨처리즘을 강하게 품고 있다. 스포츠카 대시보드, LED 디지털 시계, 우주 시대 디자인, 쐐기형 산업제품의 감각이 손목 위에 모인다. 그러나 이 시계는 전자식 디지털이 아니라 기계식이다. 이 모순이 디자인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현대판 디지트렌드는 원본의 기묘함을 잘 유지했다는 점에서 평가받는다. 복각 모델은 종종 너무 깨끗해지면서 원본의 이상한 맛을 잃는다. 아미다는 적어도 디지트렌드의 핵심인 측면 표시, 쐐기형 케이스, 프리즘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품질·안전

현대 디지트렌드의 품질 평가는 원본보다 훨씬 높은 기준 위에서 이뤄진다. 현대 시계 구매자는 단순한 복각 감성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케이스 마감, 방수, 무브먼트 안정성, 스트랩 착용감, 시간 표시의 가독성까지 함께 본다.

테이크오프 에디션은 자동 무브먼트와 전용 점프아워 모듈, 사파이어 프리즘, 50미터 방수 같은 현대 사양을 갖췄다. 이는 원본의 아이디어를 오늘의 시계로 다시 팔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다만 디지트렌드는 구조상 범용성이 낮다. 케이스는 두껍고, 시간 표시 창은 특정 각도에서만 잘 보이며, 일반 다이얼 시계처럼 즉각적으로 읽히지 않는다. 이 불편함은 결함이면서 동시에 캐릭터다. 아미다는 편한 시계보다 기억나는 시계를 택한 브랜드다.

브랜드·인물

아미다는 브랜드 규모보다 제품 하나의 힘으로 기억된다. 디지트렌드가 없었다면 아미다는 스위스 시계사의 작은 이름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디지트렌드가 있었기 때문에, 아미다는 “기계식 디지털”이라는 독특한 자리를 얻었다.

현대 부활은 이 제품의 컬트성을 정확히 읽은 결과다. 마티외 알레그르와 클레망 메니에, 브뤼노 에르베가 참여한 부활 팀은 원본을 새 브랜드처럼 포장하기보다, 디지트렌드의 이상한 구조를 그대로 다시 밀어붙였다. 이 선택은 아미다를 독립 시계 시장에서 다시 보이게 만들었다.

아미다의 브랜드 과제는 다음이다. 디지트렌드의 복각 성공이 브랜드 전체의 지속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하나의 아이콘만으로 브랜드를 되살릴 수는 있지만, 브랜드를 오래 유지하려면 그 아이콘을 반복하는 방식에도 진화가 필요하다.

디자인 반응

디지트렌드에 대한 반응은 명확하게 갈린다. 지지자에게는 손목 위의 작은 스포츠카 대시보드처럼 보인다. 프리즘으로 옆 창에 시간이 뜨는 방식, 디지털처럼 보이는 기계식 표시, 쐐기형 케이스는 시계 애호가가 바로 이야기를 꺼내게 만드는 요소다.

반대로 보수적인 시계 애호가에게는 낯설고 불편하다. 원형 다이얼, 핸즈, 얇은 케이스, 소매 안으로 들어가는 착용감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디지트렌드는 기괴한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다.

이 호불호는 아미다의 약점이자 무기다. 모두가 좋아하는 시계가 아니기 때문에 강하다. 디지트렌드는 무난한 데일리 워치보다, “이상한데 계속 보게 되는 시계”에 가깝다.

비판

아미다의 가장 큰 비판 지점은 착용성이다. 디지트렌드의 쐐기형 케이스는 구조상 두껍고, 손목 위에서 존재감이 강하다. 셔츠 소매 안으로 조용히 들어가는 시계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문제는 가독성의 조건이다. 디지트렌드는 정면에서 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측면 창과 특정 각도에서 시간을 읽어야 한다. 운전 중에는 논리가 있지만, 일상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일반 시계보다 덜 직관적일 수 있다.

세 번째 문제는 브랜드 의존도다. 아미다는 사실상 디지트렌드의 브랜드다. 이 강한 아이콘이 브랜드를 되살렸지만, 동시에 다음 수를 어렵게 만든다. 디지트렌드의 형태를 계속 변주하면 반복처럼 보일 수 있고, 완전히 다른 제품을 만들면 아미다답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판 디지트렌드는 원본의 기묘함을 현대 가격과 품질 기준 안에서 팔아야 한다. 빈티지의 불편함은 낭만으로 용서될 수 있지만, 새 시계의 불편함은 가격과 비교된다. 아미다가 계속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상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마감, 무브먼트, 착용감, 사후 관리에서 충분히 현대적이어야 한다.